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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Invader-

2007.08.09 08:15

울프맨 조회 수:512 추천:1

extra_vars1 시험관의 몰모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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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병자의 낙원.

신 대위가 깨어난 곳은 군용 수송기 안이었다.

“좋은 꿈 꿨나?”

눈을 뜬 신 대위를 보고 말을 걸어온 것은 볼드 중령이었다. 그의 말투는 심문실에서 대화하던 것처럼 딱딱하지 않은 부드러웠지만, 신 대위에겐 곱게 들리지 않았다.

“좋은 꿈같은 건 단 한 번도 꿔본 적 없어.”

신 대위는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려 보였다.
사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 대위는 악몽에 시달리다 간신히 깨어난 상태였다.
그 증거로 지금도 신 대위의 전신은 샤워라도 한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바로 옆의 볼드 중령 역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7년 동안 매번 그를 괴롭혀온 악몽.
이번에도 작열하는 화염의 갑주를 걸친 붉은 거인은 그를 향해 붉은 안광을 빛내며 불꽃의 빛줄기를 뿜어냈었다.

‘이젠 지긋지긋해..............’

아무런 꿈도 꾸지 않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들기를 시도한 것도 수십 번......... 그러나 그런 노력도 부질없이 꿈의 속박은 그를 괴롭혀왔다.
벗어날 수 없는 영원한 악몽의 족쇄....................

‘하지만 이제부터는 달라!’

두 번이나 붉은 거인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사형까지 구형받았던 신 대위. 그러나 볼드 중령 덕분에 목숨까지 건지고 ‘적’과 싸울 수 있게 된 지금. 그는 좀 전 까지 그를 괴롭히던 악몽조차 잊고 어린아이처럼 설레어하고 있었다.
영원한 악몽의 족쇄를 끊는 방법은 오직 하나.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준 ‘적’을 쓰러뜨리는 것뿐이었으니까........

“여긴 어디지?”

어느 정도 불쾌한 기분이 해소되고 현실의 감각으로 돌아온 신 대위는 어두운 수송기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물었다.
그가 앉아있는 자리는 창문도 없는 수송 칸이었기에 지금쯤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낙원을 향해 항해하는 방주의 안이지. 지금 위치는 동남아시아 부근 공해를 가로지르고 있는 중이라네.”

“동남아시아라.........”

신 대위는 아직 어두운 기내 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부근은 아직 새벽이었는지 얼핏 보이는 조종석 밖의 창밖 광경도 컴컴한 밤하늘만 펼쳐져 있었다.

“한국도 지금쯤 밤이겠군......”

동남아시아와 한국의 시차가 얼마 차이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그러나 볼드 중령은 그 사소한 발언을 놓치지 않았다.

“미련이 남았나?”

“.................”

“만약 남아있다면 포기하는 게 좋아. 이제 자네는 고국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곳에도 절대 발을 붙일 수 없게 되었으니까.”

“알고 있어.”

신 대위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몇 시간 전에 행정상으로 사형이 집행된 조국에서 신 대위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송장이 산 자의 땅을 밟을 수는 없는 법.
게다가 신 대위가 몸담게 될 조직은 세상의 이목을 피하는 비밀스런 조직이라고 했다. 때문에 죽을 때까지 기밀 유지를 위해 어떤 나라에서도 살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가족도 친구도 개인적인 친분관계라곤 존재하지 않았던 그에게 한국에 남아있는 것은 정신병자의 오명 뿐..................

“미련 같은 건 없어.”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단호하게 말하며 신 대위는 볼드 중령을 응시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볼드 중령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곤 신 대위와 이야기 하느라 잠시 미뤄둔 책을 읽기 위해 희미한 조명이 비치는 자리로 거구를 옮기려 했다.
그러나, 신 대위는 대화를 끝내려 하지 않았다.

“잠깐.”

“할 말이라도 있나?”

신 대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교도소에서 근교 미군기지로 이송된 후 수송기에 오르기 까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던 가장 중요한 사실을 생각해낸 것이었다.

“당신은 알고 있지?”

“물론.”

볼드 중령은 신 대위의 애매한 질문에 너무나도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내가 무엇을 물으려는지 알고 대답하는 건가?”

“지금 가는 장소가 어딘지....... 나와 조직의 정체가 무엇인지.......... 적의 정체는 뭔지.. 무슨 목적으로 파괴를 자행하는 것인지..... 대충 이런 것들을 물으려는 게 아닌가?”

신 대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거구의 백인 중년은 겉보기와 다르게 사람의 내면을 간파하는데 무서운 재주를 지니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볼드 중령은 더 이상 들을 것도 없다는 듯이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책을 읽던 자리로 몸을 옮겼다.

“생각보다 너무 늦게 물어보는군... 안 그래도 언제 그걸 물어보려나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

“자네도 나만큼이나 눈치가 빠르고 영리한 것 같으니 대답은 말 안 해도 알겠지?”

볼드 중령의 말대로 그의 대답은 듣지 않아도 뻔했다.
나중에 다 알게 된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물론, 신 대위도 그 문제에 관해 궁금하긴 했지만 조급하진 않았다. 자신이 몸담게 될 조직의 정확한 설명도 필요했고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초월적인 적이 무슨 목적으로 파괴를 자행하는 지에 대해서 알고 싶긴 했지만, 최소한 ‘적’에 대한 점만큼은 신 대위 역시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있었기에 크게 궁금하진 않았다.
그것은 바로 놈의 정체가 무엇이건 간에 반드시 쓰러뜨려야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알고 있었으니까.................
대신 신 대위에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맞아. 나를 필요로 하는 조직이 무엇인지, 어느 곳에 있는지, 어떤 인종들이 모여 있는지 궁금하긴 해.........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신의 밑에서 일하건 악마의 밑에서 일하건 어차피 내 목적만 달성하면 되니까........ 하지만.”

일순간 평정을 유지하던 그의 눈이 매서운 광기를 내뿜었다.

“어떻게 싸울 거지?”

어차피 쓰러뜨리기만 하면 될 적에 대해 깊이 알 필요도 없었다.
목적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조직도 깊이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적과 싸우는 방법은 중요했다.

“당신은 교도소에서 분명히 말했었지. 놈은 현대의 무장으로 타격을 줄 수 없다고. 그렇다면 무기가 통하지 않는 적을 무슨 수로 쓰러뜨린다는 거지?”

하지만 볼드 중령은 신 대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며 가슴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 뿐이었다.

‘.............. 역시 대답은 전의 것과 같다는 것인가.........’

역시 나중에 다 알게 될 것이다........ 신 대위는 이 대답이 결코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조급해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현대의 무기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그에 알맞은 신무기가 존재한다는 소리겠지.... 하고 합리화한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이 반항하고 발버둥 쳐도 볼드 중령과 그 집단에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신 대위는 볼드 중령이 암시한 ‘자연스럽게 알게 될 순간’ 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 대위가 궁금증을 해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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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여건으로 인해서 소설을 다시 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슬럼프가 찾아온 기분입니다.
하지만, 쓰고 또 씁니다.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예고: 오세아니아 솔로몬 군도에 도착한 신 대위 일행. 신 대위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신 무기의 정체는 바로.................
볼드 중령은 말했다. "신 대위. 남자는 25세가 될때까지 동정이라면 마법을 쓸 수있지." 마법전사 신진호!(마법천사 알렉산더 볼드) 다음편부터 제목이 바뀝니다.

.... 그만할까; 되도 않는 짝퉁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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