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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Love is

2006.10.04 10:37

-H- 조회 수:555

extra_vars1 너에게 보내는 선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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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위 말하는 껌 좁 씹고 침 좀 뱉는다는 이팔청춘 여중생이여요.


소망중학교에 다니고 있구요. 이름은 '유 미'에요. 외자인데요, 이름이 참 예쁘죠?


'아름다울 미'자를 쓰는 데요. 그래서인지 얼굴도 예뻐서 주위에 남자들도 많아요.


아, 그런데 최근 들어 이상한 애 하나가 제가 좋다고 막 따라다녀요.


그러니까... 한 두달쯤 전이었던가?


 


옆 반에 남자애 하나가 전학을 왔었어요. 이름이 '최 동훈'인가 그랬는데,


제가 보니 얼굴도 별로고 하여튼 영 아니더라구요.


제가 먼저 가서 말을 건넸지요 . "안녕? 난 소망중 얼짱 유미라구 해. 반갑다"


이러자 걔는 "어? ...어" 하고 머리를 긁적였지요.


그 때 종이 치는 바람에 더는 이야기할 수 없었어요.


그 뒤로도 우린 자주 마주쳤지만 그 애는 말이 별로 없었어요. 참 시시한 녀석이었죠.


같은 반은 아니지만 그 반에 제 친한 친구가 있는 탓에 자주 놀러갈 수 밖에 없었거든요.


그리고 한 2주쯤 흘렀던가? 걔도 슬슬 친구가 생겼겠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녀석이 절 좋아한다는 소문이 온 학교에 쫙 퍼졌어요.


차암~ 저두 많이 당황했겠지요. 그제서야 그 애가 말이 없는 이유를 알았지요.


친구 말로는 자기네끼리는 말이 참 많다나요?


뭐, 어찌됫건 그리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요.


 


그런데 걔가 글에는 좀 재주가 있나봐요.


전에 다니던 학교서는 교내 백일장에 나가서 상도 자주 탓다나봐요. 그런데 성적은 형편 없대요.


조금 있으면 울 학교에서도 시 짓기 대회를 한데요. 그래서 그 애가 반 대표로 나온다네요.


우리반에서는 제가 뽑혔어요. 사실, 제가 공부도 좀 잘하거든요 호호..


 


오늘, 시짓기 대회가 열렸어요.


저는 2등을 했답니다. 그런데 1등은 놀랍게도 최동훈이래요.


덕분에 문화상품권을 빼앗기고 말았죠.


조회대에 나가 당당히 문화상품권을 받아나오는 그 애를 보고


나는 "1등이라서 좋겠다? 그거 나 줘" 하고 장난삼아 말했지요.


그런데 "어...? 그래. 너 가져" 하고 진짜 날 줘버린거에요.


순간 주위의 시선은 모두 내게로... 나와 걔는 얼굴이 붉어졌지요.


주위에선 "오올~" 하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렇게 조회를 끝마쳤죠.


 


3교시였어요. 소라(제 친구여요)가 수학책을 빌려 가서는 주지 않은 탓에


소라의 자리에 가서 서랍을 뒤적였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 날 자리를 바꿨더라구요.


그 자린 최동훈 자리였어요. 서랍 속에서느 수첩 하나가 나왓지요.


'이런 내가 싫다. 그녀에게 말 한마디 못 건네는'


순간 그 반 애들이 들어와서 수첩을 덮었지요.


"응? 너 뭐했어?" 그 반 애 하나가 물었어요.


"아.. 아무것도 아냐" 하고는 그냥 뛰쳐나와버렸어요.


"아참! 수학책..." 덕분에 이 날 수학시간엔 벌을 서야만 했지요.


 


며칠이 지났어요.


그 동안 알게된 거라곤 그 애가 나와 같은 아프트에 산다는 거에요.


그래서인지 등하굣길에서도 자주 만났었나봐요.


오늘은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친구들과 같이 안 가고 저 혼자 길을 걷고 있었어요.


횡단보도가 좀 멀었던지라 전 오랜만에(?) 무당 횡단을 시도했지요.


그런데 이 소리는 뭘까요?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리네요. 그래서 옆을 바라보았더니,


세상에나! 트럭이 달려들고 있어요. 잘은 안 보이지만 한쪽에선 무언가 달려오고 있었어요.


 


콰앙!                     "안돼 !!!"


 


전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다행히도 유미를 구해냈습니다. 잘 했어, 최동훈.


그리고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으음.. 여기는? 병원인가... 주위를 살펴보니 전 붕대를 칭칭 매고 있고 제 옆 침대에는


유미가 누워있습니다. "으으..." 일어나려고 해도 너무나 힘듭니다.


"어어.. 정신이 들어요?" 옆에 있던 간호사 누나가 말을 겁니다.


"아.. 네", "일어나지 마세요. 당분간은 못 움직일 거에요",


"아... 저 보다 옆에.. 쟤는요?",


"여자친구이신가봐요? 트럭이 달려올 때 구해줬다고 하던데...


용기가 참 대단하네요. 덕분에 외상은 없어요. 하지만 아직은 혼수 상태에요",


"아..."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습니다.


"퇴원은... 언제 쯤 가능한가요?",


"아, 다리뼈가 부러지고 팔에 금이 갔으니 한 1주는 있어야 될거에요",


"아뇨, 저 말고.. 옆에" 라는 말에 간호사 누나는 씨익 웃더니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깨어나면 바로 퇴원이 가능할 거에요" 이어서 말했습니다.


"아, 둘 다 신분증을 못 찾아서 부모님께 연락을 못 드렸는데


전화 번호를 좀 알려주시겠어요?",


"삼삼오에 일일공오요",


"옆엣 분은요?",


"잘... 모르겠는데요",


"남자친구분이 그것도 몰라요? 호호.." 순간 전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학교는 어디에요?",


"소망중 3학년 1반이요... 얘는 2반",


"네, 가족에게 연락하고 올테니 기다려요"


하고는 나가버렸습니다. 난 스르르 잠들어버렸습니다.


 


눈을 떳을 때는 유미 부모님이 와 계셨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오시지 않으셨네요.


"고마워요, 학생" 유미 어머니께서 먼저 말을 건네셨습니다.


"아뇨, 뭘...",


"아니긴요. 덕분에유미가 상처 하나 없는데... 둘이 퇴원하면 내가 맛 있는 거 사줄게요",


"아, 존대 하실 필요 없어요",


"호호호.. 그러네" 슬쩍 유미를 살펴보니 아직도 그녀는 눈을 감은 채로 있었습니다.


 


입원한 지 6일째 되는 일요일... 주위가 시끄러워 잠에서 깼습니다.


"어? 최동훈, 괜찮냐?" 제 가장 친한친구인 진수 녀석이 친구들을 데리고 병문안을 왔네요.


"응, 조금...",


"그런데 유미는 아직도 못 일어난 거야? 사고난 이후부터?" 소라가 말했습니다.


"어....",


"내일 퇴원이네?"


"응....",


"그래..? 히히, 퇴원하면 기념으로 맛 난거 사줘야 한다?"


"응....", 친구들이 모두 돌아가고 전 혼자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 때, 유미가 깨었어요.


"아, 괜찮어?"


"응... 여긴?"


"병원...." 내심 고맙다는 말을 기대했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유미 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유미야!"


"엄마" 그녀의 표정은 매우 차가워 보였습니다. 좀 처럼 웃지도 않고...


유미 어머니께서도 조금 이야기를 하시더니, 이상하단 표정을 지으시며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바깥 공기가 쐬고 싶던 터라 유미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같이... 바람 쐬러 나갈래?",


"아니" 차가운 말 한마디를 듣고는 조용히 병실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의사 선생님과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선생님, 우리 유미... 괜찮은거죠?",


"예, 살아가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다만..?", 의사 선생님께선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했습니다.


"저어... 대뇌에 손상을 입어.. 감정을... 잃..었습니다..",


"!!!!!!!!!!!!!!!!!!!!!!"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예... 기쁨, 슬픔, 희노애락은 물론... 사랑조차.....",


"흑..흑... 선생님, 제발.... 우리 유미... 한번만..",


"죄송합니다. 현대 의학으론..."


난 그대로 병실로 돌아와 들어누워버렸습니다.


 


오늘은 제가 퇴원하는 날입니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 중 제가 유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선생님, 유미는... 어떻게 되는거죠?",


"흐음... 들었나보구나" 그리곤 계속해 말을 이으셨습니다.


"힘들거다...",


"그.. 그럼 학교는요?",


"원한다면야 다닐 순 있겠지만, 여러가지로 지장이..",


"네에.... 언제 쯤 퇴원할 수 있죠?",


"아, 내일 퇴원하기로 했단다"


의사 선생님과의 대화를 나누고 전 곧장 학교로 갔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어이- 최동훈!!", "괜찮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유미 얘기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유미는 괜찮아?" 소라가 물었습니다.


"내일 퇴원한데",


"와아- 그럼 다 나은거네?",


"......" 전 결국 유미의 비밀에 대해 말하고 말았습니다.


"너.. 아직도 유미 좋아해?" 전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오늘 유미가 왔습니다. 애들이... 친구들이... 유미를 대해는 태도가 너무나 달랐습니다.


어제의 일이 무척 후회됩니다.


"여어- 유미, 이 병신같은 년아~ 풉, 내 말 이해는 하냐?"


우리 학교 짱이라고 불리는 이성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미는 전혀 화나거나 한 기색이 없이


"아니" 하고 제자리에 앉을 뿐이었습니다.


 


점심시간, 전 소라에게 가서 "유미 데리고 같이 밥 먹으러 가자" 고 했습니다.


그러나 소라는 "싫어, 나도 왕따 당하라구?" 하며 피해버렸습니다. 믿었던 소라마저...


하릴없이 나는 유미와 둘이서 식당으로 갔습니다. 마침 선생님들이 안 계시던 터라 이성문이


"어라? 병신이 밥 먹으러 왔네~ 야아 최동훈, 병신이랑 사귀냐? 푸핫!"


식당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순간, 화가 너무 치밀어올랐습니다.


못 이길 꺼란 걸 알지만, 너무 분해서... 그에게로 달려가 주먹 한대를 날렸습니다.


"어쭈?" 결국 내게 돌아온 건 주먹세례 뿐이었습니다.


 


방과후, 저는 유미와 함께 학교를 나오면서 말을 걸었습니다.


"저기.. 나랑 데이트 안 갈래?",


"어", 차가운 표정의 그녀... 우린 시내로 나가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뭐 먹을래?",


"별로 먹고 싶지 않아", 순간 당황했지만,


나는 초코맛 아이스크림콘 2개를 산 후에 그녀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대" 그녀는 말이 없었습니다. 잠시후 입을 열었습니다.


"나도 알아... 내가 감정이 없다는 거. 그래서인지 별로 슬프지도... 억울하지도 않아...


사실, 그게 어떤 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실수를 한 것 같아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없이 시내를 서성거리다,


유미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은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 입니다.


전 유미네 집으로 찾아가 유미를 데리고 집 근처 공원으로 갔습니다.


공원 벤치에 앉아 말을 건넸습니다.


"내가 왜, 널 위해 트럭에 달려들었다고 생각해?",


"몰라",


"너에게 고백할 용기는 없지만, 널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 쯤은 되있거든"


그러자 그녀는 알 수 없단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습니다.


순간 당황했던 나는 "하하... 우리 내일 놀이공원 가지 않을래?"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음 날 우리는 놀이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뭐 탈까? 저거 탈래?"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흐음... 그럼 저거 타자" 그녀는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듯 싶었습니다.


놀이기구를 타면서도 그녀는 늘 차가운 무표정이었습니다.


놀이공원 안을 돌아다니다 인형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서 커다란 곰돌이 인형을 하나 사준 뒤, 우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몇 달 후... 저는 유미와 같이 '왕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전 왕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겐 유미가 있으니까요.


곧 있으면 학교 축제가 열린대서 전 멋진 시 한편을 써내었습니다.


 


'누군가 그랬다.


인간은 이성을 가졌기에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인간은 아픔을 나누기에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이라고


 


서로 사랑하기에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이성 따윈 중요한 게 아니라고'


 


친구들(사실 친구라고 할 사람도 없지만)의 반응은 시원찮았지만,


놀랍게도 전 1등을 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나를 이해해준 것 입니다.


"야아- 좋겠다??" 진수였습니다.


"그래, 병신년에게 하고픈 말이지? 푸하하- 꼴에 사랑은"


한 때 가장 친했던 녀석인데... 전 무시하고 돌아섰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저와 유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저기..." 처음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내게 먼저 말을 건넨 유미였습니다.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는거야?, 어차피 난... 너에게 고맙단 것도 못 느끼는데.."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넌... 너무 많은 걸 잃었잖아",


"괜찮아. 덕분에 더 소중한 걸 얻었는 걸, 난 너만 잇으면 모든 걸 잃어도 괜찮아"


그녀를 바라본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무표정인 그녀였지만,


눈에는 놀랍게도 눈물이 고여있었던 것 입니다. "울지마..."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어, 동훈아. 의사 선생님께 전화 왔었다", 엄마였습니다.


"네?",


"지난 번에 그 선생님말야",


"아...", 저는 의사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 동훈인데요, 전화하셨어요?",


"어, 그래.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있단다. 너에게 꼭 전해줘야 할 것 같아서",


"좋은 소식이요..?",


"그래, 드디어 대뇌를 이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어!!",


"예? 그럼..?",


"맞아",


"나쁜 소식은요?",


"대뇌를 이식하면... 기증자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구나",


"... 그러면 선뜻 내주는 사람이 없겠군요",


"그렇지...",


"................ 제가 하겠어요",


"!!!!!!!!!!!!!!!!!!!!! 동훈아",


"검사해봐야 되죠?, 언제 갈까요?"


"동훈아, 하지만...",


"제가 하겠다구요"


"...... 먼저, 부모님께 허락을 맡아야지",


"허락이요? 허락만 맡으면 되는 건가요? 그럼 이번 주 내로 합의 본 후에 일요일 날 찾아갈게요."


혹시나 의사 선생님께서 뭐랄까 싶어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휴~ 유미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니... 그 생각만으로도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얼른 엄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엄마.. 저 잠시 여행 다녀올까 해요...",


"뭐? 어딜?",


"저어...." 제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어머니께선 꼬치꼬치 캐물어 결국 알아내고 마셨습니다.


"안된다. 네가 무슨 일로 그 애한테 목숨을 바치겠다는 거니?",


"엄마... 제발",


"절대 안돼!",


"엄마가 그 때 말씀하셨잖아요! 넌 사랑하는 이의 곁에 있어주라고,


엄만 아빠가 늘 바빠서 곁에 항상 없었던 게 늘 서운했었다고....


제가 그 애에게 이식해주면, 우린 늘 곁에 있는 거잖아요!",


"동훈아...",


"엄마, 전 유미가 다시 행복을 찾아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치만...",


"부탁드릴게요..",


"....... 우리 아들 다 컸구나",


"엄마!" 어느새 어머니의 눈시울은 젖어있었습니다.


"어머니... 죄송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한 주가 지났습니다. 검사 결과 이식에는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내일 모레면 수술날입니다.


"유미야",


"어",


"나... 너에게 하고픈 말이 있어",


"뭔데?", 난 차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눈물 한 방울이 내 옷을 적셨습니다. 그리고 전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내일 모레면 못 봐" 유미느 말 없이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대신, 넌 웃을 수도 있고 울 수도 있어. 멋진 사람 만나서 사랑도 할 수 있고...."


겨우 이 한마디를 내뱉고 나니 눈물이 주르르 쏟아졌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수술날입니다. 수술복을 차려입고 우린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긴장되지만, 유미가 다시 웃을 수 있다는 생각에.. 후회하진 않습니다.


유미는 오늘부터... 웃을 수 있겠죠?


 


"흐음..?" 눈을 떴어요. 제 옆엔 부모님과 함께 간호사 언니가 있네요.


"유.. 유미야! 괜찮니?",


"네, 엄마" 그리고 방향을 돌려 간호사 언니께 말했지요.


"저기.. 수술은?",


"대 성공이야. 국내 첫 수술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잘 됬어",


"그.. 그럼 동훈이는?" 저도 모르게 동훈이 생각 먼저 났던가봐요.


"안타깝게도..."


옛날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던 동훈이가 죽었다는 말을 들으니 왜 이렇게 슬픈거죠?


자꾸.. 눈물이 나네요. "어머, 우는 거 보니까 수술 잘 됬나보네" 라고는 말했지만,


역시나 주윗 사람들의 눈은 젖어있네요.


"흑흑.. 동훈아"


 


며칠이 지나고, 전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되었어요.


제 기억이 맞다면 전 왕따를 당했던 것 같은데...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교실문을 열고 들어갔지요.


"어이- 병신년아, 한동안 안보이더니 왜 왔냐? 병신동훈이랑 도망친거 아녔냐? 쳇"


당연히(?) 성문이겠지요.


"뭐어?" 모두가 놀란 듯이 날 바라보았어요.


"어라? 너 이제 괜찮은거야?" 얼마전까지만 했어도 날 차갑게 냉대하던 소라였지요.


"왜? 떪어?" 내가 말했지요.


"다행이다-" 모두가 이런 말을 했어요. 옛날일은 화가 났지만 모두 용서했지요.


그리고 전... 다시 예전처럼 돌아갔지요.


 


그렇게 다시 평범한 나날이 지나갔어요.


오늘도 그 때처럼 소라에게 수학책을 돌려받으러 갔지요. 역시나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제 눈에 띈 건 동훈이의 책상이었어요. 다가서서 은근슬쩍 서랍을 뒤졌겠지요.


그 때 봤던 일기장이었어요. 무심코 펼쳐본 페이지엔 이런 문구가 있었어요.


 


'유미야, 너에게 정말 하고싶었지만 하지 못한 말이 있어.


                                      사랑해'


 


눈물이.. 자꾸만 나네요. 동훈이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또 고마워서 그런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수첩 매앤 뒷 장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어요.


 


'사랑은... 모든 걸 다 주어도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