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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몬스터

2009.12.06 06:51

블라블라울라블라 조회 수: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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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친구.




“제 이름은 랜디엄입니다.”




“반갑네, 난 파카노리라고 한다네.”




라이에이트는 나를 데리고 시장 같은 곳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듀몽드[르 센트로 듀몽드를 내 마음대로 줄인 말]에서 나오는 모든 식료품이 오가고 있었다. ‘지구’에서 봐왔던, 특히 한국에서 자주 보던 시장과는 별로 다를 게 없지만 그들과 이야기해보고 물건을 사보면 차이점이 들어난다. 일단, 이곳에는 화패가 없다. 물건을 사려면 그에 걸 맞는 물건을 준비해야한다. 만약 그에 걸맞지 않으면 주인은 거절을 하고 거절당한 사람도 군말 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물건에 걸 맞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더 큰 물건을 가져오라 하면 말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막기 위해 이곳의 인간들은 어떤 기계를 개발해내었다. 바로 물건의 가치를 매겨 비교해볼 수 있는 기계이다. 나는 파카노리라는 과일을 파는 남자에게 기계의 유래에 대해 아냐고 물어보았다. 지구에서만 보고 이곳에서 처음 보는 기계이다.




“흠……. 일단 이 기계의 이름은 브레스이네. 브레스란 이름을 가진 자가 만든 기계라고 하더군. 그런데 난 어차피 기계의 유래 따위는 모르네. 그러니 브레스를 찾아가는 게 나을 꺼야.”




“네? 브레스란 사람이 아직 살아있나요?”




“그건 모르지. 난 그 사람을 모르니까.”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나는 아직 이해를 못하겠다며 다시 질문했다.




“이 기계가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었나 봐요?”




“아니, 매우 오래되었지. 내가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만해도 있었다네.”




파카노리는 다시 과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못해도 40대는 될 것이다. 그렇다면 40년 전에도 이 기계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라이에이트는 나보고 빨리 오라는 손짓을 하고 나는 그를 따라갔다.


라이에이트는 시장을 가로질러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주위 시장과 매우 잘 어울리는 허름한 건물 한 채였다. 그 안에는 라이에이트의 또 다른 친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세피어 이다. 세피어는 나와 비슷한 또래로 추정된다. 우리는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고, 금세 친해졌다. 라이에이트가 나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는 그는 이제 곧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그래서 세피어와 함께 지내라는 것이다. 뭐, 상관은 없지만 세피어란 자가 날 받아줄 것인가?




“앞으로 잘 지내자, 랜디엄.”




아, 알고 보니 라이에이트가 날 데리고 온 날 세피어와 함께 있었다고 한다. 아마 그 때 말했을 것이다. 어쨌든 잘 되었다! 그런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라이에이트가 없다.




“어? 라이에이트는 어디 갔지?”




“그는 떠났어.”




“떠났다고!?”




나는 그에게 작별인사와 감사의 인사를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생명의 은인이고, 살집을 구해준 사람인데…….




“라이에이트가 언제 돌아오는지 알아? 아니, 그보다 어디로간거야?”




세피어는 잠깐 생각하더니 입을 땠다.




“녀석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꺼야. 나도 그놈이 떠난 건 아쉽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그의 가족은 레드에 있지 않고 블루에 있거든. 그는 블루로 떠난 거야. 자신의 고향으로…….”




“블루…, 블루는 멀어?”




“아주 멀고, 중요한 건 어디 있는지 몰라.”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뭔가 이상한데……?”




“그럴지도 모르지. 이 세계에 처음 오면 낯설 수밖에 없어. 나도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납득되지 않았지. 하지만 모든 게 그렇듯이 다 익숙해지게 되어있어. 너도 곧 그렇게 되겠지.”




나는 갑작스러운 어떠한 불안감을 느꼈다. 나는 죽었다. 분명 나는 죽었고, 이곳은 현실에서 떠들던 사후세계와는 전혀 다른 사후세계이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이 사후세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일까. 게다가 세피어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나와 같았다고 했다.




“넌 그럼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군!”




“흠……. 글쎄, 나도 잘 몰라. 이곳은 레드라는 나라이고, 블루란 나라는 매우 특별해서 아무도 그 위치를 모르지. 넌 운이 좋은 거야. 죽을 때까지 만날 수 없는 블루인간을 첫 친구로 맞이했으니 말이야! 그러고 보면 나도 운이 좋은 편이지.”




“아니, 내가 묻는 건 그게 아니야. 이 ‘세계’에 대해 묻는 거지. 너는 이 세계에 오기전에 어디에 있었어? 지구에 있었어?”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답답해 미칠 지경 이였다.




“그럼 어디서 왔지!?”




“난 이 세계에서 태어났어. 우리 부모님은 레드 나라인 이시지. 뭐, 지금은 돌아가신지 꽤 되었지만 이젠 그것이 일상이 되었으니 뭐. 그런데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지?”




세피어라는 자는 지금 나를 놀리는 것이 아니면 미친놈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놀리려는 것 같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 정말 정신에 이상이 생긴 사람인가? 이때 나는 아까 느꼈던 그 불안감보다 더 위협적인 불안감을 느꼈다. 그것은 나도 곧 세피어처럼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다. 점점 그의 천진난만한 얼굴이 내 얼굴로 변해갔다. 나는 깜짝 놀라 시선을 땅으로 돌린 후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휴, 그는 내가 아니였다. 하지만 곧 현실로 다가올 것 같았다.






……M2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M1을 발견한 것이다. 둘이 만나면 무언가 큰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두기로 한다. 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 법도 이제 잘못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때까지 기다리자.




-유날드 모니르의 연구 No.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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