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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발진하라 커렉터V

2007.11.16 22:50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629 추천:4

extra_vars1 지구는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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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지하 기지에서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신장 25m의 거대한 강철 거인. 끊임없는 솔질로 손질하여 약간 어두컴컴한 기지에서도 번쩍번쩍 빛을 발하는 최첨단 하이테크 고철 덩어리의 이름하야 바로 자랑스러운 이름 넉자 [커렉터 V]이시다.


 


이런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랑스러워 해야 할 일이겠지만, 난 왠지 별로 자랑스럽지가 않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고철 덩어리는 뭐하러 만든 거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주는게 인지상정이겠지만 이건 내가 만든건 아니고 저기 구석에서 늠름하게 앉아 계시는 미친 과학자님께서 만드셨으니 마이크를 이만 그분에게로 떠넘기는것이 마땅하다.


 


그럼 인터뷰에 응해 주실까요.


 


"커렉터 V는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탄생된 로봇이라네. 앤."


 


지구 평화고 나발이고, 도대체 애들이나 보는 3류 특촬물적 발상이 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냐고요. 지구를 침략하는 나쁜 외계인이나 우주 괴수나 기계수 따위가 실제로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럼 없다고 장담할 수 있나? 우리는 가능한한 모든 경우의 가능성을 최대한 고려하여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를 가정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든 능동적으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네. 유비무환이라는 것도 모르나?"


 


뭐 좋습니다. 외계인이 있다고 치고,


그건 그렇고, 커렉터 V를 개발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갔어요. 비효율적이에요.


몇달째 연구원들 임금을 주지 못해서 연구원들이 다 떠나가고 지금 남은 건 박사님하고 저 둘뿐이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로봇을 만들 바에는 차라리 핵폭탄이나 만드는 것이 나을지도?


 


"평화를 지키는 일에는 돈이 많이 드는 법이지. 국가에 예산 지원 신청이라도 할까?"


 


될것 같지는 않지만,


 


엄청 비싼 고철 덩어리를 바라 보면서 설마하니 이 로봇이 진짜로 움직이게 될 리는 없겠지 라며 생각했다. 기껏 비싼 돈을 들여 만든 커렉터 V가 지하창고에서 고스란히 녹슬어 가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의 예상을 뒤엎고, 거대 괴수가 도시 한복판에 나타났다.


TV에서 긴급 속보가 흘러나왔다.


"시청자 여러분, 지금 실제 상황입니다. 거대 괴수가 도시 한복판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생중계 화면에 나타난 거대 괴수는 바닥에 드러누워서 몸을 뒹굴뒹굴 굴리고 있었는데, 그 때마다 빌딩에 몸을 부딛쳐서 빌딩들이 우르르 박살이 났다.


 


"거 봐. 내가 뭐랬나? 외계인이 진짜로 있을 거라고 했지?"


 


저건 외계인은 아니고 그냥 괴수 같은데요.


 


"아무튼 출동하게. 앤. 드디어 커렉터 V가 나설 차례야!"


 


에? 제가 운전하는 건가요?"


 


"그럼 뭐 누구 다른 사람 있나?"


 


하긴, 다른 연구원들은 모두 다 떠나버리고 저하고 박사님 뿐이니까요. 왠지 암울하다.


이런 고철덩어리를 운전해야 할 사람은 나 뿐인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샤샤샥!


 


엄청난 몸놀림으로 제 3자가 등장했다.


 


"누구냐?"


 


그 사람은 정장에 양복을 입고 있었고 양복에는 자신이 공무원임을 나타내는 뱃지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는 왠지 모를 카리스마가 느껴져 있었다.


그 자는 박사님에게 사무적인 말투로 정중하게 말하였다.


 


"세무청에서 왔습니다. 몇달 째 세금을 체납하셨더군요. 따라서...."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가볍게 몸을 날려 점프했다. 그러더니 공중에서 360도 회전을 하더니 사방으로 스티커들이 여기 저기 사방 팔방으로 가볍게 날아갔다.


 


착! 착! 착! 착! 착!


 


 


...정신을 차리고 보니,


 


라디오 테크, TV, 소파, 장롱, 커피 포트, 그리고 커렉터 V에......


다음과 같은 스티커 딱지가 붙어 있었다.


 


[차압]


 


 


괴수가 아무리 도시를 파괴하고 난동을 부려도,


세금 체납으로 커렉터 V에 차압딱지가 붙어서 발진 할 수 없다.


 


 


 


"내 이럴 줄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