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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또 다른 키라

2008.02.28 06:01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856

extra_vars1 위험한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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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냥?"


 


화장품을 꺼내서 늘어놓고, 말숙이는 종일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아니, 화장이라기 보다는 변장이라고 해야 할까.


"보면 몰라? 케텔. 메이크 업 하고 있잖아."
"평소에 안하던 행동을 하니까 조금 이상하다냥."


말숙이는 케텔에게 돌아보면서 말했다.
"오늘 데이트가 있어서 그래. 이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데이트? 언제 남자 친구라도 생겼냥?"
"아니지, 데이트라기 보다는....헌팅이라고 할까나?"
그러더니 말숙이는 케텔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서 말했다.
"왜? 질투하냐?"
"아니, 그런건 아니다냥."


 


종일 거울 앞에 앉아있던 말숙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이번에는 옷장 문을 열고 그 앞에서 한참동안 옷을 꺼내어서 자신의 몸에 가져다 놓으면서 옷장에 달린 거울을 보고는 다시 옷을 집어넣었다가 옷을 꺼내어서 거울을 보고, 다시 옷을 넣었다 꺼내기를 수차례나 반복하였다.



1시간 30분 후,


 



 


멋지게 차려입은 말숙이는 왠지 고급스러워 보이는 핸드백을 오른쪽 어께에 걸치고는 대문을 지나 거리로 나섰다. 그 뒤로 케텔이 스르르 뒤를 따라갔다.



번화한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인파 사이를 헤쳐 나가며 거리리를 활보하던 말숙이는 문득 번화한 상가로 가득 찬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뭔가를 발견한 듯이,
"저기다! [레옹 샹 드리밀레]!"
말숙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왠지 고급스럽고 비싸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이였다. 왠지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 같았다.
"분명히 저기였지...."



말숙이는 주저 없이 [레옹 샹 드리밀레]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종업원이 맞이하였다.
"어서오세요. 한분이십니까?"
"음..."
그 말에 말숙이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마침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였다. 약간 어두운 조명의 분위기에 몇몇 사람들이 구석에 모여 있었다.
그러던 중에 가장 구석진 자리에 한 남자가 혼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종업원에게 말했다.
"아니요, 친구하고 여기서 만나기로 약속 했거든요. 지금쯤 와 있을 거에요."
"네, 알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말숙이는 레스토랑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곧바로 가장 구석진 자리로 갔다. 그 자리에는 하얀색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와인 한 병을 놓고 혼자 앉아 있었다.
말숙이는 자연스럽게 그 남자의 옆에 서서 말을 걸었다.




 


 


그 남자가 고개를 들어 왼편을 바라 보았을 때 그는 어두운 조명 아래 빛을 발하고 있는, 왠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는 우아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그 명품들이 모두 짝퉁이라는 사실을 알아 차릴 수 있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모르고 넘어가 그저 럭셔리한 옷으로만 알고 넘어갈 그런 옷차림에 어두운 조명 탓에 1시간 동안 공들인 떡칠 화장의 보람도 없이 어쨌든 조명의 효과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그런 용모의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말숙이라는 이름의 그녀는 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다면, 여기 앉아도 될까요?"
그리고는 슬쩍 윙크를 날렸다.
"아, 네. 그러시죠."
그 남자는 쾌히 승낙했다. 이에 말숙이는 자연스럽게 그 남자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자리를 잡은 말숙이는 그 남자에게 은근슬쩍 질문을 던졌다.
"그 정도의 수려한 외모 정도 되면 여친이라도 하나 있을 것 같은데, 여태까지 혼자 이신가요? 혹시 독신 주의자?"
그 말에 그 남자는 잔에 담긴 와인을 원샷 하면서 말했다.
"뭐....그......전 여자 복도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흐음...."
말숙이는 뭔가 흥미있어 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초면에 이런 말은 실례지만, 왠지 그 이야기에 흥미가 있는데요."
그리고는 말했다.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전 신말숙이라고 합니다. 유진상사에 근무하고 있죠."
그러자 그 남자는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어 말숙이에게 주었다.
"전 신용우라는 사람입니다. 마케팅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말숙이는 웨이터를 불렀다.
"웨이터! 여기 보르네오 로얄 17년산 한병이요!"
그리고는 용우에게 말했다.
"와인이 무슨 술입니까. 음료수지. 제가 살 테니까 양주나 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죠."


 



한편,
케텔은 문득 반대쪽 구석을 바라보았다.


 



30분 후,


 




용우는 완전히 취해서 뻗어 있었다. 계속 마시는 척만 하고 있던 말숙이는 멀쩡하게 버티고 있으면서 용우에게 되물었다.
"...그러니까 첫번째로 선미씨와 헤어진 뒤로 두번째로 예정씨와 사귀게 되었는데, 예정씨가 교통 사고로 죽었고, 세번째로는 순애씨와 사귀게 되었는데, 순애씨는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말씀이죠?"
".......음냐."
용우는 자신의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해 있어서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이런이런, 술이 약하시군."
말숙이는 뻗어 있는 용우를 부축해서 일으켰다. 그리고는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했다.
"카드로 할께요."


 


 



늦은 밤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간간히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거리를 말숙이는 비틀거리는 용우를 부축하면서 걸어갔다.



"당신은 정말로 여자복도 지지리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러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춰 섰다. 그리고는,




 



말숙이는 만취 상태의 용우를 골목 구석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당신은 용우의 첫번째 애인이였던 진선미씨죠?"


"칫, 들켰군."



그 말에 골목 구석에 숨어있던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말숙이는 선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시나? 선미씨?"
그리고는 이어서 말했다.
"오호라, 신말숙이라는 제 이름이 진짜 이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모양이군요?"
"무...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말숙이는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하였다.
"교통사고로 죽었던 예정씨와 심장마비로 죽은 순애씨도 다 당신의 짓이죠? 하지만 애석하게도 당신에게는 사신의 눈이 없었으니까, 진짜 이름을 모르는 날 죽일 수 없었던 것이고. 그래서 계획대로 일이 되지 않자 안절부절 못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는 이어서 말하였다.
"위 상황을 종합해 보면 간단하게 결론이 나오게 되죠."


 


 


"당신이 데스노트를 가진 키라라는 사실을."


 


 


"그래...."
선미는 품에서 칼을 꺼내었다.


 




"3년동안 사귀었던 애인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심정이 어떨까?"
"전 애인 사귄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말숙이는 칼을 보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아마도 죽이고도 싶지 않을까? 하지만.......그건 너무 큰 자비야."
그리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 인간.....용우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그 인간에게 평생동안 좌절감과 공포를 맛보게 할꺼야. 자신의 저주받은 운명을 저주하게 만들 꺼라고."



말숙이는 왠지 모르게 납득하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용우씨의 애인을 모두 죽게 만들어서, 용우씨가 평생 솔로부대로써 늙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에 공포감을 느끼게 만들려는 것이군요?"
"그건 아니고."
그리고 선미는 칼을 고쳐 잡았다.
"어차피 죽을 목숨니까 알아둬도 의미는 없지만, 나에 대해서 알고 있다니 나름대로 조사를 한 모양이군. 넌 정체가 뭐냐?"
"나요?"



그 말에 말숙이는 여유있게 대답했다.


 


"나도 당신과 같은 키라. 하지만 이 세상에 유일한 키라는 나 하나면 충분해요. 그러한 목적으로...."


 



 



그리고 말숙이는 데스노트를 펼쳐 보였다. 그 노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진선미 - 자신이 들고 있는 칼로 자살.]


 


"...!"
순간 선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칼을 잡은 그녀의 팔은 서서히 목 위로 올라가더니 자신의 목을 찔렀다.
푸욱!
"끄아아아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선미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말숙이는 천천히 바닥에 쓰러진 선미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데스노트 조각을 집어 들었다. 예상대로 그 데스노트 조각에는 이예정과 박순애 그리고 신말숙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데스노트 조각을 손에 놓은 말숙이는 그리고 자리를 유유히 떠나갔다.


 



며칠 후,


 


"데스노트라는 거,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무슨 생각?"
"데스노트에 적힌 이름에 어긋남이 없다....데스노트가 운명까지 결정하는 걸 보면 아마도 사신은 신 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라고 말하면서 말숙이는 손에 든 데스노트를 부채 삼아 얼굴에다 부쳤다.
"아~시원해."
"......"
그리고 말숙이는 이어서 혼잣말을 하였다.
"사실 말이야, 데스노트 보다는....차라리 기어스 쪽이 더 좋지 않을까나? 데스노트는 번거롭게 노트에다가 일일이 적어야 하지만, 기어스는 그럴 필요가 없잖아."


 


그리고 잠시 후,


 


 




말숙이의 경악 섞인 비명이 집안에 울려퍼졌다.
그녀는 영수증을 들고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케텔은 어이없는 듯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너무 비싸잖아!!! 무슨 양주 한 병이 50만원 씩이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