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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이오타 왕립 해군(ROYAL NAVY)

2006.03.30 01:16

뚱보소좌 조회 수: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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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선주 한사람이 손해보는것이 싫어서 뇌물수수를 사주했다?"

"그렇습니다."

사건의 전모는 그러했다. 아주 기가 질려버린 소년이 불상할 정도로 떨고 있는 사장에게 물었다.

"어떤 녀석입니까?"

"그…그것은."

이마에 힘줄이 솟는다. 기분이 나쁜 것을 눈치 챈 사장이 황급히 그가 원하는 내용을 내뱉었다.

"크라이슬러 해운의 사장이신 팔켄하임 크라이슬러께서 그리 사주하셨습니다."

"큰 해운회사인가?"

"굉장히 큰 회사입니다 이오타 전체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회사입니다."

이오타 근해까지 북부 콘스탄트 해군이 출몰하는 이 상황에서 해군의 수리가 늦어져서 호위를 받지 못하면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해운회사다 결국 그 회사는 사장이 능력이 안 되고 뭔가 구린 방법으로 회사를 확장했다는 말이 된다.

"알겠습니다 뭐 제가 알아서 조치를 취하겠고… 위드랑 쥐베르씨를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그가 무슨 잘못이라도?"

지레짐작으로 놀래하는 간이 콩알만 한 사장을 그가 살살 달랬다.

"하하!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군함 건조건으로 말해둘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아! 알겠습니다."

사장이 밖에서 대기하던 여비서를 불러서 그 조선공을 데려올 것을 명령하고 여비서가 나가자 잠시 사장실 안에 적막이 감돌았다. 여비서가 타다준 차를 한 모금 들고 있던 찰나에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비굴할 정도인 사장과 대비되게 자신을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을 확신이라도 하듯 당당히 들어오는 그의 모습에 은근히 감탄한 소년이 그가 앉자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뭡니까?"

"뜯어보시고 말씀하시지요."

궁금증에 휩싸인 표정으로 그가 거친 손을 이용해 봉투의 겉포장을 뜯고 속에든 종이를 꺼내었다. 그리고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본 그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설계도면?"

"한 장이 아닐 겁니다."

그랬다 쥐베르가 탁자위에 늘어놓은 도면들은 군함들의 설계도면이었고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군함의 설계도면과는 많이 달랐다 특히 가장 좌측에 놓인 도면은…

"1,600t?"

"맞습니다."

쥐베르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곳에서는 몇 척 없는 크기의, 마키시온제국해군의 기함인 '엠페러'가 겨우1400t정도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대형함이다

"포가 42문에 3층갑판? 거기에 진홍색으로 도장(塗裝)한다?"

"해군은 육군과 달리 기함이 선두에 섭니다."

육군은 지휘관이 뒤쪽으로 물러나서 지휘하지만 해군은 지휘관이 탑승한 기함이 선두에 선다. 대표적인 예가 트라팔가 해전 당시의 넬슨제독과 임진왜란 당시 늘 진두지휘를 했던 충무공이다. 박창재는 육전도 선두에 서서 지휘하는 스타일이었고 그런 그가 기함으로 크고 강한 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반년을 걸릴걸세."

"4개월."

쥐베르가 질린 표정으로 간신히 내뱉은 말을 그가 단호히 잘랐다. 4개월도 많다는 그에게 쥐베르가 항변했다.

"이곳에서 건조한다고 해도 그 정도는 힘듭니다."

그의 직위를 고려해 존댓말을 하는 그에게 소년이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당장 건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곳 군 조선소의 대규모 확장공장공사가 있을 겁니다. 일단 뼈대만 이곳에서 잡은 후 군 조선소에서 본격적인 공정을 진행할 겁니다 그리고 일단은 이런 녀석의 건조보다는 지난번 해전으로 상실한 주력함의 충원이 더욱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러자 쥐베르의 눈이 빠른 속도로 옆에 있는 다른 도면들을 훑고 지나갔다.

"이것들은…."

"예, 역시 포문수가 기존에 사용하던 함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대포들을 이렇게 싣을수 있을까?"

이곳 함포들을 기준으로 하면 당연히 그렇게 싣고다닐수가 없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죄다 개량이 이루어 질겁니다. 기존의 구경만 큰 함포들을 컬버린으로 죄다 교체하면 이정도 수의 포들을 탑재할 수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해가 안되나마 됐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그가 서류를 다시 봉투에 집어넣는 사이 소년이 일어났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예, 수고하십시요."

"그러도록 하지요."

앞으로 새삼 수고할 일이 싸여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였다.




조선소를 나온 그가 찾은곳은 리에타항의 외항의 해엽, 수많은 배들이 오고가는 모습이 바로보이는 곳에서 해엽을 내려다보는 그는 낭만적인 장면과 달리 좌절에 다시 한번 빠져 있었다.

'무슨놈의 군항에 해안포대 하나 없는 거냐?'

이 정도의 천혜의 조건이라면 당연히 군항을 보호하기 위해서 포대가 그야말로 면도날 찌를 틈도 없이 들어서야 정상이다. 그런데 포대는커녕 망루 몇 개만이 덩그런히 서있는 모습은 좌절 그 자체였다. 마리에타에게 기중기도 만들것을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한 그가 발걸음을 돌렸다.





"죄… 죄송하게 됐습니다 장군님."

"이게 죄송하다는 말로 끝날 수준입니까! 한낱 외국인인 저조차 이오타를 위해 이렇게 움직이는데 큰 기업의 사장씩이나 되는 분이 이렇게 나오시면 어쩌자는 겁니까!"

그의 서슬에 '크라이슬러'해운의 팔켄하임 크라이슬러사장이 지금 박창재에게 가차 없이 욕을 얻어먹는 중이었다.

"도대체 생각이란 것이 인는인간이야 없는 인간이야! 이 무뇌충! 인간쓰레기!"

서슬에 거의 남색으로 질려버린 팔켄하임 사장의 면상에 대고 거의 칼이나 총이라도 들고 달려들 분위기로 험한 말을 쏟아내던 그가 갑자기 뒤로 발라당 자빠지며 기분 나쁠 정도로 푹신한 뒤쪽의 소파에 파묻히듯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않그래도 날카로운 안광을 펑퍼짐한 체구의 사장에게 날렸다.

"당장 당신을 쏘아버리고 싶지만 당장 그러는 건 좀 너무한 것 싶어서 당신에게 애국의 기회를 주려하오."

"예?"

당장 살 수 있다는 말에 얼굴에 회색이 도는 사장에게 같잖다는 듯 박창재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는 무언의 표시로 허리의 홀스터에서 13mm의 대구경 권총을 꺼내들어서 안전장치를 해체했다.

"당장 선박과 병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말이오."

뒤에 나올 말을 예상하고 절망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팔켄하임 크라이슬러였다.

"이 회사의 선박과 고용된 선원들을 조금 징발하고 싶은데 말이오."

[타앙]

그와 동시에 소년이 들고 있던 권총에서 불이 뿜어지고 사장의 귀 바로 옆의 벽지에 구멍이 뚫렸다.

"히… 히이익!"

연기가 무럭무럭 피오올라오는 권총을 몇 바퀴 휘휘 돌리며 압박을 가하자 사장은 '기왕에 뺏길 거 몸이라도 보존하고 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알…알겠습니다 다 가져가십시요 제발!"

"진작 그렇게 나올 것이지."

이런 식으로 두 군데 정도 더 순회하면서 쥐어짜면 일단 당장  부족한 병력과 군함을 어찌어찌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공갈·협박에 능숙해진 자신을 저주하면서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