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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7.29 07:03

LiTaNia 조회 수:484 추천:1

extra_vars1 4-A. 집에서 희연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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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락실에 와보는것도 너무 오랜만이다. 지금 학교들이 끝난 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사람은 없다.


에이. EZ2DJ나 한판 더 해봐야지. Y-Gate 하드를 도대체 언제쯤 깨려나.


그런데 돈을 넣은 뒤에 보니. 게임기계가 돈을 먹었네.


"아저씨. EZ2DJ 이거 돈 먹었어요!"


그 말이 들린 즉시 뛰어오는 오락실 주인 아저씨. 열쇠로 EZ2DJ 기계를 열어서 걸린 돈을 빼내주셨다. 그리고 그 돈을 나한테 돌려주셨다.


그 즉시 기계에 붙어있는 '수리중' 스티커.


에이. 게임도 못하게 되었으니, 집에 일찍 갈까?


아니야. 지금 희연이가 청소당번으로 있지. 아마 지금쯤 청소가 끝났을 것 같으니까, 학교 교문으로 가서 희연이를 기다리자.


학교로 다시 가는 중에, 또 낯익은 얼굴과 마주쳤다. 자세히 보니.. 나래야. 넌 또 거기 왜 있니.


"호진오빠! 반가워~ 오빠 유일고 다니고 있었구나."
"오빠 지금 좀 바빠. 나중에 봐"
"에이.. 호진오빠 어디가는데. 나래도 가면 안돼?"
"안돼.. 미안. 지금 좀 바쁘거든."


나래한테는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 희연이 청소당번이라서 기다려야 하거든. 나래한테 희연이 얘기 나오면 아마 더 화나겠지.


어찌어찌 유일고 교문으로 도착했다. 때마침, 내가 도착하자마자 희연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앗, 호진아. 집에 안갔었어?"
"집으로 가다가 희연이 생각나서.. 기다리고 있었어."
"고마워, 호진아~"


희연이를 비롯해서 청소를 하고 있던 학생들이 다 나오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내가 아는 애들은 없었다. 이제 희연이랑 같이 집에 가야지.


"호진아."
"응?"
"오늘은 오락실 안가네."


희연양. 내가 항상 오락실로만 가는것처럼 보이십니까...가 아니라. 매번 갔었지.


"아.. 사실. 먼저 갔었다가. EZ2DJ가 고장나서 다시 나온것이었어."
"역시.. 언제 고치려나."
"글쎄."


희연이가 처음에는 많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지금은 그나마 익숙해졌다. 도대체 희연이는 왜 나한테 이렇게 관심을 두는 것일까. 비밀이라고 했으니. 일단 지금은 물어보지 않는게 좋겠다.


"호진아."
"응?"
"오늘, 나도 좀 많이 심심했거든. 호진이네 집에 한번 놀러가보면 안될까?"


...이봐.
희연이는 역시 언제 나한테 부담을 줄 지 모르는 애다.
우리집에는 지금 부모님이 출장가셔서 나 혼자만 살고 있기 때문에 희연이를 부르기는 좀 그런데. 지금 내 방 꼴을 여자애한테 보여줄 상황이 아니고.


"희연아.. 사실은."
"왜, 호진아?"
"부모님이 지금 출장가신 상태거든. 그래서 집이 좀 많이 지저분한데.. 괜찮겠어?"
"괜찮아. 호진아. 호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궁금한걸. 그리고 어차피 다음주부터 같이 시험공부하게 될텐데."


그랬었지. 희연이랑 나랑 같이 시험공부를 하기로 했으니. 웬지 내가 희연이한테 배울 것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긴 하지만.


"응.. 알았어. 하지만, 실망은 하지 마."
"걱정마. 호진아."


이렇게 희연이랑 같이 우리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현석이를 만났다.


"여어. 이제는 완전히 커플이 된건가. 호진군."


이봐. 너한테 이런 얘기를 듣고싶지는 않단다.


"글쎄. 그런데 현석이 너는 지금 어디가냐."
"NDD용 게임 사러 간다."


NDD라. 요새 인기 탤런트가 광고를 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지. 두뇌트레이닝에 애완견 키우는 게임에..


"호진아, NDD가 뭐야?"
"요새 TV광고에 나는 휴대용 게임기 있어. 화면이 2개짜리인.."
"와. 재미있겠다. 나도 해보고싶어."


뭐 나도 해보고싶긴 하지만. 저 현석이라는 놈이 예전부터 게임이랑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했었지. 그래서 집에 PX2 게임기랑, YBOX 180 게임기가 둘 다 있기도 하고. 그것때문에 집에서는 욕을 오질라게 먹기도 하지만. 그것에 빠져 사느라 온라인게임은 안하는 놈이지. 나도 온라인게임은 잘 안하지만.


그리고 집으로 가면서, 또 한명의 낯익은 인물과 마주쳤다.
저 안경은.. 틀림없는 민애선배다.


"어머나. 호진군이네. 옆에는 전학생인가봐."
"민애선배. 안녕하세요."


옆에서 희연이 안물어볼리가 없다.


"호진아. 이분은 누구야?"
"방송부에 계시는 선배야. 점심방송은 이분이 하고 계셔."
"안녕하세요~ 호진이의 짝인 김희연이라고 해요."
"안녕~"


민애선배도 지나갔고.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우리 집이다.


"다왔네. 이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되는건가.."


그러나, 나는 그 다음에 정말 이 상황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새 우리 곁으로 다가온 나래.


"호진오빠. 지금 나래 놔두고 누.구.랑.있.는.거.야?"


당황스럽다. 나래를 우리 동네에서 다시 만난뒤로 나래한테는 우리집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는데.


"호진아.. 지금 얘가, 설마 나래?"


희연이까지 지금 나한테 물어보고 있는 상황.


"나래야. 우리집은 어떻게 알았어?"
"아까전에 호진오빠가 좀 바쁘다고 했을때부터, 나래는 호진오빠 뒤를 밟고 있었어. 혹시 나래 놔두고 다른 여자 만나는게 아닌가 해서"
"이봐. 호진이는 내꺼인데, 무슨 얘기 하고 있는거야?"


걱정하고 있었던 일이 일어났다. 둘 다 상당히 부담스러운데, 그 둘이 마주쳐버렸으니.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터지니까 무섭다. 둘 다 지금 상당히 흥분한 상태다.


"희연언니..라고 했던가요? 호진오빠 알게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자기꺼라고 하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나래는 어렸을 때부터 호진오빠랑 같이 놀았었고, 친하게 지냈다구요!"
"첫눈에 반했다..라는 말도 모르네 당신. 옛날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학교에서 내 짝이고, 지금 내 곁에 있는 호진이는, 누가 뭐래도. 내꺼라구!"


일단 이 사태를 좀 진정시켜봐야지. 내가 말한다고 진정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둘다 진정하구.. 지금 내가 희연이하고 시험공부 같이 하려고 부른거였거든. 나래한테는 말 못해줘서 미안. 희연아. 들어가자."
"희연언니. 나래는 지금 호진오빠 때문에 어쩔수 없이 돌아가지만, 호진오빠는 나래꺼라구요. 명심해요!"


일단 희연이랑 같이 집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나래는 지금 전혀 진정이 안된것같다. 나래는 집에 돌아가긴 했는데 아직 화가 많이 난 상태인듯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호진아."
"응?"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아무리 옛날에 누가 뭐라고 했어도.. 옛날은 옛날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호진이는 내꺼야!"
"으..응."


그리고 뒤이어지는 희연의 부담대사. 내가 희연이 편을 들어주긴 했던가.. 모르겠다.


"희연아. 문 열고 난 뒤에 실망하지 말아줘. 내가 지금 혼자 있다보니까 방 정리를 한지 꽤 되어서.."
"걱정마. 실망 안할꺼야. 호진아."


그리고 내 방문을 열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폐인의 방 사진'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가. 내 방 상태가 완전히 그 상태이다. 컴퓨터 주변에 상당히 심하게 어질러져 있는 모습.
희연 또한 말이 없었다.


"역시.. 실망했지?"
"..쬐끔. 호진아. 내가 깨끗이 치워줄께. 걱정마."


그리고.. 희연은 무려 내 방을 치워주고 있었다.
희연이 혼자 치우고 있기에는 너무 미안해서. 나도 거들었다. 사실 원래 내가 다 해야 하는건데 그동안 귀차니즘에 빠져서 못하고 있었을뿐.


희연은 내 방을 치우다가, 어제 수영이 준 자수정 팔찌를 발견했다.


"호진아. 이 팔찌, 뭐야?"
"아.. 이거 부모님 출장가시면서 놔두고 갔나봐."


차마 수영이 사례로 줬다고 말하기는 좀 많이 그러니까.


그러기를 얼마 후.
내 방은 완전히 깨끗해졌다.
이제야 뭔가 '사람이 사는 공간' 다워졌다고 할까.


"희연아. 고마워.."
"뭘. 이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지."


이봐요. 이건 '당연히'가 아니라구요. 뭔가 부담되는것도 이정도면 너무 심한거 아닐까.


"맞다. 지금 밥먹을 시간인데. 준비를 못했네. 잠깐 식사준비하고 있을께. 혹시 컴퓨터 치고 싶으면 컴퓨터 쳐도 돼."
"와~ 호진이 집안일도 하는구나."
"..집에 부모님이 한동안 안계셔서 어쩔 수 없이.."


일단 식사준비를 하러 부엌으로 달려갔다. 부모님 해외출장간지 한참 되어서 나도 어느정도 밥을 차려먹는 법은 안다. 희연이가 컴퓨터를 치긴 했는데. 인터넷이랑 온라인게임 하는건 그렇다 쳐도, 부디 incoming 폴더는 희연이가 안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하긴 컴퓨터 잘하는 사람이 아니면 incoming 폴더를 찾을 일은 없긴 하겠지만.


지금 들리고 있는 노래는 애슐리 심슨의 Boyfriend. 분명히 희연이의 소희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이었지. 희연이는 아마 자기 미니홈피 관리중인 것 같다.


"호진아."
"응?"


그런데 희연이가 나를 부르네. 무슨 일일까.


"혹시 사진 같이 찍을 수 있어?"
"일단 밥먹고나서."


갑자기 사진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인걸까.
식사준비는 끝났다. 희연이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식사를 차려놔야지.


"희연아. 같이 밥먹자."
"와~ 고마워, 호진아. 이런것까지 바란건 아니었는데."


...이봐요. 여태 내가 해야 했을 대사를 왜 당신이 하고 있는겁니까. 여튼, 희연이랑 같이 식사를 했다.


"차린 것은 변변치 않지만 맛있게 먹어"
"에이, 뭘~ 호진이 이정도면 괜찮은데."


...전에 희연이가 가져온 도시락에 비하면 훨씬 초라하단 말야 이거.


어쨌든, 잠시후 식사 끝.


"와. 호진아. 덕분에 잘 먹었어. 이제 사진한번 찍자."
"그런데.. 사진은 왜?"
"미니홈피 편집스킨에 우리 같이 찍은 사진 넣을려구."


그런거였어..?
희연이 편집스킨 진짜 잘만들어놨던데.


일단, 조금 어색하긴 해도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는 내 휴대폰이랑 컴퓨터를 연결할 수 있기에 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찰칵.


"와, 호진아, 사진 잘나왔네"
"그런가.."


컴퓨터랑 휴대폰을 연결한 뒤에 컴퓨터로 사진을 전송해보니까, 폰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사진이 꽤 잘 나왔다. 내 막장휴대폰 SCH-V840이 오늘따라 왜 이렇지.


"호진아, 혹시 집에 토토샵.. 아, 찾았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희연은 능숙한 토토샵 실력으로 그렇지 않아도 꽤 잘 나왔던 나랑 희연이 사진을 진짜 환상적으로 편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이거 가지고 편집스킨 올려도 되겠다~"


...이거 뭔가 부담농도가 상당한데 말야.


그 때. 전화가 왔다. 국제전화. 보나마나 또 부모님이겠지.


"희연아 잠깐. 전화와서 전화 좀 받아볼께. 여보세요"
"어. 아빤데. 호진이 너 다른 여자애랑 사귄다는거, 사실이냐?"


헉.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부모님은 해외출장중이고, 내가 지금까지 일들을 말씀드린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아셨지.


"아.. 아빠. 어... 떻게 아셨어요?"
"나래아빠가 전화해서 말했더라. 나래가 그것때문에 상심해있다고."


역시 윤나래. 얘도 희연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애다. 그러고보니 나래네 아버님도 우리아빠랑 친하시지.


"아빠.. 사실은요. 희연이라는 애가 얼마전에 전학와서.."


할수없다. 지금까지 희연이가 전학온 뒤에 생긴 일들을 아빠한테 말씀드려야지. 국제전화 요금의 압박이 있기야 하겠지만.


"그래. 아들아. 이해한다. 아들이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게 생겼잖니. 그때 아빠가 나래아빠랑 얘기한것도 너랑 나래랑 너무 잘 붙어다녀서 술김에 해 본 얘기란다. 희연이라는 애. 너가 책임지고 잘 해 줄 수 있다면 아빠는 뭐라고 안할께."


뭐라고라고라고라. 알고보니 그게 술김에 나온 얘기였다구요. 아들 혼사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얘기였는데.


"고마워요. 아빠."
"아빠 전화 끊을께."


딸깍.


난 이 통화로서 알게 되었다.
술자리에서의 실수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좋지 않은 효과가 될 수 있었던 것을.
나는 커서 술 취한 뒤에 절대로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 다행히도 지금 상황을 허락해(?) 주신 부모님께는 감사드려야 하지만, 그게 술김에 나온 얘기였다는걸 나래가 알게되면 나래는 또 어떻게 되려나.


"호진아, 왜?"
"해외출장가신 부모님 전화였어. 잘 지낸다고 말씀드렸어."
"아하~ 호진아. 아까 호진이가 전화받는 동안 이거 만들고 있었는데. 봐봐."


희연이가 내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준 것.
그것은 아까 둘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소희월드 미니홈피 편집스킨이었다.
그리고, 그 스킨속에 있는 내 모습은 이미 내 모습이 아니었다. 희연이의 토토샵 실력이 이렇게까지 대단한 줄 몰랐는걸. 물론 희연이도 원래 예쁘지만 이렇게 보니 더 예뻐졌고.


희연이가 많이 부담되긴 하지만, 이런 희연이한테 정말 고맙다.


"희연아. 이런거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나 다른사람한테 이런거 받는건 정말 처음이야."
"히힛. 호진이 맘에 드는것 같아서. 나도 기뻐!"


뭐, 좋은게 좋은거지.
그리고, 희연이는 자기 미니홈피 스킨을 방금 만든 편집스킨으로 바꿨다.


"호진아."
"응?"
"아까 나래라는 애, 어떤 애였어? 좀 더 알고싶어."
"아.. 어렸을 때 그냥 같이 놀았던 애야.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온 뒤에 헤어졌는데, 걔도 여태 몰랐었는데 여기로 이사왔었더라."
"그래? 그러면 호진아.."
"응?"
"호진이는, 나랑 나래 중에, 누가 더 좋아?"


어이. 이봐. 희연양. 이거 뭔가 좀 곤란한 질문 아냐?
하지만, 지금 내 곁에 있는건 희연이다. 대답은 상황에 맞게 해야겠지.


"물론. 희연이가 더 좋아!"
"와. 호진아. 고마워~"


역시 대답이라는 건 때와 장소에 맞춰서 하는게 중요하다.
이렇게 희연이랑 얘기하다보니, 궁금한 게 또하나 생겼다.


"희연아. 궁금한 게 있어."
"뭔데, 호진아?"
"희연이는, 전학오기 전 학교에서는, 어땠었어?"
"전학오기 전에 있었던데가 여학교라서, 그냥 남자친구 없이,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았어."


원래 있었던데가 여학교라고 해도 근처 학교 남자하고 사귀기 충분했을 애가 희연이였을텐데. 희연이한테도 귀차니즘이 있었던 것일까.


"그 때 친구들하고, 지금도 혹시 연락해?"
"지금도 소희월드 미니홈피 일촌순회 자주 해. 걔네들은 다 잘 지내고 있어."
"희연이 먼저 있었던데서도 EZ2DJ로 유명했을거 같은데."
"이상하게 여자가 하는거라고 해서 특별할건 없는데 내가 했을때 사람들이 조금 몰렸었어. 그 오락실이 지금은 사라져서 한동안 EZ2DJ 못했었고. 여기 전학와서 오랜만에 하는거야."
"특별히 활동하는 사이트같은거 있어?"


희연이같이 EZ2DJ 잘하는 애가, 활동하는 사이트가 어딘가에서 있을것같은데.


"아니. 난 사이트 활동은 안했었어. 그냥 손 가는대로 했었을뿐."


그런데 손 가는대로 하고 있었다는게 200억하드 파이어스톰하드 펠하운드3하드 위어드웨이브하드 레벨레이션노멀 이런것들을 깼었다는겁니까.


"...이건 손 가는대로 하는 정도는 아닌것같은데. 잠깐 노래 좀 틀어볼께."


지금 내 컴퓨터로 틀고 있는 노래는, 비트매니아 IIDX(주1) 게임에 있는 'V'라는 노래였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1악장을 리메이크한 노래지.


"아.. 나 이노래 알아!"
"응?"
"전학오기 전에.. 친구네 집에 PX2 게임기 있는데 거기서 EZ2DJ랑 비슷한 게임이 있었어. 거기에서 이 노래 해본적이 있었던 것같아."


비트매니아 IIDX. PX2 게임기로도 분명히 나온 적이 있었지. 아마 희연이가 거기에서 해봤을것 같다. 그런데 PX2용 비트매니아 IIDX를 해봤었다니. 이거 살짝 부러운걸. 나는 PX2용은 해본적이 없고 아주 가끔 조이플라자같은데서만 해봤는데.


"다른거 틀어볼까"


그리고 다음 노래를 트니까, 'Tomorrow Perfume'이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비트매니아 IIDX 게임에 나오는 노래다.


"어, 이거 그거잖아."
"응?"
"그.. 투머로우 퍼퓸 라디오(주2)인가 그거 시작하면 나오는 그노래 아냐?"


맞다. 투머로우 퍼퓸 라디오. 희연이도 그걸 알고 있었다니. 원래 인터넷에서 했었지만 인터넷에서 히트를 많이 쳐서 결국 최근에는 공중파 라디오 방송으로 나가고 있는 그 라디오 방송이지. 그리고 그거 처음에 시작할 때 나오는 노래도 저거고.


그리고 비트매니아 IIDX에 나오는 노래를 계속 하나하나 틀어봤다. DoLL이라던가, B4U라던가, quasar라던가..


"호진이는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응. 이상하게 이런쪽 노래가 좋더라."


그리고 그것이 내가 실력이 안되지만 아직도 리듬게임에 빠지게 한 이유 중 하나이고. 언젠가 정말 희연이 데리고 조이플라자에 한번 가봐야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어간다.


"앗. 호진아. 나 이제 가봐야 하는데.. 여기서 너무 오래 있어서."
"그렇구나. 잘가 희연아~ 오늘 스킨 만들어준거 너무 고마웠어"
"뭘~ 호진이를 위해서라면 그정도는 해줘야지. 월요일날 학교에서 봐~"


이렇게 희연이는 집으로 가버렸다.
희연이랑 이렇게 얘기하다보니까. 희연이랑도 뭔가 통하는 것 같다. 희연이가 날 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것도 그렇고, 이런 인연이 좋은 계기를 낳을 수 있지 않을까.


한가지 다행인 것은. 희연이가 컴퓨터를 꽤 잘하는것 같긴 한데. 내 컴퓨터 안의 incoming 폴더는 한번도 못봤다는것.


앗. TV에서 '별 금종' 할 시간이다. TV봐야지. 오늘 금종을 울릴 사람은 누구려나.


- 다음회에 계속 -


주1. 비트매니아 IIDX : 코나미에서 나온 리듬게임. 7개의 건반과 1개의 턴테이블을 사용하는 게임이다. 원래 오락실 게임이지만 기계값이 너무 비싸서 국내에서는 극소수의 오락실밖에 없으며, 실제로 PS2 게임기로 이식된 게임이다.


주2. 투머로우 퍼퓸 라디오 : 실제로 작가(LiTaNia)가 개인 블로그에서 하고 있는 라디오방송. 이 소설 안에서는. 인터넷에서 히트쳐서 공중파까지 탔다는 설정.


네. 드디어 A분기 시작입니다. 일단 이게 누구 루트인지는 비밀. 오락실 기계가 고장나서 희연을 기다리기로 한 호진. 그리고 희연이 호진이네 집에 가보고 싶어서 호진이랑 같이 가는 중이었지만. 호진이네 집 앞에서는 결국 있어서는 안 될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희연이의 부담농도는 뭔가 너무 심합니다. 아직 둘이 본격적으로 커플로 이어진것도 아닌데 말이죠. 커플사진으로 편집스킨까지 만드는 정도가 되었으니. 그리고 점점 호진이랑 희연이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희연이는 호진이한테 아까전 그 스킨을 선물해줬고. 호진이도 어째 마음이 희연이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것 같은데. 이 둘이 앞으로도 이렇게 순탄하게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