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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8.29 01:08

LiTaNia 조회 수:367 추천:1

extra_vars1 5-B. 둘은 어느새 물과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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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애..는 왜요?"


일단 민서가 왜 희연을 소개받고 싶어하는지부터 알고 넘어가고 싶다. 그때 오락실에서 말을 건 것도 그렇고.


"제가 수환이랑 같은 반인데요. 수환이가 저한테 말했더라구요. 그 여자애가 혹시 희연이 아니냐구 하더라구요. 그리고 희연이가 지금 단단히 콩깍지 씌여있는것 같으니까 우선 제가 희연이라는 애랑 친해진뒤에 자기한테 소개시켜달라고 해서요."


수환이라면, 그때 우리반에 왔다가 희연이한테 따귀맞은 그녀석 말하는것이겠지.


이봐요. 조민서씨. 미안하지만, 희연이도 당신 정체 알고 있거든요.


"미안해서 어쩝니까. 걔도 이미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는걸요. 아쉽게 되었네요."
"이봐요!"


그리고 발을 동동 구르는 민서를 뒤로 하고 계속 현석이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희연이가 민서가 여장남자였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을 나보다 먼저 눈치챈게 희연이었으니. 민서로서는, 그리고 수환이라는 녀석으로서는 정말 안습이었을 것이다.


도착했다. 문제는 현석이네 집은 빌라 3층에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3층까지 걸어올라가고 난 뒤 현석이네 집에 도착. 벨을 눌러야지.


딩동.


"누구세요."


집에 현석이밖에 없어서 그런지 현석이 목소리가 들렸다. 부모님은 이미 교회를 가신 상태였겠지.


"나. 호진이."


잠시 후, 문은 열렸다.


현석이네 집은, 거실에 퍼브TV가 있는 것 빼고는, 평범해보이지만, 현석이 방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현석이네 방에는 현석이가 폐품 치우는 곳에서 '득템' 했다고 하는 고물TV가 한 대 있다. 리모콘도 없고 옛날식으로 채널을 돌리긴 하지만. 이것이 현석이의 PX2랑 YBOX 180과 함께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록 화질은 안습이긴 해도 훌륭한 게임의 도구가 되고 있다.


그리고, 현석은 컴퓨터로 만화 한 편을 보고 있었다. 못보던 만화인데. 도대체 뭘까나.


"만화보고 있었냐. 이거 제목이 뭐냐."
"'행운의 별'인데. 너도 한번 봐봐라. 재밌어 죽는다."


현석이가 재미있어 죽겠다는데. 한번 봐야지.
저런. 저 장면. '이니셜 D'에서 본 장면 아닌가. 저런것까지 패러디하다니.


"재미있네."
"호진이 너도 한번 구해서 보라니까."
"글쎄. 나는 그 쪽으로 시간투자는 하고 싶지가 않아서. 그런데 이건 뭐냐."


현석이는 또한 '피규어'라는 것을 돈이 생길때마다 모으고 있다. 그런데 전에는 못보던 피규어가 하나 보였다. 웬 금발머리 여자애가 칼을 들고 있는 피규어였다.


"세이버다. 내가 요새 빠져 있는 캐릭터지."


가만. 세이버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아하. 기억났다. 가끔 게시판에서 짤방으로 많이 보이는 밥 좋아하는 여자애였던가.


"아. 기억난다. 세이밥?"
"세이밥이라니! 세이버는 그냥 맛있는 것을 조금 좋아할 따름이라구."
"그런건가.. 그런데 게임 소프트웨어도 많이 있으면서. 이런 피규어 살 시간 있으면 차라리 비트매니아 IIDX라던가 팝픈뮤직 같은거 사서 해볼 생각 없냐. PX2도 있겠다."
"나는 그것들 별 1개짜리도 못깨겠더라. 내가 너도 아니고."
"나도 잘하는건 아니지만."


뭐 나도 잘하는건 아니지만. EZ2DJ만 했다 하면 펠하운드3 노멀에서 죽고, 비트매니아 IIDX만 했다 하면 난이도 10짜리 곡을 깨는 것도 있고 못깨는 것도 있으니.


"마침 잘되었네. NDD용 게임 하나 산게 호진이 너한테 딱 맞을 것 같군."


나는 NDD용 게임은 잘 모르겠는데. 무슨 게임이기에. 현석이 NDD의 전원을 키니까.


오오.


이것은. 북을 치는 게임인 '태고의 달인'.. 언제 이게 NDD로도 나왔단 말인가. 이 NDD라는 휴대용 게임기가 화면이 2개 있고, 밑에 있는 화면을 펜으로 콕 콕 찍는 터치패드 형태인데, 이 '태고의 달인' 게임이 딱 그 컨셉에 맞네.


빨간색이 나오면 북 가운데를, 파란색이 나오면 북 가장자리를.. 오호. 이거 꽤 재미있군. 언제 한번 오락실용도 해볼 기회가 있다면 해봐야겠어. 그런데 역시 어떤 리듬게임이든 어려운건 죽여주게 어려운건 마찬가지구만. 노래 중에서 슈퍼마리오 배경음악도 있네.


역시 친구는 잘 둬야 한다. 이런 경험을 해 볼 기회가 흔치 않은데.


현석이 덕분에 태고의 달인을 실컷 해 봤네. 그런데. 지금까지 내 주변에 있었던 상황.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일단 현석이한테 말해봐야지.


"그런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요새 상황을 알 수 없단 말야."
"정말 알수없기는 마찬가지다. 도대체 왜 요새 너한테 그렇게 여자애들이 꼬이는거냐."
"그러게 말야. 희연이가 전학오고 나서, 이 동네로 전학오기 전에 친했었던 나래랑도 오랜만에 만났고, 소현이도 나한테 갑자기 말걸었고, 여자애 지갑 얘기는 너도 알 것이고.. 게다가 여장남자 녀석까지."
"이거.. 상당히 낯익은 상황이야. 게임같은데서 이런 상황 많이 나오지."


게임같은 데서 많이 나온다니.
뭔가 3류 미연시스럽게 돌아가고 있는건 눈치챘지만, 역시 이런 것에 푹 빠져있는 녀석인 현석이 이런 것을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2차원이 아닌 3차원 현실세계라는 것이지만. 여자애들 한번 잘 공략해봐라."
"이봐. 공략이라니. 이건 게임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라구."


너무 애니랑 게임에만 빠져있는 현석이는 가끔 현실과 화면속을 헷갈리기도 한다.


"난 언제 그런 날이 오냐."
"...자기관리를 잘 하면 올지도."
"호진이 너도 자기관리 잘 하진 않았을것 같은데."


솔직히 인정한다. 이렇게 된게 희연이 이후였으니까.


"그런데, 호진이 넌 그렇게 너한테 모이는 여자애들 중에서. 누가 제일 마음에 드냐."
"글쎄."


이런건 대답하기 곤란한 부분이다.


"좀 더 두고봐야겠지. 아직 딱히 마음을 정하진 않았으니 말야."
"그래도, 난 호진이 네녀석의 현재 상황이 부럽다."
"그런거냐."


말이 끝나고 나서, 현석이는 시계를 보고 나서 말했다.


"아, 부모님 오실 시간이네. 얼마 못놀게 해서 미안."
"아냐. 덕분에 태고의 달인 재미있게 했으니까. 언제 한번 학교에도 가지고 와라."
"갖고왔다가 뺏기면 호진이 니가 책임질래?"
"맞다. 그렇지. 그럼 이만 나가볼께."


그렇게, 현석이네 집을 나섰다. 역시 나랑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사는 놈이다. 이미 여자친구는 포기하고 2차원의 세계에 틀어박혀 살기로 작정한 놈인듯 하다.


한번 오락실에 또 들러볼까. 지금 희연이도 없고 하니까, 그냥 하고싶은거 마음껏 해야지. EZ2DJ는 고쳤으려나.


/*---------------------------------------------------------------------


오락실로 발걸음을 향하는 도중에.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호-진-오-빠."


내가 뒤를 돌아보니까, 그곳에 있는것은, 역시. 나래였다.


"앗. 나래구나."
"한번 호진오빠랑 같이 놀려고, 밖에 나와봤어."
"...그러다 내가 혹시 집에서 안 나왔으면."
"호진오빠가 이 화창한 일요일날에, 밖으로 안 나올리가 없다고 나래는 생각해서."


...나래양. 요새는 화창한 일요일에도 밖에 안나가고 집에서만 버티는 사람들 많아요. 요새 온라인게임들이 좀 재미있어야지. 현석이놈은 온라인게임이 아닌 만화랑 비디오게임에 빠져있느라 그렇다 쳐도.


---------------------------------------------------------------------*/


"일단. 내가 과일주스라도 사 줄테니까 거기서 얘기하자."
"와, 호진오빠가 나래한테 사주는거야? 고마워~"


나래 얘, 정말 많이 기뻐하네.
그런 이유로, 나래를 데리고 생과일주스집 '깡통모아'로 같이 들어갔다. 어느 동네에나 보이는 '깡통모아'이긴 하지만 그래도 둘이 들어가서 생과일주스를 먹기는 좋은 곳.


"나래는 뭐 먹고싶어?"
"음.. 그냥 과일모듬 먹고싶어."
"여기 과일모듬 2인분이요."


주문한 과일모듬이 올때까지 기다려야지.


"럽~ 럽~ 럽~ 럽~ 랄랄라 러브샤인~ 예예예~♬"


지금 이 가게에서 나오고 있는 노래. BeForU의 'LOVE♡SHINE'이네. 생과일주스점에서 이런 노래를 알고 있었다니. 요새 J-POP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해도 이쪽 노래는 리듬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모르고 있을 텐데. 아니면 그냥 굴러다니는 MP3 파일들을 여기랑 분위기가 맞으니까 트는건가.


"그런데, 호진오빠. 나래가 없는 사이에, 이렇게 호진오빠한테 여자가 많이 생기다니. 이거 실망이네~ 뭐, 그만큼 호진오빠가 멋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내가.. 멋있나?"
"응! 나래한테는 호진오빠가 백마탄 왕자님인걸~ 어렸을 적부터."


사춘기가 되면서 애가 이렇게 변한건가. 그런데 세상에는 더 멋있는 사람들이 널렸잖아. 나래라면 나보다 더 멋진 사람들과 얽힐 것같기도 한데. 그런데 왜 하필 나일까.


"글쎄. 왕자님이라는건. 우리나라에는. 없는걸."


아니, 그것보다도, 난 정말 내 관리같은걸 딱히 하지는 않는데. 왜 희연이 이후로 여자애들이 나한테 꼬이는가를 더 알고싶은 것이다.


"그래도. 나래는 호진오빠가 나래의 왕자님이라고 믿고 있어."


결정적으로 나래는 분명히 어렸을적에는 안 이랬다고 내가 알고 있다.
마침 그 순간에, 우리가 주문한 과일모듬 2인분짜리가 나왔다.


"주문하신 과일모듬 나왔습니.. 어.. 호진이?"


그런데, 과일모듬을 가지고 오는 깡통모아 알바생은 분명히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다. 얘가 이런곳에서 알바를 할 줄은 몰랐는데. 제복 입은 모습도 뭔가 어울리네.


"어, 수영이구나. 여기서 알바하고 있었네."


하지만, 문제는. 지금 상황이 하필이면 나래랑 같이 있는 상황이다. 그때 공원에서 수영이가 팔찌를 줬을 때, 그때 나래때문에 오해가 생겼지. 역시. 수영이는 과일모듬 쟁반을 테이블에 놓고는 카운터로 후닥닥 뛰쳐가버렸다.


나는 그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거 뭔가 오해가 더 심해져버렸는걸. 다행히도 나래는 알바생이 누군지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다. 웬만하면 앞으로 깡통모아에는 오지 않는게 좋겠어. 일단 과일을 숟가락으로 떠서 한 입 물었다. 그런데, 그 때 나래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


"호진오빠."
"응?"
"나래는,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호진오빠한테."
"응.. 뭔데?"


나래가 나한테 도대체 어떤 걸 물어보려는 것일까. 짐작이 갈 것 같기도 한데.. 역시 딱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이 동네로 전학온 뒤에, 호진오빠, 나래 잊어버린거 아니지?"
"..그럴리가 없지."
"그런데, 그 희연이라는 언니 때문에.. 나래 상처 많이 받았는데. 호진오빠는, 나래가 좋아?"


...역시 이런 질문이었군. 뭔가 잘못 대답했다가는 조금 곤란해지는 질문. 뭐, 그래도 내가 생각한 솔직한대로 대답해야겠지.


"오빠도, 나래 좋아해."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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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도, 그 때 나래를 오랜만에 보니까. 정말 반가웠어."
"히힛~ 호진오빠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나래는 정말 기뻐! 역시, 호진오빠는 나래의 백마탄 왕자님!"


내가 왕자님이라는 말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지만, 나래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웬지 기분이 좋다. 나래가 못 본 사이에 많이 변했다고 해도, 이런 모습을 보면, 내가 알고 있던 나래가 확실히 맞나보다.


"뭐.. 왕자님은 아니지만, 역시, 나래는. 귀엽네."
"에헤헷~"


그렇게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어느덧 과일빙수 그릇은 비어 있었다. 계산을 하고, 깡통모아를 나갔다.


"호진오빠. 덕분에 나래는 잘 먹었어~"


이제 나래랑 뭐하고 놀까를 생각해봐야겠는데.


"나래는 같이 가고싶은데 있어?"
"음.. 아무데나! 호진오빠가 가는 데라면 나래는 어디라도 좋아~"


아무데나라니. 이건 또 위험한 발언인데. 에이. 나래를 데리고 갈만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오락실에나 들러야지.


---------------------------------------------------------------------*/


그런데. 오락실에 도착했는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게다가. 저기서 펌프를 하고 있는 사람들. 장난이 아니다. 파이널 오디션 에피소드 2-1을 하질 않나.. 키메라 프리스타일을 하질 않나.. 파프리카 방송으로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이제야 알았다.


저분들. 펌프팀 'Only One'이었군. 이 상황에서 내가 펌프를 할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그냥 EZ2DJ나 해야겠다.


다행히도 EZ2DJ는 고쳐졌다. 일단 돈을 넣고. 올송 커맨드를 걸고. 요새 그나마 토이워 하드가 되기 시작하는데 이거 제대로 굳혀야지.


휴. 중간에 폭타에서 조금 말아먹긴 했지만 깨긴 깼다. 이것도 좀 더 하면 굳어버리겠지. 난이도 11인데 몇 안되게 내가 할 줄 아는 곡 중 하나다.


/*---------------------------------------------------------------------


"와. 호진오빠. 잘하네~"
"별로."


희연이가 하는 것을 보면 내가 잘한다는 얘기. 절대 안나올거다. 그런데, 어느샌가 기계에 걸려져 있는 100원짜리 3개.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하필 희연이가 그 때 왔다.


"호진아. 또 그 나래라는 애랑 노는거야?"


이거 상황이 더 난감해졌는걸. 희연이한테 사과해야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나래랑 있을 때 희연이랑 만나게 되었으니.


"희연언니? 또 호진오빠를 저한테서 뺏으러 오신건가요."
"나 그냥 EZ2DJ 하러 온건데. 그리고 그쪽이야말로. 호진이를 가질 생각은 그만하는게 좋을걸."
"제발 둘다 그만.."


정말 둘이 저렇게 맞부딪히는 모습. 보고 있는 내가 무섭다.


어쨌든, 그 다음에 해볼 곡은 필소새드 하드. 4th에서 묘하게 어려웠던 곡 중 하나였지. 뭐. 지금에야 익숙해졌지만.


마지막으로 한 곡은, 패닉 스트라이크 노멀. 이거 정말 노멀이 이 정도 난이도라는게 무섭다. 역시 중간에 롱노트가 나오는 부분에서 폭사했다.


"아깝네~"
"그래도, 호진오빠, 꽤 잘하네."


하지만. 희연이가 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그런 얘기가 안 나올걸.


희연이는 돈을 넣고 나서, 내가 가르쳐준 올송 커맨드를 희연이가 직접 걸었고, 희연이가 이번에 고른 곡은..


이봐요. 제로아이즈 하드? 아무리 해도 뭔가 심하잖습니까.


...하긴 희연이라서 안될리가 없지. 이미 희연이가 어려운 곡들을 깨는것을 수두룩하게 봤기에, 이 상황도 그저 무덤덤하게 지켜볼 뿐. 그리고 당연히 깼고 말이다.


"저 언니.. 장난 아닌데. 그래도.. 나래는.. 호진오빠 안뺏겨."
"이봐. 그 상황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건 좀 그렇지 않아?"


그 다음 곡은. 리프가이 하드. 나는 페달때문에 죽는 노래인데.


희연이가 리프가이 하드를 하고 있을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소문만 듣던 EZ2DJ 잘한다는 여자애가.. 쟤였구나."
"그 옆에 있는 애도 귀엽게 생겼네."


그리고 펌프팀 몇몇이 이쪽으로 와서 보기 시작했다. 희연이 EZ2DJ를 하는 모습을. 물론 리프가이 하드도 깼고.


마지막으로 희연이는 라운드3 하드로 맞춰놓고 말했다.


"호진아, 이거.. 어려워?"
"응.. 많~이 어려워."
"한번 해봐야지."


이봐. 나 이거 손도 못대는 노래라구. 어마어마한 스크래치 때문에 말야.
하긴 이 오락실 펠하운드3 하드 1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새긴 희연이. 이거라고 못할리가 있겠는가. 그 자비심없는 스크래치를 이렇게 깔끔하게 넘기다니. 그것도 여자애가 말야. 당연히 뒤에 있는 사람들은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그 사람들도 펌프는 분명히 이거 이상으로 잘 하셨을 분들일텐데 말이다.


물론, 옆에서 나래도 얼어붙어있고.


"나래야?"
"..."


지금, 분위기가 좀 그래서 그런가. 일단 나가봐야지.


"호진이는 내꺼니까, 빼앗을 생각 하지 말아줘. 이제 내일부터 같이 시험공부도 해야 한단 말야."
"호진오빠. 정말 저 언니하고 같이 시험공부해?"
"응. 어쩌다보니까.."
"설마.. 그러다가 눈 맞는건 아니겠지?"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말하든 한 쪽한테 집중포화가 날아올 것은 뻔한데.


"호진아. 그럼 내일 봐. 난 호진이를 믿어~"


그리고 희연이는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라고 하지만 나랑 방향이 같다.


역시 나래랑 있을때는 웬만하면 희연이랑 마주치지 말아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둘이 안마주치게 된단 말입니까.


"호진오빠."
"응?"
"그런데, 아까 생과일주스 알바도 호진오빠랑 아는 사이야?"


수영이 얘기인가보다. 수영이가 왜 뛰쳐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래한테도 일단 수영이 얘기를 해볼까.


"사실. 엊그제 내가 길바닥에서 우연히 지갑을 줏어서 지갑을 주인한테 찾아줬거든. 그 지갑 주인이야."
"그런데, 왜 호진오빠를 보고 뛰쳐나간거야?"
"나도 모르겠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휴우. 그래도 나래는 호진오빠가 나래만을 쳐다봐주고 있는 것을 믿어."


..나래의 이런 말들을 보면 정말 '애가 변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지, 호진오빠?"


이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또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나도 나래가 좋으니까~ 히힛."
"다행이야~"


뭐, 그래도 좋은 게 좋은거라는건가.


"그럼, 나래는 이제 가볼께~ 호진오빠, 나중에 봐~"
"그래, 나래야. 잘가~"


시간이 시간이다보니까, 나래도 집으로 향했다. 지금 내 머리속은 또다시 복잡해져오기 시작한다. 도대체 나래가 왜 이렇게 변한 것이며, 나래 때문에 생긴 수영이와의 오해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도대체 왜 이렇게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단 말인가.


에이. 모르겠다. 나도 집으로 가야지.


---------------------------------------------------------------------*/


남은 하루는 TV프로를 보고, 컴퓨터를 치면서 지냈다. 역시, Theme of EZ2DJ에서는 희연이 얘기를 하는 사람이 조금 있네. 하긴 내가 봐도 충격이긴 했지만, 저기에는 더 잘하시는 분도 많을텐데.


요새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라는 코너. 정말 재미있더라. 김형사 때문에 의뢰인이나 범인이나 둘다 속 터지는 코너. 정말 범인한테 저런 식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김형사의 깡. 존경한다.


그리고 '썩은 어택'을 좀 더 하다가. 자야지. 이제 또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구나.


"It's monday morning five nineteen~♪"


월요일 모닝콜은 이상하게 리알토의 'Monday Morning 5.19' 노래로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5시 19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월요일날에는 이 노래를 모닝콜로 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분명히, 올해 새학기가 시작되고 나서의 일이었지.


- 다음회에 계속 -


네. 역시 A분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이번 회였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깡통모아에서 나래가 뛰쳐나가지는 않고, 나래랑 같이 오락실까지 갔죠. 문제는 오락실에서 희연이랑 나래가 만나버렸다는 것이지만. 호진이는 과연 지금까지 얽힌 일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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