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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템페스트 픽션

2007.08.06 09:10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1023

extra_vars1 여기는 용자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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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 이 픽션은 개인적 공상에 의한 것으로 실제 템페스트 게임과는 다소(?)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태클 절대 금지!


 


 


 


"흠, 아아, 마이크 테스트. 원. 투. 쓰리."


 


내 이름은 샤른 호스트.


팬드레건의 그 유명한 괴도이며 용자의 무덤의 주인으로 알려져 있는 몸이다. 팬드레건의 귀족들은 모두들 샤른 호스트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고 이를 간다는 소문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뭐,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하지만 샤른 호스트라는 이름은 사실 내 진짜 이름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진짜 정체를 숨기기 위한 가짜 이름이고 도적이라는 직업도 사실은 위장술이다. 나의 진짜 정체는.....


"그럼 이어서 주인님의 연설이 이어지시겠습니다. 잘 경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어지는 형식적인 박수 소리,


얄밉게 내 생각을 중간에서 잘라먹은 긴 머리에 한족풍의 용이 그려진 청색 옷을 입은 저 남자의 이름은 에밀리오. 용자의 무덤의 관리인이자 내 집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 우드스톡과의 인연으로 내 밑에서 일하게 된 녀석인데, 이녀석은 왠지 나보다도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한편으로는 왠지 질투가 나는 녀석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일단은 연설이나 해야지. 음. 음.


 


"레이디스-엔드 젠틀맨-"


젠틀맨은 나와 에밀리오 둘 뿐이지만 어쨌든 간에 넘어가고, 미리 준비해 둔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현재 팬드레건 왕국은 저......악독한 리차드의 손아귀에 들어 있어요. 그 망할 영감탱이가 말이죠. 정말이지, 전혀 아름답지가 못해요. 이건 비극입니다. 거기다가, 그 망할 리차드는 역시 망할 십인중과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 팬드레건 왕국을 자기 마음대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팬드레건 백성들이 그 치하에서 신음을 하고 있습니다. 팬드레건 왕국이 썩어 들어가고 있어요."


왠지 흥분해서 말이 막나가는 것 같군. 하지만 나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저 악독하고 망할 리차드 영감탱이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우리 엘리자베스 왕녀님을 팬드레건 왕위에 앉힘으로써 팬드레건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모든 팬드레건 왕국의 백성들을 엘리자베스 왕녀님의 아름다움으로 사로잡는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썰렁한 적막이 감도는 가운데 딱 세명만 박수를 쳤다. 엘리자베스 왕녀님,코델리아, 그리고 자드.


 


엘리자베스 왕녀님이 나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박수를 치고 계셨다.


"멋진 연설이였어요. 샤른 호스트."


...뭐, 반응은 의외로 신통찮았지만 그래도 왕녀님이 이렇게 미소를 지으시니까 나는 내친 김에 더욱 멋있게 보일려고 있는폼 없는폼 다 잡으며 나름대로는 비장하게 엘리자베스 왕녀님에게 한마디 던졌다.


"팬드레건의 미래는 왕녀님에게 달려 있습니다. 부디 저에게 힘을 빌려주십시오."


우훗, 이정도면 꽤 폼나는 대사려나.


엘리자베스 왕녀님은 살짝 웃으시면서 대답하셨다.


"만약에 제가 팬드레건의 왕위를 되찾게 된다면, 모든 팬드레건 백성들은 의무적으로 토순이를 가지고 다니도록 법을 제정하겠어요. 그러면 팬드레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답겠죠?"


금발에 분홍 장미빛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새하얀 장갑을 끼고 계시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고는 미소를 지으시는 이 분께서는 엘리자베스 팬드레건.


17세로 장미의 신부로 불리시는 선왕의 장녀님으로 원래대로라면 팬드레건 왕국의 제 1 왕위 계승자이시지만 그 망할 리차드가 가로채었다. 그리고 리차드에 의해 신변의 위협을 느끼시고 동생분인 메리 왕녀님과 하녀 코델리아와 함께 여기 용자의 무덤에 몸을 의탁하시게 된 것이다.


왕녀님은 매우 상냥하시고 친절하시지만 단 한가지 흠이라면 약간의 백치끼가 있으시다....고 해야 할까나. 아무튼 가끔 지금과 같이 현실감각이 떨어지시는 말씀을 하시는 때가 있으시다. 음......그래서 왠지 무섭다.


참고로 토순이는 엘리자베스 왕녀님이 가지고 다니시는 토끼 인형 이름이다.


 


엘리자베스 왕녀님 옆에 앉으신 메리 왕녀님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까부터 쥬스를 쪽쪽 빨고 있었다. 왠지 이번 연설이 지겨운 모양이시다.


왓, 우연히 시선이 마주쳤다. 그러자 메리 왕녀님이 대번에 나에게 말씀하셨다.


"도대체 이런 쓰잘데 없는 시간 낭비만 하는 연설은 언제 끝나는 거야? 샤른 호스트. 시간 낭비라고. 무지 지겹단 말이야. 이런거."


그러더니 웩 하는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정말로 모든 팬드레건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토순이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면 난 차라리 자살해 버릴래."


그러더니 눈을 반쯤 뜨고는 탁자에 머리를 기대면서 말했다.


"이젠 계속 듣고 있는것도 지쳤으니까, 연설이 끝나면 나 좀 깨워줘."


그러더니 코를 골면서 이내 잠이 드시는 갈색 머리에 조금 노출이 심한 파란 가죽옷을 몸에 걸치신 이 분께서는 메리 팬드레건.


16세로 엘리자베스 왕녀님의 동생이시다. 괄괄한 성격의 말괄량이로 약간 현실감각이 떨어지시는 자신의 언니가 조금은 못마땅한 듯 하는 모양이다. 주특기는 채찍으로 언제나 채찍을 들고 다니시며, 마음에 안들면 사정없이 채찍을 휘두르시는 조금 위험한 악취미가 있다. 나도 그 채찍에 몇번 맞은 적 있다.


거기다가 지금처럼 이렇게 아무 때에서나 자는 때가 있으시다.


 


그렇지,


아까 엘리자베스 왕녀님 말고도 박수를 쳤던 꼬맹이, 코델리아의 눈이 왠지 초롱초롱 하다.


"와아~ 엘리자베스 왕녀님이 팬드레건 왕위를 되찾으시면 정말 멋질 것 같애요!"


왠지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다. 그러더니 이어서 나에게 물었다.


"샤른 호스트, 엘리자베스 왕녀님이 왕위를 되찾으시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요?"


정말 당장에라도 덤벼들 기세이다. 어이, 진정해라 꼬맹아.


"할 수 있겠어요? 코델리아."


"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할 수 있어요!"


"정말이죠?"


"네!"


"그럼 일단은 저기 주무시는 메리 왕녀님을 방에 좀 치우....아니, 데리고 가세요."


"네!"


코델리아는 대번 메리 왕녀님을 등에 업고 끙끙대면서 위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걸로 골치덩어리 2명 처리.


가만히 보고 있던 에밀리오도 선듯 나서서 코델리아를 도와 줬다.


에밀리오와 함께 메리 왕녀님을 데리고 가는 빨간 머리에 시녀복에 수상한 가방을 맨 12살의 꼬맹이의 이름은 코델리아 오스틴.


엘리자베스 왕녀님의 개인 시녀이다. 언제나 엘리자베스 왕녀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서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서 조숙한 면도 있다. 그리고 폭탄제조에 특기가 있다. 그래서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는 무서운 녀석이다.


 


연설장 구석에서 아까부터 무표정하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얼굴이 있다. 바로 오팔리어다.


그녀는 아까부터 아무 말 없이 계속 멍하게 가만히 있었다.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까지 얼어 붙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침 메리 왕녀님을 방에 모셔다 드렸던 에밀리오가 돌아오면서 오팔리어에게 말을 걸었다.


"뭔가 마실 것 가져다 드릴까요?"


그 말에 오팔리어는 에밀리오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싫어."


꼭 이런 식이다. 오팔리어는 말이 별로 없고 어쩌다 말을 해도 말이 세마디를 넘어가는 적이 별로 없다.


나는 구석에 앉은 오팔리어에게 말했다.


"그렇게 구석에서 멍하니 앉아 있지말고 좀 밝은 곳에 앉는게 어때? 거긴 좀 춥다고. 거기다 그 자리는....."


"...시끄러."


"헉."


오팔리어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오는 한마디에 나는 그만 압도되어 슬금슬금 제자리도 되돌아 갔다.


그리고 계속 무표정하게 연설장을 바라보는 백발에 양갈레로 땋은 머리에 괴상한 마법사 옷을 입고 있는 소녀의 이름은 오팔리어 버킹엄.


18살 치고는 동안의 얼굴에 언제나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언제나 말이 별로 없다. 그녀는 버킹엄 공작의 딸로 리차드가 버킹엄 가문을 공격하여 쑥대밭으로 만들었을때 거의 무너져가는 버킹엄 저택에서 간신히 구해낸 뒤로 용자의 무덤에서 같이 지내게 되었다.


자폐 증세가 있긴 하지만 머리는 좋아서 마법을 잘 익힌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무섭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파이어 볼을 내 머리위로 날린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차라리 썩소라도 날려주던가, 나를 비웃는 듯한 표정이라도 한다면 그나마 덜 무서울 텐데.


 


다닥 다다닥,


아까부터 내 옆에서 계속 주판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리나가 내 옆에서 주판을 두드리는 소리이다. 그 소리가 왠지 신경 쓰이는군.


"어이, 수녀씨, 지금은 연설 시간이잖아. 혼자서 뭘 하는거야?"


드르륵.


리나는 주판 두들기는 것을 멈추고는 안경 너머로 나를 째려보았다.


"지금 이번달 지출 계산하는거 안보여요? 샤른 호스트."


상당히 앙칼진 목소리다.


"당신처럼 개념없이 돈을 물쓰듯이 팍팍 쓰는 인간들 때문에 언제나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내가 뭘 어쨌다고?"


"단적으로 말해서, 지금같은 이런 불필요한 연설회를 쓰잘데 없이 개최하는데 들어가는 인테리어비, 홍보 비용, 간식비, 전기세, 청소 비용, 빨레 비용 등등이 얼만지 아세요? 이런 것들만 줄여도 일년이면 얼마에요?"


그리고는 이어서 리나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으윽, 난 리나에게 말을 건 것을 후회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는 땋은 갈색 머리에 안경을 쓰고 검은 수녀복을 입은 16살의 이 수녀의 이름은 리나 맥로라인.


성녀 루크레치아의 명을 받고 왕녀님들을 보좌하기 위해서 파견되었다는데, 용자의 무덤에서 돈 관리 및 식사 메뉴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보면 알겠지만 계산적이고 잔소리가 많은 정말 피곤한 여자다. 거기다가 완벽주의에 결벽증까지 있어서 언제나 나만 보면 잔소리를 해 댄다.


정말 이런 수녀하고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기적으로 느껴진다.


 


연설장의 중간에서 약간 왼쪽에서 아직도 계속 박수를 치고있는 약간 시커먼 소녀가 앉아 있다. 자드이다.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왠지 멋지네! 와핫!"


그러면서 쾌활하게 웃고 있다. 정말 뭐가 뭔지 모르면서 그냥 남들이 박수 치니까 아무 생각도 없이 계속 치고 있는 단순한 녀석이다.


나는 자드의 어께를 툭 치면서 말했다.


"뭐가 그렇게 즐거워서 웃는거냐? 자드."


"그냥요!"


이쯤 되면 할말이 없다.


"어이, 내 연설은 듣고 있는거야? 내가 좀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는 있어?"


"음...."


자드는 그 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말했다.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토순이가 판드라곤의 왕위를 되찾는다는 내용 아니에요? 그거 재미있겠네! 와하하핫!"


그러고는 또 자지러지게 웃는다. 이봐, 판드라곤이 아니고 팬드레건이고, 토순이가 아니고 엘리자베스 왕녀님이시라고. 토순이가 정말로 판드라곤, 아니 팬드레건 왕위에 오르면 메리 왕녀님이 두번은 자살하시겠다.


한참을 자지러지게 웃고 있는 투르 출신의 검은 머리에 투르족 상인 옷을 입고 있는 15살의 이 여자의 이름은 자드.


투르의 부유한 대상의 딸인데 해적에게 잡힌 것을 기껏 구해줬더니 아예 용자의 무덤에 눌러 앉아서 사는 뻔뻔한 녀석이다. 그때 리나는 식비가 더 들게 되었다며 볼멘 소리를 했었지.


아무튼 권법에 특기가 있는, 대책없이 낙천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정말 대책없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구석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싸우는 곳으로 가 보니, 케서린과 앤이 왁자지껄 싸우고 있었다.


또 너희들이냐. 이 녀석들은 툭하면 싸운다.


일단은 싸움을 말려야겠군. 케서린과 앤을 진정시키고 나서 말을 하였다.


"자, 자, 진정하라고. 도대체 왜 싸우는 거야?"


그러자 케서린이 흥분해서 말했다.


"식...식.....저 망할 게이시르 녀석이 나를 모욕했다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팬드레건 기사단의 이름으로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테다!"


그러더니 거대한 대검으로 앤을 두동강 낼 듯이 휘두르려는 것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얌마! 진정해!


앤이 또 말을 꺼냈다.


"난 단지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캐서린. 그렇게 흥분할 것 까지는 없을텐데."


"뭣이!"


"진정하라고, 캐서린. 앤, 도대체 무슨 말을 한거야?"


그러자 앤이 눈을 지긋이 내리깔면서 다리를 꼬고 나에게 말했다.


"좀전에 있었던 일입니다만, 바로 내 옆에 앉아있던 캐서린이 자신이 혼자 들떠서 '팬드레건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드니 '왕녀님은 내가 지킨다!'드니 같은 허황된 소리를 늘어 놓더군요. 도저히 들어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케서린에게 충고했죠. '케서린, 그런 것 보다도 너의 성격부터 고치는게 어때?'라고 말이에요."


그 말에 케서린은 더욱 화가나서 대검을 들어 앤에게 겨누었다.


"죽여 버릴테닷!"


"한번 해 보자는 거야? 너무 흥분하면 이성이 마비되어 일을 그르치는 법이지."


그러더니 앤도 총을 꺼내어 캐서린을 향해 겨누는 것이였다.


"제발 좀 적당히 해!"


 


...에밀리오가 급히 달려와서 간신히 캐서린과 앤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왼쪽에서 분한 듯이 식식 거리고 있는 빨간 머리에 갑옷을 입고 대검을 앤에게 겨누고 있는 19세의 여자의 이름은 캐서린 스펜서.


샤른 호스트, 그러니까 나를 잡으려고 겁도 없이 용자의 무덤에 돌진해 왔다가 에밀리오에게 사로잡혀서 용자의 무덤에서 지내게 된 팬드레건 성기사이다. 언제나 정의감에 불타 있으며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저돌적인, 흔히 말하는 열혈 바보 스타일이다. 그녀가 폭주하면 대책이 없다. 정말.


그리고 오른쪽에서 냉정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검은 단발 머리에 게이시르 제복을 입고 총을 케서린을 향해 겨누고 있는 20세의 여자의 이름은 앤 밀레니엄.


게이시르 제국 출신의 공군 장교로 게이시르 제국의 크리스티나 여제에 의해서 왕녀님을 호위하기 위해 파견된 군인이다. 항상 냉철하고 군인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는, 그러니까 케서린하고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케서린 하고 자주 싸운다. 에밀리오와 함께 나의 정체에 대해서 알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물론 입이 무거운 녀석이라 발설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런 제각각의 제멋대로인 8명의 여자들과 용자의 무덤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정말 고생길이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