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Fatalité

2007.06.07 22:40

Mr. J 조회 수:663 추천:7

extra_vars1 Super Anna 
extra_vars2 SF편 - 1 
extra_vars3 121642-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Fatalité


저녁 여덟 시 반이 됨과 동시에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가로등이 켜질 시간이다. 컬쳐 스트릿의 명물, 가지각색 가로등들은 그 찬란함을 뽐내며 빨강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연두색, 파란색, 하늘색, 보라색 그리고 조금은 야시꾸리하고 홍등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쇼킹 핑크, 분홍색으로 빛난다. 간판마다 설치된 밝은 색의 네온싸인이 빛을 발하고, 커다란 젖가슴을 흔들며 춤추는 홀로그래픽 아가씨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맥주 광고를 하는 거대한 전광판도 잠에서 깨어난다. 어찌 된 것이 밤 거리가 낮 거리보다 밝고, 어찌 된 것이 사람들도 더 활기차 보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가족 나들이는 없지만 서로의 허리에 손을 두른 연인들, 회식을 하러 나온 한 무리의 샐러리맨들, 암표든 마약이든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것은 뭐든지 가지고 있는 아비들,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찾아 나온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그 수많은 사람들 안엔 제비, 창녀, 창남, 뚜쟁이, 동성애자, 변태 성욕자, 심지어 싸이코 킬러도 섞여 있을 테지만 모두가 한데 섞여 진정한 하나가 되는 네온 시티의 컬쳐 스트릿에선 그 어떤 것도 그들을 속박하지 않는다.


 


오늘의 대 이슈는 바로 떠오르는 신인 아이돌 가수, 슈퍼 안나의 라이브 공연! 인터넷 예매는 이미 초장에 끝이 났고, 찬스를 놓쳐버린 당신은 허겁지겁 매표소로 달려가지만 이틀 전부터 매표소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다이 하드 팬들 때문에 포기를 한다. 그리고 서둘러 거리에 만연한 암표쟁이들을 찾아 떨리는 손을 부둥켜 잡고, 피눈물을 흘리며 결국 표를 구입한다. 경찰들은 매표소 주변을 제집 안방 돌아다니듯 누비는 암표장사들을 본체 만 체, 주머니에서 꽁친 대마초를 조금씩 꺼내 재미를 본다.


그리고 결국 10시, 슈퍼 안나의 대공연 시작이다! 아직 무대에 불조차 들어오지 않았지만 벌써 관중들은 열광하고 있다. 슈퍼 안나의 인기 비결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그녀의 18살 데뷔 이후 1년 동안 줄기차게 쏟아져 내렸지만 여전히 정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그녀는 전형적인 소녀 아이돌 가수이면서도 상상을 깨는 음반 판매율을 올리고 있었다. 코흘리개 어린애부터 할망 노친네들도 슈퍼 안나의 넘버 원 히트 송 Super ANNA Song을 들으며 어깨를 덩실거리니 알만 하다.


그녀의 노래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어요라고 비평가 호호치씨가 말한 적도 있듯, 그녀의 목소리엔 모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그녀는 평범한 10대 소녀가 아니다.


 


무대에 팡! 하는 소리와 함께 조명이 켜진다. 그와 함께 관중석의 불빛은 꺼지며 마치 콜로세움의 미래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무대의 중앙이 완벽하게 강조된다. 불만 켜졌을 뿐 슈퍼 안나는 커녕 슈퍼 안나의 노래도 켜지지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의 난리법석 속의 소리를 들어보니 이미 실신자가 생겼다. 참다 못한 팬들은 목청이 터져라 그들의 대 스타를 부른다. 슈퍼 안나! 슈퍼 안나!


 


그리고………. 너무나도 익숙한 베이스 소리가 들려온다! Super ANNA Song! 관중들은 미친 개구리처럼 뛰어오른다. 내지르는 소리가 개구락지 같진 않지만 미쳤다면 가능할지도 모르는 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반주가 끝나기 무섭게, 무대를 가로지르며 하나의 아름다운 요정이 날아오른다. 새하얀 조명 빛 아래에 반짝거리는 붉은색 의상을 입은 슈퍼 안나는 그 어느 날 밤보다도 아름답다.


 


그녀의 노래는 여전사의 용맹한 외침 같이 우렁차기도 했으며, 천사의 축복 같이 아름답기도 하였고, 어머니의 자장가 같이 부드럽기도 한, 그 모두가 사랑하는 목소리였다. 모두가 미친 듯 열광하며, 슈퍼 안나를 외친다. 두 시간의 공연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슈퍼 안나는 그녀의 팬들에게 양 팔로 커다란 하트 표시와 윙크를 하여 또 한번 남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무대의 조명이 하나씩 꺼지고, 슈퍼 안나는 대기실로 격돌! 땀에 젖은 그녀는 더 매력적이다. 요란하게 대기실로 들어간 그녀 뒤로 통통한 20대 후반의 매니저가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를 훔치며 그녀를 따라 들어간다.


 


나 오늘 잘했죠? 나 오늘 잘했죠?


 


한창 요란하게 발레 동작을 선보이던 슈퍼 안나는 막 들어온 매니저를 보고 반가운 듯, 재빠르게 달려오며 물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마치 폭포수 마냥 쏟아지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는 매니저가 비틀거리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오늘도 최고였어 셜리. 그보다 사진기자들이 몰려들기 전에 나갈 채비를 해야지.


!


 


슈퍼 안나, 아니 셜리가 활짝 웃으며 주섬주섬 물건을 챙기는데 아뿔싸,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이 대기실 문을 벅차고 안으로 들어왔다. 대기실 앞엔 경호원들이 있었는데 뭐, 저렇게 많으면 경호원쯤 어떻게 하는 건 무리도 아니려나. 그러나 그 사람들은 기자들이 아니었다. 전신을 새까만 타이즈로 감싸고, 얼굴엔 하얀 고무 가면을 뒤집어 쓴 이상한 무리이다.


당황한 매니저가 뭔가를 하기도 전에 검은 타이즈의 사람들은 그를 흠씬 두들겨 패 주었다.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잠시 후에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매니저의 앞에 매우 특이한 패션 센스의 남자가 문을 열고 나타났다. 남자라 칭하기도 묘했던 것이 검은색 무리들과 비슷한 재질의 핑크색 타이즈를 입고 있었으며 마스크는 쓰고 있지 않았지만 새하얗게 분 칠을 하고 진한 붉은 색 립스틱과 굵은 마스카라 등 부담스러운 화장을 해서 매우 해괴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그 타이즈 위엔 털이 북실북실한 코트 달랑 하나만 걸치고 있어서, 좀 보기 남사시럽기까지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가 닥쳐 들어와 매니저를 손보는 동안에도 셜리는 이것저것 짐을 싸는데 여념이 없었다.


 


다아 쌌어요! 가자가자!


그녀가 외치며 돌아섰지만, 펼쳐진 풍경은 변태적인 미소를 지으며 매니저의 살진 몸뚱이 위에 발을 올려 놓고 있는 정체 불명의 핑크 타이즈 여장남자와 까만 타이즈의 남성들이었다. 조금은 당황한 푼수 셜리가 물었다.


 


, 사진기자분들?


오호호호호홋!


핑크 타이즈의 남자가 기분 나쁘게 웃었다.


 


나는 바이섹스맨(bisex man)! 슈퍼 안나씨, 우리랑 같이 가줘야겠어요! 오호호호홋!


, 뭐에요. 사진이라면 여기서 찍어도…….


 


이미 바이섹스맨의 지시로 그의 수하인 검은 타이즈 괴한들이 셜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슬슬 겁을 먹기 시작한 셜리가 조그맣게 도움을 외쳐 보지만, 아무도 들어줄 사람은 없다. 그때, 대기실의 한쪽 벽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먼지 속에서 나타난 것은, 약 이 미터 가량 되어 보이는 크기의 로봇이었다. 경찰 로봇을 살짝 개조한 듯, 별다른 무장은 안되어 있었지만, 사람이 안에 타고 있는지 작은 조종석이 달려 있었다. 로봇은 잠시 방을 돌아보더니, 바로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검정 타이즈의 괴한을 길쭉한 기계 팔로 퍽, 하고 쳐 방 저편으로 날려 버렸다.


 


, 뭐 하는 거야! 어떻게 해보라구 멍청이들!


 


당황한 바이섹스맨이 외치자 당황한 검정 타이즈들은 정신을 차리고 일제히 로봇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로봇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괴한들이 전부 바닥에 나뒹굴고, 결국 바이섹스맨만 남게 되었다. 얼굴이 하얘져 분 칠을 한 그의 얼굴이 더욱 창백하게 보였다.


 


지원, 지원이다 지원!


 


바이섹스맨이 외치며 황급히 방을 도망쳐 빠져나갔다. 여전히 상황 파악이 안 되던 셜리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서 있었다. 그때 로봇의 작은 조종석이 열렸다. 그 안엔 10살이나 되었을까? 전형적인 개구쟁이 얼굴을 한 코흘리개 소년이 타고 있었다.


 


어이! 귀여운 누나! 빨리 타라고!


 


그가 손짓을 하며 외쳤고, 당황한 셜리는 그가 뻗은 기계 팔을 딛고 좁은 뒷자석에 올라탔다. 그리고 조종석의 유리가 닫히기 무섭게, 로봇은 빠른 속도로 건물을 빠져 나갔다.


 


 


 


 


 


 


 


 


 


------


 


그냥, 새로운 시도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 Mutant Astral [알현] [2] 유도탄━┏▶™ 2007.06.26 695
223 Mutant Astral [배달] [1] 유도탄━┏▶™ 2007.06.25 799
222 Mutant Astral [납치] [1] 유도탄━┏▶™ 2007.06.23 829
221 Mutant Astral [마왕강림] [1] 유도탄━┏▶™ 2007.06.23 751
220 Mutant Astral [프롤로그] [3] 유도탄━┏▶™ 2007.06.23 678
219 32bit [2] Sharone 2007.06.22 627
218 32bit [1] Sharone 2007.06.21 645
217 「염원」The Dream Chasers [3] Mr. J 2007.06.14 727
216 그것이 나의 인생, [4] 치코♡ 2007.06.14 711
215 그것이 나의 인생, [2] 치코♡ 2007.06.09 826
» Fatalité [12] Mr. J 2007.06.07 663
213 32bit [1] Sharone 2007.06.06 622
212 32bit [2] Sharone 2007.06.05 496
211 32bit [1] Sharone 2007.06.04 560
210 32bit [1] Sharone 2007.06.04 622
209 32bit [1] Sharone 2007.06.03 513
208 32bit [1] Sharone 2007.06.03 611
207 32bit [2] Sharone 2007.06.02 569
206 32bit [2] Sharone 2007.06.02 517
205 [우주함선 제로네이션] [1] 까망악마 2007.05.27 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