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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또 다른 키라

2007.12.14 07:45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763 추천:2

extra_vars1 돌이킬수 없는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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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동식아! 너 혜령이 좋아한다면서?"


"에이~ 얼레리 꼴레리~ 동식이는~ 혜령이를~ 좋아한대요~ 좋아한대요~"


 


방과 후의 강서 초등학교 하교길 학교 건물 담벼락.


대략 9살 가량의 초등학생들로 보이는 꼬맹이 두명이 동식이를 놀려대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


 


"동식이 너 혜령이 손도 잡아 봤다며?"
"그만 좀 해! 내가 언제! 헛소문 퍼트리지 마삼!"


 


참다 못한 동식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주먹을 들고 방석이와 만철이를 쫓아갔다.


"거기 안서!!!"
"에~~~역시 혜령이 좋아하는구나~~~"


"메롱~~~"


 


동식이는 방석이와 만철이를 쫓아갔지만, 방석이와 만철이의 발걸음은 엄청 빨랐다. 그래서 따라잡을 수 없어서 그만 놓치고 말았다.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 방석이와 만철이는 동식이를 향해서 메롱했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헥헥........잡히기만 해봐......"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문득 골목길에서 혜령이와 마주쳤다. 동식이는 순간 움찔했다.


혜령이는 동식이를 보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가서는,


 


 



 


사정없이 신주머니로 동식이에게 어퍼컷을 먹였다. 동식이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그리고는 혜령이는 동식이를 한번 째려보더니 그대로 집으로 갔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동식이는 간신히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으으.....으아아아앙!!!!"


울면서 집으로 뛰쳐갔다.


집에 돌아오자 동식이 엄마가 물었다.


"동식아, 도대체 오늘 누구랑 싸우고 온거니? 상처 하고는."


동식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는 문을 쾅 하고 닫았다.


 


"식....식....식......."


동식이는 분을 삭히고 있었다. 자신을 괴롭히고 놀려대기나 하는 방석이와 민철이를 도저히 용서 할 수 없었다.


그리고는 노트를 꺼내었다.


 


 


다음 날 아침.


선생님은 출석을 불렀다. 그리고는,


"으응? 방석이와 민철이는 오늘 결석인가?"


 


그리고 또 방과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공팔이와 동식이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동식이가 공팔이에게 자랑을 했다.


"나 요즘 신기한 공책 생겼다."


"무슨 공책인데?"


"공책에 죽이고 싶은 녀석의 이름을 적으면 그 녀석이 죽는 공책."


"와, 그 공책 신기하다."


"그렇지?"


동식이의 자랑은 이어졌다.


 


 


 


"그래서 있잖아, 방석이하고 민철이하고 자꾸 내가 혜령이하고 사귄다고 놀려대는 거잖아, 그래서 걔들 이름을 공책에 적었어. 그랬더니 정말 학교에 안나온 거 있지? 아마 죽었을 꺼야."


그리고는 이어서 계속 말했다.


"걔들 맨날 나만 괴롭히고 놀려댔잖아. 걔들은 나쁜 짓을 했으니까 마땅히 벌을 받은거야."


"아하, 그렇구나."


왠지 납득하는 공팔이였다.


 


갈림길에서 공팔이는 동식이하고 헤어졌다.


"그럼 내일 학교에서 보자."


"잘가."


 


 


기분 좋은듯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집으로 가는 길에 20대 초반의 여성이 나타났다.


"안녕 꼬마야?"


 



 


그녀는 동식이에게 웃으면서 손에 든 사탕을 건냈다.


"먹을래?"


"우리 엄마가 먹을거 가지고 꼬시는 이상한 사람 따라가면 안된다고 했어요."


"괜찮아. 그런 나쁜 사람들은 '아저씨'들이고, 난 착한 '누나'란다. 난 절때 나쁜 유괴범 따위가 아니에요~"


납득한 동식이, 사탕을 받아 들었다.


그녀는 동식이에게 물었다.


"근데 꼬마야, 너 신기한 노트를 가지고 있다면서?"


"네, 공책에 나쁜놈 이름 적으면 나쁜놈이 죽는 공책이에요."


"어머나, 무서운 공책이로구나. 그래서, 누구 이름 적었어?"


그 말에 동식이는 가방에서 노트 조각을 꺼내서 그녀에게 보여 주었다. 노트 조각에는 [이방석],[한만철]이라는 이름이 삐뚤삐뚤하게 적혀 있었다.


"얘내들이요, 자꾸 나만 괴롭히고 놀려대고 못살게 굴어서요, 공책에다 적었어요. 아마 걔들 죽었을 꺼에요."


"세상에, 그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구나. 넌 무섭지 않니?"


"하나도 안무서워요. 걔들은요, 나쁜놈들이니까 죽어도 괜찮아요."


"그래....."


그리고는 그녀는 문득 말을 꺼내었다.


"혹시 그 노트 나한테 줄 생각 없니?"


그 말에 동식이는 노트 조각을 도로 가방에 넣으면서 대답했다.


"싫어요. 이 공책 제꺼에요."


그러자 자리에 앉았던 그녀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자리에 일어서면서 말했다.


"그래....잘 알겠어. 그럼 그 노트 그냥 너 해. 누나는 좀 볼일이 있어서 이만. 잘가렴."


그리고는 집으로 걸어가는 동식이 뒤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자동차 조심하는거 잊지 말고."


 


 


잠시 후,


그녀의 등 뒤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뒤로 돌아보았다. 그러자 차체가 약간 찌그러진 자동차가 멈춰 서 있었고, 동식이는 바닥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자동차 안의 운전사는 당황하더니 이내 엑셀을 밟아서 자동차를 몰고 뺑소니 쳤다.


그녀는 황급히 바닥에 쓰러진 동식이에게 달려갔다.


"얘야, 괜찮니? 정신차려! 얘!"


동식이는 이미 즉사해 있었다.


그녀는 동식이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슬그머니 동식이의 책가방에서 노트 조각을 꺼내어 품에 넣었다.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동식이를 안고있는 그녀의 손은, 분명히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서는 희미하게나마 미소가 지어졌다.


 


 


구급차가 달려와서 동식이의 시체를 치우는 가운데 유유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데스노트 조각을 들여다 보았다.


 


[남동식 - 교통사고. 집으로 가는 하교길에 뺑소니 자동차에 치여 즉사]


 


그리고는 혼잣말을 하였다.


 


 


"그래. 꼬마야. 사실 난 나쁜 어른이란다. 다른 말로는 키라라고도 하지. 동식아. 너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적은 것은 니가 나쁜놈이라서가 아니였어. 단지 너도 수많은 키라들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였을 뿐. 안됐지만 넌 이제 다른 세상에서 놀아야 겠구나. 데스노트가 없는 세상에서......"


 


 


지켜보고 있던 케텔이 한마디 하였다.


 


"역시 인간은.....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