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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First Generation 女神降臨

2005.08.23 05:03

B.Raven 조회 수:25 추천:2

extra_vars1 검은 장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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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던전 로비

"이 곳은 크리스텔 사제님의 거처였던 곳...동시에 타르라크 씨와의 인연이 이 곳에 있다."

난 안경 주머니를 제단에 바쳤다.
그 순간 내 몸은 또다시 한 번 타르라크의 기억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후...이것도 몇 번 해보니 꽤 재밌는 걸? 다른 사람의 기억을 직접 체험한다.....'
"내 생각이 맞다면... 모든 던전은 입구만 다를 뿐, 지하에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물...마력을 분석해 볼 때, 여신상은 제물을 바치는 이를 이동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던전의 특정한 구역을 봉인해서 모험가들이 어떤 지역으로는 가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에 가깝다. 여신이 봉인하고 있는 바로 그 지역에 티르 나 노이로 가는 비밀이 있다. 그곳으로 가는 열쇠가 있다.
마족들의 출현 역시 필시 티르 나 노이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 일터. 서두르지 않으면 여신의 바람도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여신이 봉인하고 있는 곳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증거...정신 차리자."
'꽤 긴장하고 있군.'
"여신이시여. 저를 도우소서.
지금 당신이 봉인하고 있는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노니 제게 은총을 내려 주소서.
제가 당신의 모양을 한 석상에 표시를 하는 손길이 떨리지 않게 하시고 석상의 연대를 조사하고 이동처를 알아내는 일에 지혜를 주소서.
당신이 봉인하고 있는 곳으로 가서 당신을 구할 수 있는 영광을 주소서.
저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마리와 루에리를 지키소서.
여신의 은총이 저를 지켜주시기를 기원하나이다."
'기도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던전은 모두 그런 곳이었군. 단지 입구와 난이도, 버티고 있는 몬스터들만 다를 뿐. 만약 이곳에서의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여신을 구하는 것도 쉽겠어."

정신을 가다듬고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던전 안엔 스켈레톤들을 비롯한 강한 몬스터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군...역시 이것은....크리스텔 사제님의...?"

쉽게 보스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스룸의 문을 열자 내 몸이 다시 멈췄고, 웬 노랫소리가 들렸다.

라라... 라라...
돌아올 때는 그 칼을 던져버려요.
당신께 다가갈 때
그 칼에 비치는 내 모습이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답니다.


라라... 라라...
그대가 내 침실에 처음 들어온 날에
사실 전 놀라지 않았답니다.
제 가슴 속에는 이미
당신의 사랑이 살고 있었거든요.


라라... 라라...
눈을 감지 마세요.
그 눈빛 속에 나를 가두어 주세요.
당신은 나의 주인님
당신은 나의 주인님

검은 장미의 영원한 주인...

"듣고 있었나요? 당신을 위해 만든 노래입니다."
'저게 서큐버스의 모습을 한 크리스텔 사제님?'

머리카락의 길이만 달랐지 크리스텔 사제님과 똑같았다.

"당신의 아름다움과 지혜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만. 인간을 홀리기 위해 만든 노래는 그다지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가요? 당신이 여기를 찾아온 것도 벌써 다섯 번째군요. 다른 모험가처럼 저를 만나러 오는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찾고 있는거죠?"
'그럼 다른 모험가들은 전부 서큐버스를 만나러 라비 던전에 오는 줄 안단 말인가? 나 같은 경우를 생각하지도 않은 말을 하는군.'

이제껏 내가 라비 던전에 들어갔던 것은 단지 나 자신을 훈련시키기 위해서였을 뿐이다.
서큐버스는 생각 외로 강한 마족이기 때문이다.

"저는 티르 나 노이로 가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이 미로처럼 복잡한 공간 속에는 분명히 진짜 길이 숨어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당신은 정말로 알 수 없는 사람이군요. 저 역시 마족. 당신의 뜻이 어찌되었건 그냥 비켜줄 수는 없어요. 이번에도 역시 질지 모르지만 한 번 더 도전하겠어요."
'아니, 뭐야? 그럼 4번을 모두 졌단 말인가? 마법사가 서큐버스를 이기는 것은 꽤 힘든 일인데....?'

서큐버스는 마나 리플렉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마법을 이용한 공격의 데미지를 거의 막아내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서큐버스를 혼자 상대하기는 힘들다.
역시...드루이드의 힘은 위대하다.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지금까지는 계속 당신께 졌지만 이번만은 대신...."
"대신? 대신 뭐요?"
"...제가 이긴다면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음...그래서 들어오는 길이 굉장히 쉬웠던 거로군.'
"당신이 악한 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만. 드루이드의 길을 걷고 있는 몸. 그럴수는 없습니다."
"전 최선을 다할 거에요."
"..."

순간 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내 손으로 크리스텔 사제님을 쓰러뜨려야 하는건가?'

내키진 않았지만, 파이어 볼트를 풀차징하고 사정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달려갔다.

"파이어 볼트!!"
[쿵!]
"아악!"
"아, 아니?"

이상한 일이 생겼다.
크리스텔 사제님이 파이어 볼트의 데미지를 막아내지 못했다.
물론, 파이어 볼트는 무조건 적을 다운시키는 마법이지만, 데미지정도는 막아낼 수 있다.
역시...사랑하는 사람에게 칼을 들이대기 싫다는건가?

"죄송합니다, 라이트닝 볼트!!"
[치지직!]
"아악!"

타르라크의 마법의 위력이 워낙 강력해서 그런지 크리스텔 사제님은 금방 쓰러지고 말았다.
또다시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젠 지나가도 괜찮겠습니까?"
"..."

크리스텔 사제님은 말없이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여자를 울리다니...드루이드의 길을 걷는다는 이유로 타르라크가 내 신조를 어겼군.'

난 여자를 울려서는 안된다는 신조를 갖고 살아왔다.
하지만...그걸 다른 사람한테까지 적용하는 건 아니므로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죄송합니다. 당신의 칼에 살의가 없는 것처럼 저 역시 당신을 해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이기고 싶었어요. 그래야 당신이 내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당신은 뭔가 오해를 하고 있군요. 사랑은어떤 사람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왜죠? 모든 남자들은 여자를 굴복시키려 하지 않나요?"
'큭...여자들은 이렇게 생각한단 말야?'

솔직히 내심 찔리는 것도 있었다.
그간 내가 얼마나 많은 서큐버스와 세이렌을 굴복시켰는가?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다.

"당신을 찾아오는 수 많은 남자들이 당신을 굴복시키고 당신의 사랑을 쟁취하기를 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인간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것 같군. 이쁘기만 하면 마족이든 뭐든 상관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왠지 좀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럼,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그 순간, 내 몸은 다시 던전의 로비로 올라와 있었다.

'크리스텔....타르라크는 당신에게 그런 존재였군요...'

다시 성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왠지 무겁다.
그녀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나도 모르게 말이다.






First Generation 女神降臨(9)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