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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천무치세평천하 - 2화

2007.02.26 22:06

하코 조회 수:143 추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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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의 치안대원 하코는 오늘도 공허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는 게 버릇이 된 까닭은, 항상 저주처럼 생각하던 치안대원이란 직업에 있었다. 창조도시는 방문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 도시였다. 창조도시를 찾는 사람도 없고, 이제는 버그마저 거의 멸종해버렸으니 치안대원이란 직업을 가진 하코 에게는 하루 종일 혼자 지내는 게 습관처럼 되어있었다. 치안대원이라고 사무실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두 명 밖에 없는 치안대원인데, 사무실 같은걸 지어서 무엇에 쓰나 하는 이유기도 했다. 하코도 처음엔 그 사실에는 동의했으나, 정작 자신이 그 입장이 되니 생각이 바뀌는 건 하루아침 일이었다. 아무튼 이런저런 불편한 직업의 특성에 의해, 주변의 툭 튀어나온 바위에 앉아 공허한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는 게 버릇이 되어 있었다. 가끔 쉐르몽 이나 도시의 아는 사람들이 와서 말상대가 되어주고는 하지만, 그것도 아주 약간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치안대원을 그만두기에는 문제가 있는 게, 당장 먹고살 길이 없어진다. 한 달에 3000 크링 될까 하는 쥐꼬리만한 월급이지만, 그것도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하아... 하늘이 맑구나...”




이말 을 도대체 몇 번째 하는 것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중얼거리고, 그런 하루가 몇 백번도 넘게 반복 됐으니 셀 수 없이 많을 것 이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은 정말로 맑았다. 하지만 그런 사실은 하코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비가오든 눈이 오든 항상 하늘이 맑다고 중얼거렸으므로.




“도대체 비는 왜 내리고, 해는 왜 세상을 밝혀줄까?”




하코는 어느새 철학적인 문제에 까지 손을 뻗었다. 하도 할 일이 없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상당히 의문스러운 사실 이기도 했다. 비는 먹여 살려주고, 해는 따듯하게 비춰주는 역할을 한다. 그 두 개가 없으면 인간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살아 갈수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차갑다, 덥다 등의 이유로 두 자연현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해나 비라면 몇 일 동안 나오지 않아 사람들에게 자신의 중요함을 부각시켜 줄 텐데 말이다. 해와 비는 너무 착한 것 같다. 하코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다시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여기서 뭐하냐?”




멀리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하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가까워진 간격 속의 얼굴은, 하코의 상관 쉐르몽 이었다.




“어라? 벌써 다 나으셨네요?”




하코가 의문을 표했다. 자신이 그 상처를 봤을 때, 분명 몇 주는 족히 가리라고 생각한 상처였다.




“응, 걱정해준 덕분에 말이야.”




“걱정한적 없는데...”




하코가 작게 중얼거렸다. 쉐르몽이 못 들은 듯 ‘응? 뭐라고“ 라고 말했지만, 하코는 말해줄 생각이 절대 없었다. 괜히 말했다가 초상 치르는 수가 있었다.


말은 이렇게 해도, 하코는 쉐르몽이 이렇게 빨리 나은 것에 기뻐하고 이었다. 물론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자신을 챙겨주었기 때문에...‘ 이란 도덕적 이유 같은 건 절대 아니었다. 쉐르몽이 없으면 교대시간 넘어서 까지 근무를 해야 했고, 그에 따른 월급변화는 없었다. 솔직히 하코는 쉐르몽이 아니더라도, 일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상관으로 모셔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 그렇게 다치고 온 이유가 뭡니까?”




어제 쉐르몽이 창조도시로 돌아왔을 때, 쉐르몽의 상태는 걸레나 다름없었다. 저렇게 보여도 쉐르몽은 창조도시 삼검 중 검왕 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뛰어난 검사였다. 쉐르몽을 걸레로 만들 사람은 전 대륙을 통틀어 얼마 되지 않았다.




“응... 그게 사정이 있어서...”




쉐르몽이 말꼬리를 흐렸다. 하코 에게는 아직 천무님에게 들은 그 ‘일’에 대해서 설명해줄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얼마 후면 창조도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이 그 사실을 알게 될테니 말이다. 벌써부터 걱정을 심어줄 필요는 없었다.




“아, 그건 그렇고. 천무님이 명령을 하나 내리셨다.”




쉐르몽은 화제를 돌릴 주제를 하나 생각해 기쁜 표정을 지었다.




“임무요?”




“그래, 동쪽도시 알테미온에 가서 대 현자 ‘늑대소년’님을 뵙고 오는 것이다.”




“아싸!”




하코가 환호성을 질렀다. 알테미온에 가는 일이라면, 잠시 치안대원 일은 접어놓아도 괜찮다는 소리다. 근무를 안서면 무조건 휴가라고 생각하는 하코에게는 더없이 기쁜 일이었다.


쉐르몽은 어제 천무가 자신에게 내린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천무는 딱히 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냥 ‘늑대소년’에게 찾아가라고 했다. 찾아가면 ‘늑대소년‘이 하코와 자신이 왜 왔는지 알고 알아서 대답해 줄 거라고. ‘늑대소년‘에게 가라는 것은, 아마 그’일‘의 진위여부를 묻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짙다고 쉐르몽은 생각했다. 대현자 ’늑대소년’. 그는 전 세계를 통틀어 두 명 밖에 없는 현자 중 한명이고, 천리 밖의 일을 내다 볼 수 있다고 전해졌다.     쉐르몽이 ‘만나보면 알겠지‘라는 결론을 내렸을 때, 하코는 쉐르몽의 옆에서 짐을 싸고 있었다.




“뭐하냐?”




“짐을 싸고 있는데요.”




쉐르몽은 자신의 부하가 하는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수 없었다.




“왜 짐을 싸?”




“그거야 갈 길이 머니까 그렇죠. 우리도 이제 모험이 란 걸 한번 해보는 건가요?”




하코의 눈동자가 빛났다. 쉐르몽은 그 모습을 보며 쯧쯧 하고 혀를 찼다.




“무슨 헛소리야? 알테미온은 걸어서 세 시간도 안 걸려. 처음 가보냐?”




하코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노는 날은 항상 집에서 빈둥거린 터라, 알테미온으로 가려면 얼마나 걸리는 지 따위는 모르고 살아왔다. 모험은 아니라도, 그래도 휴가다! 하코가 일그러진 표정을 애써 복원하며 싸놓은 짐을 다시 풀었다.


















숲은 울창하지 않았다. 물론 나무야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드문드문 띄어져 있었다. 이 나무 사이로 간다면, 정로라는 게 필요 없을 정도였다.


그 숲은 창조도시가 있는 서부의 숲이 아니었다. 서부 숲의 특징이라면, 땅덩어리가 좁은 턱에 나무가 울창한 숲이 많다는 것이다. 하도 숲이 빽빽한 터라, 지름길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길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서부의 숲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항상 불평불만을 하기 마련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숲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 정도이다.


하지만 이 숲은 작지도, 울창하지도 않았다. 상당히 큰 크기에다 숲 같지 않은 이런 숲을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동부의 숲이다.’ 라고.




“누구지? 모습을 드러내라.”




사내의 모습을 보고 맨처음 드는 생각이 있다면 ‘단정하다’ 라는 사실일 것 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노랑머리, 그리고 단정한 옷차림이 특히 그랬다. 물론 그의 옷에 묻은 대량의 피와, 주변에 늘어져있는 수많은 시체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이런...들켰나... 역시 소문대로군.”




사내 반대편의 나무에서 검은 망토를 눌러쓴 사람이 나왔다. 목소리가 굵고 중한 걸로 봐서는, 20대 중후반 나이의 남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내 모습을 봤다면... 죽이는 수밖에.”




사내는 자신의 무기인 그림자를 움직였다. 만약 검은 망토의 남자가 자신이 싸우는 모습을 봤다면,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악마처럼 무서워 하기도 하고, 천사처럼 착하게 보고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둘 다 아니었다. 그의 평소 모습은 더할 데 없는 성인의 모습이었다. 항상 웃으며, 남을 배려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럴 때의 그는 ‘천사’였다.


하지만, 의뢰를 받고 사람을 죽이러 갈 때면 그 성인군자 같던 모습은 순식간에 변했다.


그가 나서면 주위는 항상 피로 물들기 마련이다. 그에게 암살대상이 된 목표는 절대 살아남지 못했다. 땅 끝까지 도망가면 땅 끝까지 쫒아 가서 죽였다. 그가 싸울 때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그를 보고 ‘악마’라고 불렀다. 피에 굶주린 승냥이 마냥, 미친 듯이 대상을 향해 공격했다. 그럴 때 그의 표정은 마치,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굳이 말하자면 정말로 ‘악마’라고 부를만했다. 하지만 싸움이 끝나면, 그는 다시 천사처럼 착한 모습으로 돌아오곤 했다.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모른다. 그는 이 세상에 유일하게 홀로 남은 ‘뱀파이어’ 였으니까.


방금의 싸움도 마찬가지였다. 미쳐서 상대방을 죽이고는, 다시 단정한 청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검은 망토의 사내가 그 광경을 봤다면, 미우나 고우나 죽여서 입을 다물게 만들어야했다.




“죽이다니,,, 난 널 고용하러 온 것 뿐 이라고, 어둠의 공작 왈라키아 룬.”




검은 망토의 사내는 태연한 동작으로 자신이 들고 온 가방을 룬에게 던졌다. 룬은 사내가 자신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도 태연하다는 점에 놀랐다. 적과 싸울 때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자면, 본인도 소름이 끼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저 사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다. 사내가 던진 가방이 툭하고 떨어지며 열림과 동시에, 다량의 돈다발이 허공으로 휘날렸다. 실로 엄청난 액수의 금액이었다.




“100만 크링이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사내는 100만 크링이 마치 옆집 개 이름이라도 되는 듯이 말했다.




“넌... 누구지? 어떻게 어둠의 공작이라는 이름을 아는 거지?” 




룬은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몇십, 혹은 몇백년 전에 어둠의 공작이란 이름으로 세상을 휩쓸고 다닌 적이 있었다. 지금이야 그때의 일을 후회하며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이 어둠의 공작이란 사실은 철저히 숨기고 살았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역시 살려둘 필요가 없다. 룬은 다시 전투 자세를 잡았다.




“사람들은 나를 천무황제라고 부르더군... 나에게 고용될텐가, 말텐가?”




사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쓴 망토를 벗었다. 간편한 여행복 차림 사이로, 다져진 몸이 드러났다. 생김새는 보통인 편에 서글서글한 인상이었지만, 날카로운 눈매는 숨길수없 었다.




“천...무 황제? 천무황제가 동부엔 무슨일이지? 그리고 삿갓은?”




‘천무황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룬은 깜짝 놀랐다. 천무 황제라면 창조도시 삼검 중 최고인 검황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이길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2년 전 버그를 학살하고 황제가 된 천무황제가 앞에 있다는데, 안 놀랄 수는 없었다. 룬은 아까 잡았던 자세를 풀었다. 천무라는 진위여부를 떠나서, 자신이 지금까지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면 어차피 싸워봤자 이기지 못할 상대라는 걸 깨달은 까닭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긴장은 풀지 못했다.




“동부엔 일이 있어서 왔고, 삿갓도 일이 있어서 벗어두고 왔고. 고용될꺼야 말꺼야?”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답변이었다. 룬은 저 사람이 천무 황제가 아니고를 떠나, 사내에게 고용 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죽일 수 없는 상대고, 100만 크링 이라면 보통 큰돈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나보다 강하면서 왜 날 고용하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들이겠다.”




“좋다. 따라와라.”




천무가 손을 위로 흔들며 숲을 빠져나가는 길로 발을 옮겼다. 룬이 따라오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는 듯 한 태도로. 룬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자신의 특기인 그림자를 이용해 천무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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