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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신의 물방울

2007.01.24 07:40

크리켓≪GURY≫ 조회 수:170 추천:3

extra_vars1 Domaine de la Romanee Conti Richebourg 백가지 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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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은 젊은 남자가 보인 아름다운 디켄팅에 넋이 살짝 나갔다가 젊은 남자의 말에 대답했다.


 


 "마, 마시라는 건가? 뭐가 다른데?"


 


 하지만 사장의 코를 간지르는 향기로운 냄세에 밑을 바라보았다. 아까와 다를 바 없이 똑같은 붉은 와인이었지만 그 와인의 향기가 달랐다. 그리고 사장은 와인을 얼굴 앞에 들고 다시 향기를 들이 마시더니 감탄을 하며 말했다.


 


 "이, 이게 뭐야?! 향이 굉장해! 마치 꽃같잖아!!"


 


 그리고는 서둘러 와인을 한모금 마셨다. 사장의 입안으로 붉은 와인이 흘러 들어갔다. 와인이 처음 만나는 혀는 부드럽게 와인을 품은것 같았고 와인의 아름다운 맛은 혀에 퍼졌고 그 따뜻한 온기는 몸 전체에 퍼져나갔다. 사장은 한 모금이 아닌 와인 전체를 다 마시고 난 뒤 글라스를 테이블에 놓았다. 그리고 사장의 얼굴에서 피어나는 표정은 행복함이었다. 사장은 와인의 알코올 때문이 아닌 와인의 맛에 취해서 헤롱거렸다.


 


 "어떻습니까, 사장님?"


 


 이미 젊은 남자는 만족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장은 아주 크게 감탄을 하며 말했다.


 


 "맛있어!!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고, 아까 마신거랑 전혀 딴판이야!"


 


 입술이 두꺼운 남자는 젊은 남자에게 '이, 이봐 나도 줘!'하고 말했다. 미야비는 여전히 돌같이 굳어서 가만히 서있었다.


 


 '여기까지 향이 날아온다... 놀라워. 이, 이것이 '백가지 꽃향기를 모아놨다'고 표현되는 DRC의 '리쉬부르'.'


 


 사장은 젊은 남자를 바로보며 말했다.


 


 "어이, 평사원. 뭘 한 거야? 이상한 걸 탔나?"


 


 "설마요. 디켄터에 와인을 옮겼을 뿐입니다. 그것만으로 맛이 바뀌는 것이라는 군요. 와인은."


 


 사장은 젊은 남자의 말에 심기가 거슬렸는지 눈썹이 씰룩 거렸다. 입술이 두꺼운 남자는 젊은 남자의 귀를 잡아 끌며 말했다.


 


 "이, 이 바보야! 말투가 그게 뭐야?!"


 


 그리고는 조용히 귓가에 '실수했어.'하고 말했다. 사장은 이마에 힘줄이 솟는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젊은 남자에게 말했다.


 


 "불쾌하군."


 


 그리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무섭게 말했다.


 


 "자네는 와인을 잘 아나보군. 잘 알면서 개뿔도 모르는 내가 아는 척하는 걸 보고 비웃었겠지?"


 


 젊은 남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아, 아뇨! 그런 뜻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입술이 두꺼운 남자에게 말했다.


 


 "아~ 불쾌해! 가겠어! 밥도 필요 없고, 여자다, 여자!"


 


 "옛!"


 


 젊은 남자는 사장의 짐 뿐만 아니라 입술이 두꺼운 남자의 짐까지 다 들고 일어났다.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초짜 사원이었다.


 


 "손님!"


 


 젊은 남자는 가게의 출구를 향하여 걸어가다가 미야비가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 보았다. 미야비는 젊은 남자에게 허리숙여 인사하고 말했다.


 


 "조금 전에는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잘 넘겼어요."


 


 젊은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가로저었다.


 


 "뭘요, 별거 아닙니다."


 


 그리고는 죄송한 표정과 미소가 섞여 이상한 표정이 된 상태로 말했다.


 


 "오히려 단골 거래처 사장님의 심기를 건드려서 회사에 가면 혼나겠어요."


 


 미야비는 뒤를 돌아보았다. 사장과 젊은 남자가 있었던 그 테이블에는 디켄터에 담은 붉은 '리쉬부르'가 그대로 있었다.


 


 "이 '리쉬부르'는 마시지 않으세요? 저혀 손을 대지 않아 안타깝네요. 훌륭한 와인인데."


 


 "괜찮다면 당신이 마셔요. 난 와인은 마시지 않는 주의라서요."


 


 그리고 자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하하!'웃으며 말했다.


 


 "맥주 회사 사원이거든요."


 


 미야비는 손바닥을 '탁!'하고 치며 감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에! 그렇게 놀라운 디켄팅 솜씨를 가진 분은 처음 봤어요!"


 


 그리고 아까 테이블 옆에 있을때 맡은 향기를 기억하듯 초점을 살짝 아래로 깔고 말했다.


 


 "순식간에 엉성한 '리쉬부르'가, 마치 단단한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는 것처럼 향을 발하는 게, 진짜 마법 같았어요! 와인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그럼 솜씨를 발휘할 리 없어요!"


 


 젊은 남자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뒷통수를 긁적 거렸다.


 


 "정말인데. 뭐랄까, 와인에 좋은 기억이 없거든요. 싫어요."


 


 "네?"


 


 그렇게 말한 젊은 남자는 다시 몸을 돌려 출구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럼."


 


 미야비는 화들짝 놀라며 '잠깐만요!'하고 말했다. 몸을 뒤지던 미야비는 작은 크기의 명함을 꺼내더니 젊은 남자 앞에 가서 건내었다.


 


 "'소믈리에 수습생' 시노하라 미야비입니다. 일이 있으면 또 들러주세요. 그때는 제가 오늘의 답례로 와인을 대접하겠습니다."


 


 젊은 남자는 짓궂은 표정으로 손에 살짝 V를 그리고 말했다.


 


 "응. 그럼, 미팅이라도 할래요?"


 


 하지만 미야비는 젊은 남자의 말을 구렁이 담넘듯이 지나가버리고 다시 말을 했다.


 


 "저... 손님의 성함을 알려 주시겠어요?"


 


 젊은 남자는 서두르며 명함을 찾았다. 그리고 미야비에게 건내었다.


 


 


                                                      타이요 맥주


                                              영업1과


칸자키 시즈쿠


KANZAKI SHIZUKU


 


 


 


 미야비는 명함을 자세히 보다가 뭔가 머리속을 스치는 의문이 있었다. 그리고 남자의 성을 다시 읽어보았다.


 


 "칸자키?"


 


 출구쪽에 있던 입술이 두꺼운 남자가 시즈쿠에게 말했다.


 


 "어이! 시즈쿠, 여자는 왜 꼬시고 있어?"


 


 "죄송합니다! 그럼."


 


 시즈쿠는 급히 남자쪽으로 달려갔고 미야비는 홀로 서서 명함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칸자키... 이 성..."


 


 "앗!"


 


 이미 가버린 뒤인 시즈쿠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생각했다.


 


 '서, 설마 그 국제적인 와인 평론가...... 칸자키 유타카와 관련이 있나?"


 


 그러더니 테이블 위의 놓인 와인 글라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테이블로 가서 놓여져 있는 와인을 들고 마셨다. 아까 사장이 느꼈던 것처럼 혀를 자극하여 온몸에 퍼지는 맛있는 맛을 느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풍부한 맛을 느꼈다. 와인에서 나오는 향기는 꽃이 만발할때의 후각을 자극하는 꽃 내음과 같았고 와인의 맛은 그 향기로운 꽃 내음을 후각이 아닌 미각으로 승화시켜 혀를 찌르는 것과 같았다. 이것은, 마치... 마치...


 미야비는 의자에 털썩 하고 주저 앉으며 꿈속을 헤매는 듯한 몽롱한 목소리로 말했다.


 


 "꼬... 꽃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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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는 따로 설명할 용어가 없네요. 1장 끝났습니다.


 


by the cre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