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천무치세평천하 - 1화

2007.02.25 00:12

하코 조회 수:127 추천:9

extra_vars1
extra_vars2 432-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122394 
extra_vars6 1172297708 
extra_vars7
extra_vars8  
 

창조도시 무기 상점은 오늘도 파리만 날렸다. 2년 전 버그와의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이 점점 평화에 물들어 감에 따라 더 이상 무기는 쓸모없는 폐품이 되어버렸다. 요즘 사람들이 싸울 이유라곤, ‘반 천무 연합’ 을 대표로, 천무황제의 폐위를 위해 싸우는 몇몇 소규모 단체의 공격을 막는 것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천무의 지지자들이 늘어감에 따라 가뜩이나 소규모인 반 천무 단체는 더욱 소규모로 변했고, 그 결과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이 없다고 단정 지어도 다를 것 없는 평화 속 에서 살아갔다.




“휴... 오늘도 파리만 날리는 건가.”




무기 점 주인은 오늘도 한숨 속 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2년 전 부터 ‘난 무기 상인이 꿈이에요!’ 라고 말하는 건 ‘난 굶어 죽을 거 에요!’ 라는 말과 다르지 않게 들리게 되었다.


대륙 동부로 넘어가는 경계선에 아직 조금 남아있다는 버그와, 대륙 동부에서 천무황제의 폐위를 위해 열심히 싸우는 반 천무 연합덕분에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며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면 만족 할 수 있을 정도로 무기 점 주인의 욕심은 작지 않았다. 그렇다고 별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하루하루를 한숨과 근심 속 에서 살며, 장사가 잘되기를 비는 것뿐 이었다.




“2년째 같은 무기만 보니까 싫증난다...”




무기 점 주인이 은발의 머리를 긁으며 중얼거렸다. 창조도시 내에서 무기 점을 찾는 손님이라고는, 가끔 검을 손질 하러 오는 쉐르몽 정도밖에 없었다. 무기를 사는 사람은 거의 없기에, 창고에 있는 무기들은 점점 녹이 슬어갔다.


무기 점 주인은 진열대에 있는 칼을 천천히 손질했다. 창고에 있는 무기는 양이 너무 많아 일일이 손질을 못하더라도, 진열대에 있는 무기만은 녹이 슬게 만들 수는 없었다. 어느 누가 녹이 슨 칼을 자랑스럽게 내놓는 무기상점으로 무기를 사러 갈까 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에 넣기 힘든 명검을 진열대에 내 놓는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가 사가기나 할까 할 정도로 무기를 취급하지 않는 시대였다. 주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체념하기는 일렀다.




“계십니까?”




무기상점의 문이 열리며 경쾌한 종소리가 울렸다. 주인은 손질하던 무기를 내려놓고, 반색을 하며 손님을 맞았다. 정확히 8일만의 손님이었다.




“무슨 무기를 찾으시는지요?”




무기점 으로 들어온 사내는 특이하게도 검은 망토를 푹 뒤집어 쓰고 있었다. 망토나 로브 같은건 2년 전에나 유행했지, 요즘은 사람들이 잘 입지 않는 옷 중 하나였다. 창조도시 시민이라면 이렇게 몸을 가리는 옷을 입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무기점 주인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매출을 올려줄 사람이라면 반 천무 연합사람 이라도 상관없다.




“활을 구하려 하는데요.”




“어떤 종류의 활을 구하려 하시는 거지요?”




활의 종류라면 많았다. 단궁이나 석궁, 파워보우 등등. 활을 찾다니 참 특이한 사람이다, 라고 무기점 주인은 생각했다. 병장기의 시대는 거의 끝났다. 기계문명이 도입됨에 따라, 활보다 파괴력이 좋은 총들이 더 잘 팔리기 마련이었다. 주인은 ‘가격을 좀 올려볼까‘하고 생각했다.


검은 망토를 입은 사내는 조용히 주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 느낌에 주인은 움찔했다.


평범한 사람 같지가 않았다. 바로 앞에 있고, 자신에게 다가 오는데도 기척이 란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유령이 다가 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사내는 분명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느낌도 있었다. 사내는 조용히 주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어떤 활보다 강한 , 2년 전 대량의 버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파괴의 활을 원하네.


바로 내 앞에 있는 파괴의 활 말이야.”




“...!!”




사내의 말투는 어느새 아랫사람을 대하는 말투로 바뀌었다. 하지만 주인은 눈치 채지 못했다. 아니, 눈치를 챌 정도의 정신이 있지 않았다. 주인은 사내가 무슨 말 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2년 전 버그들을 대량 학살했던 기억은 무기 점 주인이 됨으로써 모두 버리고, 평화에 물들어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쉐르몽이나 천무등 극소수의 사람이었다. 무기점 주인은 무슨 말이라도 꺼내려 했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고, 입만 더듬거릴 뿐이었다.




“ 2년 전, 파괴의 활로 불리며 버그들을 학살했던 전설적인 궁수. 성격은 호쾌하고 털털하며, 누구에게도 자신의 본명을 가르쳐 준 적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아쳐’ 라고 부르는 신궁. 현재 무기점 을 운영하며, 자신의 가명인 ‘아쳐’ 조차도 숨기고 살아가고 있음. 그가 ‘아쳐‘ 라는걸 아는 사람은 극소수. 그렇지 않나? 창조제국의 명장, 대장군 ‘아쳐‘ 여.”




아쳐는 놀랐다.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 였다. 아쳐의 놀란 얼굴을 보던 사내는, 자신의 몸을 휘감은 검은망토를 천천히 벗었다. 사내의 얼굴이 드러나자, 아쳐는 깜짝 놀라면서도 긴장을 풀었다. 그 ‘사내’는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 중 한명이었다.




“휴우, 이렇게 놀라보기는 처음이군요. 하지만 당신이 무슨 일로 절 찾은 거죠?”




한숨 돌린 아쳐가 말했다. 비록 이 사내가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기는 하나, 2년 전의 전쟁이후 평생 얼굴을 안보며 살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불쑥 자신의 앞에 나타날 이유가 없었다. 아쳐는 잠시 무슨 일일까 생각해 보았으나, 딱히 집히는 것은 없었다.




“잠시 귀 좀 빌려주게나.”




사내는 아쳐의 허락도 없이 아쳐의 머리를 자신에게로 잡아 당겼다. 깜짝 놀란 아쳐가 본능적으로 거부했으나, 사내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에게 끌려가면서도 아쳐는 이 사람이 소문대로 정말 강하긴 강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한 번도 그가 싸우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 아쳐였다. 사내는 아쳐의 귀에 자신의 입을 데더니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밀폐된 무기점에서 그렇게 소곤소곤하게 이야기할 이유는 없었지만, 사내는 뭐든지 철저해야 한다는 자신의 좌우명 아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내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아쳐는 사내가 하는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갖가지 표정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으리라.




“내 이야기 잘 알아들었겠지? 어떻게 생각하나?”




아쳐에게 이야기를 끝낸 후 사내가 물었다. 아마 아쳐는 자신의 이야기를 분명히 믿고, 자신을 따르리라. 사내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생각했다.




“귀가 간지러웠다고 생각합니다.”




“응? 뭐라고?”




“아니, 농담입니다.”




시덥지 않은 소리를 내뱉은 아쳐가 나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사내의 생각대로, 아쳐는 심각한 표정을 금새 버리고 사내에게 고개를 숙였다. 따르겠다는 행동이었다. 아쳐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그것은 석궁이었다. 근 2년 동안 품속에 고이 쳐 박아 놓으며, 한 번도 써 본적 없는 무기였다. 보통 무기가 아닌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고하고 석궁에는 흠집 같은 게 하나도 나있지 않았다. 겉보기로는 보통 석궁과 다를 것 없었다. 2년 동안 한번 도 쏴본 적 없는 석궁이었다. 하지만 그 감각만은 잊지 않았으리라 믿으며, 아쳐는 사내에게 말했다.




“따르겠습니다. 사태가 급한것 같으니, 어서 떠나죠.”


















“나왔다, 아쳐야!”


쉐르몽은 무기점의 문을 힘차게 열며 소리쳤다. 몇 일 동안 서쪽도시인 알테미온 에 갔다 오느라 아쳐를 만날 수 없었고, 어제 창조도시에 도착했지만 상처가 깊어 어쩔 수 없이 오늘 오후까지 푹 쉬었어야 했다. 쉐르몽 이니까 그 정도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일주일은 치료했어야할 상처였다. 아쳐는 창조도시에서 쉐르몽의 몇 안되는 친구 중 한명이었다. 2년 전부터 버그를 상대로 같이 싸워오며, 서로 돈독하게 우애를 쌓아갔다. 쉐르몽은 혹시 아쳐가 몇일 동안 찾아오지 않았다고 삐치면 어쩔까 했다. 무기상점이 워낙 장사가 안되는지라, 이렇게 몇일에 한번씩 이라도 찾아오지 않으면 무기상점은 늘 파리만 날렸다.




“응? 어라? 없네?”




쉐르몽은 아쳐가 가게에 없다는 것 을 알고 상당히 놀랐다. 아쳐는 자신의 가게를 영업시간에 절대 비우지 않는다. 장사가 안 되는 지라 부재중에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과 같았다. 쉐르몽은 자신이 헛걸음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있을줄 알고 찾아왔건만. 작게 한숨을 내쉬며 무기점을 둘러보던 쉐르몽은 계산대 위에 고이 접어져 있는 쪽지와 검을 발견했다.






혹시 찾아올지 모르는 친구 몽삐에게




          나 급한 볼일이 있어서 어디 간다. 검은 좋은거 하나 손질해서 쪽지 옆에 놨으니까 가져가라.




P.S 돈은 꼭 놓고가라.




                                 제국의 대장군 아쳐님께서




무심코 쪽지를 보던 쉐르몽은 ‘제국의 대장군 아쳐님께서’ 라는 글을 읽고 잠시 벙벙해졌다.


자신이 아는 아쳐는 방방 뛰기는 하나, 매사에 신중한 성격이었다. 그가 혹시 누가 몰래 들어와서 읽을 수 있는 쪽지에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히다니. 그리고 아쳐는 자신이 제국의 대장군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았다. 잠시 의문에 빠졌던 쉐르몽이 아!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매일매일 가게에 쳐 박혀 있던 아쳐가 가게를 비운 것이나, 제국의 대장군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혹시 그 ‘일‘에 대해 알아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쉐르몽 자신도 그 ‘일’에 대해 어제 천무가 자세히 알려주기 전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그 ‘일’을 알 수 있었을까? 그런 ‘일’을 알려줄 사람이 딱히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냥 자신이 오해한 것 일수도 있었다. 그냥 갑자기 변덕이 들어서 그런 것 일수도 있고 말이다. 쉐르몽은 점점 난잡해지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쉐르몽은 아쳐가 손질해둔 검을 잡고는 무기점을 나섰다. 물론 돈은 안 놓고 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 [강철의 연금술사X제로의 사역마] 사역마가 연금술사?! [2] 나린 2007.05.21 1120
134 [세단어]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5] 관심잇는넘 2007.05.14 325
133 나르실리온XFATE THE RUNE OF BLADE -1장- 살아남으면 용서한다 [2] 나린 2007.05.09 443
132 나르실리온XFATE THE RUNE OF BLADE -1장- 살아남으면 용서한다 [1] 나린 2007.05.06 319
131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2] 관심잇는넘 2007.03.18 176
130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4] 관심잇는넘 2007.03.02 135
129 라그나뢰크 [6] file 영웅왕-룬- 2007.03.01 249
128 COGGON4 [3] StartCraft 2007.03.01 140
127 라그나뢰크 [12] file 영웅왕-룬- 2007.02.27 375
126 천무치세평천하 - 2화 [7] 하코 2007.02.26 143
125 서바이벌 창도 [7] 브리이트 2007.02.26 392
124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4] 관심잇는넘 2007.02.26 222
» 천무치세평천하 - 1화 [15] 하코 2007.02.25 127
122 천무치세평천하 - 프롤로그 [7] 하코 2007.02.24 97
121 좀비시티 아콕(ACOC) [14] 달로 2007.02.22 236
120 좀비시티 아콕(ACOC) [5] 달로 2007.02.20 241
119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8] 관심잇는넘 2007.02.19 212
118 [세단어]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4] 관심잇는넘 2007.02.14 141
117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2] 관심잇는넘 2007.02.10 109
116 Starcraft N - episode I : 복수의 화신 [8] 관심잇는넘 2007.02.06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