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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그게 말이죠.. "
이녀석.. 뭘 말할려고 하는 같은데..왜 꾸물대는거야
" 뭔데 그래? "
" 아..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알았죠? "
뭘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건지.. 다리를 배배 꼬고 뺨은 붉어지고..
이봐.. 멀리서 보면 내가 이상한 아저씨 같잖아..
" 말해봐.. 어서 "
잠시 뜸을 들이던 녀석이 얼굴을 살며시 들었고 눈은 나랑 마주치지 못했다.
" ... 화장실.. "
" 크게 말해.. 잘 않들려 "
" 화장실!!! "
바람이 불때마다 먼지와 돌들이 굴러다니고, 하늘은 재로 덮혀져있다.
예상한건데 아마 용암도 같이 분출했던 모양이다.만약 지금도 흐르고 있다면..
" 이봐.. 됬어? "
" 아직 이쪽 보지말아요!.. "
화장실.. 그냥 가고 싶다고 말하면 될것이지
그리고 다리를 못써서 내가 직접 잡아줘야 하잖아... 젠장 난 허리도 다쳤는데..
" 하암.. 됬냐?.. "
까다로운 녀석.. 꼭 내 딸같이 구네..
" 됬어요. 다리 내려주세요.. "
그나저나 아까전 그 지진 때문에 지형을 전혀 모르겠네 방금떠난 터미널의 위치도 모르겠어.
좀 큰일날 일이군..
" 아 배고프다.. "
아침부터 먹었던게 없었던 나는 주머니에 들어있던 초콜릿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얼른 주머니에서 으깨진 초콜릿을 꺼내서 포장지를 뜯었다.
" .. .. . "
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멈처섰다.
그 시선은 길잃은 아기 송아지의 애처로운 울음소리였다.
이.. 이걸 달라는 말인가?.. 하지만 이건 내식량인데 줘야되는건가.. 난 어른이니까
어쩔수 없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녀석에게 나의 사랑스러운 초콜릿을 넘겨 주었다.
" 쳇... 얍삽한 녀석 "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이녀석 이름도 모르는데.. 한번 물어볼까?
" 저.. 그게 말이지.. 이왕 같이 다니게 된거 너.. 이름이 뭐냐? "
" 그건 왜요.. "
녀석이 날 경계하는 눈빛으로 물어보았다.
" 아니.. 그냥 야라고 부르기는 뭐해서.. "
" 유리.. 유리에요.. "
머뭇 머뭇 거리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 유리라.. 이름이 예쁜데.. ? "
내 얘기를 듣고 그녀석.. 아니 유리는 고개를 푹 숙여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 유리야~ 유리야~~ "
난 장난삼아 유리의 이름을 더 크게 불렀다.
그리고 녀석은 부끄러운지 더 빨리 걷기 시작했다.하지만 다리가 불편해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 꺄앗!.. "
" .. 아.. "
깜짝 놀라 뛰어가서 상태를 살펴보았고, 다행히도 무릅이 약간 까졌었다.
하지만 유리는 큰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 아.. 미안해 미안.. 내가 잘못했어.. "
왠지 죄책감이 느껴져 계속 사과했지만 여자아이의 울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유리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하지않았고 그런 녀석을 보고 난 들어올려 업어주었다.
" 비록 한팔이지만 널 업을수 있는 힘은 있다고.. "
거센 저항을 하더니 잠시후에는 조용해졌다.
하핫.. 이녀석 그대로 잠들었나?
2012년 1월 [아마도] 2일 [예상] 1시
캄캄한 안개와 먼지속에서 제일먼저 일어난건 나였다.
피곤했는지 유리는 아직도 잠에 빠져있었다.
" 아무도 꺠우지 않고 내가 일어났다는건.. 지금은 1시 쯤 될거야.. "
어제는 내몸도 불편한지라 서둘러 쉴곳을 찾았고 그나마 잘곳을 찾아 잠자리를 청했다.
" 그나저나.. 너무 덥군.. 1월이면 추울때인데.. "
양복을 입고있던 난 양복을 벗어던지고 셔츠를 입었고 넥타이로 부러진 손목을 고정시켰다.
" 이정도면 될려나.. 하지만 아직도 조금 아픈데.. "
바닥에 앉아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또 식량을 구해야 했다.
" 젠장.. 배고파서 영 힘이 안나는군..
제일 큰 문제.. 그건 식량이었다.
유리도 나도 모두 부상자인데다가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도 않았으니..
" 여기 저기 돌아다녀 볼까.. "
물론 돌아다니는 것은 나 혼자 해야 할일이다.
괜히 녀석까지 같이 다니면 불편하고 한명이라도 더 에너지를 절약해야 했기 때문이다.
" 출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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