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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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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횡대로!"

푸른 군복에 빨간 명찰을 단 육전대원들이 소총을 들고 뛰어가 3열로 늘어섰다. 이제 근 한달을 이골이 날 정도로 연습한 행위인지라 상당히 빨랐고 또한 절도가 있었다. 1열은 무릎앉아쏴, 나머지는 서서 사격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장교의 명령이 다시 이어졌다.

"장전!"

일제히 페이퍼 카트리지를 꺼내서 끝을 물어뜯고 총구에 집어넣고 막대를 이용해 다져넣었다. 이 행위가 끝났음을 확인한 장교가 사격을 명령했다.

"1열사격! 나머지 열은 대기!"

[펑]

1열들의 소총에서 총성과 함께 총알들이 날아오르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2열사격! 1열장전 3열대기!"

1열의 병사들이 다시 장전을 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2열들의 소총에서 화염이 뿜어졌다. 주변에서는 폭음에 익숙하게 한다는 이유로 구형대포들로 공포를 쏘는 통에 포성이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크게 들렸다.

"3열사격! 2열장전! 1열대기!"

똑같은 사격이 계속 수차례가 이어지고 병사들이 가지고 있던 탄약이 다 떨어지고서야 훈련은 끝이났다. 거의 모든 탄이 정확히 100m정도 떨어진 과녁에 박혀들어가고 훈련이 끝나자 카알 미슬린 육전대 임시정령(대령)이 그의 상관인 소년에게 다가왔다.

"어땠습니까? 사격속도가 많이 빨라졌습니다."

"괜찮군 명중률도 많이 괜찮아졌어."

고개를 몇번 끄덕인 그가 미슬린 정령에게 다가왔다. 여자 뺨치는 잘생긴 얼굴에 정령이 당황하건 말건 그는 자기 할말을 했다.

"곧 실전을 치르게 될지도 모르겠어."

"예?"

이 꼬맹이가 그에게 속삭인 말에 정령이 충격을 받아서 반문했다.

"어디입니까?"

"마키시온 제국 해군이 우리 상선대를 습격할지도 모른다는 첩보다 인트라 무로스 측에서 준 정보니 상당히 신뢰성이 높다."

"그…그렇다면."

"그래 내가 직접간다. 자네의 육전대도 가야할 것일세."

첫 실전이다. 이 말에 정령의 피가 끓어올랐다. 이제까지 고작 한달동안의 훈련이었지만 정말 지독할 정도로 훈련을 해온 그들이었다.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온 것이다.

"부하들에게는 일단 푹 쉬게 해주게 잘하면 정말 크게 붙어야 할지도 모르니까."

"예 장군!"

"그리고 이 소식은 알려줘도 무방하네."

그렇게 말하고 소년이 연병장을 천천히 가로질러 가자 정령이 급히 경례를 붙였고 다른 육전대원들도 그것을 따라했다. 소년은 그냥 뒤돌아 선채 오른손을 들어올려 그것에 답했다.

"여러모로 굉장하신 분이야."

"그렇지요."

육전대원들에게 있어 박창재는 자신들을 혹독하게 굴리는 상관이었지만 그만큼 존경받는 상관이었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잠조차 거의 자지 않는채 남의 나라 해군의 재건을 위해서 뛰어다니는 모습은 그들이 경의를 표하기에 충분했고 다른 이오타 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다음날 아침의 리에타 외항은 오래간만에 활기에 차 있었다. 이오타 해군이 해군재건을 시작힌 이후 최초의 대규모 호송선단의 편성을 결정했고 덕분에 더 이상 배들을 썩히는것을 좋아할리 없는 선주들이 대량으로 참가해 원래 상선단의 규모보다 훨씬 커졌다. 이오타 해군도 참가할 군함들이 내항에서 나와 외항에서 닻을 내리고 상선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갈레옷(Galiot)같은 소형함들에서부터 주력인 겔리선(Galley)들 그리고 수송용인 케러벨(Caravel)까지 대형을 유지한채 서있는 모습은 아침의 일출과 함께 한편의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해 내었다. 박창재는 기함인 아드미럴 리(admiral Lee 충무공을 의미)가 아직 건조가 마쳐지지 않아서 그나마 대형함이어서 기함으로 결정된 엔듀시아호에 승함해서 이번 함대에 참여하기로 했다.

"장군! 상선들이 닻을 올렸습니다!"

견시수가 상선단이 군함들 뒤로 붙는것을 보고는 마스트에서 소리를 질러댔다. 지난번에 크게 혼쭐이 한번 난 뒤 견시수들이 바짝 정신을 차렸고 그 여파는 다른 병사들에게 까지 미쳤다.

"우리도 닻을 올려고 돛을 펴라!"

쇠로 된 둔중한 닻들이 쇠사슬로 끌어올려지고 역풍에도 대비할수 있는 삼각돛들이 일제히 펴졌다. 순풍을 탄 돛이 바람을 가득 머금고 팽팽하게되고 노잡이들이 고수들의 북소리에 따라 천천히 노를 저었다.

[펑 펑 펑]

해엽에 막 임시로 모양만 잡아둔 포대에서 출항하는 함대를 위해 예포를 쏘았다. 몇 차례의 웅웅 거리는 포성이 추가로 울리고 천천히 함대는 바다를 미끄러져 갔다. 그 뒤에는 대포에서 오른 연기만이 피어올랐다.





"장군!"

"무슨일이냐?"

북부 콘스탄트 해군의 모항인 듀-헤인, 그렇게 군항으로서 사실상 해군의 주력을 사략선에 의존하는 북부 콘스탄트의 사정상 기항하고 있는 군선들의 대다수는 사략선 들이다. 그러니 사실상 북부 콘스탄트 해군의 사령관은 사략함대 사령관인 메르키네공이었고 그가 지난번에 이오타 해군을 궤멸시킨 장본인 이었다.

"이오타 해군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역시 놈들도 출항하지 않으려니 똥줄이 타겠지, 하여튼 상인 놈들이란."

그 역시 북부 콘스탄트의 무왕 바쉐론과 비슷한 타입의 맹장이다. 생긴것도 무척 선이 굵게 생긴그가 부관에게 계속 보고를 받았다.

"현재 긴급히 재건된 이오타 해군은 갈레옷 50척 겔리선 20척 그리고 케러벨 13척의 함들을 빼서 호송선단을 구성했습니다."

"신임 사령관이 누구라고 했지?"

"이름은 알려진것이 없습니다만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자신을 아드미럴 팍(park)이라고 칭하는 외국인 이라고 합니다."

"그랬지… 자존심 강한 놈들이 사령관을 맡긴 외국인이니 능력은 역시 보통은 아니겠군."

"그런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단시간에 해군력을 그 정도로 재건한 것으로 보아서 보통 인물은 아니라고 정보부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좋다 우리도 출전준비를 서두르고 '임모탈' 제7무장전투여단에게도 출동을 요청하게, 그들이 오는 즉시 우리도 출항한다."

그는 싸움을 걸 생각이다. 이 참에 하늘 높을줄 모르고 돈만 아는 저 이오타의 비실이들을 다시는 바다에 나오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메르키네 공이었다. 부관이 급히 뛰어가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지난번에는 적들을 섬그늘에서 매복해 있다가 적들을 얕은곳으로 몰아 충각공격을 퍼부어 기선을 제압하고 도선해서 적들을 무찔렀다. 이번에도 똑같이 할 생각이었다. 적들도 바보는 아닌이상 대비는 했겠지만 그들은 아직 서부해의 위험함을 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