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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천무치세평천하 - 프롤로그

2007.02.24 03:02

하코 조회 수:97 추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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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창조도시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도로의 대부분이 비포장 도로라, 내리는 비마다 흙으로 흡수되어 진흙이 되기 마련이다.


비는 생명의 근원이나 다름없다. 태초때부터 동물이나 식물이나 하늘의 축복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의 그런 목적은 잊어버리고,


그저 날씨를 칙칙하게 만드는 나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도 비는 내렸다. 하염없이, 그리고 끝없이.










창조도시 치안대원 하코는 오늘같이 비오는 날에도 어김없이 근무를 하고있었다. 그렇다고 하코의 직업정신이 투철하다거나 그런것은 절대 아니다. 비가오는 날이든 안오는 날이든 근무를 서면 수당이 나오고 안서면 안나오기에, 하루하루 수당이 급한 하코는 밥이 찬밥이든 더운밥이든 가리지않고 일을했다. 비가 내리는날은 예전부터 좋아했지만, 치안대원이 된 후로는 좋을날이 없었다.




"뭐, 뭐지?"




무심한 눈길로 도시의 경계너머를 지켜보던 하코는 깜짝놀랐다. 맨 처음에는 알수없는 피투성이의 물체가 다가오기에 좀비인가 했다. 이미 버그(bug) 들은 2년전 천무제 폐하와 그의 수하들이 모두 전멸시킨걸로 알고있었다. 그 사건이후 전 세계의 사람들이 천무를 황제로 받들기 시작했고, 천무는 황제가 되어 고향인 '창조도시'로 돌아가 전세계를 다스리고 있었다.




하코는 자신의 무기인 리볼버를 두손으로 꽉 쥐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윽고 좀비라고 추정된 물체가 도시의 경계로 진입했다. 버그의 전멸로 치안대원들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어, 창조도시의 치안대원은 쉐르몽과 하코 두명뿐이었다. 하지만 좀비는 버그중에서도 상급으로, 보통사람 열명을 거뜬히 상대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좀비가 사정거리내에 들어오자, 하코는 총구를 좀비의 머리로 옮겼다.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하코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쉐, 쉐르몽님!"




멀리서는 못알아 봤다만, 하코는 가까이에서도 자신의 상관을 못 알아볼정도로 눈이 나쁘지 않았다. 피투성이에 생채기투성이라 알아보기 어렵긴 했지만, 분명 자신의 상관인 쉐르몽이었다. 하코는 리볼버를 품속에 쑤셔넣으며 달려갔다. 발 밑에서 진흙이 질척거렸다.




"어,어서.. 천무님께..."




쉐르몽은 완전히 걸레가 되어있었다. 쓰러지는 쉐르몽을 부축한 하코는 창조도시로 발걸음을 옮겼다. 온몸에 진흙이 튀어 불쾌했지만, 사람이 죽는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천무가 사는 허름한 집은 창조도시 내에서도 구석진 편에 속한 곳이었다. 하코는 빗속에서 쉐르몽을 질질끌며 창조도시로 향했다.










대로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고 항상 사람이 없는것은 아니다. 다만 오늘이 약간 심하다 생각할정도로 비가 많이오고, 창조도시가 워낙 개발이 심하게 안된 도시다 보니 비만 왔다보면 진흙도시가 되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비오는 날은 그냥 뜨듯한 집에서 차나 마시며 하루를 보내는게 창도시민의 일과였다.


하코는 쉐르몽이 왜 이렇게 다쳐서 돌아왔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분명 서쪽도시인 알테미온에 휴가차 놀러간다고 말했던 쉐르몽이었다. 자신도 데리고 가달라고 애원했지만, 돌아오는건 차가운 냉소뿐. 그때부터 지금까지 '망할 몽쉘' 이라 생각했었지만, 상황이 다급한지라 까맣게 잊고있었다.


천무의 집은 창조도시 내에서도 상당히 허름한 편에 속했다. 그렇다고 돈이 없거나 그래서 집이 허름한건 아니었다.


창조도시에서 자칭 촌장을 맡으며 주민들과 살갑게 노는 천무지만, 사실은 전 세계를 지배하는 황제였다. 들어오는 세금만 해도 장난이 아니었고, 그 세금이면 창조도시 정도는 가볍게 살수있었다. 하지만 천무는 그 돈을 다른곳에 사용했다. 그 돈을 어디다 썼는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 돈을 좋은곳에 썼으리라 믿고있었다.


















하코는 쉐르몽을 질질끌며 낡은 문을 열었다. 워낙 낡은지라 잘못하면 부서질수 있어, 최대한 조심히 열었다.


삐그덕 소리와 함께 낡은 집의 내부가 보였다. 내부도 외부와 별 다를것 없었다. 유리창이 다 깨져버린 창문, 나무 토막으로 겨우 막고있는 지붕과 마찬가지로 낡아 흔들거리는 침대, 나무껍질이 거의 벗겨진 탁자등이 보였다. 그래도, 집은 허술해도 천무는 꽤나 부자였다. 벽에 걸려있는 그림이나, 쓰고있는 식기 같은것은 모두 고급품이었다.


한마디로 겉보기엔 가난해 보이지만, 사실 챙길건 거의 챙긴다고 해야하나.




"천,천무님! 쉐,쉐르몽님이..."




다급한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하코는 쉐르몽을 집안으로 옮겼다. 쉐르몽은 완전히 의식은 잃지 않은듯, 두다리로 겨우 버텨서며 천무에게 다가갔다. 천무는 탁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피투성이가 된체 들어오는 쉐르몽을 보곤, 한껏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안경을 벗은후 쉐르몽을 침대로 옮긴 책장을 뒤지더니 구급약통을 꺼냈다.




"쉐르몽과 잠시 할 이야기가 있다, 하코."




"네!"




그때까지 문 앞에서 멀뚱히 서있던 하코가 나갔다. 천무는 약상자에서 물약을 꺼내더니, 쉐르몽의 몸에 조심스럽게 부었다. 남자를 치료해주는건 별로 취향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럴것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천무는 자신이 쉐르몽에게 준 임무가 그렇게 위험한것인가 생각해보았다. 결과는 아니었다. 휴가와 함께 동반되는 임무에 쉐르몽이 투덜대긴 했지만, 쉐르몽도 자신이 이렇게까지 당할지는 몰랐다. 명색이 창조도시의 삼검중 하나로 불리는 쉐르몽이었다. 검으로 치자면 천무말고는 자신을 이길수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했던 쉐르몽이었다.




"이봐, 아직 살아있나?"




"네...쿨럭... 불행히도 아직 살아있습니다..."




천무가 쉐르몽을 잡고 살짝 흔들었다. 다친 상처가 쓰린지 쉐르몽이 잠시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물론 '고통을 느낄수 있다면 멀쩡한거지' 라고 생각한 천무는 별로 신경쓰지않았다.




"도데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천무가 당황해하며 물었다. 자신이 쉐르몽에게 내준 임무는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었다. 하지만 쉐르몽이 이렇게 다치고 올 정도면 그 임무가 갑자기 어려워졌거나, 쉐르몽이 약해졌거나를 뜻한다. 쉐르몽이 약해질리는 없었다. 잠시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천무의 얼굴에 놀란 빛이 스며들었다. 혹시 그'일' 이라면? 하지만 이렇게 빨리 그 '일'이 찾아 올리가 없었다.


쉐르몽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쉐르몽을 본 천무는, 쉐르몽의 얼굴에 담겨있는 깊은 시름을 보고 그'일' 진짜로 찾아왔다고 느꼈다.




"너무 이른데..."




천무는 낡은 의자에 앉아 가만히 생각에 빠졌다. 낡은 의자가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와 어울려 삐그덕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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