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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extra_vars1 폭풍전야의 고요함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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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연재 주기는 매우 불안하고 길 예정임

*지금 먼치킨 아이템이 조금 거시기 해서 공개하지 않고 있음

*비판이나 잘못된 점이 있으면 주저 말고 써주시길, 글 써보려는 사람이 비판 먹는걸 두려워 해서 어찌 실력이 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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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 피난민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말로 임시청사에서 임시정부 주석 김구가 별로 반갑지 않은 인물을 만나고 있었다.

"부주석, 지금 팔로군이 남경전투에 참가하지 못하겠다고 하였소?"

"주석 각하, 유감입니다만 저희 홍군은 할만큼..."

주은래가 서둘러 뭔가 변명을 하려는 순간 방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본 주은래는 이제 죽었구나 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다.

"주은래? 부주석이 여기는 웬일이시오?"

김좌진, 현 광복군 육군통제사 자리를 맡고있는, 단위전투력 세계최강 광복육군의 수장인 남자이자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그것이... 주석각하와 할말이 조금 있어서."

김좌진의 표정이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날카로워졌다.

"저는 그럼 조금 있다가 뵙도록 하겠습니다. 주석."

"그러게 하시지요 장군."

잡고있던 문고리를 그대로 김좌진이 당겼다. 문이 닫히고 아직 정리도 하지 않은 집무실의 어수선한 분위기도 이 어색함을 걷어주지는 못했다.

"그래, 이유가 뭐요?"

"홍군의 현재 무장상태는 극도로 빈약합니다. 병력중 총을 가진 자의 비율도 5할을 넘지 못할 정도에 탄약, 그리고 모든 부분에서 저들에게 밀립니다."

"그래서 싸우지 못하겠다는 것이오?"

"할만큼 했습니다. 상해에서 팔로군이 그만큼 했으면 됐지 않습니까?"

"지금 상해에서 우리 11사단과 7공수여단이 철수하겠다는 보고를 받았소이다. 마지막까지 싸운건 우리 광복군이지 댁들 팔로군이 아니란 말이요."

"맞는 말입니다만 적어도 그대들의 군대는 장비하나는 우리나 국민당군보다 낳지 않소."

여러가지 이유로 싸움을 회피하는 그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김구였다. 한국인들이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데 중국인이라는 자들의 작태가 저러했다.

"뭘 원하시오?"

"광복군이 노획한 무기는 어차피 탄환이 맞지 않아서 사용하지 못하는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그걸 달라, 이 말씀이시오?"

맞기는 맞다. 일본군의 6.5mm탄이나 7.7mm탄은 조선군은 쓰지도 못하고 총기류는 성능이 한심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이 참에 이걸 팔로군에 넘겨도 광복군도 별 손해는 없었다. 오히려 양측모두 윈-윈게임이었다.

"드릴수는 있소이다만, 대신 우리 조선군은 정말 사력을 다해서 싸울거요."

임시정부의 주요기관들이 충칭으로 옮겼지만 주요인사 대다수가 여기서 병사들과 함께 죽기를 각오하고 남았다. 공산당측도 그럴수 있느냐는 물음에 주은래가 목표가 이루어진걸 감지하고 냉큼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저희 팔로군은 국민당군이나 군벌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주은래 입장에서야 조선군과 함께 싸우면 절대 패주할 일은 없어 보였다. 장비의 질이며 전략·전술의 구사수준 훈련정도 모두 세계 최고급에 남경에는 투입된 병력의 수까지도 만만치 않았다. 팔로군에게도 평판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이득이면 이득이지 손해를 볼일은 아니었다. 주은래가 만족하고 앞에 놓인 엽차 한잔을 조금 들이켰다.

"좋소 군수통제영에 말해서 이번에 상해에서 노획한 일본제 총기들과 전차들을 그대들에게 넘기겠소, 단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군의 괄괄한 장군들이 가만있지 않을게요."

"물론입니다. 주석."

공산당과 거래한다는게 꺼림칙 했지만 상해전투에서 자신 휘하의 정예들을 대량으로 상실한 후 겁을 집어먹은 장개석보다는 그래도 싸울 의사나마 남아있는 팔로군이 더 낳았다. 일어나 악수를 하고 주은래가 낡은 군모를 뒤집어쓰고 방을 나가자 그에 맞물려 김좌진이 방으로 들어왔다.

정복 차림이었지만 열심히 뛰어다녔는지 두꺼운 동계군복이 약간 축축했다.

"저 놈들은 언제 봐도 기분 나쁩니다."

"장군의 생각이겠지요, 저들도 저들 나름대로 저희 동포들을 위해서 저러는것 아니겠소?"

"그 덕분에 1921년에 수많은 동지들이 죽었습니다."

광복군 특히 육군일수록 그리고 오랬동안 싸워왔을수록 공산당에 이를가는 사람이 많았다. 1921년 흑하사변(黑河事變)당시 청산리에서 함께 싸웠던 수많은 애국동지들을 잃어야했던 김좌진같은 사람은 특히 더했다. 그의 생각에는 중국 공산당이나 소련 공산당이나 똑같은 도둑놈들 이상이 아니었다.

흑하사변 이야기가 나오자 두 사람 모두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북부에 차가운 동토 위에서 이유도 없이 처형당했던 동료들을 생각하면 늘 분위기가 좋다가도 푹 가라앉았다.

"시 외곽에 방어선을 구축했고 동포들도 이미 남경에 머무르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상해에서 이곳으로 온 피난민들까지 다시 서쪽으로 내보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장개석 총통에게는 이미 못을 박았습니다. 남경이 함락될수는 있어도 적어도 더이상 공격할 생각은 못하도록 철저히 때려놓겠다. 대신에 정말 남경이 다 날아갈 각오 정도는 하라고 말입니다."

"당생치 그 인간도 만나봤는데 영 아니더군요, 전형적인 당나라 군대의 당나라 지휘관입니다. 시 외곽의 거점들을 포기하라더군요 내 참 웃기지도 않아서."

중국군 사령관이라는 당생치라는 인간의 태도에 잔뜩 실망한 김좌진이 주은래가 마시다 남긴 식은 엽차를 들이켰다. 잔이 들어올려지고 차 몇모금이 들어가고 잔이 내려졌다.

입가를 닦은 김좌진이 말하기 두려웠지만 입을 열었다.

"그걸 사용하실 겁니까?"

"이미 의왕전하와 노백린 통제사에게도 통보해 두었소이다. 전략폭격기를 준비시켜 달라고."

"이번에는 진짜로 있는전력 없는 전력을 쓸어넣어야 겠군요."

"그럴 수밖에요, 일본군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일단은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에 멈춰선 모양입니다. 전열을 정비하는 중인듯 한데 공군이 지속적으로 전열 재정비를 방해해서 어느정도 시간이 더 남을듯 합니다."

김구가 절묘하게 말을 돌렸고, 공군의 선전에 두 사람다 흐뭇해졌다. 선진 공군을 키우기는 어렵지만 일단 키워놓으면 이렇게 전력이 되어주었다. 이제 남은것은 육군의 분전밖에 없었다. 저들을 여기서 꺾어야만 했다.





영국 런던, 해가 지지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수도이며 대륙에서 콧수염 아저씨들이 무슨짓을 하던 상관하지 않고 돌아갈것 같은 영원의 도시.

"여기서 내려주게."

"예 총장님."

귀빈용의 한국산 파발마 승용차가 런던 시내의 어느 고급 레스토랑 앞에서 부드럽게 멈췄다. 차에서 내린 기사가 차문을 열자 안경을 쓴 50대의 정장 차림의 말쑥한 동양계 신사가 내렸다.

차에서 내린 신사가 젊잖은 걸음으로 식당으로 들어가 웨이터에게 물었다.

"미리 예약해 두었소이다만."

명부를 뒤져 이윽고 노인의 이름을 찾은 웨이터가 어느 자리로 그를 안내했다. 탁자 몇을 지나자 이곳 런던에서는 생소한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어서 오십쇼 총장님!"

"오! 박군!"

미리 기다리던 역시 동양계의 청년이 노신사를 반갑게 맞아서 일어나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자리를 권했다.

"자 앉으시지요 총장님."

"고맙네."

두 사람이 환담을 하는 사이 음식들이 하나씩 실려나왔지만 그 두사람의 화제는 그들의 앞에 펼쳐질 양식(洋食)이 아니었다.

"스페인에서는 어찌 되가고 있습니까?"

"전황이야 늘 그렇지... 본국에서는 상해가 결국 떨어진 묘양이더구만."

"예 그건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중후한 인상의 노신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무부의 수장인 김규식 외무총장이다. 사실상 대 유럽협상에 있어서 임정 내에서의 최고의 권위자로 지금까지 수차례의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이자, 몇개대학의 교수직을 맡고있기도 한 학구파였다.

광복군의 스페인 파병도 그의 손에서 만들어직 작품이라고 말이 많았는데, 그의 원칙이 서양 국가들에게 한국의 힘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그들이 우리의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을것이다 였고, 한일합방 때부터 여러 국제회의에 참석해 오만가지 푸대접을 받아본 경험에서 나온 원칙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어려운 시기중에 하나일세, 그래도 자네같은 젊은이가 있기에 안심일세."

"과찬이십니다 총장님."

긴 장발을 포니테일로 묶은, 한국인 남성 치고는 매우 특이한 머리모양을 한 청년의 긴 머리가 청년이 웃자 살짝 흔들렸고, 희고 가지런한 치열과 대비되며 여자 뺨치는 얼굴이 더더욱 빛났다.

큰 키와 목젖만 아니라면 여자라고 착각하기 딱 좋은 용모의 미청년의 모습에 레스토랑의 여러 부인과 아가씨들이 그 청년의 얼굴을 몰래 힐끔거렸다.  

"이거 너무 순하군요."

"자네 아버지나 자네나 모두 술에 강한건 알아줘야겠군."

스테이크에 딸려나온 적포도주를 한모금 하고는 약한 도수에 입에 맞지않아 내려놓은 청년은 위스키가 생각나서 입맛을 다셨다. 그 모습에 못말리겠다고 김규식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동안에 화제는 좀더 무거워졌다.

"이번에 이탈리아로 간다지?"

"예, 일이 조금 있어서 그렇게 됐습니다."

"조심하게, 그 나라도 엄연히 제국주의자들의 나라가 아니던가."

"주의하도록 하지요."

청년이 염려되는지 여러가지 충고를 아버지처럼 해주는 김규식의 말들을 들으며 못말리겠다고 청년이 생각하며 스테이크를 썰어서 입에 넣었다.

"자네도 고생이구먼, 이 험한 정세에 대륙을 돌아다녀야 하니 말일세."

"나라가 적들에 통치아래 있고 수많은 동포들이 압제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걸 고생이라 하겠습니까."

"그 태도가 맘에 든단 말일세."

허허 거리머 기분좋게 약간 내려간 안경을 올린 김규식 총장이나 청년이나 모두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다. 식기를 다 비운 청년이 후식으로 나온 푸딩을 숟가락으로 떠 넣었다.

"아참, 이번에 중국으로 가는 항공편에 이걸 조금 건네주십시요."

청년이 깜빡잊고 있었던 편지를 품에서 꺼내서 총장에게 건냈다. 냅킨으로 입가를 닦던 김규식이 오른손으로 그 편지를 받았다

"알겠네 내 그리하도록 하지."

푸딩까지 다 해치운 청년이 실례를 무릅쓰고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총장님."

"아! 어서 가보게, 그리고 몸 조심하게나."

"필승."

절도있게 경례를 붙인 청년에게 김규식 총장이 약간 어설프게 앉은채로 경례를 붙이자 역시나 천성부터 외교관이라고 속으로 말하며 청년이 발걸음을 재촉해 레스토랑을 나섰다.

청년의 등 뒤에 여러명의 눈길이 가해졌다. 양복과 어울리지 않는 길다란 태도(太刀)와 그 옆에 약간 짧은 검 한자루가 검은 끈에 묶여 어깨에 걸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언벨런스함이 어째 더욱더 그 청년의 분위기를 신비스럽게 흐르게했다.





"어서 오십쇼 도련님."

"자네도 잘 있었나."

런던 교외의 한적한 비행장, 민간항공이 아직 그렇게 발달하지 않은 이곳에 태극 무늬를 크게 그려넣은 수송기 한대가 활주로에 주기해서 청년을 기다리고 있었다.

"프랑스로 가시겠습니까?"

"그래야겠지 거기서 열차를 이용해서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야 하겠지."

또 대륙으로 가면 달라붙을 일본과 독일등의 첩보원들이 귀찮아서 어떨게 버틸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청년이 비행기에 올랐다 그 마음을 모르는 조종사도 수송기에 올라 조종사석으로 걸어가고 청년은 좌석에 앉았다. 이 시대의 민간 여객기 치고는 넓은 실내는 그를 고민을 더하게 만들 따름이었다.

항공기가 이륙하며 발동기 돌아가는 소리와 추진날개 돌아가는 회전음이 들렸다 창밖을 보자 점점 주위의 정경이 뒤로 밀려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륙한다는 것을 눈치챈 청년이 책을 펴들었다. 책의 제목은 톨스토이의'죄와 벌'이었다.





"상길이 아범! 진지 자시유."

"알았어."

마당에서 장작을 패던 장유옥이 목에 걸린 수건으로 땀을 닦고 마당에 가득 쌓인 장작더미를 보자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입지 않아도 따뜻할 것처럼 절로 흐뭇해졌다.

마루위에 신을 벗고 올라가 아내가 차린 상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아따 시방 날씨가 더 추워질 모양입네."

"그러게 말여 올해는 벌써 이러니 날짜 더가면 얼메나 추워질꼬."

"세상 안질나 험한디..."

다들 그렇지만 물장수로서 날씨가 추워지면 그것도 고역이었다. 무거운 물통을 지고 높은 동네를 오고 내리려면 잘못하면 허리다치거나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계십니까?"

"누구소?"

사립문 밖에 누가 와있는 모양이었다. 장유옥이 냉큼 일어나 신소리를 끌며 마당을 가로질렀다.

"뉘시오?"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난 댁같은 아들내미를 둔적이 없는데?"

장유옥이 전혀 모르는 낯선 얼굴을 한 청년이 작업모를 깊숙하게 눌러쓰고 문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계심에 주춤거리며 사립문에 다가가자 청년이 사립문에 한발짝 다가와 신뢰의 뜻으로 작업모를 벗어서 얼굴을 들어냈다.

"장살길 동지의 아버님 되시죠?"

"그...그렇소이다만?"

동지란 말에 담긴 의미에 바짝 긴장해 말이 약간 더듬어졌다.

"문좀 열어주십쇼, 동지의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시장허실 텐데 한숟갈 자시지요."

"아닙니다. 이미 시장에서 국밥을 한그릇 먹고 왔습니다."

부인이 내민 밥상을 정중히 사양한 청년이 허리를 꼿꼿이 폈다. 상당히 키가 큰 청년의 모습에 부부는 마치 방이 다 찬듯한 착각을 받았다.

청년이 봉투 두개를 바닥에 내려놨다. 탁 소리와 함께 누런 봉투가 바닥에 깐 대자리에 올려졌다. 이것이 무엇인지 직감한 장유옥이 떨리는 손을 내밀어 그것을 쥐었다.  투박한 거친손이 주체할수 없이 떨리고 오래간만에 온 아들의 소식에 흥분과 안도가 몰려왔다. 아내도 눈치를 챘는지 옷고름을 추스려 입가에 가져갔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집 나간 아들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장상길 동지가 보낸 편지와 돈입니다."

"그 아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아들의 소식이 듣고싶은 부인이 다급히 물었다. 그 맘을 이해하는 지라 청년이 대답했다.

"지금 30사단 소속으로 남경에 있습니다. 건강합니다."

그 한마디만큼 지금 부모에게 위안이 되는 말은 없다. 내심으로만 안심하고 겉으로 내색은 않하는 장유옥과 달리 아내 전주댁은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내새끼, 그렇게 키워서는 기어코 고생만 시키는구나!"

"허허이, 이 여편네가 조용히 하지 못하나! 나라 위해서 싸우는거여 고생이 아니란 말여!"

"어머님."

"그런데 이건 뭐요?"

장유옥이 나머지 하나의 봉투에서 꺼낸것은 금 몇돈이었다. 대낮이라 불을 켜놓지 않은 방이라 약간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진짜 빛나는 순금이었다.

"나라에서 자식을 잘 키우신 분께 드리는 자그마한 정성입니다."

자식을 잘 키워서 나라에 생으로 바친 부모에게 줄수있는 대가가 과연 이런것일까? 나라를 해방시켜 저들에게 그 광명(廣明)한 해방감을 주는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렇게 비참할수가 없는 청년이었고 일종의 무력감이 되버린 그 감정으로 말투에 힘이 없었다.

"받을수 없소."

결코 청명하지 못한 목소리, 고생에 찌든 목소리와 함께 봉투가 다시 튀어나왔다.

"젊은 병사들을 더 멕이시오, 우리같은 쓸모읍는 늙은이들이야 조금 굶어도 된다지만 싸우는 병사들은 굶으면 쓰겄소?"

"저도 받을수 없습니다."

옆에서 부인이 왔다갔다하는 금조각이 아까운지 눈치만 살피며 눈동자를 굴리는 사이 청년이 물장수의 쇠고집을 꺽지 못하고 봉투를 받았다.

"이것참, 글은 읽으실수 있으십니까?"

"언문 정도야 읽네."

읽어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야학에 다녀두길 잘했다고 생각이 문득 장유옥의 머리속에 들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글 익힌걸 감사하겠는가,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작업모를 둘러썼다. 너무 오래머무르면 그 같은 사람은 그것도 민폐였다.

작업모 앞뒤를 각각 양손으로 잡고 돌려 다듬은 청년이 창호문을 열었다.

신발을 신고 사립문에서 뒤로돌자 부부가 나와서 손을 흔들었다.

"언제 꼭 다시 들려주게."

"예 어르신 꼭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허리를 인사를 올린 청년이 숙인허리를 펴면서 봉투를 몰래 문의 틈새에 끼웠다.

"몸 건강히 계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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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참... 주저리 주저리 쓰려니 필체가 어째 노인 필채 같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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