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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The gate of the end - 02

2007.04.20 07:47

에세카 조회 수:174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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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일런트 테일이라하는 소속불명의 팀이 트피렌에 등장한 후. 싸움은 시시하게 끝났다.
  광범위 마이크로 파를 이용한 확인사살이라는 획기적인 비책으로 인해, 인드레아는 손쉽게 전멸을 맞이했고 그나마 남아있던 것들은 트피렌의 남아있던 보안시스템이나 수비대원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전투가 끝나고, 몇분 지나지 않아서 다른 콜로니로부터의 원조군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의 상위 기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트피렌의 수비대원들과 같은 먼쉬들과, 기초 S. F인 탈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각 기체들은 트피렌의 곳곳을 탐색하며 민간인들을 구출했고, 타격받은 건물들의 복구를 도왔다. 또한 트피렌에 퍼져있던 화염은 자체소방시스템에 의해 빠르게 사그러들었다.
-흐응, 그런데 트피렌은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통신기를 통하여 세리아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유명해지게 된 콜로니 트피렌. 르메스 성좌이외의‘첫’공습피해 콜로니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갖게된 곳에 누가 이주하려 들것인가?
  아무리 콜로니가 원상태로 복구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모두 이주할것이고, 이주민은 없을 것이였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비어있는... 한마디로‘죽은’콜로니랄까?
 “연구시설로 쓰겠지. 뭐, 우리가 알바는 아니잖아?”
  아크는 너저분한 거리를 걸으며 말했다. 무너진 건물. 불타버린 가구들. 바닥에 이리저리 어지럽혀져있는 시체. 피와 체액으로 뒤덮인 바닥으로 이루어진 난잡하고 기괴한 거리.
  범인이라면 보는 즉시 토악질을 할 광경을 보면서도 그는 태연하게 낯빛도 바꾸지 않은채 걸어다녔다.
-어이 거기!
  익숙한 길을 산책하듯 걷던 아크의 뒤에서 기계적인 음성이 울려퍼졌다.
  회백색의 먼쉬. 오른쪽 숄더가드의 문양을 보니, 트피렌의 수비대원중 한 명인듯 싶었다.
  아크는 고개를 갸웃하며 1m정도 차이가나는 먼쉬를 올려다보았다.
-자네, 사일런트 테일팀 중 한명맞지?
끄덕
  아크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역시! 자네들 덕분에 살았네. 정말 고마워!
  먼쉬는 기쁜듯이 말했다. 분명, 그 안에 있는 러너는 밝게 웃고있으리라-
 “우연히 트피렌에서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래도 바로 돌아와준 것이 어디인가? 자네들만 아니였으면 트피렌은 폐콜로니가 되었을 걸세!
 “아니요, 저희가 오지 않았더라도 곧 다른 콜로니의 원조군들이 왔을 겁니다.”
  아크는 먼쉬의 말에 계속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먼쉬는 웃음기 섞인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아크는 그런 모든 대답에 미리 부정적인 대답을 작성하여 내뱉는 A.I와같이 대답을 하며 몸을 돌렸다.
 “저희 팀장이 불러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잘가게 소년! 정말 고마웠어!
  회색빛의 손을 흔들어대는 먼쉬를 뒤로한채, 아크는 귀의 뒷부분에 붙어있는 골전도 이어폰의 전원을 켰다.
  구슬픈 피아노와 잔잔한 통기타음과 뒤섞인 애달픈 보이스가 흘러나오며 주변의 소란스러움을 잠잠하게 해주었다.


 



 


 “에에? 저 함선에 겨우 다섯명이 탄다구요?”
  한 엔지니어의 경악성이 격납고에 울려퍼졌다.
  그는 격납고의 한쪽 유리벽 반대편에 정착되어있는 거대한 기계상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엔지니어의 손이 부들부들떨리는 것으로 보아 그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아아, 그렇다.”
  경악성에 비해 가라앉은 목소리로 E013이 대답했다.
  엔지니어는 너털웃음을 내뱉으며 E013이 전송해준 데이터를 디지털 페이퍼-평소에는 ㄴ자의 각진 두께 1cm정도의 짧고 얇은 철판이지만, ㄴ자 중심의 회색빛 막대를 누르면, 누름과 동시에 그 막대가 푸르게 빛나며 전원이 On이되며 막대를 모서리로 A4정도의 크기의 푸른 화면이 나타난다. 액정의 크기는 조절할 수 있다.-로 바라보았다.
  꽤나 상급에 속하는 벌츄즈 급이라고 하기에 수백명이 탑승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고작 5명이라니? 이 무슨 어이없는 상황인가? 비유하자면, 100층짜리 고층건물에 단 다섯명이 전세를 내고 있는 것과 비슷했다.
 “허허허... 그런데, 당신들은 대체 뭐요? 딱히 신형이라곤 할 수 없지만 내부 부품을 죄다 뜯어 고치다 시피한 벌츄즈급의 Arc를 다섯명이 쓰는 집단이라니.. 들어본 적 없소.”
 “특수한 케이스라고 생각하고 ‘그 것’만 잘 달아주길 바란다. 그럼.”
  답변을 짧게 얼버무린채 E013은 격납고의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왜 이런 물건을 달려고하는거지?”
  E013의 뒤로 엔지니어가 중얼거렸다.
  그가 부탁한 물건은 페이퍼 폴드에 사용되는 기기였다. 중력증폭하여 집중하는데 쓰이는, 평범한 Arc에는 불필요한 기기. 잘못사용하면 다운버스터(Down Buster - 중력붕괴[gravitational collapse])를 일으켜 물질은 아예 ‘소멸’시켜버릴 수도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기계. 프리덤 웨이브가 폭주할 때 일어나는 묠니르(Mjollnir)현상과 합쳐진다면 상상도 하기싫은 결과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뭐... 우리야 돈만 받으면 상관없지만-”
  엔지니어는 그렇게 자신을 달래며 자신의 본업으로 시선을 돌렸다.


 


 



샤샤샥
  어둡고 습한 통로.  사람 두명이 서면 꽉 찰 것 만같은 좁은 통로에서 긴 옷감이 끌리는 것같은 소음이 울려퍼졌다. 네 개의 붉은 빛이 움직일때마다 그 소리는 계속해서 울려퍼졌다.
  외부 격벽에서부터 콜로니 내부 격납고까지 이어지는 긴통로를 그 무언가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계속해서 움직였다.
  간간히 통로의 밑바닥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보인 그 이상생명체(異狀生命體)는 사람의 모습도, 곤충의 모습도, 동물의 모습도아닌 완벽한 ‘변종’이였다. 기괴하게 생기며 앞발역할을 하는 수십의촉수로 이동하는 생물의 변종. ‘뼈’와같은 물질이 존재하지않는 연체동물인 것과 같이 흐물흐물거리며 액체처럼 바닥에 퍼질때도 있었고, 때로는 절지동물과 같이 단단한 갑각을 만들어 통로에 굳건히 일어설때도 있었다.
  통로에 습한 공기가 불어닥칠때마다 그 생명체는 하악-하는 소리를 내며 중앙의 일부를 벌렸다. 벌려진 부분의 안에는 괴상한 고깃덩어리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썩은내를 풍겼다.
  이윽고, 그 변종은 통로의 끝에 있는 격납고의 환풍구를 통해 격납고의 안으로 액체처럼 흘러내렸다.


 


덜커덕
 “응?”
  수납되어있던 S. F들을 정비하던 엔지니어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놀라며 그 부근을 바라보았다. 콜로니의 전력 대부분이 방수시스템에 치중되어 있었기에, 격납고의 전등은 엔지니어가 서있는 부분만 켜있었기에 소리가 나는 곳은 어둠으로 치장되어있었다.
  진한 암흑으로 물든 그 곳에는 멘쉬로 보이는 형태의 물건들이 잠을 자는 것 처럼 미동도없이 누워있었다.
  엔지니어는 이마를 찌푸리며 그곳을 잠시간 노려보고는, 다시금 고개를 돌렸다.
 “뭐야.. 잘못들었나?”
  엔지니어는 지상에서 복구로 인해 들린 소리로 간주하며 다시금 정비에 열중했다. 어차피 입구는 하나인데다가, 문단속은 철저하게 해놓았기에 인간이라면 들어올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인간끼리의 전쟁은 끝난지 오래이므로, 그가 그렇게 마음을 졸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세가지의 오류를 범했다.
  첫째. 콜로니의 방음시설은 상당히 뛰어나다. 또한, 지금과 같은 때라도 대략 1층부터 지하 5층정도의 차이가 나는 거리에서는 콜로니가 붕괴되는 일이 아닌한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둘째. 인간과 싸우는 것은 인간이 아니다.
  셋째. S.F격납고는 완벽한 밀실이 아니다.
  오류를 범한 그의 너머로, 느릿하게 상체를 세우며 일어나, 고개를 돌려 센서를 붉게 밝히는 하나의 멘쉬가 있었다.


 


 



철퍼덕
  머리가 수박처럼 깨진 시체가 바닥에 널부러졌다. 머리에서는 짓이겨진 뇌가 훤히 보였고, 희여멀건 뇌수와 붉은 피가 뒤섞인 이름모를 액체가 흘러나와 철판으로 된 바닥에 흘렀다.
  한방에 머리가 깨져 즉사해버린 엔지니어는 일하던 표정 그대로 바닥을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쓰러진 엔지니어의 뒤로 먼쉬.... 아니, 먼쉬와는 다른 S. F가 핏물이 진득하게 묻어있는 손을 쥐락펴락했다. ‘의수’를 처음 낀 인간이 무언가 익숙하지 않을때 하는 것과 비슷한 행동을 하며 그 것은 평소의 초록빛이 아닌 붉은빛의 LED로 물들어 있는 카메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기이잉-
  먼쉬 기동시에 나는 특유음이 시체와 먼쉬들로 뒤덮인 격납고를 덮었다. 그 기체는 2족보행이 익숙치 않은지 넘어질듯 불안하게 움직였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그 기체는 급속도로 안정해졌고 10발자국을 넘자 평범한 인간의 걸음을 갖게되었다.
  그리고 11번째 발자국-
촤악!
  소리와 함께 인간의 견갑골에 해당하는 부위에서 인공근육을 찢으며 붉은 촉수가 튀어나왔다.
  이윽고, 격납고 끝의 출구에 달했을 때에는 그 것은 이미 먼쉬가 아니였다.



  소리없이 S. F격납고의 문이 열렸다.
“아, 호롤룬 벌써 일이 끝났어?”
  C. F을 정비하고 있던 한 엔지니어가 화색을 띄며 말했다. 그는 '호롤룬‘이라 하는 엔지니어와 친한 사이인지, 얼굴을 환하게 하며 열린 문을 향해 걸어갔다.
  열린 문의 틈으로 거뭇거뭇한 기체의 형체가 보였을 때. 그는 도망쳐야 했다.
퍼억!
  소리와 함께, 엔지니어의 등판이 터지며 주변으로 내장이 비산했다. 흩날리는 피의 사이로, 검은 기체가 차분하게 걸어나오고 있었다.


 



크그그ㅡ...
  갑작스레 땅이 흔들리며 소음을 내고, 그나마 복구되어가던 건물들을 다시금 무너트렸다. 길가를 걸어다니던 사람들은 모두 휘청거렸고 S. F들은 모두 기체의 설정을 발작적으로 재조정하며 흔들림을 버텼다.
  지진?
  아니, 그것과는 달랐다. 이 곳은 행성과 같이 생물에 가까운 개념의 것이 아닌 인공으로 만들어진 ‘물건’이였으므로 그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였다. 그렇다면 결론은 한가지. 콜로니의 내부에 강한 충격이 일어나 외부까지 전해진 것이였다.
  그리고 그 충격의 원인은 수십의 장벽을 뚫고 평범한 시민들의 거주지역까지 올라왔다.
콰앙!
  쇳소리와 함께 보도블럭으로 치장되어있던 철판을 갈아엎으며 검은 빛의 인형(人形)이 뛰쳐올라왔다. 그 것은 붉은 빛의 ‘눈’을 번뜩이며 주변을 훑었다.
  회색빛으로 흔들리는 카메라에 들어온 것은 놀라서 바닥에 주저앉은 부상자, 경계하는 태세를 취하는 의무병, 기자재를 나르던 먼쉬와 탈렘들. 이 것들의 공통점이라면, 경악스런 빛으로 가득찬 눈을 하고 있었단 것이였다.
-갸아아...
  그 무언가는 스산한 소리를 내뱉으며 양 손을 가장 근거리에있는 먼쉬와 탈렘을 향해 내뻗었다.
촤악!
  동시에, 먼쉬의 관절부분에서 붉은 빛의 촉수가 파공성을 일으키며 날아가 두 대의 S. F를 강타했다. 콰직,하고 철판이 우그러지는 소리와 함께 복부장갑이 종이처럼 구겨지며 튕겨나가 벽에 부딪혔다.
  돌로 이루어진 벽에 부딪히며 비행을 멈춘 두 대의 S. F는 장갑이 구겨진 틈으로 붉은 액체를 줄줄 흘렸다.
즉사-
  분명, 러너의 하체는 다져진 고깃덩이처럼 뭉개져 입으로 피를 토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놀라는 사이 그 기체는 땅으로 내려와 여유롭게 착지를 하며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뭐야-
  기체 외부의 스피커를 통해 음성이 흘러나왔다. 물론, 그 음성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시끄럽다-라고 말하고 싶은 듯, 의문의 기체는 붉은 눈으로 음성을 흘리던 먼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숄더가드와 헬멧의 틈새에서 붉은 촉수가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며 튕겨져 나갔다.
  ‘아음속(亞音速)’으로 사람 눈의 인식보다 빠르게 날아간 촉수는 그 기체의 머리를 휘감아 필름이 감길때의 소리를 내며 회수되어갔다.
  튕겨져나갈때보단 느리지만, 충분히 빠른속도로 회수되어가는 촉수의 끝에 걸린 먼쉬는 바둥거리며 소리질렀다.
-으아악!!
콰앙-!
  대전차포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촉수에 휘감긴 먼쉬의 등부분이 활처럼 휘며 배갑이 폭발했다.. 촉수보다 약하진 않을 파괴력의 주먹이 꽂힌 그 먼쉬는 충격으로 인해 배갑이 폭발하며 흩날리는 잔재사이로 피를 흩뿌렸다.
  물론 그정도의 파괴력을 낸 의문의 기체의 팔은 멀쩡하지 않았다.
  멋대로 우그러지고, 휘고, 너덜거렸다.
  그 기체는 그 팔을 잠시 멍하니 쳐다보더니 힘을 주듯 주머글 쥐었다. 그러자, 미묘한 소리와 함께 인드레아의 갑각과 비슷한 무언가로 팔이 원상복구되었다.
-치익- 여기는... 중앙관...칙-
 노이즈가 짙게깔린 통신이 각 S. F내의 마스터룸에 깔렸다.
-이상먼쉬...칙- 알파1...포획..
  노이즈가 심하긴 했지만, 중요단어들은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각 러너들은 대강 뜻을 깨닫고는 신속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뒤의 주의사항같은 것들은 통신두절로 인해 들리지도 않았지만.
  각 탈렘과 먼쉬들은 너나 할것없이 모두 기자재등을 떨쳐버리고 양 손에 원거리형 무기를 생성했다. 그리고, 생성이 끝나자 마자 즉시 알파1-이라 명명된 의문의 기체-를 향해 쏘았다.
  촉수의 몇십배는 되는 속도의 레이져가 소리없이 쏘여졌다. ‘피슝-’하는 소리는 레이져의 소리가아닌 LRC자체에서 나는 압축소리니까 레이져 자체는 소리없이, 광속으로 알파1의 온몸을 꿰뚫었다.
  수십대의 S. F들이 쏜 것인 만큼, 수십발의 레이져가 기체를 꿰뚫었다. 온 몸에 무수히 많은 구멍이 뚫리고, 오른팔은 대롱대롱 걸려있다가 떨어졌다. 양 다리는 후들거리며 넘어질듯 싶었고 센서들이 모여있는 머리는 이미 제구실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인간이라면 100%죽어야 할 상황. 먼쉬라면, 100% 폭발해야할 상황.
  하지만 불운하게도, 지금 그들이 맞서는 알파1은 인간도, 먼쉬도 아니였다.
촤악
  물안에서 무언가가 나올때 나는 소리와 비슷했다. 그런 소리와 함께, 무수한 구멍이 뚫려있던 알파1의 기체는 기괴하게 수복되었다. 흑빛비슷한 고강도의 키틴질 갑각이 구멍을 메꾸고, 떨어져 나간 오른팔의 부분에는 인드레아의 팔과 인간의 팔을 합쳐놓은 듯한 기괴한 팔이 생겨났고, 양 다리또한 마찬가지였다. 머리부분은 기계적인 인간의 얼굴과 메뚜기를 확대시킨듯한 기괴한 얼굴을 합쳐놓은듯한 그로테스크한 헤드
  그 것은 이미-
  먼쉬가 아니였다.
캬아아아!!
  아까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음성관 확연하게 다른 음성.
  아팠다고 울부짖는 것일까- 아니면, 새롭게 태어난 거에대한 환호성일까.
  메뚜기의 입을 닮은 생체적 스피커에서 기괴한 육성이 흘러나오자 모든 S. F들이 흠칫했다.
  공포-라기보단 혐오감. 생리적인 혐오감이 갑자기 치밀어 오른 것이였다. 그리고 동시에, 수십의 촉수가 알파1에게서 솟구쳐 나오며 주변을 강타했다.
  발작적으로 생성한 P4-대 물리력장비-는 미처 생성되기도 전에 촉수에 유리처럼 무력하게 깨져버렸다.
퍼억!
콰앙!
  일차적으로 촉수에 후려맞은 기체는 그대로 날아가 건물에 처박혔다. 미약하게나마 꿈틀거리던 그 것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단 한순간에 서른가량의 S. F들을 쓸어버린 알파1은 피어오르는 흙먼지 속에서 빨간 센서와 노릿한 겹눈을 번뜩이며 다시금 포효했다.


 


 





 “하아... 너무 이르다고 말했는데...”


  블레이드 샤크의 어두컴컴한 브릿지에 혼자 앉아있는 그- E013은 탁자를 톡톡건드리며 중얼거렸다.


  E013의 앞에 떠오른 윈도우에 나타나있는 브로큰과 페더의 Eye-헤드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전송되는 화면에서는 알파1이 중심에 서 있었고, 알파1에게서부터 위협적으로 꿈틀거리는 촉수들이 화면을 향해 위협적으로 쇄도해왔다.


  그 화면은, 마치 잘 만들어진 1인칭 액션게임을 하는 듯 했다. 화면은 그 촉수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며 오른 손의 옵션파츠에서 자잘한 붉은 레이져들을 쏘아댔다.


 "뭐, 어차피 리바레(Revale)의 실험이 목적이니...“


   E013은 느긋하게 중얼거리며 눈을 슬며시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