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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2007.08.07 09:05

관심잇는넘 조회 수:722 추천:2

extra_vars1 1. 잘못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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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C 43년 9월


태양계, 지구


뉴욕 - 특별 무역 관리지국


 


코프룰루 섹터의 테란들을 관리하기 위해 보냈던 UED(지구집정연합)군이 모두 유령선이 되어 돌아온 지 십 수년후, UED는 약해질 줄 모르는 여론의 비난과 재정압박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해체 위기에 놓였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은 전 만큼, 아니, 전보다 더 건재해진 모습으로 태양계 전체를 통틀어 코프룰루섹터까지 영향력을 펼치게 되었다. 왜 일까? 몇몇 분야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프로토스와의 '무역'이 주된 원인 이라고 말하였고, 실제로 그러하였다. 광속으로 5년 거리에 위치한 코프룰루 섹터에서, 고향을 수복한 프로토스의 전쟁종결 선포와 평화협정통보. 이것이 UED가 재기할 수 있게된 원동력이 되어 줄 줄은, 당시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평화협정직후, UED는 프로토스가 저그 잔존세력 제거정책에 소극적이나마 지원을 하였고, 그 결과 자신들보다 훨씬 진부한 '과학기술'과의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게 된 것 이었다. 그것은 곧, 고대 프로테메우스가 불을 인간에게 건네준 것 만큼이나 거대한 변화를 야기시켜주었고 - 협정이 체결된 3월 14일을 프로메테우스의 날(Prometheus' Day)이라 지정하게 되었다 -, 변화의 중심지인 특별 무역 관리지국은 수 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힘의 원천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학기술의 '산물'이 특별 무역 관리지국 로비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사쿠러스 행 운송물품 운반선이 앞으로 30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관리지국내에서 운영되는 무역센터공항전체에 울려퍼지는 다소 냉랭한 여인의 목소리에 많은 무역회사들이 귀 기울이며 물품 최종심사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UED가 막강한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있는 것이 바로 최종심사과정에 있었다. 제 아무리 품질이 좋은 물품이라 할 지라도, 그들의 눈 밖에 난 무역회사들은 부도처리라는 결과만이 남을 뿐이었다.


'헉... 헉... 헉....'


숨을 헐떡이는 소리, 각 지국의 무역회사에서 파견된 많은 사람들의 절망과 희열이 뒤 섞이는 소리에 금방 파묻혔지만, 분명 그 소리는 무역센터 입구에서 들려왔다. 검은 양복을 입은 어른들만의 자리에 들어선 어린아이, 거대한 비닐에 구멍만 내어 만든 듯한 조끼가 땀에 들러붙어 제대로 먹지도 못한 앙상한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이의 조그만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며 주인을 말렸다. 그러나 아이는 멈출 수 없었다. 아니, 멈추어선 안되었다. 만약 아이가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걸음을 늦춘다면, 그 아이는 지금 자신을 쫓아 무역센터 안으로 들어온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들에게 붙잡히게 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이는 자신이 겪었던 끔찌간 일들이 떠오르자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 그 순간, 오로지 무역상황에만 온 정신을 쏟고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아이쪽으로 쏠리게 되었다.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을만큼 시끄러웠던 장내가 잠시나마 조용해질수 있었다.


입구 앞에서 갈피를 잡지못하고 있던 건장한 세명의 사내들도 종요해진 인파속의 어느 한부분으로 일제히 시선을 고정시키며 미소를 지었다.


"찾았습니다"


세 명의 사내 중 한 사내가 자신의 귀에 꽂은 이어폰에 손을 갖다대며 말하였다. 그러자 이어폰에서 꽤 위엄있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붙잡았나?"


"아닙니다, 하지만 꼬맹이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방심하지마라, 그리고 잡았다는 말 외엔 그 어떠한 말도 듣고 싶지 않다"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상관의 냉랭한 대답에 사내의 입에 머물고 있던 미소도 싹 사라졌다.


"명심하겠습니다"


"명심했으면 당장 잡아오도록!"


귀청이 떨어질 만큼 큰 고함소리로 된통 혼이 난 사내들은 일제히 아이가 지나간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만큼 쉽게 지나가기 힘들었다. 다시 시끄러워진 인파 속은 그들의 육중한 몸을 옴짝달싹도 못하게 묶어 두고 있었다. 사내들은 왜소한 체구와 키로 인파속을 요리조리 빠져나간 아이가 최종심사대 쪽으로 뛰어가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봐, 경비! 경비!"


사내가 심사대 앞에 서 있는 경비를 처저라게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떠들썩한 소리속에선 그의 처절한 외침도 작은 소음에 불과할 뿐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매일 듣는 소음과 반드시 갖춰야 할 중장비의 무게때문에 몸이 피곤할대로 피곤한 경비들이 허리높이도 안되는 뭔가가 심사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세워 줄거란 기대마저 물건너 가게 되었다.


"안돼!"


사내가 최종심사대를 거쳐 물품대기실 쪽으로 뛰어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절규하였다. 물품대기실은 그 날, 지구 국내외는 물론 무역이 체결된 모든 행성들로 보낼 물품들을 임시 보관하는 곳 이었다. 그 아이가 그곳에 보관된 물품과 함께 우주 저 멀리 날아가기라도 한다면, 그들에겐 국제적 범죄자라는 누명이 씌워져 그들 자신과 가족들의 생계와 명예가 일시에 추락하게 될 것이다. 사내들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비켜!"


사내들이 거의 폭행수준으로 행동하자, 하루종일 고함을 지르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하였다. 진작에 이럴 것을, 그들은 모세가 바다를 갈라 내듯, 인파속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그들만의 길을 만들어내어 심사대 앞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진짜 난관은 이 곳에서 시작되었다.


"멈추시오! 당신들은 이곳에 들어올 수 없소!"


이제껏 졸고있던 경비들 중 한사람이 육중한 무언가가 다가오자 화들짝 놀라며 경고를 하였다. 사내들만큼 크지는 않지만 무시못할 수준의 체격을 가진 경비, 게다가 소총까지 들고 있었기에 사내들은 무시하고 들어갈 수 없는 입장이었다.


"우린 정부에서 왔소. 지금 '굉장히 중요한 자료'가 물품들과 함께 섞여 들어가고 말았소. 당장 찾아야하오"


사내들은 말이 끝마침과 동시에 양복주머니에서 코팅된 명함크기만한 무언가를 내밀었다. 신분증이었다. 세로로 붙은 명함판 사진 밑엔 개개인의 이름과 함께 UED 중앙자치행정관리부 라고 쓰여있었다.


"UED에서 나왔다고?"


"그렇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아주 잘 알겠군요"


경비는 그들이 내민 신분증을 받아보며 말하였다. 방화, 방수에 강하도록 처리된 특수코팅. 배경처리된 UED로고를 이루고 있는 아주 작은 글씨의 UED, 신분증 분실, 도난시 일어날 수 있는 도용을 예방하기위한 지문인식형 스크린까지, 다른 사람의 손에 들리자 10초내에 카드를 내려놓지 않으면 신분증 도용시도죄로 현장체포하겠다는 경고음성도 들리는 것으로 보아 그것은 진짜 UED신분증 이었다.


"확인 되었다면 들여보내 주게"


행정관 중 한사람이 신분증을 돌려받으며 말하였지만 경비는 태도만 공손해졌을 뿐 이었다.


"그건 안됩니다. 이곳에 들어오시려면 반드시 장관님의 날인이 포함된 허가서가 있어야 합니다.


"젠장, 그럴시간 없다니깐!"


"법이 우선입니다. 더군다나 이 제정은 바로 UED에서 공포한 법률안 아닙니까?"


경비원의 말에 행정관들의 얼굴이 욹그락푸르락하였다. 그러나 딱히 방도가 없었다. 강제력을 동원하여 들어갈 수도 없는 입장이었고, 허가서를 받아오기에도 너무 늦었다.


'사쿠러스행 운반수송선이 도착하였습니다. 아직 심사확인이 끝나지 않으신 분들은 서둘러서 확인절차를 거쳐주시기 바랍니다."


"너희들은 모두 모가지야!"


다른 행정관이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말하였다.


"당신들은 우릴 해고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해고될 이유도 없지요. 우린 우리의 임무에 충실한 것일 뿐이니까요"


정말 충실하다고 해야할지 고지식하다고 해야할지, 순순히 물러나주지 않는 경비병들에게 고래고래 소함을 지르던 행정관들은 두고보자라는 한 마디를 외친 뒤 이어폰에 손을 갖다댔다.


"장관님"


"그래, 생포했나?"


"아, 아닙니다. 경비병들이 저희를 방해하고 있어서..."


"그럼, 녀석이 심사대안으로 들어갔다는 예긴가!"


"예... 그렇습니다"


"이런 쓰레기같은 놈들! 이 머저리들아! 도대체 뭘 하는게냐! 아무리 그 녀석이 탁월한 신체능력을 가졌어도 겨우 7살밖에 안된 놈인데, 그런 녀석 걸음걸이도 못 쫓는단 말이냐!"


"워낙 붐비는.."


"닥쳐라! 어디서 감히 내게 변명을 늘어놓으려는건가? 개소리 늘여놓을 생각말고 당장 경비병에게 무전기 넘겨!"


제대로 욕먹은 행정관은 찍 소리도 못 한 채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건네주었다. 무전기를 건네받은 경비는 행정관이 시키는데로 귀에 꽂았다. 그러자 이어폰에서 다급하지만, 꽤 부드러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보시오 경비병, 자네의 업무 태도는 요즘같은 시대에 모범이 되어줄 정도로 훌륭하군, 곧 그대는 정부에서 주는 상이 내려질 것이오"


"누구십니까?"


한낱 일개 경비가 감히 내 서두를 자르다니! 장관은 속으로 격분해하였지만 지금은 참아야만 했다.


"아, 미안하게 됬소. 지금 화상통화가 아니라는 걸 잊었군. 난 벤 하이드 장관이오. 그대의 말대로 반드시 내 서명이 포함된 허가서가 있어야겠지만 지금은 비상사태이니 만큼 양해해주시오. 그러니 내 부하들을 들여보내주지 않겠소?"


"그건 곤란합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당신이 진짜 장관님이신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젠장, 500억 달러짜리 연구자료란 말이야! 500억! 자네 월급으로는 평생모아도 못 모을 자금이라고!"


말도 안될 정도로 고지식한 경비의 태도에 장관은 격분한 듯, 미친듯이 고함을 질렀다. 이어폰이 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전달할 수 있었다면, 경비의 얼굴은 온통 침범벅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자료가 물품에 섞여 들어갔다는걸 알았다면, 진작에 허가서를 작성해 보내주셨으면 되었을 게 아닙니까? 연구자료에 발이 달려서 들어가기라도 한 겁니까?"


경비의 말은 약간 농담식이었지만, 실제로 자료엔 발이 달려있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이 멀리서 메아리 치듯 들려왔다. 장관이 자신의 집무실 안에 있는 물건을 부수며 내는 괴성이었다. 으윽고, 경비를 위한 살벌한 한마디가 이어폰을 통해 똑똑히 전달되었다.


"직접가지"


그 한마디와 함께 통신은 끊겼다. 경비는 한 시간 뒤에 친히 허가서를 들고 오는 벤 장관에 의해 '국제테러범' 1급이라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죄수가 되어 지구에서 퇴출당하고 말았다. 다른 경비들도 가만히 있었단 이유만으로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경비의 희생덕에, 아이는 공포의 손아귀로부터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는 거대한 물품대기실 창고안에서 자신의 등짝만한, 둥글게 생긴 무언가가 분주히 날아다니는 것을 신기하다는 듯 마냥 구경하고 있었다. 무당벌레의 모습을 한 로봇들은 창고 안에 대기중인 물품들에 붙은 바코드를 읽어 해당정거장으로 옮기는 일을 수행중 이었다. 다섯번째 정거장으로 가는 통로에서 짐을 옮기고 돌아오는 한 무당벌레 로봇이 바닥에 앉아있는 아이를 향해 날아왔다. 로봇은 아이에게 관심이 있다는 듯, 커다란 카메라 렌즈로 아이의 몸을 구석구석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갑자기 아이의 왼쪽 팔목을 세차게 잡아당겼다. 아이의 손목엔 바코드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


아이는 깜짝놀랐는지, 자신의 팔목을 붙잡은 로봇팔을 떼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로봇은 꿈쩍도 하지 않고 제 할일을 수행하였다. 로봇의 눈에서 초록빛 광선이 나와 바코드의 처음과 끝을 훑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바코드 끝까지 모두 읽자, 광선도 사라졌다. 로봇은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바코드 훼손, 예상바코드 추적 중.."


유난히 오래걸리는 판독작업을 해명하는 듯한 소리가 로봇의 몸체에서 흘러나왔다. 아이는 다소 느슨해진 로봇팔에 안도하는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쿠러스행 아프리카무역지구 - 생체류 : 뱅갈 이라는 뜻을 담긴 바코드를 떠올린 로봇이 급히 다른 로봇들을 불러 아이의 팔 다리를 붙잡게 하였다. 로봇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겁을 먹은 아이는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수십 마리가 넘는 로봇들의 손아귀에 벗어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로봇들은 아이의 괴력으로 동료 셋을 잃고서야, 겨우 아이를 제압할 수 있었다. 로봇들은 그 아이를 미리 마련해둔 우리속에 가두어 제 5 정거장으로 운반하였다.


제 5 정거장 내부에는 물류를 운반하는 무인수송선이 물품운반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는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 운반선의 마지막 짐으로 실려졌다. 조종사도 없는 우주선은 마지막 짐까지 실렸다는것을 인식하고 서서히 출발 준비를 하였다.


5, 4, 3, 2, 1


터미널 안에 설치된 계기판이 0을 표시하자, 운반선은 역 방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미끄러지듯,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 최종심사대 앞에서 벌어진 '작은 소동'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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