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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장군 - 프롤로그

2006.08.13 07:16

양-_-군 조회 수: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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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부탁 바랍니다~
(요새 은근히 열심히 자판 두드리면서 썼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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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중지! 사격 중지! 놈들이 백기를 들었다! 사격 중지!"



흙과 피가 뒤엉켜 있고, 여기 저기 찢어진 군복을 입은 장교들은

그 뒤로 목이 터질 정도로 외쳐서야 성난 맹수들 처럼 마구 날뛰는 병사들을 진정 시킬 수가 있었다.

5만 대 17만, 5만은 17만을 짓이기고 승리 했다. 전사자는 전체의 반의 반도 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17만은 자신들이 싸웠던 5만명의 군대 보다 더 많은 전사자와

또 그와 맞먹는 수의 부상자들이 있었다.

승리한 자, 패배한 자, 모두가 이 전투의 결과를 믿지 못하였다.

한밤중인데도, 하늘은 마치 노을이 질때의 그 것과 비슷했다.

자연도 인간들의 전투에 휘말렸다.

숲 속의 동물들은 병사들의 식량으로, 나무나 바위들은 병사들의 총알 받이로,

자그마한 돌멩이들은 수많은 인간들과 부딪쳤으며, 산은 인간들에게 자기 살을 다 파먹히고

인간들에게 '산의 신이 만들어준 절대 무너지지 않는 요새 '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보금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드넓은 평원과 숲의 경계가 되어주던 흐르는 강물도, 산 속의 조그마한 옹달샘도

그 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물고기들도 인간들에게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자연과 부대끼던 인간들 역시, 자연의 품에 안겨 지친 몸을 뉘였다.

이런 모습을 저멀리 지켜보던 한 사내가 있었다.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 인듯한 그는 휘황찬란한 산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기다란 총신을 가진 장총을 어깨에 매고 어른 한 명은 넉넉히 들어 갈듯이

아주 큰, 가죽과 쇠로 이루어진 여행용 가방을 손에 들고 고요한 평원의 풀들을 밟고 서있었다.


"마지막 이였던가, 이 전투..."


짧게 자라난 수염, 피곤에 지친 얼굴로 입 꼬리를 올리며 힙겹게 미소 짓던 사내는

모자를 고쳐쓰면서 중얼 거렸다.


"총 105회의 전투, 승전 105회, 패전...없음."


사내는 말을 마친 뒤, 산을 뒤로 한채 평원의 저 어딘가로 향하듯, 발걸음을 옮겼다.









한 젊은 장교가 말 안장 위에서 뭔가를 태우는 불 빛으로 가득한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깨와 정모의 계급장은 그가 꽤 고위급 장교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얼굴은 피로에 찌들어 있었고 끼고 있는 안경은 한 쪽 안경알이 금이 가 있었다.

굳게 다문 입은 지금 그의 기분을 말하고 있는 듯 하였다.

쓰고 있던 정모를 벗어 말 고삐와 함께 손에 쥐었다.

그가 타고 있는 말의 색과 비슷한 갈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꼈다.



"남은 일은 축배를 드는 일 인가요?"



귀에 익은 여자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의 머리색과 똑같은 흑마에 타고 있었다.

입고 있는 연회색의 군복은 깨끗하고 깔끔한 편 이었지만 군데 군데 칼에 베인 상처들이 눈에 띄었다.

매번 끼고 있던 갈색의 가죽 장갑도 보이지 않았다.


"부관이 자기 상관을 떼어놓고 이렇게 다녀도 되는건가요? 시린 소령?"


시린 소령이라 불린 여장교는 오른쪽 눈을 가리고 있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장군님께서 오늘의 전투가 끝나고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보고서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자기 막사에 절대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령 때문에 지금 보고서가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장군님 께서 평소에 하시던 일을 안하시는군요."


"전투가 끝난 뒤 단신으로 전장터를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는 위험천만한 짓을 안하시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제 정신을 차리신거 같아서 마음이 놓이는걸요."


"그런가요?"


젊은 장교는 뭔가 어색한듯 자신의 턱을 몇던 손으로 긁더니, 다시 전장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보고서와 함께 반지도 장군님께 올려지겠군요. 아니, 목걸이 일려나?"


"이번 전투는 엄청났죠? 숱하게 치뤄왔던 전투들 중에 이번 전투가 가장 규모가 컸던것 같았는데."


"말을 돌리다니...시린 소령도 여자긴 여자군요."


시린의 말이 끊기자 젊은 장교는 혼잣말을 하듯 중얼 거렸다.


"장군님과 함께 군사 학교 동기, 숱한 기회들이 많았으면서도

굳이 장군님의 전속 부관으로 주욱 남아 있는건...부친의 영향 인가요? 아니면 장군님 때문에?"


"그 얘기는 그만 하죠."


"역시 장군님 때문에?"


"터너 대령."


"네, 네. 알겠습니다. 그만 하지요. 저기 보고 하러 오는군요."


터너 대령의 손가락이 흑마를 타고 오는 갈색 머리의 여장교를 가리켰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한 갈래로 정갈하게 묶은 머리가 마치 말의 꼬리 처럼 찰랑 거렸다.


"시린 소령님, 여기 계셨네요? 오빠도 여기 있고."


"전장에서는 대령님이라고 부르랬잖아."


"뭐 어때, 여기에 다른 사람이라고는 시린 소령님 밖에 없는데."


"에이미 중위, 보고서는?"


"여깄어요."


보고서를 살펴보던 시린은 보고서를 품에 넣으며 말 고삐를 돌렸다.


"그럼 전 장군님께 보고 하러 가겠습니다."


"네, 그러시죠. 아, 시린 소령."


"뭐죠?"


"청혼의 결과가 잘 되길 빌지요."


"닥쳐요."


시린은 점점 터너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시린 소령님...오늘 드디어 고백 하는거야?"


"그런거지.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부럽다~ 나도 이런날 고백할 수 있는 남자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


"니가 고백 하면 뭐하냐? 차일텐데."


"뭐야?!"


"별 뜻 없어. 사실을 말했을뿐."


"죽어라!"


"으어, 칼은 집어넣어!"


두 남매가 티격태격 하는 동안, 장군의 막사에 도착한 시린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전투가 시작되기전, 군영의 위치, 특히 장군의 막사의 위치에 모두들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원래 장군의 막사는 군영의 후방에 위치하도록 했었지만, 이번 전투에서는 유달리

그 위치가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전략과 전술, 군대 배치 등에 능한 장군의 명령이니 모두들 군말 없이 따랐다.

막사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군대의 깃발만이 이 곳이 군 지휘관의 막사 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원래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막사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호위병이 시린에게 경례를 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린 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더 편했다.

막사는 불이 켜져 있는 듯, 환했다. 그리고 그 불에 비친 희미한 그림자 들이 보였다.

시린은 말에서 내려 보고서와 함께 품에 품고 있던 자그마한 주머니를 꺼냈다.

주머니의 끈을 풀러 주머니의 내용물들을 왼손 위에 펼쳤다.

두 개의 목걸이, 두 개의 반지가 시린의 왼손 위에 펼쳐졌다

은으로 이루어진 목걸이와 반지가 달 빛을 받아 더욱 더 환한 빛을 시린의 얼굴에 비추고 있었다.

목걸이와 반지에 박혀있는 조그마한 금강석을 바라보며 시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눈을 감고 묵념을 하듯 고개를 숙였던 시린은 왼손으로는 목걸이와 반지를,

오른손으로는 보고서를 꼬옥 쥔 채 속으로 계속 무언가를 생각하며

왠지 끈적거리는 듯한 발걸음을 옮겼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막사 안에 들어 섰을 때 ,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책상 위에 촛불 아래 잘 정리되어 군복과 정모,

사람의 모습을 한 지푸라기 인형, 속이 빈 채 열어져 있는 상자, 여기 저기 흩어져있는 지도,

그리고 바람이 들어오고 있는 찢겨진 막사의 뒷 부분이 보였다.


"장군님?..."


두 개의 목걸이 와 두 개의 반지가 시린의 손에서 맥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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