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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이오타 왕립 해군(ROYAL NAVY)

2006.03.28 02:26

뚱보소좌 조회 수: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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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습니까 마스터."

"수고한다 마리에타."

이오타 해군의 기존 조병창, 화약 자체가 이곳에서는 비싼 물건인지라 대량으로 구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병창의 확장을 계획한 소년은 이런 분야에 능한 마리에타를 이자벨로부터 돌려받아서 조병창을 맡겼다. 일단 한번 조병창과 이오타 군의 장비를 둘러본 그녀-라고 해야 하나? 인형인데?-의 감상은

"형편없군요."

그리고 가차 없는 혹평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대포자체가 포가가 각도 수정이 이루어질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거기에 구경만 죽어라 크고 구경장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아서 사거리도 떨어지구요."

"한 20파운드 정도의 녀석으로 컬버린(CULVERIN 여기서는 긴 포신을 가진 것을 의미)을 만들어서 대량으로 탑재해야지, 군함들은?"

"살펴봤는데, 이곳은 바람이 일정하게 부는 것이 아니라 삼각돛과 노를 쓰는 것은 이해를 합니다만."

"역시 선상백병전은 효율이 떨어지겠지."

"예! 일단 겔리선들을 개량해서 대포 탑재수를 20문 이상으로 늘려야 합니다 소형 포함들이나 수송용 범선들도 역시 대포 탑재수를 늘려야 합니다."

"포탄은?"

탁자에 놓아둔 거무튀튀한 철환을 인형이 양손으로 힘겹게 들어올렸다.

"보시다시피 보통 일체형 철환을 사용합니다 아니면 포신 자체에 산탄을 넣는 방식으로 산탄을 쏘던지 말입니다."

"캐니스터 방식으로 산탄도 제작하고 폭렬유탄도 만들어야지."

폭렬유탄은 17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속이 빈 금속구에 화약을 넣고 완연성(緩燃性)의 외피를 씌운 것이다. 캐니스터는 산탄이었고 그냥 포신에 산탄을 집어넣는 것보다는 사거리가 더 길다.

"화살형 피사체도 만들어야지."

"예엣?"

마리에타의 눈이 당혹함으로 물들었다. 그에 반하여 소년의 입은 장난기로 가득 찼다.

"모르는 소리, 중량이 무거운 화살형 피사체는 최대사거리가 곧 유효사거리다 대장군전 같은걸 한방이라도 얻어맞으면 웬만한 목조함은 절반으로 쪼개질걸?"

불만이 많은지 웅얼거리는 인형에 손에서 철환을 빼앗아서 한손으로 농구공 돌리듯이 빙글빙글 돌렸다.

"후장식도 만들어라."

"예? 어…어떻게?"

"불랑기(佛狼機) 같은거 말이야."

"아아!"

알아듣고 창작욕을 불태우는 인형을 보고는 흐뭇해하는 소년의 눈에 탁자 구석에 놓인 소총이 들어왔다.

"아! 그거 말이에요?"

눈치 챈 마리에타가 쫄쫄쫄 달려가 그 총을 들어올렸다.

"장교가 가지고 있던 소총인데 화약통을 쓰는지라 장전속도는 별로일 것 같던데요."

"페이퍼 카트리지를 도입하면 어느 정도 빨라지지 않을까?"

"확실히 빨라지겠지요 그리고 조병창 위치가 확실히 좋지 않습니다."

"시외에 한적하고 수력자원 쓸 수 있는 곳으로 네가 직접 골라라."

"예! 마스터."

전통적으로 서양의 무기제작방식인 수력을 이용해서 공작기계를 작동시키는 방식을 사용해서 코스트를 어느 정도 줄여보려는 노력이다. 문득 뭔가가 생각난 박창재가 격침을 누른 채 한쪽 눈을 감고 대충 겨냥해 보던 총을 던져버리고는 인형을 돌아봤다.

"화약의 제조는 어떻게 됐냐?"

"초석과 황, 목탄 거기에 총알에 쓰이는 납의 반입도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확실히 광물자원이 넘치는 게 좋긴 좋더군요."

화약의 주 재료인 초석, 황, 목탄 이중에서 목탄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초석은 이오타 서부에 광산이 있으니까 수급에 문제가 없고  남부에 위치한 화산들로부터 황도 쉽게 얻을 수가 있다. 그 외에도 총알의 재료인 납과 대포에 쓰이는 구리, 주석등도 이오타는 풍부한 대다가 이자벨과 쇼메왕자의 전폭적인 지지는 그것들을 우선적으로 쓸 수 있게 해 주었다.

"뭐… 수고해라."

"가시려구요?"

"여기 오래있기가 조금 뭐해서… 조선소도 한바퀴 둘러보고 해야 하거든."




"그쪽으로 옮겨!"

"제길! 지독하게도 얻어맞았군, 활대가 부러졌어!"

조선소에서는 노동자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목재들과 장비를 들고 뛰어가는 노동자들 사이로 호위병 격으로 젊은 장교 몇 명만을 대동한 박창재가 조선소 사장을 찾아가는 중이다.

"어이! 거기가 아니잖아! 눈을 발에 달고 다니는 거냐? 똑바로 하란 말이야!"

소리를 지르는 초로의 노인, 아무리 봐도 곱게 늙은 것 같지는 않은 남자 그가 부하들을 닦달하다가 두리번거리면서 들어오는 박창재에게 빽 하고는 소리를 질렀다.

"니놈들 뭐하는 놈들이냐! 같잖은 귀족 꼬맹이면 당장 꺼져라!"

어설프게 배나 사려는 귀족 꼬맹이로 보인 모양이다. 그만큼 프로정신이 크다는 소리였고 그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별 말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뭐냐?"

"사장실이 어디요."

"배는 같잖은 꼬맹이가 장난으로 살 물건이 아니다."

장인의 긍지가 듬뿍 들어있는 으르렁거림에 그는 방긋 웃어 보이며 대꾸했다.

"신임 이오타해군 사령관 박창재라고 하오이다만."

그 조선공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진다. 소년이 뱉어낸 말의 의미를 천천히 곱씹어 보더니 갑자기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다.

"에엑?"

태도가 싹 바뀌었다. 그가 남작의 귀를 날려버린 사실은 벌써 리에타항 구석구석에 쫙 퍼져있었고 많은 이오타인들이 그가 한 행위에 공감하고 있었다.

"신임사령관 이시라… 사장실은 이쪽 부두에서 200m쯤 가신 후 오른쪽으로 도시면 보일 겁니다."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지나가면서 뒤쪽에 서있던 젊은 기사 한사람에게 그가 물었다.

"저 조선공은 누구지?"

"위드랑 쥐베르씨 말씀이십니까?"

젊은 기사가 아는 걸로 보아서 항구 내에서 상당히 유명한 조선공인 모양이었다. '귀 날리기 사건'이후 대다수의 해군들이 그 소문을 듣고 그렇게 됐듯 그도 그에게 과도한 존경심을 품고 있는 듯 했다.

"굉장한 분이시지요, 30년 동안 이 분야에서 일하시며 이 바닥에서는 가장 유명한 조선공 이십니다 실력과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알아주는 분이지요."

그 사이 코너에 도착하자 우회전을 했다. 꽤 큰 민영  조선소의 사무용 건물답게 상당히 크기가 큰 건물이었다.

"이오타 해군 신임사령관이 왔다고 사장께 전해주게."

"예? 예엣!"

경비가 급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얼마 안 있어 사장으로 보이는 노인 한명이 다급히 임원들로 보이는 인물들과 뛰어왔다.

"어서오십시요 사령관 각하!"

그가 뇌물을 준 사람의 귀를 날리고 겔리선의 노잡이로 만든 사람이다. 늙은 노인이 겁에 질린 모습은 소년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안으로 드시지요."

"고맙습니다."

적어도 노인에 대한 예의는 지킨다. 무려 공왕인 할아버지와 살아오면서 그의 몸에 밴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