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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신의 물방울

2007.01.23 04:48

크리켓≪GURY≫ 조회 수:152 추천:2

extra_vars1 Domaine de la Romanee Conti Richebourg 백가지 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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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토랑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이 돈이 많아 보이는 사업자 같은 사람들이었다. 모두 자기의 손님들과 즐거운 한때를 레스토랑 안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러므로 레스토랑 안은 아주 시끌벅적 했다. 시끄러운 레스토랑 안에도 유독 튀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머리의 중년남자와 그 앞에 앉은 젊은 남자 둘이었다.


 


 "안 되지, 안돼! 아무리 자네들이 맥주 회사 영업사원이라도 이런 가게에서 맥주가 말이 되나?"


 


 그러자 앞에 앉은 입술이 두꺼운 남자가 중년 남자에게 아부를 떠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말을 했다.


 


 "그렇지요, 사장님...?"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는 입술이 두꺼운 남자의 말에 흐뭇한 미소를 띄었다. 입술이 두꺼운 남자는 바로 옆에 앉아있는 또다른 젊은 남자에게 팔꿈치로 툭툭 치며 '안그래?'하고 물었다.


 


 "예? 아, 예."


 


 젊은 남자가 뭔가 곤란하다는 듯이 입술을 손가락을 매만지고 있을때 사장님이라 불린 중년 남자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하였다.


 


 "그런데 늦군, '로마네 콩티'가 말이야."


 


 입술이 두꺼운 남자는 그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게 노력하기 위해 '그렇지요...?' 하고 대답했다. 미야비는 바구니에 '리쉬부르'를 담아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친절한 미소로 허리를 살짝 숙이며 말하였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죄송하지만 저희 가게에서는 '로마네 콩티'를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바구니에 담은 와인을 들어 라벨을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에게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같은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 사의 '리쉬부르'라는 와인이 있는데, 어떠십니까?"


 


 남자는 잠시 당황해 하며 방금전에 들은 와인의 이름을 생각하려고 애썼다.


 


 "리, 리쉬?"


 


 미야비는 그가 알아듣도록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리쉬부르'입니다."


 


 남자는 마치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미야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오! '리쉬부르'구나. 그건 좋은 '로마네 콩티'지."


 


 미야비는 여전히 친절한 웃음으로 남자의 말을 바로 잡기 위해 다시 말을 이었다.


 


 "아뇨. 손님 중에 가끔 잘못 알고 계신 분이 있는데, 이것은 '리쉬부르'라는 이름의 와인이고, '로마네 콩티'는 따로..."


 


 그러자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가 갑자기 인상을 팍 쓰며 미야비가 다 말하기도 전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투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응? 잘못알아? 난 술로 성공한 사람이야."


 


 미야비는 남자의 그럼 모습에 당황해 하며 급히 허리를 숙여 사죄했다.


 


 "죄, 죄송합니다."


 


 '난처하군... 어떻게 설명하지...? 그렇다고 우리 가게에서 '로마네 콩티'를 90만원에 마셨다고 밖에 나가 말한다면......'


 


 입술이 두꺼운 남자가 미야비에게 말했다.


 


 "어쨌거나 따봐요, 응?"


 


 미야비는 서둘러 와인오프너를 꺼내면서 '예,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와인에 손을 대었다.


 


 "그럼, 열겠습니다."


 


 미야비는 와인오프너를 이용해 와인 입구의 코르크마게를 따고 코르크마게의 아랫부분(와인이 묻어있는 부분)을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미야비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됐다. '부쇼네'도 아니고, 보존 상태도 좋아.'


 


 그러고는 와인을 오른손에 잡고 우아하게 글라스에 와인을 부었다. 글라스의 1/3도 안되는 양을 붉은 와인으로 체우고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앞에 대령했다. 그러고는 '음...'하며 불편한 인상을 보이는 남자에게 미야비는 말했다.


 


 "드시죠."


 


 남자는 글라스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와인을 마셨다. 와인을 맛보던 남자는 '어?'하며 마시던 것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나아진 표정이 아닌 더욱 무서운 표정으로 화를 내며 말하였다.


 


 "이게 뭐야?! 시고 떫고, 전에 마신 '로마네 콩티'랑 다르잖아!"


 


 그러자 입술이 두꺼운 남자가 그의 말에 경악하며 대답하였다.


 


 "네?! 그럴리가!"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는 미야비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였다.


 


 "어이, 정말 너 '소말리아'야?! 이런 가짜 와인 나부랭이를 들고 와서는 뭐가 '로마네 콩티'야?"


 


 그러고는 큰소리를 치며 다시 말을 이었다.


 


 "점장을 불러!!"


 


 미야비는 다시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남자에게 허리를 숙이며 사죄했다.


 


 "죄송합니다. 하, 하지만 부쇼네... 아니, 상한 와인이 아닙니다."


 


 남자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와인글라스와 함께 테이블을 쾅하고 치며 말하였다.


 


 "그러면 본인이 직접 마셔봐!!"


 


 미야비는 당황하며 '예?!'하고 말했다. 하지만 미야비는 남자의 글라스에 담긴 와인을 받으며 생각했다.


 


 '99년 부르고뉴 와인은 전반적으로 완성도도 좋을테고... 고가라서 나는 별로 마셔본 적이 없지만... 동경하는 DRC가 시원찮을 리가......'


 


 그리고 와인을 마시려 입가에 가져다 댔다. 그녀는 붉은 '리쉬부르'를 마시며 생각했다.


 


 '좋은 향기... 분명 맛도 부드럽고......'


 


 하지만 곧 리쉬부르의 맛에 놀라며 입에서 글라스를 때었다. 미야비의 표정은 너무나 좋은 맛이 아니라 실망과 동시에 이건 아니다 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엇?!'하고 소리를 질렀다.


 


 '... 이게 천하의 '리쉬부르'?!'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는 미야비의 표정에 더욱 들고 일어나며 말했다.


 


 "그것봐라, 낯짝을 보면 알아. 이런 가짜 와인을 내놨으니 어떻게 책임 질거야?"


 


 미야비는 아무말도 못하고 돌처럼 굳어서 가만히 서있었다. 이런 상황에 주위에서도 많이 술렁거렸다. 사장이라 불린 남자는 주위의 반응에 답하듯이 더욱 크게 소리를 쳤다.


 


 "네 월급으로 더 맛있는 와인을 가져오지 못해?"


 


 미야비는 낮은 목소리로 고개를 푹숙이고는 대답했다.


 


 "이 와인은 구입 가격만 60만원 가까이 나가는데......"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는 듣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에잇! 날 무시하지 마. 이래 봬도 혼자서 술집 체인점을 일으킨 몸이라구! 술에 관해서는 왠만한 '소말리아' 계집애 따위에 뒤지지 않아!"


 


 점잖게 듣고 있던 입술이 두꺼운 남자가 사장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창피하다는 듯이 말하였다.


 


 "소믈리에 입니다. 사장님."


 


 그러자 갑자기 입술이 두꺼운 남자 옆에 신입 사원처럼 보이던 젊은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미야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의 모습은 아주 당당했다.


 


 "소믈리에. 디켄터를."


 


 미야비는 서둘러 카운터로 가서 호리병 처럼 생긴 것을 들고 오며 말하였다.


 


 "아, 예, 여기!"


 


 젊은 남자는 '리쉬부르'를 들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서있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호리병속으로 와인을 부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무시하며 와인병을 천천히 위로 올렸다. 미야비는 그의 모습에 놀라며 경악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꺄악! 무슨 짓을?!"


 


 그러나 남자는 이미 와인병을 얼굴 높이까지 들었고 와인은 천천히 호리병속으로 떨어져 들어갔다. 미야비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괴... 굉장해! 저런 높이에서 디켄팅을......'


 


 


와인 방울이 줄기를 이루며......


붉은 명주실 처럼 똑바로... 병 주둥이로 떨어져 들어간다.


와인을 안 이후로 처음 보는... 신의 솜씨같은 디켄팅 이었다......


어린... 즉, 만들어져 시간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와인은


이처럼 디켄터라는 병에 옮겨 마심으로써, 그 잠재된 맛을 끌어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옮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하고 섬세한 와인일수록,


와인의 아로마와 맛과 그 복잡함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명주실을 뽑는 듯한 섬세함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그의 디켄팅은 섬세하고 대범했고,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화려했다.


 


 


 그의 디켄팅 작업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호리병속의 와인을 와인 글라스에 담았다. 그리고는 사장님이라 불린 남자에게 와인을 건내며 말하였다.


 


 "드시죠,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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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쇼네 : 마개의 부실로 인해 맛이 변질되어 산화되는 것.


 


디켄팅 : 병에 있는 와인을 마시기 전 침전물을 없애기 위해 다른 깨끗한 용기(디켄터)에 와인을 옮겨 따르는 것.


 


아로마 : 포도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적인 향기
 


아... 이제 다음 회로 1장은 종료 됩니다 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