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나의 유년시절의 신비한 이야기를 해줄게.

우리동네에는 효창공원이라는 공원이 있어. 원효대사 동상이 서있기도한 공원이지.

거기서 있었던 이야기야.

우리집 식구는 다섯식구고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나, 남동생이 있어.

아버지는 새벽 두시쯤에 나와 누나를 데리고 담력훈련을 하신다며 효창공원으로 향했어.

배드민턴도 치려고 가지고 갔었는데, 우선 나와 아버지가 배드민턴을 치고있는동안

누나가 효창공원을 한바퀴 돌아오기로했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그때가 초등학생이엿던거 같아.

아무튼 누나가 먼저 담력훈련을 한답시고 숲속으로 들어갔어.

그리고 아버지랑 배드민턴을 치고있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누나가 저쪽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거야.

뭔가 겁에질린듯한 표정으로...

아무튼 난 누나를 안심시키고 왜그러냐고 물어보앗지.

그러자 누나가 어떤할머니가 혼자서 누나를 부르며 자기등뒤에 숨으라고하셧데.

아마도 누나가 숨바꼭질 하는모양인줄 아시는가봐.

그런데 그 할머니의 표정이 석연치않앗데.

마치 먹이를 노리는듯한 그런표정 있잖아.

그래서 누나는 뒤도안돌아보고 뛰엇데.

그런데 정말 생각해 보니 좀 소름끼치드라구.

새벽두시에 연약한 할머니 혼자서 숲속에서 뭘하고있던걸까? 그런생각이 들엇어.

자 이번엔 내차례엿지.

그래서 난 배드민턴채를 누나에게 넘겨주고 숲속으로 들어갔어.

조금 겁이나기도했지만 여자인 누나도 갔다왔는데 남자인 내가 여기서 겁먹는건 웬지

자존심이 상하더라구.

그래서 숲속으로 유유히 들어갔어.

난 혹시나 할머니가 나타날까봐 좀 무서웠어.

그리고 원효대사 동상이 서있는부분을 지나가는데 그뒤쪽에 사람의 형체가 보였어.

그 할머니엿던거야...

그할머니가 씨익 웃으면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하셧어.

난 소름이 끼쳣지만 웬지 모르게 끌려서 가게되엇지.

그런데 그할머니의 얼굴을 쳐다봤는데 눈코입이 없는거야.

순간 공포가 밀려와서 100미터달리기하듯이 냅다 뛰엇어.

며칠뒤, 아버지에게 그이야기를 햇는데 정말 숨이멎는줄 알앗어.

그공원에는 몇백년된 도토리나무가 있었는데 거기서 누군가 목메달아 죽었었다고 하는거야.

그걸 아버지가 유년시절에 직접 1-2미터 거리에서 보셧엇데.

아마도 비관자살인듯한데 그 죽은시체의 자태를 표현하자면,

우선 목이 퉁퉁 부어있었고 혀가 뿌리까지 쭈욱 나왔는데 색깔은 총천연색 즉 초록색이엇데.

그 얘기를 듣고보니 내가 그때 그동상을 지날때 커다란 나무가 있었던거 같아.

물론 그할머니와 연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좀 섬찟했어.

지금도 그 효창공원을 가끔 지나갈때가 있어.

그럴때면 그때생각이 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