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8.28 05:40

LiTaNia 조회 수:428 추천:2

extra_vars1 4-B. 다시 만나 반갑지만? 
extra_vars2 19 
extra_vars3 127490-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일단 3회까지는 분기가 갈리기 전이고, 4회부터 분기가 갈리므로 4회부터 연재합니다.


A분기와 달라진 부분은 /*-랑 -*/를 삽입했습니다. 초반에는 A분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관계로 A분기가 거의 다 기억나시면 /*-랑 -*/부분만 읽으셔도 되고, A분기가 가물가물하시다면 한 번 다시 봐주십시오.


-----------------------------------------------------------------------


혼자 오락실에 와보는것도 너무 오랜만이다. 지금 학교들이 끝난 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사람은 없다.


에이. EZ2DJ나 한판 더 해봐야지. Y-Gate 하드를 도대체 언제쯤 깨려나.


그런데 돈을 넣은 뒤에 보니. 게임기계가 돈을 먹었네.


"아저씨. EZ2DJ 이거 돈 먹었어요!"


그 말이 들린 즉시 뛰어오는 오락실 주인 아저씨. 열쇠로 EZ2DJ 기계를 열어서 걸린 돈을 빼내주셨다. 그리고 그 돈을 나한테 돌려주셨다.


그 즉시 기계에 붙어있는 '수리중' 스티커.


에이. 게임도 못하게 되었으니, 집에 일찍 갈까?


/*---------------------------------------------------------------------


그냥 집에 가자. 집에서 이 복잡한 머릿속을 해결해봐야겠다. 다음주에 희연이랑 같이 시험공부도 하기로 했는데 이 머릿속을 해결하지 못하면 공부가 잘 될리가 없다.


집으로 가는 중에, 또 낯익은 얼굴과 마주쳤다. 자세히 보니.. 나래다.


"호진오빠! 반가워~ 오빠 유일고 다니고 있었구나."
"앗. 나래도 학교 끝난거야?"
"응! 그런데 마침 호진오빠를 만났네에~ 나래는 기뻐!"


나래는 나를 보고 싱글벙글하고 있다. 얘. 역시 못 본 사이에 겉으로는 많이 변해보이긴 했어도, 나래는 여전히 어린애로 느껴진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수업 종료시간은 차이가 나긴 하지만, 어차피 토요일은 4교시밖에 없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래도 비슷한 시간에 끝났을 것이다.


"호진오빠. 그러면 지금 집에 가는거야?"
"응. 아까 오락실에 잠깐 갔었는데. 내가 하던 게임이 고장나서. 그냥 집에 가려구. 나래도 집에 가는 길?"
"응! 그런데, 호진오빠~"
"응?"
"나래가 호진오빠 못본지 오래되어서, 호진오빠 요새 어떻게 지내나 정말 궁금했어. 나래는, 호진오빠네 집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


이봐.. 나래야. 아무리 옛날에 같이 자주 놀았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우리집에 온다니. 지금 내 방 꼴을 여자애한테 보여주기는 좀 많이 그런데.


"나래야.. 사실은."
"왜, 호진오빠?"
"부모님이 지금 출장가신 상태거든. 그래서 집이 좀 많이 지저분한데.. 괜찮겠어?"
"괜찮아, 호진오빠. 나래는 호진오빠랑 어렸을때부터 같이 놀았잖아."


그랬었지. 뭐 어렸을 적에 나랑 나래는 거의 남매지간이나 다름없었으니.


"응.. 알았어. 하지만, 실망은 하지 마."
"걱정마, 호진오빠."


이렇게 나래랑 같이 우리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현석이를 만났다.


"여어. 호진아. 희연이랑 커플이 된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옆에 여자애는 누구야?"


생각해보니 현석이는 나래를 모르지. 내가 전에 얘기는 했었던 기억이 있지만.


"현석아. 내가 나래 얘기 했었냐?"
"아.. 너가 전학오기 전에 거의 남매나 다름없이 지냈다는 나래?"
"응. 그 나래가, 얘야. 나래야. 얘는, 내 학교 친구, 현석이."
"안녕하세요. 호진오빠 소꿉친구 나래라고 해요."
"이야~ 호진군. 확실히 다시봤는걸. 이런 예쁜 애가 소꿉친구라니."


어이. 언제부터 나를 다시 봤다는 얘기냐. 하긴 희연이가 전학오고 나서 내 주변환경이 좀 많이 달라지긴 했지.


---------------------------------------------------------------------*/


"글쎄. 그런데 현석이 너는 지금 어디가냐."
"NDD용 게임 사러 간다."


NDD라. 요새 인기 탤런트가 광고를 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지. 두뇌트레이닝에 애완견 키우는 게임에..


/*---------------------------------------------------------------------


"나래도 NDD 하고싶어~ TV광고에서 보니까 정말 재미있을것같아."


---------------------------------------------------------------------*/


뭐 나도 해보고싶긴 하지만. 저 현석이라는 놈이 예전부터 게임이랑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했었지. 그래서 집에 PX2 게임기랑, YBOX 180 게임기가 둘 다 있기도 하고. 그것때문에 집에서는 욕을 오질라게 먹기도 하지만. 그것에 빠져 사느라 온라인게임은 안하는 놈이지. 나도 온라인게임은 잘 안하지만.


그리고 집으로 가면서, 또 한명의 낯익은 인물과 마주쳤다.
저 안경은.. 틀림없는 민애선배다.


/*---------------------------------------------------------------------


"어머나. 호진군이네. 옆에는 처음보는 애네?"
"민애선배. 안녕하세요. 얘는, 제 어렸을 적 소꿉친구예요."


내가 나래를 민애선배한테 소개하자마자, 옆에서 나래가 물어봤다.


"호진오빠. 이분은 누구야?"
"우리학교 방송부 선배야. 우리학교에서 점심방송을 하고 계셔."
"안녕하세요~ 호진오빠의 소꿉친구, 나래라고 해요."
"안녕~"


---------------------------------------------------------------------*/


민애선배도 지나갔고.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우리 집이다.


"다왔네. 이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되는건가.."


/*---------------------------------------------------------------------


뭐 부모님이 해외출장가신 현재의 시점에서, 당연히 나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고, 나래는 많이 놀랐다.


"와아. 나래가 못보던 사이에, 호진오빠네 집, 많이 바뀌었네."
"그런가?"


하긴, 지금의 우리집이, 내가 어렸을때 전에 살던 곳의 우리집에 비해서는 더 넓어졌지.


"나래야. 내 방 문 열고 난 뒤에 실망하지 말아줘. 내가 지금 혼자 있다보니까 방 정리를 한지 꽤 되어서.."
"걱정마, 호진오빠. 나래는 그런거갖고 실망 안하니까~"


그리고 내 방문을 열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폐인의 방 사진'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가. 내 방 상태가 완전히 그 상태이다. 컴퓨터 주변에 상당히 심하게 어질러져 있는 모습.
나래 또한 말이 없었다.


"역시.. 실망했지?"
"아니~ 별로. 나래가 호진오빠 방, 치워줄께~"


나래를 오랜만에 보니까, 익숙하지가 않은건 또 무엇일까. 아니. 나래. 확실히 뭔가 변했어. 내 방을 치워주다니. 나래가 혼자 치우고 있기에는 너무 미안해서. 나도 거들었다. 사실 원래 내가 다 해야 하는건데 그동안 귀차니즘에 빠져서 못하고 있었을뿐.


나래는 내 방을 치우다가, 어제 수영이 준 자수정 팔찌를 발견했다.


"호진오빠, 이 팔찌, 뭐야?"
"아.. 이거 부모님 출장가시면서 놔두고 갔나봐."


차마 수영이 사례로 줬다고 말하기는 좀 많이 그러니까.


그러기를 얼마 후.
내 방은 완전히 깨끗해졌다.
이제야 뭔가 '사람이 사는 공간' 다워졌다고 할까.


"나래야. 고마워.."
"뭘, 호진오빠한테 나래가 당연히 해줘야 했는데."


이봐. 이건 '당연히'가 아니잖아. 도대체 무엇이 나래를 이렇게 변하게 한 것일까.


"맞다. 지금 밥먹을 시간인데. 준비를 못했네. 잠깐 식사준비하고 있을께. 혹시 컴퓨터 치고 싶으면 컴퓨터 쳐도 돼."
"와, 호진오빠, 집안일도 하는거야?"
"..집에 부모님이 한동안 안계셔서 어쩔 수 없이.."


일단 식사준비를 하러 부엌으로 달려갔다. 부모님 해외출장간지 한참 되어서 나도 어느정도 밥을 차려먹는 법은 안다. 혼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랄까.


그런데, 그 때 벨소리가 들렸다.


딩동. 딩동.


"누구세요?"
"호진아. 나야. 희연이."


이봐요. 희연양. 왜 이렇게 안좋은 타이밍에 등장하는겁니까. 지금 집에는 나래가 있다구.


"호진오빠, 누구 왔어?"


나래한테 지금 밖에 희연이가 있다고 말해야 하나. 아냐. 말하기는 좀 그렇겠지.


"잠깐, 나 나갔다 올께."


일단, 희연이랑 나래를 만나게 할 수는 없다. 둘이 부딪히면 정말 위험해지기 때문에. 서로 나를 자기꺼라고 하는 희연이랑 나래. 도대체 내가 언제부터 소유물이 된 거란 말입니까.


대문을 열어보니까, 문 밖에는, 희연이가 서 있었다.


"희연아, 우리집엔 웬일이야?"
"나도 지금 딱히 할 것도 없고.. 호진이네 집이 궁금하기도 하고. 어차피 다음주에는 같이 시험공부도 할거잖아."
"희연아. 미안하지만.. 지금 우리 집을 보여주기는 좀 그런데."
"왜?"
"그..럴 사정이 있어."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호진오빠, 누구야? 설마.. 그 희연언니?"


뒤에는 나래가 나와있었다. 결국 둘이 마주쳐버린것인가. 당황스럽다.


"호진아.. 지금 얘가, 설마 나래?"


희연이까지 지금 나한테 물어보고 있는 상황. 걱정하고 있었던 일이 일어났다. 둘 다 상당히 부담스러운데, 그 둘이 마주쳐버렸으니.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터지니까 무섭다. 둘 다 지금 상당히 흥분한 상태다.


"이봐. 호진이는 내꺼인데, 무슨 얘기 하고 있는거야?"
"희연언니..라고 했던가요? 호진오빠 알게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자기꺼라고 하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나래는 어렸을 때부터 호진오빠랑 같이 놀았었고, 친하게 지냈다구요!"
"첫눈에 반했다..라는 말도 모르네 당신. 옛날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학교에서 내 짝이고, 지금 내 곁에 있는 호진이는, 누가 뭐래도. 내꺼라구!"


이 사태를 좀 진정시켜봐야지. 내가 말한다고 진정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둘다 진정하구.. 지금 나래를 오랜만에 만나서.. 우리집 구경시켜 주려고 했던 거였거든.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서 희연이한테는 미안. 나래야. 들어가자."
"지금 호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에 가긴 하지만.. 호진이는 내꺼라구."


일단 나래랑 같이 집에 들어가긴 했지만, 희연이는 기분이 안 좋은 모습이었다. 학교에서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호진오빠."
"응?"
"나래 편 들어줘서 고마워. 오빠는 옛~날부터 나래꺼였고, 지금도 나래꺼야~"
"으..응."


내가 나래의 편을 들어주긴 했던가.. 모르겠다. 어쨌든, 희연이 때문에 끊긴 식사준비를 다시 하러 부엌으로 고고.


그런데, 지금 컴퓨터에서 들리는 음악. 뭔가 어디선가 굉장히 낯익은 음악이 들렸다. 게다가 잠시 후에 들리는 목소리. '서바이벌 엑스 오!'(주1)


나래양. 무려 초딩게임 퀴즈플레이를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역시 나래는 아직은 어린애다. 뭐 나도 초등학교 졸업한지 4년밖에 안되긴 했지만.


어쨌든 식사준비는 끝났다. 나래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식사를 차려놔야지.


"나래야. 같이 밥먹자."
"와와~ 호진오빠가 한 밥. 웬지 기대돼!"


...이봐. 별로 기대할 건 못되지만. 여튼, 나래랑 같이 식사를 했다.


"차린 것은 변변치 않지만 맛있게 먹어"
"아냐~ 호진오빠. 이정도면 괜찮아~"


어쨌든, 잠시후 식사 끝.


"와~ 덕분에 나래는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나래야."
"호진오빠. 왜?"
"나래.. 퀴즈플레이 하고있었어?"
"응. 퀴즈플레이. 디게 재미있어."


컴퓨터 화면에는 퀴즈플레이 게임이 창모드로 떠 있었고, 옆에는 퀴즈플레이 족보(주2) 사이트가 있었다. 그리고 화면에 보이는 나래의 아바타는 뭔가 상당히 잘 꾸며놓은 아바타였다. 저런거 꾸밀때 캐시 꽤 들었을텐데. 그리고 아까전까지 나래는 퀴즈플레이 게임에서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었다.


윤나래 : 재열아 미안~ 나래는 지금 나가봐야 하거든. 여기 호진오빠네 집이라.
신재열 : 설마 전에 말했던 그 호진오빠?
윤나래 : 응. 바바~


"나래야. 화면에 있는 '신재열'.. 누구야?"
"아, 재열이? 나래가 전학오기 전에 학교 친구였는데, 지금은 가끔 퀴즈플레이에서 봐."


그런거였던가. 하긴 나래도 못 본 사이에 많이 예뻐졌고,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았겠지.


"그러면, 나래야. 여기 다시 전학오기 전에, 남자친구 있었어?"
"나래랑 친한 남자애들은 많았었는데, 애인으로 사귄 애는, 없었어."
"왜?"
"나래가 호진오빠랑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기다렸거든!"


얘. 정말 무섭다. 이게 좋은겁니까 안좋은겁니까. 누가 좀 설명을 해 주세요.


"그러다가.. 혹시 나 못만났으면?"
"에이. 그럴리가 있겠어~ 혹시 그렇다고 해도, 나래는, 십년이든 이십년이든. 호진오빠를 기다렸을거야."


뭔가 점점 위험해져만 가는 발언입니다, 나래양. 그런데 생각해보면 위험한 발언을 하는것이 희연이랑도 뭔가 닮았어.


"그런데, 나래는 호진오빠한테, 또하나 궁금한게 생겼어."
"응?"
"호진오빠는, 나래랑 희연언니중에, 누가 더 좋아?"


어이. 이봐. 나래야. 이거 뭔가 좀 곤란한 질문 아냐?
하지만, 지금 내 곁에 있는건 나래다. 대답은 상황에 맞게 해야겠지.


"물론. 나래가 더 좋아!"
"와. 호진오빠~ 나래. 감격먹었어~"


역시 대답이라는 건 때와 장소에 맞춰서 하는게 중요하다. 이렇게 나래랑 있다보니, 궁금한 것은 또 있었다.


"나래야. 궁금한 게 있어."
"호진오빠, 어떤거야?"
"나래는, 만약 이 세상에 내가 없었다면.. 다른 남자친구, 생각해 봤어?"
"음.."


저런. 나래한테 뭔가 곤란한 질문이었나보다.


"생각을 안해봤을것 같아. 나래가 지금까지 알던 남자애들.. 호진오빠에 비해서는 모든 면에서 다 별로인걸."
"나래야."
"왜, 호진오빠?"
"나래.. 넌 뭔가 못보던 사이에 많이 변했어."
"나래가.. 그렇게 많이 변한것같아, 호진오빠?"
"응. 나래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내가 보기에는 확실히."


정말 무엇이 나래를 그렇게 변하게 한 것인가 모르겠지만 말이지.


"잠깐 노래 좀 틀어볼께."


지금 내 컴퓨터로 틀고 있는 노래는, 비트매니아 IIDX 게임에 있는 'V'라는 노래였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1악장을 리메이크한 노래지.


"와. 호진오빠. 클래식도 들어?"
"클래식은 클래식인데.. 좀 뭔가 다르지?"
"응. 뭔가 더 듣기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


하긴 나래가 비트매니아 IIDX라는 게임을 알리가 없다. 그런 나래한테 비트매니아 IIDX 곡을 더 들려준다는건 좀 그렇지. 노래를 바꿔서, EZ2DJ에 있는 'Lovely Days'(주3)라는 노래를 틀어봤다.


"어? 호진오빠, 이노래.. 장나라 노래 아냐?"


..역시 이 노래를 처음 듣는사람마다 이 얘기를 안할리가 없지.


"이게 원곡이고, 장나라꺼는 리메이크한거야. 이게 내가 하고 있는 EZ2DJ라는 게임에 나오는 노래야."
"EZ2DJ라면.. 혹시 오락실에 있는 그 건반누르고 판돌리고 하는 그거?"
"응. 맞아."
"와~ 호진오빠. 웬지 잘할것같아. 나래도 호진오빠 하는거. 보고싶어."


나래 얘.. 희연이가 EZ2DJ를 하는거 보면, 어떤 반응이 나오려나. 정말 눈돌아가려나?


"그런데, 나래는 혹시 좋아하는 노래 있어?"
"우리반 애들이 FT노래 많이 들어서 나도 들어봤는데, 괜찮더라. 다들 그 FT애들 잘생겼다고 하던데, 나래가 보기에는, 호진오빠에 비해서는. 별로야."


아니, FT라면, 설마, 락을 한답시고 소몰이를 부른다는 그 FT 말입니까. 그런데 걔네들 솔직히 나보다는 훨씬 잘생겼는데 말이지.


"FT는 나하고는 좀 아니라서. 내가 요새 가요 중에서 맘에 드는게 없어서.. 가요는 안들어봤는데. 이런 노래는 어떨까?"


그리고 내가 나래한테 다시 들려준 노래는, 락밴드 엘르가든의 'Good Morning Kids'였다.


Good morning kids
안녕 얘들아


How do you feel to have been slid out to this world
이 세상에 미끄러져 나와보니 어때?


I wish it was not so bad
난 나쁘지 않길 희망하지만


But I think no way you feel that way
아마도 네가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아


You'd come to know as you grow up
너는 자라가면서 알게 되겠지


This world is full of shit
이 세상이 정말로 거지같다는 것을


So I wish you don't grow up 
그래서 나는 네가 자라지 않길 바래


And I wish you don't get hurt
네가 상처받지 않길 바래


And I wish you don't notice that the world is shit
네가 이 세상이 거지같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않기를 바래


And I wish you don't be sad 
그리고 나는 네가 슬퍼지지 않길 바래


But I'm not so afraid 'cause you won't be like me
하지만 난 그렇게까지 걱정하지는 않아. 왜냐하면 너는 나와는 다를테니까.


나래가 이 노래가사 뜻을 알지는 모르겠지만, 나래한테 정말 어울리는 노래였다. 나래도 이제 곧 자라날 것이고, 많이 상처를 받게 되고, 많이 슬퍼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하지만 나래도, 자라나게 되면서 그것들을 다 극복하게 되겠지. 아마.


"호진오빠, 이 노래.. 나래 맘에 들어. 컬러링으로 하고 싶은데."


그렇게 말하고, 나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창에서 '네이트'로 들어가서 로그인을 한 뒤에, 컬러링 설정으로 들어갔다.


"호진오빠. Good Morning Kids라고 뜨는 거. 이거 맞아?"
"응. 그런데.. 나래야."


나는 나래의 아이디를 로그아웃한 상태에서 내 아이디로 들어가서 다시 Good Morning Kids를 검색해서 찾았다.


"나래.. 폰번호 뭐야?"
"나래꺼는~ 011-9xxx-4xxx야."


그리고 아까 나래가 불러준 번호로 선물하기를 눌렀고, 나래의 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왔다. 아마 무사히 전송된 모양이다.


"와. 나래한테 이거 선물해주는거야, 호진오빠?"
"응. 나도 나래를 간만에 만나서.. 반가워서."
"고마워~ 나래는 이런것까지는 안바랬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어간다.


"앗. 호진오빠. 나래는 이제 가봐야 하는데.. 여기서 너무 오래 있어서."
"그렇구나. 잘가 나래야~"
"응~ 오늘 컬러링 선물 고맙구~ 호진오빠네 집에서 놀아서 너무 재밌었어."


이렇게 나래는 집으로 가버렸다.
나래랑 이렇게 얘기하다보니까, 나래 얘. 확실히 뭔가 많이 변했다.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나래가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이었을까.


한가지 다행인 것은. 나래는 컴퓨터를 잘하는것 같지 않아서, 내 컴퓨터 안의 incoming 폴더는 한번도 못봤다는것.


---------------------------------------------------------------------*/


앗. TV에서 '별 금종' 할 시간이다. TV봐야지. 오늘 금종을 울릴 사람은 누구려나.


TV를 트니까 마침 시작되는 '별 금종'. 뭐 오늘도 항상 하던대로 각종 인기스타들이 나온다. 뭐 이번에도 어김없이 곧 음반을 내는 가수들, 곧 영화가 나오는 영화배우들이 보인다.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음반이나 영화가 나올때가 되면 그 음반을 새로 내는 가수들이랑 영화가 곧 나오는 영화배우들이 꼭 있더라. 그래서 홍보를 위해서 했던얘기 또하고 했던얘기 또해서 쇼프로 여러 개 보면 '쟤네들 무슨 얘기 하겠구나'라는게 짐작이 간다.


뭐 스타들이 웃고 떠들고 하는게 재미있긴 하지만. 같은 얘기도 여러군데서 보면 질린다고나 할까. 그래도 재미있긴 재미있다.


'별 금종'이 끝났으니 이제 다시 컴퓨터나 쳐볼까. EZ2DJ 커뮤니티 사이트인 Theme of EZ2DJ에는 글이 또 올라왔다.


'정말 그때 그 유일게임프라자에서 EZ2DJ 하는 여자애 아시는분 없으세요?
유일고 교복을 입고 있었고.. 짧은 반머리였고.
남자랑 같이 있었는데 여자가 위어드웨이브 하드까지 깼고..'


그리고 그 밑에 어느샌가 달린 리플.


'반머리에 위어드라면.. 기억나네요. 우주오락실 없어지기 전에 거기에 해성여중 교복 입은 여자애가 EZ2DJ 하고 있었던거. 걔도 반머리였던것 같은데 그때 교복입은 여자애가 프란틱 슈퍼하드 깨는거 처음 봤어요.'


역시. 희연이. 얘 분명히 전학오기 전에도 유명했었던 게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그 여자애가 지금 학교에서 내 짝이 되어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밑에는 더 비범한 글이 올라왔다.


'충격. 인터넷 얼짱 조민서. 알고보니 남자였다?!'


역시 내가 굳이 안퍼뜨려도 이런건 알아서 퍼지는구나. 보니까 민서가 인터넷에서도 엄청 유명했었던것 같은데.


인터넷에서 얼짱으로 뜬 뒤에 결국 연예계에 데뷔를 하는 스타들이 많지. 요새 구리더로 전락해버린 구선혜라던가. 민서도 만약 여장남자가 아닌 처음부터 진짜 여자였다면 연예계에 데뷔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는데.


역시. 본모습과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이 연달아 걸렸구나. 민서놈. 저게 걸리고도 과연 여장을 하고 돌아다닐 수 있을까. 그런데 도대체 저녀석 우리학교 여자교복은 어떻게 맞췄을까.


그리고 그 밑에 있는 글.


'안습 - 나미혜 안티 카페, 폐인들에 의해 호나우징요 팬카페로 변하다'


그렇지. '거침없이 로우킥'에 나왔던 나미혜. 얘 안티카페가 최근에 축구선수 팬카페로 변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읽어보니.. 정말 눈물난다.
도대체 그 안티카페 운영자라는 놈. 단지 키보드만 쳐대는 그런 폐인들의 협박에 못이겨서 카페 운영자자리를 넘겨주냐. 그래서 당연히 회원들은 다 빠져나가버리고..


정말 이 사이트. 단순히 EZ2DJ 얘기만이 아니더라도. 볼만한 게 굉장히 많다.


어느덧 글을 보다보니 '유한도전' 할 시간이네. 회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재미가 더 늘어나는 유한도전. 몸으로 웃기는 MC들이 진짜 눈물나게 웃긴다.


내일은 어디가서 놀까나. 일단 현석이한테 전화를 해 봤다.


"여보세요. 호진이 웬일이냐."
"나 내일 할 게 없는데, 혹시 현석이 너네집에서 게임 같이 해도 되냐."
"11시쯤 되면 부모님 교회 가시거든. 그때 잠깐 놀러와라."
"오케이."


겉보기에는 전혀 안 그래보여도, 현석이네 가족은 교회를 다니고 있다.
얼마 못놀긴 하겠지만 그래도 현석이네 집에 가보면 정말 완전 딴세계다. 휴대용 게임기 NDD도 있고, PX2에 YBOX 180 게임기도 있는데다가, 현석이 컴퓨터에는 각종 애니메이션들이 잔뜩 있다.


이래서, 친구는 잘 둬야 하나보다. 현석이가,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여기 전학온 뒤부터 친해진 놈이지.


그리고 혹시나 해서 희연이 미니홈피에도 놀러가봤다.


/*---------------------------------------------------------------------


희연이 미니홈피는, 다시 봐도 정말 잘 꾸며져 있다. 아까전에 나래 때문에 희연이를 그냥 보내버린것이 미안할 정도랄까. 다음주에 학교에 가면 희연이한테 확실히 사과해야지.


---------------------------------------------------------------------*/


그냥 오늘 하루는 '썩은 어택'으로 마무리해야겠다. 딱히 아는 사람도 없는데 어째 이게임은 잘 되더라.


썩은어택을 하고 공부를 좀 하고 그러다보니 벌써 잘 시간이 되었네. 희연이가 공부를 잘하니까, 웬지 희연이랑 공부할때 창피 안당하려면 나도 뭔가를 좀 봐야지.


눈이 감긴다. 졸린다.


날이 밝아서 깨어나 보니, 나는 책상에 앉아있었고, 내 앞에는 '개념정리 - 수학 10-가' 책이 펼쳐져 있다. 공부하다가 잠들어버린건가. 왜 이렇게 우리나라의 학습지들은 다 수면제들일까.


/*---------------------------------------------------------------------


깨어난 뒤에 보니까 어제 나래가 왔다 간 뒤로 우리집에 확실히 '사람 사는 곳'이 되었다. 그 전에는 부모님 출장가신 뒤로 완전히 '폐인의 집' 모습이었었지. 생각해보면 이런걸 경험하기도 힘든데 말이야. 나래가 예전에도 이런 애였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 뒤에 보니까, 현석이랑 약속한 시간이 점점 다가와간다. 현석이네 집에 놀러가야지.


현석이네 집은 나랑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중간에 오르막길도 넘어야 한다. 그래서 현석이네 집에 갔다 오는건 힘들지만, 가서 얻는 것은 굉장히 많다.


집을 나서는데, 웬 포스터들이 붙었다.


'인기가수 프레이아 콘서트 - 유일체육관에서 열립니다. 게스트 - 스몰마마, 에픽로우'


오호. 프레이아 콘서트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리는건가. 윤지영, 안혜련, 조윤경. 얘네들을 볼 수 있다는건데. 프레이아가 윤지영 하나로 굴러가는 그룹이라고는 해도, 안혜련과 조윤경도 뒤에서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옛날에 엔넷미디어 시절 소몰이 노래들은 안불렀으면 좋겠지만 그 노래들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웬지 부를것 같긴 하다. 윤지영이 그런 노래들을 싫어해서 한때 프레이아를 뛰쳐나갔었다는 얘기가 들리긴 했어도.


/*---------------------------------------------------------------------


---------------------------------------------------------------------*/


그리고. 나는 계속 걸어가다가 의외의 인물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제 본모습을 봐버렸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때 EZ2DJ 잘했던 여자애, 혹시 소개좀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자기 정체가 이미 뽀록날대로 뽀록난 민서였던 것이다. 게다가, 여장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런데, 너도 희연한테 관심있었냐. 몰랐는걸.


게다가 정체가 뽀록나도 애써 높은 목소리로 말하는게 애처롭다. 아니, 이녀석 원래 목소리가 이런건가.


- 다음회에 계속 -


주1. 서바이벌 엑스 오 : 넥슨의 초딩게임 '큐플레이'에 있는 게임 중 하나. OX문제인데, 문제를 일부러 틀려야 살아남는 게임. 게임머니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게임.


주2. 족보 : 큐플레이의 퀴즈퀴즈 모드에서 문제의 답들을 올려서 만든 것. 그 족보를 이용해서 다들 노가다를 한다.


주3. Lovely Days : EZ2DJ 4th TraX에 수록된 곡인데, 가수 장나라가 나중에 '나도 여자랍니다' 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다.


14. 신재열 : 16살. 남자. 나래가 유일본동으로 전학오기 전에 먼저번 살던 동네에서의 친구. 지금은 나래가 퀴즈플레이 게임에서 가끔 만난다.


네. 새로운 분기의 시작입니다. 이번회에는 조금 내용이 많습니다. A분기와는 달리. 이번엔 나래가 호진이네 집으로 가게 되는 전개였는데, 나래가 호진이네 집에 있었을 때 말고는 초반에 겹치는 부분이 별로 안되죠. 정말 나래가 어떻게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호진이와 나래는 과연 잘 될 수 있을까요?


민서 : 리타니아님.
리타니아 : 왜?
민서 : 이번 분기에서도 저랑 호진씨는 맺어지지 못하나요.
리타니아 : 꿈 깨. 어떤 분께서 말씀하셨어. BL이란 Bad Love라고.
민서 : 게다가 칼라일러스트도 제꺼는 빼먹고!
리타니아 : 어이. '여성들' 칼라일러스트야. 넌 남자잖아. 그런데 뭔 칼라일러.
민서 : ......(좋아. 어디 이거 연재 잘 되나 두고보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 A Tale That Wasn't Right [4] LiTaNia 2007.09.08 625
154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05 503
153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04 507
152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03 700
151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01 559
150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31 467
149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29 661
148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29 367
»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28 428
146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24 466
145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23 478
144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21 568
143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8 380
142 A Tale That Wasn't Right [4] LiTaNia 2007.08.17 506
141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5 473
140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4 458
139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1 831
138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0 392
137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08 567
136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07 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