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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로봇대전

2007.04.28 06:33

에테넬 조회 수:292

extra_vars1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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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은 초원 위에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위에는 두 대의 로봇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안에는 당연히 파일럿들이 타있었다. 서로를 원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이상의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오늘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 것이 참으로 기쁘구나. 너와 마주대할 때면 이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듯한 희열감을 느낄 수가 있거든."


 


  "피가 거꾸로 솟아 오르는 것에서 희열감을 느낀다고? 참으로 웃기고 자빠진 놈이군. 너란 놈은 항상 그랬어. 문제 투성이, 문제만 항상 일으키고 다니는 사고뭉치. 학교에서도 그랬었고 학원에서도 그랬었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너는 트러블 메이커다."


 


  "트러블 메이커라? 하, 오랜만에 그 별명을 들어보는군."


 


  "하등 동물 같으니."


 


  하등 동물이라는 말에 붉은색 로봇에 탑승한, 역시 붉은빛 머리칼을 지닌 남자가 냉소를 지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었지만, 일단 상대가 상대였으니 인정해줄 수 있었다.


 


  "그래 너는 귀족이고 나는 하등 동물보다도 못한 천민이지. 그런 우리가 같은 학교를 다녔으니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니었나?"


 


  "남의 여동생을 욕보인 주제에 별 말이 많구나."


 


  푸른색 로봇에 탑승한, 역시 벽안과 푸른빛 머리칼을 지닌 남자가 독설을 퍼부었다. 분노에 가득 찬 그의 눈빛이 그 모든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반면에 붉은빛 머리칼을 지닌 남자는 냉소만을 머금은 채 가만히 있었다.


 


  "오늘 네 놈의 뼈를 산산 조각을 내주마, 크레스."


 


  "내가 할 말이다, 테렌 엘파이드."


 


  테렌 엘파이드, 오랜 귀족의 가문으로서 왕족과도 연관이 깊은 가문 출생이었다. 반면 크레스는 천민 중의 천민 출신이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입양되어서 테렌과 같은 학교에 다닐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본디 성정이 좋지 못한 크레스는 학교에서 각종 일을 터뜨리고 다녔고, 그 덕분에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테렌 엘파이드의 여동생을 건드린 사건이었다.


  그 둘은 한참 동안이나 서로에게 욕을 해댈 것 같았지만, 마침내 전투가 시작되었다. 푸른색 로봇의 다리쪽이 살짝 비틀리면서 열리더니 막대기 비슷한 것이 튀어나왔다. 푸른색 로봇이 그것을 붙잡자 거대한 검이 형성되었다.


 


  "분자 결정체라."


 


  광선검과는 차원이 다른 검이었다. 광선검은 아직도 미완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사용조차 할 수 없었고 파괴력도 미약했지만, 나노 단위의 분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결정체인 그 검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좋아, 그렇다면 나도 전력을 다 해주지."


 


  붉은색 로봇도 역시 똑같은 검을 뽑아들었다. 그 틈을 노리고 있던 테렌이 곧장 검을 휘두르면서 돌진해 왔다. 크레스는 예상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테렌의 검을 튕겨냈고, 곧바로 부스터를 가동해서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그 다음으로 그는 땅으로 돌진하면서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테렌은 그 검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고, 검은 허무하게 땅에 파 묻혔다. 덕분에 땅이 깊게 파이면서 먼지가 일었다. 테렌이나 크레스가 서로의 로봇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오늘 같이 날씨 더운 날에 뜨거운 열기를 품은 먼지가 공중에 떠다니고 있으니 열추적장치도 무용지물이었고, 레이더도 방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치겠군. 오늘은 또 왜 이리 더운 거야?"


 


  테렌이 나지막하게 중얼 거렸다. 그 순간 크레스의 로봇이 눈에 어른 거리는 것 같았다. 그는 급히 부스터의 출력을 올려서 크레스의 로봇이 있었던 곳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그 곳에 크레스의 붉은 로봇은 없었다. 그리고 금속이 금속을 꿰뚫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테렌의 로봇이 크게 흔들렸다.


 


  "게임은 끝났다, 테렌."


 


  "이......"


 


  크레스의 검에 몸이 반토막이 난 테렌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죽었다. 먼지 속의 허상에 속아 넘어간 것이 그가 죽음을 맞이한 가장 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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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습작.


 


하지만 완결. -_-;


 


오늘따라 왜 이리 단편 습작을 쓰고 싶었던 것일까? 핫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