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무한궤도(제2막)-(1)

2006.03.01 09:17

새벽을기다리는자 조회 수:255 추천:1

extra_vars1 폭발하는 포탑 
extra_vars2
extra_vars3 116349-7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드디어 2막이군요.  
이제 고작 25페이지 정도를 채웠습니다. 생각 해둔 결말까지 가기에는 아직 너무 먼데요.;;;;

전쟁소설 작가분들! 좀 분발해 주십시오. 몇일째 전쟁소설 란을 저 혼자 채우고 있지 않습니까?

------------------------------------------------------------------------------------------

[2막 - 추락(墜落 -The Drop)]
<폭발하는 포탑>

“쾅”

하사관이 앞서서 지휘소의 뒷문을 발로 부수었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문이 박살나고

“또각!”
수류탄의 핀을 뽑은 하사관은 재빨리 그것을 문안으로 던져 버렸다.

“벽에 붙어!”
모건이 ‘제기랄’ 하면서 오른쪽 벽에 붙고, 우리 셋은 왼쪽 벽에 붙어 자동적으로 철모에 손을 얹고 숙여 앉았다. 약하게나마 수류탄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퍼엉! 굉장한 폭발음과 함께 문 밖으로 뿌연 연기가 일시에 뿜어져 나왔다.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지독한 냄새와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술 냄새? 술 파티를 하고 있었나?
뒤이어 목조건물 내부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직 멍청한 장교 몇이 지휘소 안에 있었던 모양이다.

“간다!”
하사관의 구령과 함께 우리 넷은 문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파바바밧!”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 넷은 앞을 향해서 총을 난사 했다. 탄창이 바닥 날 때까지…….  

“딸깍 딸깍”

탄창이 바닥나자 수류탄으로 인한 연기와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가 사르르 사라졌다. 서서히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기랄! 고작 세 놈이었군.”

건물 중간에는 전체를 반으로 나누는 통나무 벽이 있었는데 벽은 이미 벌집이 되어 있고,
그 아래 목재 소파에는 수류탄에 맞아서 방금 뒈진 독일군 장교 한명과 술병 여섯 개, 벽 가장자리의 열려있는 문 턱 아래는 독일군 장교 한명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방안은 집무실 쯤 되어 보였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독일군 장교 한명도 벽을 뚫은 총알에 맞아 사망. 누구 총알에 맞아 죽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나 구역질이 났다.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사방에 피가 튀어 있었다. 이놈들은 우리 사단전체에 폭격을 가하고 전투를 벌인 놈들이다. 스스로 자기 합리화 하고 있는 것인가? 구차하게…….

“이렇게 궁상떨 때가 아니잖아! 중요한 것 몇 개만 챙기고 빨리 가자! 모건과 마틴이 문밖을 지키도록!”

염병할 하사관이 위험한 일은 항상 무조건 우리만 시켜요. 죽일 놈.  

모건과 나는 문밖을 주시하며 지휘소 안의 두 명을 엄호했다. 가까이서 적 병사들의 발소리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망할! 빨리 끝내란 말이야!

“하사관님! 오고 있습니다. 빨리 나와요!”

재촉했다. 목숨이 날아갈 판에 뭘 찾을게 있다고?
하사관이 마샬과 함께 달려 나왔다. 지휘소 바닥에서 울리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마샬은 문 앞에서 목을 빼꼼히 내민 날 처다 보더니 쓴웃음을 짓고는 먼저 문밖을 나가 사방을 주시했다. 뭐냐? 그 태도는?

“지프를 탄다! 모든 적을 섬멸해야해!”

뭐라고? 이봐 패트릭! 하사관이 미쳤나? 지프는 버린 것 아니었나? 지프 앞에 독일군들이 깔려 있을 것인데…….

“제정신입니까? 무립니다. 지금 지프가 있는 곳은 독일군들이 놀고 있을 곳입니다.”

모건이 한마디 했다. 장교복을 입더니 제정신으로 돌아왔군. 속 시원하게 말 한번 잘했다.

“이 넓은 기지 중앙에서 지프없이 어떻게 빠져 나간단 말이야?”

하긴 그랬다.

“이런 곳이라면 차고쯤은 있을 겁니다.”

마샬이 톰슨을 들고 우리가 왔던 곳을 겨누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학교 재학 중에는 공부를 잘했는데 왜 이런 것에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걸까? 원래 멍청한 거지?

“좋아. 그럼 찾아본다.”

그때 우리가 왔던 길, 가까운 거리에서 독일군 몇 명이 달려오고 있었다.

“사격!”

“타다당”

난 그렇게 외치고 그 방향으로 톰슨을 갈겼다. 역시 강한 반동 때문에 총열이 심하게 들어 올려졌다. 이어서 동료들의 응사가 이어졌다. 모건은 수류탄 하나를 뽑아들고 그들을 향해 힘껏 던졌다. 모제르소총(보통 Kar98 소총으로 불린다.)으로 대응 사격을 하던 독일군들은 기겁을 하더니 뒤를 보고 뛰었다.

“퍼엉!”

독일군들이 달아나자 우린 잽싸게 그곳을 벗어났다. 달려! 그러나 사방은 독일군의 막사로 둘러싸여 있다. 도대체 어떻게 가야 하는 것인가?

“방금 전 우리가 이곳으로 오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엄청난 사병들이 동원 되었어, 웬만한 막사는 비어 있을 거야.”

노튼 패트릭! 말도 안 되는 낙관론자!

지휘소 맞은편 막사 골목으로 들어간 우리는 사방의 막사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총을 겨누며 전진해야할지 골치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독일어와 뒤쫓고 있는 독일군들의 발소리. 우리는 모두 전력으로 자리를 뜨고 있었다. 확실히 많은 막사들이 텅 비어 있었다.

난 달리면서 체스트리그를 체크했다. 여분의 톰슨 탄창은 3개. 억지로 7개를 넣어 왔는데 벌써 4통을 소모한 것이다. 쓸모없어진 m1게런드 탄약클립은 지프에 버리고 왔고. 덕분에 어느 정도 가벼워 졌지만, 그 때문에 왠지 재수 없게 불안하다. 콜트 탄창이 3개. 수류탄이 2개 붙어 있었다. 120발을 소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벌써 그 만큼 써버렸으니……. 아껴 써야 할 것 같다. 바닥나면 그대로 끝이야. 흑

“!!!!!!!”

“드르륵”

막사 사이로 독일군 한명이 갑자기 튀어 나왔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튀어 나오니 다들 가슴이 철렁하다.
반사적으로 모건이 톰슨을 갈겼고, 그대로 독일군은 쓰러졌다. 눈 위에서 은패 할 수 있도록 하얀 군복을 입고 있는 사병이었다. 우리와 같은 회색 군복을 착용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지 모른다.

“염병할! 빨리 벗어나야지 간 떨어져서 도저히 못 살겠네!”
약간의 공방전을 거친 후(짧게 언급하지만, 교전 때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했다.) 이곳 기지의 끝자락에 있는 차고에 도착했다. 전나무로 대충 지어진 차고는 높이가 상당했다. 4m는 족히 넘어 보였다. 트럭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높게 만든 차고. 천장이 높다보니 그 천장과 맞출 문 따위는 없었다. 덕분에 멀리서 차량들을 볼 수 있었다.
뒤를 따라오던 독일군들을 하사관과 나 그리고 모건이 대응하고 있을 때 마샬이 민첩하게 뛰어가서는 독일군 지프의 시동을 걸고 있었다.

“개 때같이 불어나는군!”

갑자기 수가 불어난 독일군. 차고 바로 맞은편 막사하나를 사이에 두고 막사와 막사사이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발악하고 있었다. 막사 사이사이로 날아드는 탄환들. 수 적으로 불리하다.
밀려가던 중에 한 독일군이 우리 쪽으로 슈틸한트그라나테를 던지는 것이다. 염병할.

“흩어져! 수류탄을 피해!”

포물선을 그리며 아름답게 날아 온 수류탄은 막사 끝자락에서 폭발하며 사방을 울렸다. 다행히 동료들은 모두 차고 쪽으로 피했고, 나도 파편을 맞지 않았다. 재빨리 차고로 달렸다.

“됐다!”

[드르릉]
경쾌한 엔진소리와 함께 지프에 제동이 걸렸다. 배기구로 검은 연기를 뿜어 내며 출발을 기다리는 독일군의 철십자가 세겨진 지프. 마샬녀석이 해낸 것이다.

“빨리 타!”

뒷걸음치며 사방으로 톰슨을 갈겼다.  
먼발치서 모제르소총을 갈겨대는 수많은 독일군들의 탄환을 억세게 운 좋게 단 한 발도! 맞지 않은 체, 지프에 안전하게 탑승했다.

지프에 설치되어 있는 MG42. 탄띠에 매달린 탄약들이 히틀러의 기계톱 MG42 기관총과 이어져 발사를 기다렸다. 하사관은 ‘오냐 잘 됬다.’ 며 흑색의 MG42 기관총을 잡았다.

“빨리 뜹시다! 고개 숙이세요!”

최대한 몸을 숙인 체. 마샬은 엑셀을 밟았다. 모건은 바람에 날릴까 장교모를 꼭 붙잡고는 몸을 최대한 움츠렸다. 나와 하사관은 추격해오는 독일군들에게 친절하게 응사하고 있었다.

“죽어라. 이놈들!!”

MG가 불을 뿜었다. 무서운 속도로 탄피를 내뱉었다.
분당 1300발. 캘리버의 두 배가 넘는 광속의 발사 속도로 MG는 그의 군대. 독일 사병들을 모조리 쓰러트렸다. 압도적 화력. 그리고 지프의 엄청난 속도. 마샬과 하사관의 조합은 정말 탱크 한 기와 맞먹는다!!

목책을 쓰러트리며 지프는 숲속으로 돌진했다. 한 독일군이 판저 파우스트를 들고 지프 쪽으로 발포할 때는……. 정말로 죽는 줄 알았다. 숨을 돌리며 나는 셔츠에 넣어 두었던 싸구려 군용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우린 살았네. 마틴 병장. 이건 기적이야!”

이보쇼. 그 말은 그럼 아예 작전 시작부터 죽을 걸 예상하고 뛰어 들었단 소리로 들리는데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하사관을 향해 눈을 몹시 쏘았다.

괴에에에엥!

부릉!

뒤쫓아 오는 독일군이 점차 사라질 즈음.
우리가 겨우 긴장을 놓을 즈음에, 갑자기 한 무리의 지프와 장갑차들이 숲속을 돌진해 우리의 지프 뒤로 따라 붙었다. 그리고는 염병할! 우리를 향해 총구를 열었다.
곱게 보내 달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