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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후 삼국연의 (2)

2007.06.04 03:44

DRAGUNOV 조회 수:669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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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만남





“흐아아아아아아아!”


시도 때도 없이 괴성이 들려왔다. 이미 유심은 귀를 막고 있었고 그런 그를 보며 황백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런 황무지를 얼마나 더 가야 되는 거야!!!”


그 놈의 아가씬지 뭔지는 계속 떠들어대고 있었다.


“이 길이 맞는 건가?”


유심이 황백에게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부근은 거의 찾아보았고, 또 황실에서 온 자객들도 있으니 섣불리 들어가지도 못하죠. 여기서 머무를 곳이나 찾아야겠지요.”


황백이 말했다.


“이런 곳에 사람이 사는 곳이 있을 리가 없잖아!!!”


“아 거 좀 시끄럽게 하지 마!!!”


유심이 버럭 화를 내자 놀란 그녀는 조용해졌다.


‘쫑알쫑알 짜증나는군. 내가 왜 이런 일을........’


유심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신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꿈을 용서할 수 없었다. 허나 꿈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이 근처에 내가 묶고 있는 초가가 있다. 그 쪽으로 가는 수밖에 없어.”


유심이 말했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그쪽으로 가서 훗일을 도모해야겠군요.”


황백이 웃으며 말했다.








“안 주무십니까?”


화희가 방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그러는 너야말로 자지 않고 뭘 하느냐?”


제갈건이 보고 있던 책을 덮으며 말했다.


“이 근처를 조금 돌아봤는데 역시나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거다 밤이 되니 날이 쌀쌀하군요.”


화희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황무지니까.”


조용히 제갈건이 말하고 밖으로 나섰다.


‘조용하군.......’


제갈건은 밤하늘을 보며 그냥 멍하니 서 있었다.


‘이 집의 주인........ 분명 그 자일 것이다. 그 자를 찾으러 여기까지 왔건만....... 이미 여기를 뜬 것일까.......’


제갈건이 눈을 감았다.


“화희야.”


“예?”


“내일은 본거지로 떠나야겠다.”


제갈건은 손에 있던 검을 들고는 밤하늘에 매우 밝게 빛나는 별 하나에 대고 검을 휘둘렀다.









유심은 아무 생각 없이 앞장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 여자가 말을 타고 누워 있었다. 말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앞으로 가고 있었다. 밤이 깊어 날이 매우 쌀쌀해져 부르르 떨며 말이다.


“저기 말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유심이라고 했던가?”


유심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가는 원래 명문가였어?”


그녀가 묻자 어의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떨구는 유심이었다.


“유가는 보통 명문이 아니다.”


“그럼?”


“황족이다.”


“황족? 황족은 장가 잖아?”


유심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걷기만 했다. 그리고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 즐길 뿐이었다.


“야! 대답 안 해?”


그 여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송의 황제는 물론 장씨 가문이다. 그리고 유가는 옛 한실의 황제였다. 이제 됐나? 내가 살아있으면 장가에는 큰 타격이 온다. 그렇기에 남은 유일한 유가인 나를 없애려 하는 것이다.”


유심이 말했다.


“흐음....... 아! 생각해보니까 옛 촉도 유가의 나라였지?”


유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조가도 있었고, 손가도 있었잖아. 또 사마가도 그렇고. 그들은 왜 아직도 관직을 차지하고 있는 거지?”


“조가나 손가, 그리고 사마가나 제갈가는 일직이 진에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여 그들의 장수가 되었다. 그런 황실의 자손들을 밑에 두는 것은 오히려 득이 되는 셈이지. 하지만 유가만은 그들에게 복종하지 않았다. 그래서 척살당한 거다.”


유심의 말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직 내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별로 듣고 싶지도 않다.’


유심의 속마음은 이러하였다.


“난 장혜야. 잘 지내보자고 유심.”


‘잘 지내? 곧 있으면 그냥 보낼 놈들인.........!’


유심이 놀란 듯이 멈춰 섰다. 그리고 조용히 생각을 하며 걷던 황백과 부딪혔다.


“장혜...... 라면...... 황제 장주환의!”


“응. 지금 송의 황제가 내 아버지야.”


유심은 할 말이 없었다. 송의 유명한 장수. 그 성을 이어받은 황백과 황제의 딸. 적을 둘이나 이끌고 자신의 집을 알려주는 자신이었다.


‘이러다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살해당하겠군.’


유심이 조용히 생각했다.


“걱정하지 마십쇼. 저희는 황실에 대적하는 자들입니다.”


“대적한다고?”


황백의 말에 유심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네. 저와 아가씨는 무너져가는 황실을 보고 나온 일종의 반역자들입니다.”


“반역자?”


황백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금의 주군을 만나 송을 무너뜨릴 계략을 짜고 있습니다.”


“송을 무너뜨려?”


“그렇습니다. 지금의 송은 있으나 마나. 무의미합니다.”


“그럼 지금의 위급상황이라 함은 곧 있으면 자신들의 세력에 황실의 군대가 쳐들어온다 함이겠군.”


황백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다 보니 도착했군.”


유심이 저 멀리 보이는 폐허 같은 초가집을 가리켰다.


“에?! 저기서 자라고?!”


장혜가 소리쳤다.


“딱히 다른데 잘 곳이 있으면 거기서 자라. 나 혼자 있기도 비좁다.”


유심이 말했다.


“유심님”


황백이 유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무슨 일인가?”


“불빛이.......”




 


 


 


별은 베이지 않았다.


“겨우 이정도로 무너질 인물이 아니라는 건가?”


제갈건이 중얼거렸다.


“무얼 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찾는다는 건 찾지 않으실 겁니까?”


“이제 찾아봐야 무의미하다. 거기다 내 자리를 이렇게 오래 비워두었다간 망할 장가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지.”


제갈건의 말에 화희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여정도 오늘로 끝이로군요.”


“난세에서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겠느냐.”


제갈건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찾으시려는 건 대체 누구였습니까?”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는 모양이구나.”


“설마 그것도 모르겠습니까?”


화희의 말에 제갈건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말하지 않았느냐 저 별의 주인을 찾는다고.”


“그것이 대체 누구이옵니까? 그리고 대체 왜 찾는 겁니까?”


화희의 말에 제갈건이 가만히 방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말해주십시오.”


화희가 일어났다.


“화희야. 넌 내가 주군으로서의 그릇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제갈건이 말했다.


“물론입니다. 뛰어난 통솔력과 언변력. 그리고 두뇌를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병법에도 능하시니 그보다 뛰어난 그릇의 주군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갈건이 고개를 저었다.


“그것만으로 주군이 될 수 있겠느냐?”


“네?”


그녀의 물음에 제갈건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너는 유비, 조조, 손권 중 어느 자가 가장 뛰어난 주군 같으냐?”


제갈건의 물음에 화희는 조용해졌다.


“유비. 라고 생각합니다.”


화희가 말했다.


“그래? 내 생각과는 다르구나.”


“근데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겁니까?”


화희가 물었다.


“다 그런 것이 있느니라.”


“그럼 주군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제갈건이 미소를 지었다.


“주군으로 가장 뛰어난 자는......”


“뛰어난 자는?”


“조조다. 그리고 난 그 조조를 주군으로 모시려 하는 거다.”


“네?”


화희의 물음에 제갈건이 이불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 순간


“누구냐! 내 집에 멋대로 들어간 놈이!”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희가 그 소리를 듣고 놀라 도를 쥐었고 제갈건은 그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남자 둘에 여자 하나. 그리고 말 한 필. 무엇보다 두명은 자신이 아는 자였다.


“당신이 이 집의 주인이요?”


“그렇다. 너는 누구이기에 내 집에 허락도 없이 멋대로 들어서느냐?”


집 주인이 더욱 화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러자 제갈건이 자신의 거대한 도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다....... 당신은?!”


집 주인의 다른 일행이 소리쳤다. 말에 타고 있는 여성과 매의 눈을 한 남성이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덤빌테냐?”


집 주인이 물으며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제갈건이 무릎 한쪽을 꿇고 도를 그의 오른쪽에 꽂아 고개를 숙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심님.”


유심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