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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신의 물방울

2007.01.21 07:59

크리켓≪GURY≫ 조회 수:204 추천:2

extra_vars1 Domaine de la Romanee Conti Richebourg 백가지 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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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 그곳에 마련된 와인셀러에 한 여자가 의자위에 앉아있다. 그녀는 두꺼운 잡지책을 보고 있었다.


 


2003년도                              


프랑스 와인


            칸자키 유타카                                              


 


 


 그녀는 잡지를 들고 가슴팍까지 올리고 가운데 있는 사진을 뚫어지듯이 쳐다보았다. 갑자기 손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손에 잡혀져 있는 잡지와 같이 말이다. 그러더니 흥분에 찬 얼굴을 들더니 비음섞인 신음소리를 내었다.


 


 "하아~"


 


  잡지책의 한가운데는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는 와인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사진을 중심으로 주위에는 이 와인을 설명하는 글들이 적혀져 있었다.


 


 "DRC의 '리쉬부르' '90년'이라......"


 


 그리고 여자는 이름 바로 밑에 가격이 표시된 부분을 보았다가 좌절하듯이 말하였다.


 


 "윽... 180만원. 내 한 달치 월급이잖아."


 


 하지만 곧 그녀는 희미하게 웃음을 지으며 잡지를 넘겼다.


 


 "뭐, 어쩔 수 없지. 소믈리에 자격을 딸 때까지는 참자, 참아."


 


 넘긴 다음 페이지에는 와인이 아닌 카리스마있는 노인의 사진이 있었다. 그는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와인의 맛과 향기를 느끼는 듯한 표정... 그리고 그 사진 밑에는 '칸자키 유타카'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녀는 칸자키 유타카의 사진을 바라보며 속닥거렸다.


 


 "칸자키 유타카라.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쯤 되면, '로마네 콩티'를 마음껏 마시겠지."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미래에 유명한 소믈리에가 되어 로마네 콩티같은 유명한 와인을 마시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고 하루하루를 와인과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을 꿈꾸었다.


 그때 마침 와인셀러에 문이 열렸다. 남자 아르바이트생 하나가 와인셀러 안으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그는 여자에게 말했다.


 


 "미야비 씨, 와인 주문이 들어왔는데요."


 


 미야비는 잡지를 황급히 내리고 말했다.


 


 "어? 아, 응. 뭐지?"


 


 미야비는 무슨 와인인지 말하라는 뜻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은 와인셀러의 서늘한 공기에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로마네 콩티'는 없냐고 하는데요."


 


 미야비는 아르바이트생이 말하는 로마네 콩티에 살짝 표정을 흐렸다.


 


 "뭐...? 로마네 콩티?"


 


 미야비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는 역시 좋지 못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하지... 그건 없는데..."


 


 "예? 없어요? 그거 엄청 유명하잖아요."


 


 미야비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잡지를 펼쳤다. 그리고 로마네 콩티 와인이 있는 페이지를 펼쳐서 아르바이트생의 눈 앞에 들었다. 그녀는 친절히(?) 손가락을 로마네 콩티를 가리키며 강조하듯이 말하였다.


 


 "여보세요, 아르바이트생. '로마네 콩티'란 이걸 말하거든?"


 


 그는 로마네 콩티 와인 보다는 이름 밑에 있는 가격에 눈이 먼저 갔다.


 


 "가격이 적혀 있군요. 동그라미가 하나, 둘, 셋...... 1000만인가?


 


 그러다가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1000만? 이야... 진짜에요?"


 


 미야비는 잡지책을 덮으며 말하였다.


 


"하지만 85년 빈티지에 1000만원이면 타당한 가격이 아닐까?"


 


 그리고 곁눈질로 남자를 보며 말하였다.


 


 "손님의 예산은?"


 


 그는 재빠르게 말하였다.


 


 "100만원 이하 '로마네 콩티'를 달래요."


 


 그의 말에 미야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표정은 뭔가 알았다 하는 것 같았다.


 


 "그렇군. 그 손님은 '로마네 콩티' =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라고 생각하고 계시구나."


 


 그리고 몸을 돌려 와인셀러에 놓여져 있는 수많은 와인들을 보았다. 그녀는 이것 저것 살펴보다가 '아!'하는 소리와 함께 와인 하나를 들었다. 그녀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라벨이 보이도록 올리고 말하였다.


 


 "찾았다. 이것 봐.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라고 적혀 있지?"


 


 아르바이트생은 그녀의 말에 당황하며 말을 이었다.


 


 "글쎄... 아니, 전 못 읽어요. 불어잖아요."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라벨에 이름이 있는 부분 위의 조그마한 글씨로 적혀져 있는  곳을 가리켰다.


 


 "도멘이란 와인 양조업자를 말해. 일본으로 치면 양조장을 의미하지. 프랑스에서도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드는 도멘이 이 DRC. 그곳의 간판 와인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급 와인이 바로 '로마네 콩티'라는 이름이야."


 


 아르바이트생은 머리를 긁적이며 모르겠다는 듯이 '하아~'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야비는 손을 내저으며 말하였다.


 


 "아무트 이 '99년' '리쉬부르'를 들고 가서 내가 설명할게. 나한테 맡겨."


 


 그러고는 웃으며 와인셀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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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팬픽에서의 배경은 분명히 '일본'입니다. 하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격 표시는 엔이 아닌 원으로 바꿨습니다.


 


와인셀러 : 쉽게 말하자면 와인을 보관하는 냉장고, 또는 그런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