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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The gate of the end - 03

2007.04.23 01:42

에세카 조회 수:823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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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S(전자미체)를 이용해 스텔스(Stealth:은폐)효과를 일으킨 페더는 고양이처럼 조용하고 능수능란하게 움직였다. 브로큰이 알파1의 시야를 이끌고 한방에 죽여버릴만한 비수를 페더가 몰래 다가가 찌른다는 단순한 작전. 단순하지만 당하면 알파1은 거기서 끝이라고 세리아는 생각했다.
  분홍빛의 탄환이 꿈틀거리며 브로큰을 노릴때마다 세리아는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브로큰은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기우라고 말을하듯 탄환들을 가뿐하게 피해대며 이따금씩 손목의 옵션파츠를 이용하여 레이져를 쏘아댔지만, 알파1은 그 것을 가볍게 몸으로 맞아대며 돌진했다.
  성난황소처럼 돌진하며 미사일처럼 다가오는 알파1의 오른팔이 뿜어대는 기세에 브로큰은 작게 신음을 흘리며 뒤로 두어번 점프하며 동시에 왼손의 옵션파츠에 달린 앵커를 이용하여 건물의 옥상부근으로 날았다.
  알파1은 브로큰이 서 있던 자리에 주먹을 내질렀다. 꽤나 멀리있음에도 귀를 찌르는 파공성에, 그 밑의 잔재들이 바람에 밀려 주변으로 굴러가는 것을 보니, 저 것을 그대로 맞았다면 어떻게 될 지는 상상하기조차 싫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파괴력이 있는 만큼, 반동이 큰 법. 알파1의 등은 완벽하게 비어버렸다.
-세리아!
  외침과 함께 알파1의 뒷부분이 일렁거리더니 각 장갑들이 위로 솟아오른 페더의 모습이 물감처럼 퍼지며 나타났다. 페더는 손에 들린 E.S에 에너지를 공급하며 날을 일으키고는 한껏 위로 올라가있던 E.S를 그대로 내리그었다.
-알았다...구웃!!
촤악!
  반 이상 생체화가 진행된 알파1이 생물처럼 끈적끈적한 체액을 뿌렸다. 왼쪽으로 내려그어진 부분에 선이 그어지며 쩌억하고 갈라졌다.
  점이 아닌 선의 상처는 회복이 힘든 것인지, 알파1의 동체는 갈라져 위태위태하게 ‘걸려’있었다. 단면에는 푸른빛이 머물러있었고, 갈려진 틈으로는 초록빛을 내는 혈관으로 뒤덮인 기계들이 보였고, 그 사이로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는 촉수들이 ‘무언가’를 휘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촉수들이 크게 출렁거렸다.
-흐읏!
  출렁거림을 본 페더는 발작적으로 출력을 최대로 높이며 옆쪽으로 바닥을 박차며 뛰었다.
촤르륵!!
  페더가 옆으로 뜀과 동시에 상처부위에서 수십줄기의 촉수가 쏟아져나왔다. 그 촉수들은 페더를 향해 날아갔고, 페더는 긴급하게 예의 ECS를 작동하며 촉수들을 피했다. 페더의 모습이 일렁거리며 투명해져 세상에 녹아들자, 촉수들은 일순간 허공에서 멈추더니 다시금 상처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촉수들이 빨려들어가자, 서로 벌어졌던 동체가 서로 촉수들로 인해 연결되더니 연결된 부분은 곧바로 재생되었다.
-무슨 저런!!
  꽤 깊은 상처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가뿐하게 재생하다니? 게다가 상처부위에서 촉수를 뿜어 역공을 하다니...지금까지 일어났던 인간과 인간사이에서의 싸움에선 볼 수 없었던 상황이였다.
  세리아와 아크는 적잖이 당황했고, 페더와 달리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 브로큰은 순간적으로 알파1의 겹눈과 Eye가 마주쳤다.
-아차!
  알파1은 화난듯 괴성을 질러대며 브로큰을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 오른손에서 수십의 촉수가 일어나 브로큰의 앵커가 박혀있던 빌딩을 채찍처럼 강타했다.
  강한 파공성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촉수는 위협, 그 자체였다.
  브로큰은 앵커를 회수함 동시에 벽을 박차며 검의 이밋션과 오른손의 옵션파츠에 에너지를 공급했다. 오른손의 옵션파츠가 작게 진동을 하고 검면의 이밋션이 붉은 빛을 띄며 투명한 유리조각들이 허공에서 모이더니, 블레이드(Blade : 검날)부분을 이루었다.6m정도로 얇고 길어진 붉은 검을 손에 쥔채 브로큰은 빽빽이 들어선 빌딩들을 좌우로 박차며 날아다녔다.
  뒤를 바짝 따라오는 촉수는 브로큰이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그 즉시 브로큰을 장난감처럼 부숴버릴 기세여서, 브로큰은 쉼없이 계속해서 날아다녔다.
  무중력의 우주나 미약한 중력을 지닌 행성들에서는 시속 150km까지 1초 이내로 가속하는 브로큰이였지만, 메인 부스터가 이온엔진(Ion engine)류이기에, 지구와 비슷한 G(중력)- 혹은 그 이상의 G에선 평범한 가솔린 엔진 이하의 속도를 내는 것이였다.
  그래서, 브로큰은 미약한 엔진의 출력을 커버하기 위해 벽을 박차며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이였다. 게다가 프리덤 웨이브 자체가 G를 대부분 상쇄시켜 주길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미 브로큰은 이름 그대로 ‘브로큰(Broken)'이 되었을 것이였다.
  아찔할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건물과, 그 속도를 따라오는 분홍빛의 탄환. 액션영화처럼 아슬아슬한 그 장면들은 거주지역의 도심에서부터 연구지역과 연결되는 외곽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알파1은 평범한 먼쉬보다 더 커진 오른발과 빈약해진 왼발을 번갈아 바닥을 밟으며 수십의 촉수를 흩뿌렸다. 그나마 장애물이라고 사료되는 건물들은 촉수앞에선 망치앞의 유리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브로큰은 3차원적 전방위에서 호시탐탐날아오는 촉수들을 피해야만했다.
  가끔 간담이 서늘할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날아드는 촉수들도 있었지만, 인간의 오감을 초월한 제 육감(六感)- 메인 컴퓨터의 센서의 감지턱에 브로큰은 그 모든 공격을 피해냈다.
[전방30, 고층건물 탐지.]
  VHS(인식성능최대)모드인 AI가 말했다. 잠깐 시야를 움직여 정면을 바라보니, 비참해보일정도로 너덜너덜한 건물이 삐딱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그 건물을 중심으로 수많은 건물들이 정글을 이루고 있었고 수십의 차선이 엇갈려있었다.
  아크는 그 장소를 바라봄과 동시에 눈을 반짝였다.
  브로큰은 즉시 왼손을 뻗어 앵커를 발사했다. 빠르게 날아간 날카로운 삼각뿔형의 기구가 건물의 외벽에 꽂힘과 동시에 활짝 펴지며 단단하게 고정되자, 브로큰은 원숭이라는 멸종한 동물처럼 앵커와 연결된 선에 몸을 지탱하며 강하게 벽을 박찼다.
  브로큰의 붉게 타오르는 F.W는 붉은 역포물선의 궤적을 남기고 그 궤적을 쫓아 촉수들이 허공을 찔렀다. 브로큰이 건물의 뒤편으로 사라지자 알파1은 작게 맹수처럼 그르렁거리며 건물을 향해 온 몸에서 수십의 탄환을 내질렀다. 겨우겨우 지탱되고 있던 건물은 수많은 총탄이 꿰뚫자 흙먼지를 말아올리며 소리와함께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리고, 브로큰이 사라진 반대편인 오른쪽의 흙먼지 사이에서 길다란 선과 연결된 무언가가 검게 모습을 드러냈다.
캬아아!!
  알파1은 괴성을 질러대며 그 것을 향해 건물에 쏘아댄 것 만큼의 촉수를 뿌렸다. ‘무언가’는 촉수에 불쌍해보일정도로 너덜너덜하게 꿰둟렸고, 결국 폭발을 면치못했다.
-걸렸다-!!
  그 때, 목소리와 함께 무너지는 건물의 위로 붉은 궤적이 그려졌다. 브로큰의 붉은 검은 양 손에 들려 땅...아니, 알파1의 정수리를 향하고 있었다.
  알파1은 긴급히 촉수를 회수하여 다시 쏘려 했지만, 그 것보다는 프리덤의 반중력효과를 제거한채 미약한 이온엔진을 풀가동한 브로큰의 검이 더 빨랐다.
샤악
  얇디 얇은 종이를 절삭성이 높은 칼로 벤 소리와 함께, 붉은 궤적이 알파1의 정수리부터 사타구니까지를 훑었다. 그리고, 그 궤적은 바닥에 닿기 직전에 알파1의 오른다리를 사선으로 베어올렸고, 그대로 허리를 갈랐다. 뒤늦게 궤적이 훑은 부위를 따라 붉은 기운이 선을 그리며 알파1이 조금씩 기울었다.
  기울음과 동시에, 상처부위에 거품이 생기기시작하며 알파1의 경이로운 회복능력이 발휘되는 듯 싶었는데-
퍼억!
  어느샌가 검을 옆으로 버린 브로큰의 오른손이 알파1의 복부를 짓이겼다. 그럼과 동시에 오른손의 옵션파츠가 충전되어있던 탄환을 내뱉었다.
제로거리의 고압축탄환
  알파1의 배갑에 얇은 실과 같은 붉은 선이 그려지고, 그 것이 굵직한 원통으로 변하며 하늘을 찌르듯 퍼져올라갔다. 그 엄청난 에너지의 파동에휩싸인 알파1의 몸체는 말그대로 ‘사라졌다’
  가운데가 뻥뚫려버린 알파1은 비틀거리며 바닥을 향해 기울어졌고, 알파1은 그 것을 오른발로 가격했다. 퍼억,하고 알파1은 옆으로 날아갔다. 브로큰의 오른다리에 있던 옵션파츠와 함께.
-체크 메이트다-!
  피윳-하고 붉은 광선이 옵션파츠를 꿰뚫었다. 그리고, 옵션파츠는 그대로 그레네이드와 같이 폭발하며 화염으로 알파1을 감싸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