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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스페셜 미션 1-2

2006.08.07 23:00

negotiator 조회 수: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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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딸깍- ]
스위치를 누르자 방 안 전체가 환하게 비쳤다. 천장은 꽤나 높았고, 방은 이상한 형태로 배열된 데다가 이상한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방금 방 안에 불을 켠 사람이 무언가 갑자기 생각난 듯이 담배를 꺼내 물고 어깨에 둘러맸던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지퍼를 열어, 무언가 하나씩 꺼내더니 조립하기 시작했다.
  “왜 여기 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
순식간에 총의 조립을 끝낸 그가 ‘철컥’ 소리를 크게 내면서 장전했다.
  “환영식 한 번 거창하군.”
  “서한준, 은행 전문털이 전과 3범, 우린 너를 한국은행 절도미수 용의자로 체포하러 왔다. 순순히 응해라.”
  “...”
고개를 들자 그의 얼굴이 더 잘 보였다. 주머니가 많이 달린 조끼에 짧은 카고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디로 봐서도 총잡이의 모습같지는 않을 것 같은 안경 낀 곱상한 얼굴이었다. 잠시 말없이 서있었던 그는 TRG-21을 오른쪽으로 올리더니 방아쇠를 당겼다.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탄피가 떨어졌고,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헬멧 하나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그리고 그 옆으로 피가 흘러나왔다.
  “싫다면?”
  “이런, 젠장맞을 놈- 잡아와!”
그 말이 방 안에 울리기가 무섭게 3명 정도가 책장 뒤에서 튀어나왔다. 한준은 스코프를 눈에 맞춰 가장 뒤에서 달려오던 사람의 턱을 쐈다. 그의 머리 뒤로 골수와 피가 묻어나오는 것이 보였고, 그는 무엇에 부딪힌 듯이 뒤로 쓰러졌다.
  “으아아아아-!”
한준이 옆을 보자, 어느새 그의 바로 옆에 온 사내가 그를 개머리판으로 찍으려 했다. 순간 한준은 그 사내의 목을 올려치고는 허리춤에 꽂혀있던 구르카 나이프로 그의 목을 베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머지 한 명이 M16을 어깨에 받쳐 그를 조준했다. 그는 돌아보지도 않고 구르카 나이프를 횡으로 던졌다. 그 칼의 휘어진 부분이 가슴에 깊숙이 박히더니, 그가 숨을 토해내고는 쓰러졌다. 한준은 쓰러진 남자에게로 다가가 발로 차 뒤집고는, 그의 가슴에 박힌 칼을 뺐다. 그리고 아직 피가 채 마르지 않은 칼을 다시 허리춤에 꽂고는 그의 왼편에 상자가 쌓인 창고의 문간을 바라보았다. 아까 그를 잡아오라고 시키던 형사가 그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하지만 순순히 가줘야 겠-”
[타앙- ]
  “...?!”
그의 몸이 휘청하더니, 흰색 셔츠에 검붉은색의 피가 번지기 시작했다. 손으로 자신의 가슴에 피가 묻어나는 것을 보고 경악한 듯했다.
  “끄....끄윽...”
그는 웅얼거리는 듯한 심음을 내다가 무릎이 꺾이면서 힘없이 쓰러졌다. 그가 쓰러지자 그의 뒤에 있던 이의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박정수였다. 둘은 서로를 한동안 쳐다보고만 있었다. 정수를 쳐다보던 한준의 표정이 점점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정수는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웰컴.”
  “닥쳐, 이 자식아!”
정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섰다.
  “고향이 그리워서 머리에 똥이라도 들어가버린거냐.”
  “너같은 자식한테 내 동생을 맡긴 내가 미쳤지. 너와 그 애에 관한 얘긴 벌써 다 들었다!”
그가 으르렁거리면서 외쳤다. 정수는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왔다.
  “좀 친해지긴 했지.”
그 말을 듣자 한준은 어이가 없어서 얼어붙은 것 같았다. 정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걸어왔다.
  “그게 문제가 되나?”
  “친해진 정도가 아니지. 네녀석의 더러운 손으로 내 동생 몸에 손을 대고 키스까지 했단 말이더냐?!”
  “그건 저번에 테러 진압하다가 다쳐서 심폐 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해준 것 뿐이라고.”
  “그러니까 어깨에 총을 맞았는데 왜 그 짓을 하냐고?!”
그가 더욱 화난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 정수는 이제 그와 한 발자국을 사이에 두고 마주본 채로 섰다. 정수는 표정에 전혀 동요가 없었다. 어찌나 조용하게 있었던지 그 방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한준이 씩씩대며 숨을 몰아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글쎄, 일방적으로 그런 건 아니니까 용서해 주는게 낫지 않으려나.”
  “얼씨구, 이제 혼자 나서는 거냐?”
  “으으으...!”
  옆에 있던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자가 신음하면서 움찔거렸다. 구르카 나이프가 깊숙이 파고들어 방탄조끼에까지 피가 붉게 물들고 있었다. 둘 다 대화를 잠시 멈추고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지켜보았다.
   “...죽어버려!”
그가 손을 심하게 떨면서 M16의 방아쇠를 찾아 더듬거렸다. 한준이 재빨리 마취총을 꺼냈지만, 정수가 Desert Eagle을 들어 쏴버렸다. 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거 참 꽉 막힌 녀석이네.”
정수가 고개를 돌리며 말하자 한준도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다시금 경멸하는 눈초리로 정수의 눈을 마주보았다.
  “우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오호, 과연 그러실까? 네가 정열의 밤을 보내고 차버린 여자만 앉아번호로 4열 종대 연병장 3바퀴다. 너같은 파렴치한 놈한테는 절대로 못 줘!”
  “이봐, 이번엔 그런 거 아니라고. 지금껏 사귀어왔던 1회용식 연애와는 전혀 다르다고!”
  “뭐라 하든, 난 그 말 못 믿어!”
  “대체 왜?!”
  “넌 카사노바니까! 언제 태도를 돌변하고 차버릴지 어떻게 알아? 죽은 형의 딸이다. 내가 동생삼아 기른지 십수 년이 넘었지만 아무리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놈이라지만 너같은 바람둥이에게는 못 맡겨!”
그 말을 듣고 정수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한준이 평온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작정이나 한 듯이, 아예 담배를 한대 피워 물었다. 그러나 한준이 갑작스럽게 다가오더니 담배를 뺏어 꺼버렸다.
  “뭐하는 짓이야?”
  “담배 끊어.”
정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영문을 해석해달라는 듯이 가만히 서 있자, 한준이 참지 못하고 외쳤다.
  “내 동생을 가지고 싶으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할 것 아니겠냐!”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수가 손에 들고 있던 은은한 금빛의 총알 모양 라이터를 떨어뜨렸다. 한준이 그를 한 바퀴 빙 돌아 제자리로 올 때까지 그는 아무 말도 않고 그저 입만 벌리고 서 있었다.
  “허- 허락하는 거냐?”
  “하는 거 봐서 말이지.”
한준이 위협적인 태도로 다가섰다. 가까이서 보자 정수의 얼굴에서도 그의 무례함에 약간씩 화가 난다는 듯한 그런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러지 않으려면 내 동생한테서 떨어져!”
그리곤 당당한 기세로 어깨를 툭 치고는 지나갔다.
  “아, 참, 그리고-”
한준이 뒤돌면서 TRG-21을 던졌다. 정수가 그걸 받아들고는 왜 이걸 나한테 주냐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네 거다.”
하고는 다시 문간을 향해 걸어갔다.
  “어이!”
이번엔 정수가 그를 불러세웠다. 지겹다는 표정으로 뒤돌아보자, 정수가 PDA를 원반 던지듯이 그에게 건넸다. 한준은 그것을 무관심한 표정으로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정수를 바라봤다.
  “네 집 옆에 서바이벌장에 8명 불러놨다. 즐기라구.”
  “그래도 내 생일은 잊지 않았구만.”
  “베이스에서 보자구.”
정수가 가볍게 말하고는 벽 어딘가를 손으로 더듬더니 어느 한 지점을 손으로 눌렀다. 그러자 철근이 얼기설기 엉켜져 있는 상태로 박스로 가려져 있던 벽이 돌면서 정수를 떠밀다싶이 들여보냈다. 그걸 지켜보던 한준이 흥미를 느꼈는지 다시금 PDA에 나타난 장소를 유심히 살펴봤다.
  “어이, 여기는 내 집 아닌-”
[쿠우웅-]
컨테이너 박스들이 돌더니 다시 원래 벽이 있었던 것처럼 원위치되었고, 한준이 허탈한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가 차고 쪽을 향해 난 문으로 다가갔다.
손가락을 맞대고 ‘딱’하는 소리를 내자 방의 불이 꺼졌고, 어두운 방 안에서 PDA 불빛만이 움직이다가 그의 그림자와 함께 사라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튿날 정수는 엄청난 두통을 느끼면서 깨어났다. 그러나 두통도 잠시, 창문을 통해 쏟아져들어오는 햇빛과 그가 디딘 찬 바닥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한준의 방에 있던 브랜디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아니면 신경을 너무 많이 쓴 탓인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두통은 계속됐다. 그는 기지개를 켜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문 가로 다가서자, 그는 한눈에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위장 카메라를 발견했다. 그리고 아까 침대 아래를 들춰보자 구형 C4 폭탄이 설치되어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는 어제 벗어두었던 무릎까지 내려오는 밤색 가운을 걸쳤다. 그의 예상대로 그는 기지에서 뻗어 있었다. 술을 마시고서 한경이 그를 기지의 정수 방으로 데려온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어젯밤의 일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으면서도 자신의 방 침대 아래에 불길할 정도로 붉은 빛을 강하게 내고 있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한준이 화를 낼 만한 일이 또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긴 복도의 끝에 있는 문수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문을 열자 그가 생각한 대로 문수는 아직도 그 예의 ‘폐인 생활’을 접지 못하고 있었다. 시뮬레이션인지 게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총을 든 남자가 화면에 나타난 채로 움직이면서 적을 쏴대고 있었다. 10대 청소년들이 하는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55인치 스크린에 실사와 같이 생긴 M16을 들고 직접 조준하면서 쏜다는 점이었다. 그는 귀에 헤드셋을 꽂고 있어 정수가 뒤에 와 있는지도 모르는 듯싶었다.
  “어이, 문수... 강문수!”
그가 자는 사람에게 말하듯 두 번 크게 외치고 나서야 문수가 힐끔 돌아보았다. 그의 눈 밑엔 다크 서클이 짙었다. 눈은 피로로 퀭하지만 아직도 열정에 차 있었다.
  “서한준 못 봤냐?”
  “글쎄다, 어제 한국 왔다더니 여기엔 아직 안 왔나보네.”
그는 헤드셋은 벗었지만 여전히 스크린에 집중하면서 말했다.
  “어제 내가 아마추어 테러리스트 8명 불러서 걔네 집 서바이벌장에서 즐기라고 뒀는데... 설마 당했을 리는 없고.”
  “빙고.”
정수의 등 뒤에서 묘하게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나다를까 한준이 그의 등 뒤에 다가와 문간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존내 깜짝이야. 누군가 했네.”
  “누굴 기대했는데? 산타 클로스?”
그가 가볍게 맞받아 치면서 문수의 뒤에 10m 정도로 길게 뻗어 있는 탁자 위에 걸터 앉았다. 탁자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고양이가 그르렁거리면서 재빨리 자리를 비켰다.
  “그래서, 문수, 게임하고 있는 걸로 보아 내가 부탁한 것 끝냈나 보구만?”
  “게임이 아니라고 몇 번 말하냐. 글쎄 말이다, 6달 걸려서 어제 막 다 만들긴 했는데...”
문수가 혼자 무어라고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 뒤를 한준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고, 정수는 그제서야 한준이 또다시 총의 불법 개조를 맡겼구나 하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어이, 준이, 내가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총은 있는 그대로 쓰는 게 좋은거야. 그러니까 네가 허접이라는 말을 듣는-”
  “입닥쳐, 요즘 신형으로 제작되고 있는 군용 총들에 대항하기엔 우리 전용의 구식 총들은 구하기도 더 힘들고 비싼 데다가 성능도 딸린다. 사용하기 나름이겠지만-. 덧붙이자면, 네놈도 문수가 1년 전에 개조해 준 윈드포스(Windforce)를 쓰고 있는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한준이 손톱을 뜯으면서 말했다. 정수는 질렸다는 듯이 ‘하-!’ 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계속하려 했다.
  “근 반년 걸려서 만들 만한 총이라면 아무리 프로라도 다루기 힘들다는 걸 잘 알잖아, 게다가-”
  “좋은 아침. 만나서 겁나게 반갑구만.”
키는 200cm 가까이 되는 장신에 우락부락하면서도 뭔가 어딘가 모자라는 듯한, 근육질의 남자가 문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는 들어왔다. 그는 긴 더벅머리 때문에 키가 더 커보였다. 그가 끼어들자 마침 잘 되었다는 듯이 한준이 말을 꺼냈다.
  “조수범께서 뜰 정도면 오늘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미션 브리핑은 시작 안 하냐?”
  그 말을 듣자, 수범은 힘없이 의자에 털썩 앉았고, 정수는 침통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문수는 과격하게 스크린의 전원을 꺼버리더니 몸을 휙 돌려 한준의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잘 들어. 너라면 언제라도 준비가 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아선 불가능해.”
  “무슨 소리야, 그게?”
  “끝까지 들어 봐!”
문수가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어이, 박정수, 네 방에 C4 폭탄 봤지?”
  “침대 밑에? 그것 때문에 아침에 놀랐-”
  “그리고 카메라도 있었겠지.”
조수범이 말을 가로챘다. 정수는 ‘너 뭐냐’ 하는 눈빛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 행동을 무시하고 문수가 말을 이었다.
  “원래 같다면 정수가 리더니까 브리핑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남들 구한다거나 테러 진압이라던가 하는 것보다도 우리가 도망쳐야 할 상황이거던.”
  “그러니까 대체-?!”
[Fire in the hole!]
[콰앙- ]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 전체가 일시에 흔들렸고, 정수가 재빨리 균형을 되찾고는 문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나 문수가 은색 버튼을 누르자 30mm 강철문이 3중으로 닫혔다. 정수가 조금만 앞으로 더 나갔어도 끼어 죽을 뻔 했을 거리였다.
  “시간이 없어. 저기 뒤에 청소 도구함 보이지? 저기에 화기 류는 전부 다 가져다 놓았으니까-”
그가 말하면서 환풍구를 막고 있는 둥근 모양의 모형 총의 개머리판으로 찍어 부쉈다. 아이 한 명이 수그리고 들어가도 비좁을 만한 크기의 통로가 나 있었다.
[Area 1, clear!]
[This way! Wipe out that door!]
  “저 목소리는... S.A(Sniper Association, 저격 연합)인가?!”
  “무기 챙겼으면 어서 개구멍으로 도망쳐!”
  “어이, 개구멍이란 표현은 좀...”
  “뭐든 상관없잖아!”
정수가 자신의 저격총과 수류탄, 나이프 그리고 데저트 이글을 챙겨와 가장 먼저 환풍구 속으로 들어갔다. 그 다음에 한준이 들어갔고, 무장을 마친 수범이 문수를 올려주었다. 그리고 조수범 자신은 다들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올라왔다.
[Fire, in the hole!]
아까와 같은 구령이 떨어지면서 폭탄이 터진 것 같았지만, 이번엔 소음이나 진동이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강철문 밖에서 욕지거리를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것 때문이었구만! 내 방에 카메라와 폭탄이 설치되어 있던 이유는...”
정수가 앞장서가면서 외쳤다. 문수는 재빨리 이동하면서 넓적하게 생긴 스크린을 통해 카메라가 비추는 것을 보고 있었다.
  “어이, 조수범! 빨리 와! 저 강철문이 최소한 2개는 남아 있을 때 터뜨려야 되!”
[Again!]
  “이 자식들 한 번 더 할 작정인데?! 그냥 날려버려!”
  “라져!”
문수가 타이머를 5초로 설정한 후 테이프처럼 생긴 리모컨의 뚜껑을 부수고 버튼을 눌렀다. ‘삑- 삑-’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바깥에서 동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What's that noise?]
[It's a trap! Everybody out-]
[쿠콰과과앙- ]
폭탄이 터지면서 카메라가 터졌는지 지직거리는 화면만 나왔고, 몇 분동안을 계속 터지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다시 돌아가려는 조수범의 어깨를 문수가 잡고는 다시 끌었다.
  “그 쪽이 아니야! 거긴 아직 위험-”
  “워우, 이런.”
길게 이어져 있는 환풍구가 점점 넓어지면서 앞쪽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꼈고, 제일 먼저 나간 정수가 신음소리 같은 탄성을 질렀다.
  “시설 한 번- 읏차- 끝내 주지?”
  “그래, 시설도 좋은데...”
거의 끌려나가다시피 환풍구 바깥으로 떨어진 한준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군복 입은 양키들 마중나오라고 시키기까지 했냐?”
정수가 느릿느릿하게 말했고, 문수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자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그의 목덜미를 잡아 끌었고, 땅바닥에 떨어진 그는 고개를 들었다. 한쪽 눈이 움푹 패이고, 얼굴 여기저기에 상처가 난 노란 색 토벤 머리의 불량해보이는 군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그의 얼굴을 걷어차고는, 연달아 한준과 정수의 얼굴을 한 대씩 쳤다.
  “Well, look who's here-"
그가 한준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거만한 투로 말했다. 머리를 염색한 동양인처럼 보였지만 그는 계속해서 영어로 말했다.
  “This is my profession. Take them to the Chamber of Horros!"
그가 몸을 돌려 문 은색 도장이 되어 있는 문을 열고 나갔다. 방 안에는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여럿 있었고, 동양인, 서양인 할 것 없이 다들 자신의 일을 멈추고는 그들을 쳐다보았다. 낯익어 보이는 얼굴도 몇몇 있었지만 그들은 아는 척도 하지 않고 비열한 눈초리로 그들 셋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하사 계급장이 달려 있는 남자 세 명이 다가와 그들의 손에 두꺼운 수갑을 채우고, 아까 그가 나간 문이 아닌, 어두침침한 지하로 연결된 계단으로 끌고 내려갔다. 남은 이들이 다시금 자신들의 일에 착수할 때, 환풍구 통로 바깥에 떨어진 GPS에 가느다란 케이블이 연결되더니, 환풍구 안쪽으로 스르르 끌려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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