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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무한궤도(제3막)-(1)

2006.03.20 04:08

새벽을기다리는자 조회 수:242 추천:1

extra_vars1 지친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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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 공명(共鳴 -Resonance)]

<지친 늑대>

-1-
선봉부대였던 독일 제 16전차사단의 진격속도는 지나치게 빨랐다. 지도부는 소련의 중공업도시 스탈린그라드의 특성을 인지하지 않았다. 이전까지의 전투양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시가전은 제 16전차사단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사단장이었던 한스 후베 소장은 이러한 전투에 반대하였으나, 프리드리히 폰 파울루스 대장은 그대로 이를 진행시켰다. 그것은 지나친 오산이었다.  참모들이 스탈린그라드에서 80km 정도 떨어진 이곳에서 상세한 전세를 알 리가 있겠는가?

대 소련 전투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 제6군은 이미 퇴각에 퇴각을 거듭하고 있다.
전세가 이미 소련에게 넘어가 버린 시점에서도 파울루스의 히틀러 충성 주장은 병사들의 희생을 더하는 꼴이었다. 만슈타인 장군의 제 4장갑 군이 우리 제6군을 구출하기 위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소련에게 포위된 상태에서도 주장을 굽히지 않는 아둔한 지휘관을 둔 우리들은 구조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른바 이 바르바로사 작전으로 명명된 조국의 소련침공은 처음부터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란츠 소령!”

하인리히 대령의 손짓에 그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제6군의 사자로서 파울루스를 대신하여 만슈타인 진영으로 가는 하인리히 일행에 차출되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전방 제 51군단에 소속되어 트렉터공장을 공격하는 등, 시가전에 투입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기는 높았다. 당장이라도 수백 번은 미쳐버린 이곳을 떠나버리고 싶은 지금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런 나를 하인리히가 구한 셈이다.

“하인리히 대령님.”

경례를 붙이자 그가 입을 열었다. 그는 복도를 지나가고 있던 나를 먼발치서 불렀다. 경례 후 마주본 그에게 얼굴에서 씁쓸한 미소가 돌았다.

“두 시간 후에 우리는 비행장으로 가서 만슈타인 장군진영으로 간다. 소령과 내 아들은 그곳에 남아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네.”

그의 한마디에 나는 오랜만의 안도감을 맛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왜 그의 아들 말고 나도 같이 남는 것인가? 난 그것을 생각하느라 잠시 멍했다.

“아, 내 마음대로 정해서 미안하네. 자네도 아들과 같이 남아 주겠나? 적어도 내 아들이 아비 덕에 살았다는 말을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네.”

결코 미안해 할 필요가 없었다. 대령은 나를 살렸다. 강림한 여신처럼…….

“아닙니다. 오히려 고맙습니다.”

대령은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슐리만. 내 아들 이름이네. 그를 사지로 몰아넣을 순 없어. 자네가 슐리만을 좀 도와주게나.”

처음 입학하는 아이를 선생님에게 부탁하듯 그는 간절히 말했다. 슐리만 대위는 몇 달 전 본적이 있었다. 슐리만은 강인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가 전한 전보는 아군 몰락의 최초의 소식이었으므로 나는 수많은 전령 중 그를 기억할 수 있었다. 조심스레 떨리는 하인리히의 목소리. 이어서 나는 그와 약속을 했다.

“고맙네. 그럼 짐을 꾸리게. 곧 여기는 무너질 거야. 그러나 나는 여기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네.”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오래전에 체념한 듯 했다.  

“만슈타인 장군이 포화를 뚫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살아서 아드님을 보실 겁니다.”

난 그렇게 믿고 싶었다. 두 시간 뒤 그와 비행장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는 난 내 막사로 와버렸다. 전날에 마신 술 냄새가 방 안은 물론이고 침대 시트까지 자욱했다.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두 시간을 더 이곳에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절망적이었다. 수송기로 빠져나가는 것도 절대 안전한 방법이 아니었다. 지금에서는 유일한 탈출구 이긴 하지만 사방이 소련군에게 포위된 이곳에서 수송기를 올린들 소련공군기에 격추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물론 우리의 탈출을 위해 몇 기의 전투기들이 엄호를 하긴 하지만 지상에서 쏘아 올린 대공포 따위에 맞는다면 그대로 지옥길이다.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 그렇게라도 빠져 나올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있다가는 목숨이 날아갈 것 같다. 골반 근처에 마치 천근을 맨 듯 무겁게 매여져 있던 루거 권총을 선반위에 올려놓곤 짐도 꾸리지 않은 채 침대에 몸을 맡기고 잠에 들었다. 두 시간을 더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싶지 않았다. 일종의 도피인 것이다. 난 어느새 붉은 곰을 무서워하는 새끼늑대가 되어 있었다.







-2-
모건이 가장 먼저 마을 부근으로 접근했고 뒤이어 하사관과 나 마샬 순으로 뒤를 따라 갔다. 독일군 점령지임이 분명했지만, 마을엔 군인이 없는 듯 했다. 겨울에게 덥혀버린 마을은 조용했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마을로 우리 넷은 고요히 접근했다.

마을은 크지 않았다. 아르덴느 숲에서 몇 번 들른 적 있던 여느 마을보다도 작았다. 마을 중심부에는 성당의 고딕 첨탑이 우뚝 솟아 있었고, 그 주위로 옹기종기 가옥들이 늘어서 있는 식이었다. 성당을 보호하기 위한 모양새였다. 혹독한 겨울 때문에 네덜란드에서의 아름다운 가옥들과는 다르게 투박하고 거친 통나무와 전나무로 만든 집들이었다. 가옥 사이사이로 달리면서 톰슨의 총신 아랫부분을 꽈악 잡고는 전방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측면이 전부 노출되어 몹시도 떨렸다.

“잠깐! 멈춰. 좌측 건물 창틀 응시! 아니 흩어져!”

난 낮은 음성으로, 허나 다급하게 외쳤다.
왼쪽으로 약 30M정도 떨어진 3층짜리 주택의 창문 쪽에서 빛을 반사하는 무엇인가를 보았기 때문에 혹시나 저격수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눈을 찡그리고 총구를 창문 쪽으로 들이 밀었다.

“저격수가 아니야.”

애초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 뜨는 해에 창문의 일부가 반사된 것이었다.
넷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조금씩 성당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까지 마을을 지나면서 단 한명의 마을 주민도 보지 못했다.

“마을을 통과 할 겁니까? 아님…….”

마샬의 톰슨이 부드럽게 허공을 휘저으며 그의 등 뒤로 돌려졌다. 드디어 네 명이서 정확히 각각의 방향을 주시하게 되었다. 마을은 확실히 너무나 조용했다. 뭔가 이상하다.

“매복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성당으로 빨리 진입하는 게 좋겠군.”

패트릭 하사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선봉에 서서 마을 중앙 성당으로 달려 나갔다. 약속이라도 한 듯, 나는 성당 앞에 있던 수레로 가서 하사관을 엄호했고 모건은 하사관의 뒤를 따라 성당으로 들어갔다. 눈 덮인 마을. 고요한 마을 중심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멀리서 아군이 봤다면 분명 우릴 독일군으로 알고 총구를 열었을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위장을 위한 독일군 슈트 때문에 영락없는 독일군이다. 손에 든 톰슨만 뺀다면 더욱 완벽해 지겠지. 아치형의 높은 현관 통로와 웅장하게 드러나는 성당 내부가 드러났다. 갑작스레 스스로 성스러워(?)지는 느낌. 마리아상으로 가서 ‘아버지’를 외쳐대고 싶은 분위기를 절로 연출했다. 본관으로 들어가자 아득한 정면에 성모마리아가 양손을 뻗고 우릴 환영하고 있었다. 이 성당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어머니의 자궁 속 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마리아상의 입가에 비친 옅은 미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다.
마샬과 하사관이 성당 입구를 지키는 동안 모건과 나는 성당 안을 수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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