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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O'Hue Knights Ep1 - Revolt 『Ch2』

2008.03.09 10:36

크리켓≪GURY≫ 조회 수:674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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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고 넓은 우주, 끝없는 분쟁의 연속.


 


 


Ch2 - Escape








 “안녕히 가십시오, 헤부아치 스승 파이로님.”




 일주일간의 긴 시간 끝에 회의를 마친 파이로는 다시 하자멜 행성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동안 파이로는 기사단의 마스터들과 회의를 하며 헤부아치를 고용한 일에 대해 배상금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베르만다 의원에 대한 일들은 헤부아치와 마스터들이 힘을 합쳐 조사하기로 결론지었다. 그 동안 카느와는 기사단의 어린 수련생들과 어울리며 놀기도 하고 같이 수련하기도 하였다. 물론 카느와의 기억속에서 가장 크게 남는 것은 바로 마스터들의 대결에 있었다.




 카느와는 일주일 전 파이로가 마스터 스윈탄센과 목숨을 걸고 싸운 일에 대해서 아직도 궁금한 점이 많았다. 단순한 의견 마찰로 인해 그렇게 싸웠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파이로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도 없기 때문에 카느와는 속으로만 끙끙 알을 수밖에 없었다. 카느와는 아직 탄타타 이었지만 그도 콘레드였기 때문에 기사단의 탑에서 파이로와 스윈탄센의 싸우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카느와는 자신의 스승의 진정한 힘을 보았고 스윈탄센과의 대결을 아주 감탄하며 보았다. 그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진귀한 구경이었다.




 파이로와 스윈탄센의 시합 후 둘의 신경전은 끝을 맺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아예 신경을 안 썼다. 그들은 서로 마주치게 되어도 형식적인 인사만을 할 뿐 그 이상의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들은 회의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으르릉 거리는 것도 아니었다. 찬성하는 의견엔 그들도 서로 찬성하였고 반대하는 의견에는 그들은 간단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어쨌든 그들은 다시 하자멜 행성으로 떠나기 위해 비행장에 갔다. 파이로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오후의 기사단의 탑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파이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마스터 이에나이를 보며 말했다.




 “마스터 이아손이 안 보이는 군요. 어디 갔습니까?”




 이에나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했다.




 “마스터 이아손께서는 몇 일전에 하이마스터님의 명령으로 마드란 행성으로 갔습니다.”




 “마드란? 처음 들어보는 행성이로군요.”




 “별로 알려지지 않은 행성입니다. 동쪽 은하계에 가까운 하이웨이(Highway)성단의 대표적인 행성입니다. 서쪽 은하계에는 하이웨이의 영향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우니 알려지지 않은 것은 당연하죠.”




 파이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느와는 비행장에 나온 마스터들에게 인사를 모두 하고 수송선에 들어갔다. 파이로는 천천히 걸어오는 하이마스터 파투젠께 인사하며 수송선에 올랐다. 파이로는 카느와를 불렀다.




 “일주일간 너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느냐, 카느와?”




 “네! 좋은 친구들도 만났고 기사들의 힘도 보았습니다.”




 파이로는 흐뭇하게 웃으며 카느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붕 뜨는 수송선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탑의 꼭대기에 그를 향하여, 정확히는 카느와를 향하여 손을 흔드는 기사 수련생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 뒤에 서있는 한명의 남자를 보았다. 스윈탄센이었다. 그들은 그 먼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눈빛으로 인사했다.




 “헤부아치 스승 파이로님. 곧 빠르게 대기권을 돌파하여 갈 것이니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파이로는 파일럿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들이 탄 수송선은 빠른 속도로 구름 위를 향해 날아갔다.










 이아손은 행성 간 이동 버스에서 내렸다. 행성 마셀리다와는 다르게 어지럽고 더러운 삭막한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하이웨이 성단의 행성 중 하나로 동쪽 은하계와 서쪽 은하계 모두를 수용하는 중간 지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많은 범죄자들이 도망쳐 온 곳이기도 한 행성 마드란은 범죄 양성 행성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사건들이 하루에 몇 십 건씩 일어난다. 이아손은 먼저 탁탁한 공기에 기침을 하였다.




 기사단에서 그에게 준 임무는 헤부아치의 무기를 가지고 있을 필부아치들의 신상정보를 알아오는 것이었다. 하자멜 행성이 무기에 관해서 아무리 보완이 철저하더라도 몇가지 무기는 넘어갔을 것이다. 그 중 유력한 후보가 바로 마드란 행성의 무기 밀수업자인데 서쪽 은하계뿐만 아니라 동쪽 은하계와도 거래 하며 동쪽 은하계 쪽으로 넘어간 무기들은 대부분 이 자를 통해서 넘어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쪽 은하계의 경찰들이 그를 못 잡는 이유는 첫째로는 그의 모든 신상정보가 배일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그의 기지는 경찰이라면 다 알고 있지만 신상정보가 명확하지가 않아 잡기 힘들다. 또 다른 두 번째 이유로는 서쪽 은하계의 경찰이 오면 동쪽 은하계 진영으로 도망쳐서 숨어버리고 동쪽 은하계의 경찰이 오면 서쪽 은하계 진영으로 도망쳐 숨는 것에 있다. 마드란 행성이 중립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아손은 정류장을 나와 섰다. 수많은 구식 자동차들이 땅위를 뛰어다녔고 그에 못지않은 신식 자동차들이 하늘 위를 날아 다녔다. 이아손은 샤루기아라는 도시를 가기위해 표지판 같은 것을 찾으려고 했지만 그의 눈에는 회색빛 건물과 표지판이 비슷하게, 또는 똑같이 보였다. 결국 그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지나가는 사람을 한명 붙잡았다.




 “길 좀 물읍시다. 샤루기아가 어딘지 아십니까?”




 남자는 맨타투 태양계의 보시민이라는 종족이었다. 전체적으로 초록색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눈은 광대뼈 쪽에 붙은 크고 검은 눈과 이마 바로 밑에 붙은 작고 빨간 눈을 가지고 있었다. 코는 눈과 똑같은 크기로 구멍 2개가 뚫어져 있었고 입이 얼굴의 1/3을 차지 할 정도로 크고 짙은 녹색이었다. 특이한 점은 코와 눈 사이에 2개의 긴 더듬이 같은 게 있었다. 귀는 머리위에 붙어있었고 머리카락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포악하게 보기는 인상이다. 이아손은 바로 그런 보시민 족에게 물어본 것이다.




 “앙? 샤루기아?”




 목소리도 상당히 거칠었다. 그는 2겹으로 접히는 턱으로 이아손의 오른편을 가리켰다. 이아손이 오른쪽을 보자 그곳에는 녹슬어서 떨어질 작은 표지판 하나가 있었다. 큰 글씨로 쓰인 글은 읽지 못하지만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쓰인 은하표준어로 이아손이 있는 곳이 어딘지 알게 되었다.




 -마드란의 꽃 샤루기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아손은 그 문구에 상당히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려 했지만 이미 그 보시민 족 남자는 가버리고 없었다. 이아손은 그제야 허탈한 웃음을 내 뱉었다.




 “이런, 자료에 의하면 샤루기아란 곳은 한적한 시골 같은 곳이라 했는데. 이건 시골 이라 하기엔 너무 시끄럽고 깨끗하지 못한 곳이군.”




 이아손은 무기 밀수업자를 찾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수송선은 이제 막 마셀리다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수송선 전체에 희미하게 파란색의 테투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워프를 위해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다.




 “저, 스승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카느와는 주저하면서 말하였다.




 “마스터 스윈탄센님과 싸우던 날, 그때의 스승님은 스승님 같지가 않았습니다. 마스터 스윈탄센님의 결투에 응했던 것부터 시작해서 목숨까지 걸 정도로 싸운 것을 저는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파이로는 카느와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보았느냐?”




 카느와는 고개를 몇 번이나 조아리며 죄송하다고 말하였다. 파이로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였다.




 “아니다, 너도 콘레드의 탄타타인데 그것을 못 볼 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에 이어 파이로가 강조 하며 말하였다.




 “그러나, 그 날 내가 스윈탄센과 싸운 것은 내가 흥분해서 자제력을 잃은 것은 아니란다. 그것은 일종에 시험이라고 할 수 있지.”




 “시험이요?”




 카느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파이로는 그 때를 생각하듯이 천장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 날 그가 말한 것 중에 이런 말이 있었지. 그가 사절로써 제국에 가있었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사절로 가있지 않았어. 이미 최고의회와 제국의 황제는 넘지 못할 벽을 만들었어. 사절 같은 것은 제국에 가자마자 죽을 것이란다. 그래, 바로 그는 스파이로서 제국에 있었던 거란다.”




 파이로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것도 간부급으로 위장한 스파이. 그 정도면 황제의 부대 중 기사단과 대적할 수 있는 보문 족의 흑기사들의 전투기술을 배웠을 것이란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며 말하였다.




 “그는 무서운 자란다. 하이마스터 파투젠의 제자로 엄청난 초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전투기술은 이미 파투젠을 넘었단다. 그런데 거기다가 흑기사의 기술을 배웠다면.”




 파이로는 새하얗게 질린 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제 곧 파투젠을 뛰어넘는 기사가 될 것이란다. 그가 오후의 기사단에 있으니 다행이지 제국에 있었다면, 지금쯤 최고의회라는 것은 역사에서 사라질 것이란다.”




 파이로는 낮게 신음소리를 내었다.




 “나는 그때 그 싸움에서 스윈탄센을 시험해 보았지. 아직까지 경험은 미숙하더구나. 나는 그와 몇 번 엉키다가 나도 모르게 이 자는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가 기사단을 뿌리치고 돌아설까봐 하자멜 행성을 위험에 빠뜨릴 것 같아서 말이다.”




 카느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파이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파이로 스승님께서는 그 자를 이기지 않으셨습니까?”




 파이로는 일어나서 창가에 다가가며 말하였다.




 “그는 모든 힘을 다한 것이 아니란다. 나는 알고 있었어. 그가 휘두르는 무기는 파르티잔이었지만 그의 진짜 무기는 세이버란다. 나는 나의 주 무기로 싸웠고 그는 파르티잔이라는 그가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무기로 나와 싸웠지.”




 창가 밖에는 수많은 별들이 일그러지듯 퍼져있는 아름다운 우주가 나타났다. 파이로는 그 중 타-바할 계의 태양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스윈탄센 그는, 진짜로 맡 붙을 땐 2개의 세이버를 이용하겠지. 한쪽 세이버로는 오후의 기술을, 한쪽은 흑기사의 기술을 사용하며 적을 벨 것이란다.”




 카느와는 입을 다물었다. 파이로가 이렇게 까지 말하는 것을 보니 그는 진실로 무서운 자였다.




 “카느와, 내 말을 명심하거라. 만약 스윈탄센과 싸우는 날이 오게 될 때는 그와 정면으로 싸우지 말거라. 네가 진정으로 콘레드의 독수리라면 그 때 어떻게 할지 알 것이다. 이 이상 말하고 싶지 않구나.”




 카느와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푹 앉았다. 파이로는 어린 카느와에게 너무나도 큰 짐을 주었다 하며 자책하였다. 그때였다.




 -위잉. 위잉.




 경고음이 들려왔다. 파이로와 카느와는 본능적으로 총을 꺼내었다. 파일럿이 황급히 마이크로 황급히 말을 했다.




 “레이더로 수송선 뒤쪽에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붙기 시작하였습니다.”




 파이로는 창문에 다가가 뒤를 살폈다. 그것은 확실히 전투기였다. 카느와가 어느새 다가와서 전투기를 보며 말했다.




 “RK-15! 캄타부의 요새 요격용 전투기에요!”




 “뭣? 캄타부의 전투기?”




 파이로의 말에는 경악이 묻어났다. 파이로는 파일럿을 지나 레이더를 바라보았다. 녹색의 사각 박스가 수송선을 락-온 시켰다. 파일럿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RK-15 전투기가 주포 준비 중 입니다!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파일럿의 말대로 전투기 밑에 긴 레이져 포대에 보라색의 광체가 맺혔다. 파이로는 파일럿에게 황급히 말하였다.




 “파일럿! 워프까지 몇 분 남았는가?”




 “5분! 5분입니다!”




 파이로는 파일럿의 말에 대답했다.




 “그럼 전투기의 공격을 피하거나 또는 맞서면서 워프까지 기다릴 수 있나?”




 “불가능합니다! 수송선 자체에 락-온 기능이 없을뿐더러 수송선이 전투기의 공격을 피하기에는 너무 느립니다!”




 파이로는 묵묵히 뒤쪽 배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파이로는 배출구 쪽에 묵혀져 있는 고정대를 열어 몸을 고정시켰다.




 “파일럿 배출구를 열어라. 내가 상대하겠다.”




 “예? 하지만.”




 “어서!”




 파일럿은 잠시 고민하였지만 이 이상 주체하다가는 언제 공중 폭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파일럿은 몇 개의 버튼을 누르자 입실과 배출구를 막는 문이 천천히 내려왔다. 카느와는 문이 다 내려오기 전에 파이로에게 자신의 무기까지 넘겨주며 말하였다.




 “꼭 이기세요, 스승님.”




 “고맙구나, 카느와.”




 입실과 배출구의 사이가 완전히 막히자 그제야 배출구의 문이 열리며 밖이 보였다. 파이로는 가득 공기를 들이마셨다.




 ‘5분! 가능하다!’




 배출구가 다 열리기도 전에 전투기에서 한발의 레이져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수송선에 맞지 않고 빗나갔다. 그러나 그 충격으로 인해 덜컹거린 수송선의 내부에선 카느와가 넘어지고 말았다. 파이로는 배출구가 다 열리고 한 번 더 쏘아 지려 하는 전투기의 주포를 보며 총을 들어 올렸다.




 -피잉!




 푸른색 플라즈마가 전투기로 날아갔고 주포에서 막 나오던 레이져와 부딪히며 폭발했다. 전투기는 크게 휘청거리며 멀리 떨어졌다. 그러나 곧 주포가 아닌 유리 막 옆에 있는 작은 보조 포탑에서 펄스 총탄이 쏘아졌다. 파이로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총탄을 능숙하게 막고 카느와의 총을 전투기로 쏘았다.




 -팡!




 플라즈마 라이플의 특유의 소리와 함께 보조 보탑으로 날아갔다. 어떤 펄스 총탄도 플라즈마를 막지 못했고 마침내 보조 포탑 하나가 박살났다. 그러나 전투기는 그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펄스 총탄을 쏘아댔다. 그리고 잠시 동안 보지 못한 사이에 보라색 레이저의 준비가 다 되었고 수송선을 목표로 쏘아졌다. 레이저 포는 파이로가 있는 배출구 부분 위를 지나갔다. 그러더니 곧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파이로에게 까지 전해졌다. 파이로는 입을 꼭 다물고 있어서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송선 안에서는 상황이 보고되었다.




 “레이더! 레이더가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팡!




 파이로는 그 보고를 듣는 것과 동시에 주포를 향해 라이플을 발사했다. 이번엔 수발의 펄스 총탄에 맞아 플라즈마 탄이 공중분해 되어 버렸다.




 -피잉!




 그러나 이번에는 파이로의 산탄 플라즈마가 발했다. 그의 눈에는 보조 총 탑의 밑 부분에서 펄스 기관총이 조용히 탄창을 갈고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산탄 플라즈마가 잘게 나눠져서 나온 플라즈마 탄 몇 개가 보조 총탑에 적중되었다. 그것만으로 박살내지는 못하지만 운 좋게도 어느 하나의 총탄이 총구 속으로 들어가 내부를 고장 내 버렸다. 파이로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카느와의 플라즈마 라이플을 들어서 쏘았다.




 -팡!




 명중, 주포에 정확히 플라즈마 탄이 명중했다. 그리고 전투기는 파르르 떨더니 저 멀리로 날아갔다. 파이로는 배출구 문을 두드렸다. 가스가 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외 배출문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닫히는 배출문 밖으로 수송선을 공격했던 전투기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폭팔했다.




 외 배출문의 문이 닫아졌다. 곧 기다리니 입실과 배출구 사이의 문인 내 배출문이 열렸다. 파이로는 공기를 내뱉고 다시 들이마셨다. 상쾌했다. 그렇게 좋은 공기는 아니지만 5분 동안 참고 나니 새삼 공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입실과 연결되는 문이 올라가자 파이로는 천천히 걸어서 입실로 들어가며 말했다.




 “내가 젊었을 땐 10분도 거뜬히 참았는데, 이젠 나도 늙었나 보군.”




 카느와는 하하 웃으며 말하였다.




 “아직 36밖에 되지 않았는데 늙었다니요!”




 파이로는 카느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하지만 파일럿은 경악하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3대, 5대, 이런 맙소사! 10대입니다!”




 파이로와 카느와의 표정이 급하게 굳어졌다. 파이로는 파일럿에게 소리치듯이 말하였다.




 “워프는 어떻게 되었는가?”




 “지금 가능하지만, 하지만.”




 “그럼 어서 실행하게!”




 “아까 레이더가 박살나면서 워프가 힘들어 졌습니다! 워프야 가능하겠지만 원하는 곳으로 떨어지지 않고 이상한 곳으로 워프가 될 것입니다! 또 그 도착지점이 동쪽 은하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파이로는 뒤에 쫓아오는 전투기를 한번 보다가 말을 했다.




 “그냥 워프를 실행하게. 여기서 죽는 것 보단 낫지 않겠는가?”




 파일럿은 힘차게 대답하고 워프 실행 버튼에 손을 대었다.




 “모두 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와 손잡이를 꼭 잡아 주십시오!”




 파이로와 카느와는 급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안전벨트가 채워지는 동시에 파일럿에게 말했다.




 “시작하게!”




 파일럿은 워프 버튼을 눌렀다. 이제 창밖의 모습은 파란색만이 보였다.




 “워프 시작 카운터, 쓰리, 투, 원...... 워프 성공입니다!”




 파란 세계가 사라지고 환한 빛을 통과했다. 눈을 못 뜰만큼 강렬한 빛이 들어왔고 빛이 사라지자 다시 전형적인 검은 우주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눈앞에 거대한 행성이 보이는 곳으로 워프가 된 것이다.




 “으음...”




 파이로는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 워프의 후유증이 상당히 강했지만 헤부아치 스승이나 되는데 현기증이 느껴지는 게 이상했다. 카느와는 파이로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괜찮으세요, 스승님?”




 “뭔가 불안하구나. 파일럿, 저 행성은 어떤 태양계의 행성이지?”




 파일럿은 몇 번 버튼들을 두드리다가 낭패한 목소리로 파이로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까 교전 중에 레이더가 고장이 나서...”




 파이로는 카느와를 보았다. 카느와가 가지고 있는 광수신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카느와도 파이로의 눈빛을 읽어내고 품안에 있는 광수신기를 꺼내었다. 그러나 광수신기의 부품 몇 개가 뚝뚝 떨어지고 작은 부품 몇 개는 바닥에 있는 틈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카느와는 당황해 하며 파이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까 넘어졌을 때 부서졌나 봐요.”




 파이로는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다. 수송선은 아까 전의 전투 때문에 연료를 아끼며 천천히 움직였다. 카느와는 자리에 편하게 앉아서는 파이로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파이로는 약한 두통을 느끼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눈을 떠서 파일럿에게 말했다.




 “행성에 불시착하게.”




 “예? 하지만 아직 행성의 정체를 모르는데...”




 “동쪽 은하계의 행성이라도 신분을 숨긴다면 들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네.”




 파일럿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체를 움직였다. 파이로의 눈에 행성은 이렇게 보였다. 행성을 반으로 한쪽은 노란색의 사막, 한쪽은 거무튀튀한 도시. 도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도시가 거의 안보일 정도였고, 파란색으로 있어야 할 바다들은 폐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인간들이 살기에는 너무나 좋지 않은 환경. 파이로는 파일럿을 시켜 사막에 세우게 했다.


 


 “보이는 것은 모래 밖에 없군요.”




 카느와가 모래언덕에 서서 말했다. 파이로는 따가운 햇빛에 후드를 썼다. 파일럿은 수송선을 고치기 위해 수송선 내의 수리 로봇을 작동시키고 있었다. 동그란 공 같은 모양의 수리 로봇은 가운데에 빨간 눈을 가지고 있었고 하늘에 떠 있었다. 븅븅하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수송선의 고장 난 부분을 향해 날아갔다. 파이로는 카느와가 서있던 모래 언덕 위를 올라갔다.




 “끝이 없구나. 여기서 수송선의 레이더가 고쳐질 때까지 이곳에 있어야겠구나.”




 “음? 스승님, 이거 보세요.”




 카느와는 모래 언덕 위를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모양의 발자국을 하나 발견했다. 파이로는 발자국이 있는 곳에 쭈그리고 앉았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구나.”




 그렇게 말하고는 발자국이 걸어간 곳을 보았다. 신비하게도 발자국은 넓은 모래 평원 가운데에서 뚝 끊기었다.




 “이 행성의 동물의 발자국인가?”




 카느와는 제일 높은 모래 언덕 위를 올라가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때 카느와의 눈에 하얀색의 물체가 들어왔다. 그것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카느와는 하얀색의 물체를 향해 달려갔다. 그곳에는 작은 사막여우 한 마리가 있었다. 카느와는 생전 처음 보는 사막여우에 호기심을 갖고 다가갔다. 사막여우는 어디가 다쳤는지 낑낑거리며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다. 카느와가 다가가자 애처러운 비명소리를 질렀다. 카느와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나쁜 사람이 아니란다. 괜찮아. 괜찬아.”




 하지만 당최 그 사막여우는 울음소리를 그칠 줄 몰라 했다. 카느와는 손으로 여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하지만 사막여우는 카느와의 손을 피한 다음 그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아얏.”




 하지만 그는 손가락을 치우지 않았고 오히려 왼손을 뻗어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너를 도와주려고 하는 거란다.”




 천천히 사막여우의 입이 벌어졌다. 카느와는 오른손으로 등을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두 손으로 작은 사막여우를 들었다.




 “수송선으로 가서 내가 치료해 줄게.”




 그런데 갑자기 사막여우가 울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카느와는 갑작스럽게 우는 사막여우에 당황하였다.




 “왜 그러니?”




 사막여우의 울음소리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카느와가 서있던 자리가 펑 하고 터지더니 카느와의 몸이 밑으로 쑥 빠졌다.




 “으악!”




 카느와는 빠진 몸이 갑자기 위로 솟구치더니 뭔가에 단단히 매어지는 것을 느꼈다.




 -부르릉.




 모래가 갑자기 사라지고 카느와가 있던 자리는 큰 사막차 하나가 나타났다. 카느와는 사막차 끝에 있는 그물 안에 있었다. 새끼줄이 아닌 특수한 쇠줄로 되어있었다. 사막차는 급히 시동을 걸더니 움직였다. 그 순간 파이로가 카느와의 비명소리를 듣고 나타났다.




 “카느와!”




 파이로는 등에 있는 산탄 플라즈마 건을 오른손으로 잡고 카느와가 매달린 곳의 쇠줄을 노렸다. 하지만 갑자기 파이로 옆에서 날아온 레이저에 쏘지도 못하고 피할 수밖에 없었다. 5명 쯤 되는 사나운 인상의 원주민인 랑바류족의 전사들이 레이저건을 하나씩 가지고 나타났다.




 “우카와! 타우타 라 파하.”




 “뿌에, 뿌에, 쿠에, 쿠에!”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느낌상으로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라는 소리 같았다. 파이로는 자신을 포위한 랑바류족 하나하나를 노려보았다.




 “일부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나? 우리가 이곳에 떨어질 줄 알았다는 말인가?”




 "우카와! 뚜와 뚜와 쭈오!“




 랑바류족의 한 놈이 총을 바싹 겨누었다. 파이로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너희들은 한 가지 모르는 게 있군. 어떤 전사들이라도 상대 하며 적들을 물리치는 게 바로 콘레드이고 헤부아치다.”




 파이로는 오른손에 잡고 있는 산탄 플라즈마 건을 뒤쪽으로 겨누고 쏘았다. 파이로는 뒤쪽을 보지도 않고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파이로가 왼쪽에 서있던 랑바류족 전사에게 몸이 도착할 때 파이로의 뒤에 있던 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파이로는 손을 휘둘러 산탄 플라즈마 건의 총신으로 왼쪽에 서있던 전사 한 놈의 다리를 후려쳤다. 끔찍한 비명소리와 함께 녀석은 다리가 부러졌고 잠시 동안 서있을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파이로에겐 그 잠시라는 시간이 큰 시간이었다. 몸을 튕겨 바로 일어난 파이로는 몸을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였다. 헤부아치가 배우는 웨이컨이라는 기술이었다. 파이로에게 쏟아지는 레이저를 부드럽게 움직여 스치듯이 피하고 느릿느릿하게 움직이지만 하나같이 빈틈이 없는 동작으로,  가까운 거리를 향해 움직이며 동시에 적을 견제하는 기술이다. 파이로는 웨이컨으로 제일 처음 파이로에게 당해 산탄 플라즈마에 의해 벌집이 된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갔다. 파이로가 웨이컨으로 목표지점에 도착했을 때 이미 공격할 준비는 끝이 나 있었다. 정면에 있는 전사를 향해 쏘았다. 그렇게 한 전사의 목숨이 날아갔다.




 “이제 포기하라. 그럼 목숨은 살려주지.”




 파이로가 말했다. 전사는 주춤 거리다가 크게 함성을 질렀다. 파이로는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전사라는 건가?”




 파이로는 방금 전에 쓰러진 녀석이 있는 곳을 향하여 뛰어올랐다. 2M정도 높게 뛰어오른 파이로는 몸을 빙글 돌리면서 동시에 한 전사를 향해 총을 쏘았다. 전사는 그 자리를 피해 옆으로 몸을 던졌다. 나머지 한 녀석은 파이로가 떨어 질 곳을 조준하고 레이저를 쏘았다. 파이로는 미리 예감하고 몸을 한 바퀴 더 돌았다. 총신으로 밑에서 위로 올려치며 레이저를 막았다. 물론 막은 것도 모자라서 아예 레이저를 튕겨버렸다. 레이저는 다시 전사를 향해 날아갔고 전사의 손을 강타했다.




 “쿠어억! 꾸억!”




 전사가 괴로워하며 쓰러짐과 동시에 파이로의 몸이 땅에 닿았다. 몸을 돌리지도 않고 뒤로 몸을 날려 쓰러진 전사를 향해 갔다. 파이로의 몸은 쓰러져 있는 전사를 넘어갔다. 파이로는 몸을 회전시켜 낙법을 하며 쓰러진 전사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리고 두고 보지 않고 다시 뒤로 몸을 날렸다. 이번에 그가 도착한 곳은 남은 한명의 전사가 있는 곳이었다. 몸을 옆으로 돌림과 동시에 총신을 휘둘러 전사의 무릎을 쳤다. 전사의 무릎 한쪽이 기이하게 구부러짐과 동시에 숙여진 얼굴을 총신으로 가격했다. 전사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파이로의 몸은 그런 전사의 옆에 떨어졌다. 물론 그대로 누워 있는 게 아니라 몸을 빠르게 튕겨 땅에 닿지도 않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빠르게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자기 앞에 쓰러져 있는 전사의 머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 파이로는 이상의 끔찍한 일을 보기 싫어서 쏜 다음 바로 옆으로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아까 전에 두 번째로 공격당하여 다리 모두가 부러진 녀석이 있었다. 파이로는 눈을 감고 녀석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었다.




 “편안한 여행되시길.”




 수십의 플라즈마 탄이 번쩍였다. 파이로는 전사들의 시체를 지나갔다. 사막차가 남긴 자국이 모래 위로 훤히 보이고 있었다. 파이로는 그대로 수송선으로 갔다. 수송선을 지키던 파일럿은 파이로가 혼자서 돌아온 것에 놀라하였다. 파이로는 굳은 표정으로 파일럿에게 말했다.




 “누와카 한 대 준비해주게.”




 파일럿은 아무 말도 없이 파이로가 주문한데로 해주었다. 파일럿은 누와카 한 대를 내렸고 파이로는 그 위에 탑승했다. 시동을 걸자 부드러운 파공음이 들려왔다. 누와카는 천천히 모래 위를 뜨기 시작했다. 누와카는 50cm정도 공중에 뜨자 더 이상 뜨는 것을 멈추었다. 파일럿은 파이로가 떠나기 전에 한번만 말했다.




 “조심 하십시오. 그리고 누와카를 크게 손상하지는 말아주십시오. 다 콘레드의 예산입니다.”




 파이로는 하하 웃으며 긴장을 풀었고 파일럿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었다. 누와카는 달렸다. 50cm가 땅에서 떨어진 채로 가고 있으니 날아다닌다고 해도 트린 말은 아니다. 카느와를 붙잡은 차가 지나간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빨리 가지 않는다. 곧 모래속에 파묻힐 것이다. 그러므로 파이로는 누와카가 낼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날아갔다. 자신의 제자인 카느와를 구하기 위해.









 이아손은 도시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수십의 태양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수십의 다른 종족들이 이아손을 지나쳐갔다.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그 아지트를 찾지?”




 이아손은 시작부터 막막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이 도시에 자신의 친구도 있긴 했다. 몇 년 전인가 그 친구에게서 마지막으로 소식을 전해 받은 이아손은 그 친구가 마드란 행성의 샤루기아라는 도시에 있다는 것만 들어보았다. 이 도시에서 기체 부품 장사를 하고 있는 친구를 찾는다면야 찾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는 어쨌든 마지막 수단이다. 이아손은 샤루기아의 모습에 익숙해 질 것을 원하며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는 온몸이 싸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몸은 싸늘할 지언정 그가 느끼는 느낌은 그의 초능력과 같은 화끈함이었다. 이아손은 문득 간담이 서늘해 지는 느낌을 받고 세이버를 뽑아내기 위해 오른쪽 허리에 손을 대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어야할 세이버는 없어져 있었다. 급히 몸을 돌려서 뒤를 보았다. 금발의 한 아이가 뛰고 있었다. 이아손은 직감적으로 그 아이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직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아이를 쫓아갔다.


 이아손이 있는 곳은 깊은 시내였고, 그 때문에 사람들이 붐비었다. 아이는 마치 물고기라도 되듯이 이리저리 사람들을 피해 다녔고 몸집이 큰 이아손은 사람들과 부딪혔다. 부딪힌 사람들이 이아손을 향해 욕을 했고, 이아손은 그 욕을 다 듣기도 전에 다시 달렸다. 아이는 어느 정도 달려가다가 오른쪽의 골목길로 들어갔다. 이아손은 높이 뛰어서 아이가 들어간 골목길로 들어갔다. 아이는 저만치 가서 두 갈래 길 중 오른쪽으로 갔다. 이아손은 자신의 최고속력을 내어 따라갔다.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니 그곳은 철창으로 된 막다른 길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그 철창을 기어 올라가서 거의 반대편에 도착하고 있었다. 이아손이 뛰어 올라가 아이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뒤에서 누군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어이, 형씨. 이곳은 우리 구역이라고.”




 이아손은 역겨운 냄새가 등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아손은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 6명 정도의 깡패들이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아손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이는 이미 넘어가서 왼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이봐, 내 말이 장난으로 들려?”




 이아손의 어깨를 잡았던 깡패가 짧은 나이프를 그의 목에 들이대었다. 이아손은 나이프가 목에 닿기도 전에 목과 함께 몸을 돌렸다. 그리고 몸을 돌리며 왼손으로 깡패의 손을 쳤다. 이아손의 힘으로 쳐진 손의 나이프가 이아손의 목을 스쳐 지나갔다. 몸을 완전히 다 돌린 이아손은 왼손과 함께 오른손으로 깡패의 목을 후려쳤다. 깡패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다른 깡패들이 달려들려고 했지만 이아손은 시간이 없었다. 옆에 있는 벽에 몸을 날려서 한번 벽을 차고 그 반동으로 철창을 넘었다. 철창 뒤에선 남은 깡패들의 쌍욕들이 들려왔다. 이아손은 아이가 도망친 방향을 보았다. 중앙 광장이었다. 그나마 깨끗한 곳이었다. 이아손은 분수대에 천천히 걸어가는 아이를 보았다. 아마도 이아손을 따돌렸다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아손은 조용하게 그리고 빠르게 뛰어갔다. 그는 손을 뻗어 아이의 몸을 돌렸다. 그리고 이아손은 손이 아이에게 닿자마자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역시나 아까 달리면서 보았던 아이의 얼굴과는 다른 아이였다. 아이는 놀란 얼굴로 이아손을 바라보았다.




 “미안하다, 얘야.”




 이아손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몸을 일으켰다. 자기 앞에 있던 아이는 울상을 지으며 이아손에게서 달아났다. 이아손은 완전히 놓쳐버린 아이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거, 이제 일이 너무나 어려워 졌군.”




 그는 몇 십 년 전에 끊은 담배가 생각났다. 그러나 그에게 있지도 않았고 생각만 났을 뿐 다시 피고 싶지는 않았다. 이아손은 흐음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한곳에 시선이 머물러지게 되었다. 이아손은 웃음 지었다.




 “너무나 좋은 타이밍이군.”




 그의 시선이 있는 곳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타방카의 하늘을 나는 우주선.




 이아손의 친구인 타방카가 운영하는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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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Ch1 과 Ch2를 다 올렸습니다. 예전에 올렸던 것과는 약간 몇몇 부분이 수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