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단편] 너와 나의 우주

2008.02.12 13:13

쉐로, 조회 수:783 추천:2

extra_vars1 87-1 
extra_vars2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뚜─ 뚜─.'


 


휴대폰의 송신이 끊겼다. 가늘지만 그래도 언제까지나 이어져 있을 줄 알았던 거미줄이 단숨에 끊어지듯이…


이젠 이야기를 전할 수 없게 됐다.


 


그래, 이제는 만날 수 없다.


 


 


"이제… 377일?"


나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앉아 있던 의자에 다시 기댔다……


 


 


그녀는…… 우주로 떠났다.


 


 


 


 


 


 


 


 


 


 


"에이…, 아직 전송…… 안되는걸까."


 


백의 머릿결을 가진 소녀…… 그렇다고 노인들이 가진 희끗희끗한 거친 머리가 아닌


이 세계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매끈한 은발을 하고 있는 그 소녀는 30분째 자신의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다.


 


"…당연한거 아냐? 여긴 아크로덴티움 혹성 근처잖아! 지구랑은 142광년이나 떨어져 있다구?!"


옆에 있는 다소 쾌활해 보이는 비슷한 또래의 소년이 그 소녀에게 다소 어이없다는 투로 말을 뱉었다.


 


"아니야! ……아마 2년 후면 지구로 전송될거야, 꼭……"


하고 갸날픈 손으로 휴대폰을 꼭 쥐었다.


 


"칫, 바보 아냐? 이제 평생 만날 수도 없게 된 녀석을 잊지도 못하고! 너 말이야, 이곳으로 오기 전에 그 녀석이랑 작별인사 조차 안한거야?"


흑발의 그 남자는 우주 헬멧을 벗으며 퉁명스럽게 말을 건냈다.


 


"레인, 너도 말이야! 가끔은 남의 기분도 좀 알아달라구?"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수줍어 하는걸까, 얼굴이 화끈해져서는…


 


"바라보고 있단 말야 나도! ………널."


겉으로는 무뚝뚝해보여도 마음은 상냥하고 남자 일원중에서는 상당히 드물게 수줍음을 타는 애……


 


 


 


 


 


나의 이름은 LAIN, Laicris Alphon Incresetelion Nevistiluhaman P-42.


보통 다른 일원들은 나를 레인이라고 부르는걸로 족한다.


 


나는 어렸을 적 부터 우주를 여행하는것이 꿈이었고 크면 꼭 우주 여행사가 될거라고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결국 나는 항공우주국에 들어왔고 우주 연구원으로 일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만난지는 3년 전………


 


 


 


 


고등학교 때, 반에서 항상 무언가에 심취해 있고.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는 그 시선은 나에게는 언제나 흥미의 대상이었다.


 


수업시간이 되면 열심히 수업과 자기의 생각을 병행하여 시간을 보내는 소년이었다.


가끔 교과서 귀퉁이에다가 무언가를 적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나는 항상 그를 지켜보고, 관찰하고, 또 느끼게 됐다.


 


그가 무엇에 그렇게 몰두해 있는것인지.


 


 


그는 게임 프로듀서가 꿈이다.


 


 


"이봐, 너!"


항상 그렇게 옆에서 소리를 지르면 졸다 깨어난듯이 깜짝 놀랜다. 웃음이 나오는 남자애다─


 


"으…응? 왜?"


 


"수업시간에 뭐 하는거야? 아까부터 계속 낙서만 하고! 혹시 뭔가 다른 생각 하고 있어?"


이래저래 참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 남자애만은 다르다.


 


항상 호기심이 갔고 흥미가 갔다. 그래서 이리저리 물어보고 싶다.


 


"아…아냐! 아무것도! 이건 뭐, 그러니까 전혀 게임 구상 같은게 아니………"


"헤에─ 너, 게임 만들려고? 재밌어? 그거."


그러자 갑자기 그 남자애는 엄─청나게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


그것은 무엇을 목적을 둔 것이며 사람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건지…


 


자신있게 말한다, 나에게.


 


"……흐음 그렇구나. 그러면 나는 커서 뭐가 될지 궁금하지 않아?"


"너 말이야?"


"…그래! ……하긴, 너 여자애한테 관심 없지?"


하긴, 바로 옆자리에 여자애가 앉아 있는데 이렇게까지 무감정한 남자애는 이 세상에서 처음 봤다.


 


가끔은 더워서 치마도 올리고 그랬었는데….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은데?"


"난, 우주에 갈꺼야! 우주 여행사가 되서 저 우주를 날아다닐꺼야…"


 


남자애한테 이렇게 내 꿈을 털어놔 본적은 처음이다……….


 


 


 


 


 


 


 


 


 


 


그녀는 언제나 갑작스러웠다.


 


항상 나에게 말을 걸고, 뭐가 그렇게 궁금한건지 이것저것 나에 대해 물어본다.


반에서 별로 인기도 없는 나…… 그런 내게 친구라면 친구였다.


 


아주 소중한 친구………


 


 


 


"너, 집 어느쪽이야?"


그녀가 내게 또 물어본다, 여전히 갑작스럽다.


 


"응…? 나는 레하일 시네마 쪽으로……"


"어! 그럼 나랑 같은 쪽이네! 오늘부터 나랑 같이 집에 가자!"


……솔직히 말해 나도 여자애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건 아니다.


 


학교가 끝나고, 그녀와 같이 집으로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그리고…… 모두의 이야기.


 


매일매일 그녀와 같이 하교를 하면서 점점 사이가 가까워졌고.


어느새 마음을 털어놓는 아주 친한 친구 사이가 됬다. 그녀는 항상 나의 꿈에 용기를 준다.


 


슬픈일이 있으면 위로해주고, 좋은일이 있으면 축하해준다.


아마 허물뿐이었던 내 꿈을 올바르게 인도해준 사람도 바로 그녀가 아닐까…?


 


하지만 그녀는 나와 좀 더 친해지길 원하는거 같다. 마음을 터놓는 친구로는 부족한걸까?


나는 나의 꿈을 그녀에게 이야기 해서 좋고, 그녀도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해서 즐거울 텐데……


 


 


 


 


그런 그녀와 지내던 고등학교 생활도 끝이 났다.


나는 드디어 바라던 게임 업계에 취직하여 프로듀서 직을 맡게 되었다.


회사 상사에게 들은 말로는, 나만큼 이른 나이에 총 프로듀서 직을 맡은 사람은 상당히 드물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델… 델? 나야……."


"응…… 무슨일이야?"


오늘의 그녀는 왠지 전과 달리 기운이 없어 보인다.


 


 


"이제…… 더이상 널 볼 수 없을지 몰라."


"무슨 소리야………? 볼 수가 없다니, 떠나는거야?"


 


 


"……나, 항공우주국에 취직했어. 이제 우주 연구원으로 우주로 떠나게 돼."


그녀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지구와는 140광년 정도나 떨어져 있는 곳이래…… 아마 우주 관측경으로도 보이지 않을거야… 이젠, 더이상 이야기 할 수 없는걸까……"


"……………"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녀도 할말이 없었고,


 


…우리는 잠시동안 귀를 기울이다 서로 이별을 나눴다.


 


 


 


그리고, 다음날……


 


그녀는…… 우주로 떠났다.


 


 


 


 


 


 


 


 


 


 


 


 


1달 뒤, 게임 회사에서 항상 야근에 시달리는 나는 근무 도중 문자 한통이 오는것을 확인했다.


 


'델, 나야. 여전히 갑작스럽지? 우주에서도 문자를 보낼 수 있대. 이곳은 지구와는 상당히 먼곳이지만 지구까지 가는 도중에 우주 정거장들이 곳곳에 있어서 송신은 가능하다고 하길래……."


 


송신 날짜는 2017년 11월 8일… 지금으로부터 무려 한달 전에 보내진 문자다.


한달 전에 그녀가 보낸 문자가 지금 나에게로 온 것이다……


 


 


'우주에서의 생활은 괜찮아. 델은 어때? 게임은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 였지? 잘 표현되고 있어? 후후……'


 


너무 반갑다…. 지금껏 그녀가 없는 썰렁함에 하루하루를 헛되게 보내고 있었는데 왠지 그녀가 눈앞에 온 느낌이다.


……나는 그녀의 메세지가 너무 반가워서 눈물을 깊게 흘렸다.


 


정말, 그녀가 나에게 주던 영향은 정말 컸던 것이다……


 


 


'문자가 좀 늦게왔지? 아마… 한달 정도는 걸렸을거야. 이번에는 좀 더 먼 은하로 떠난대, 다음에 문자가 올때는 2년정도 걸릴거야………'


 


2년…… 비록 그녀를 보지 못하더라도 2년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과 같은 반가움을 또 다시 느낄 수 있다면………


 


 


나도,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내가 그녀에게 보내는 문자는 과연 몇년 후에나 도착할까……?


 


'안녕! 델이야. 그쪽의 문자는 잘 받았어. 너의 메세지를 보고나니 우주의 생활은 괜찮아 보이네. 물론 나도 게임 제작을 하는데는 별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중이야. ……음, 또………"


항상 그녀가 먼저 이야기를 주도했었기 때문일까, 나는 막상 할말을 쓰려니 막막해졌다.


 


'……그럼 다음에 문자 또 보낼게. 안녕!"


 


결국 그대로 끝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도 이 문자를 보고 반가움을 느낄 수 있겠지.


……결국 생각난게 있어 한통을 바로 더 보냈다.


 


 


 


'……우리가 좀 더 빨리 서로의 감정에 대해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지금도 난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문자가 올 날을……… 10년이 지난 오늘도.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한없이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그녀의 메세지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떨어져 있어도 이곳은 '너와 나의 우주' 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5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8.01.02 1639
254 A Tale That Wasn't Right [3] LiTaNia 2007.11.09 1087
253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27 1044
252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8.01.12 903
251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15 886
250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09 885
249 색채연가 2 클레어^^ 2009.07.21 835
248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1 831
247 색채연가 2 [3] 클레어^^ 2009.03.02 803
» [단편] 너와 나의 우주 [7] file 쉐로, 2008.02.12 783
245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29 770
244 [단편]첫사랑 [3] Vermond 2008.12.21 762
243 흐노니 [프롤로그] [1] 심장도려내기 2007.07.13 757
242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1.24 741
241 4인4색 [4] Vermond 2009.03.15 733
240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13 732
239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23 728
238 하루살이의 일생 [2] 삼류작가입니다 2010.01.12 708
237 기묘한 이야기 악마성루갈백작 2008.06.19 701
236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03 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