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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8.24 07:28

LiTaNia 조회 수:466 추천:2

extra_vars1 18-A. Tomorrow Perfume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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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연이의 생일이 지나고, 몇일 뒤에, 희연이가 가지고 있다는, 하마랑 데이트할때 같이 찍은 사진들을 같이 봤다.


"하마는.. 지금쯤 천국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잘 지내고.. 있겠지. 정말.. 사진들을 보면 잘 나오긴 했는데 말야."
"하마가 호진이 사진도 잘 찍어줬고."
"그랬었나?"
"뭐, 호진이는. 사진으로 보나, 실물로 보나. 둘 다 잘생겼긴 하지만."
"그런가? 헤에. 난 그렇게 잘생기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희연이는 내 모습을 이 사진들에서 처음 봤다고 말했었다. 그 때부터 이미 내가 맘에 든다고 했었지.


"하지만, 지금 이렇게 호진이가 사는 동네로 이사오게 될 줄, 그때는 전혀 몰랐는걸."
"나도, 이렇게 희연이를 알게 될 줄은 그때는 몰랐으니. 그리고 희연이가 알고보니 내 방송을 듣고 있었다는것도 몰랐고."
"에헤헷. 그러게. 인연이라는거, 참 묘해."
"그래도, 처음에 희연이는 솔직히 많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으니."


뭐 처음에는 정말 희연이가 부담스러웠지. 하지만 희연이랑 이렇게 지내보니까 서로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되고 익숙해지는건 순식간. 익숙해지는건 무서운거다.


"그런데, 난 별로 귀엽지 않는데, 사람들은 왜 다들 나보고 귀엽다고 할까?"
"아냐아냐. 호진이 디~게 귀여워. 그래서 다른 애들이, 귀여운 호진이를 빼앗아가면. 안돼."


뭐 전에는 이런 말들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별로 부담스럽지도 않고. 오히려 나도 희연이를 닮아가서


"귀여운 사람한테는 귀여운 사람만 보인다는 얘기가 있었던가? 희연이도 귀여우니까~"
"히힛. 호진이는 개구쟁이!"


이런 바보커플이 될 뿐이다.


지금의 나는, 그저 희연이가 사랑스럽기만 한걸. 정말 희연이 말고는 다른 여자애들은 아무도 안보이는 상태이니.


그 뒤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 동안에, 운이 좋게도, 2학년이 되어서도, 그리고 3학년이 된 지금도 희연이랑은 쭈욱 같은 반이 되었다. 그래서 희연이랑 함께할 기회는 많았다. 이미 나랑 희연이는 유일고 공인 커플로 인정을 받아버린 상태이고, 우리학교에서뿐 아니라 리듬게임 사이트에도 잘 알려진 커플이 되었다.


나래는 새림여고로 갔다고 했고, 희연이의 동생 희정이는 우리학교로 왔다. 민애선배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유학을 떠났고, 현석이는 아예 애니메이션 관련 과로 간다고 일찌감치 실기준비에 들어갔다.


희연이랑 EZ2DJ를 계속 같이 하다보니까 어느새 내 실력도 많이 늘어났지. 전에는 꿈도 못꿨던 패닉스트라이크 하드랑 위어드웨이브 하드같은것도 깼고. 다만 이제 고3이 되면서 EZ2DJ를 안하다보니까 실력은 또다시 떨어져있겠지.


그리고, 이 나라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고3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다.


그 이름하여, 수.학.능.력.시.험.


1학년이랑 2학년때는 희연이랑 많이 놀았지만, 역시 고3이 되니까 수능준비때문에 같이 놀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학교 등하교는 여전히 같이 하고, 학교에서도 쉬는시간 같은 때에 모르는 것을 서로 물어본다던가, 그밖에도 같이 이야기는 많이 하는걸.


그래서 같이 공부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과탐 선택과목도 같이 맞춰놨다. 사실 물리가 좀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 이공계쪽으로 가려면 웬만하면 물리쪽을 하는게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리고, 운명의 날은 다가왔다.


운 좋게도 희연이랑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루게 되었다. 역시 실전이라는 것은 많이 떨린다. 하지만 뭔가 느낌이 좋다. 아는 문제가 꽤 보이지만, 방심하다가 역시 많이 피를 보게 되지. 벌써 이름 마킹 잘못해서 답안지 바꿔달라고 하는 사람이 보이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그리고, 마지막 외국어영역까지 모든 수능시험이 끝났다. 내가 나오고나서, 희연이도 같이 나왔다.


"호진아. 잘 봤어?"
"조금 긴장하긴 했는데. 평소에 모의고사 봤던것보다 좀 더 잘 나온것 같아."
"헤헤. 나도!"
"와. 잘됐네."


뭐, 이로서 모든 것이 잘 된 것일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라는 안도감. 자세한 결과는 성적표를 받아서 변환표준점수와 등급을 봐야 알겠지만 말이지. 뭐 최상위권 대학이야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앞으로도 희연이랑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호진아. 우리, 대학도 같이 다니게 될까?"
"지금까지 잘 해 왔으니까, 이번에도 잘 되겠지?"
"헤헷. 그럼 우리 CC인가 뭔가도 되는거야?"
"아마도."


교문 밖에서는, 언제 왔는지, 희정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언니! 수능시험 잘 봤어?"
"응. 내 생각엔 잘 본것 같아. 호진이도 잘 봤대."


희정이도 우리가 함께 걷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말했다.


"언니랑 호진오빠.. 둘이 정말 잘 어울려."


하마는 이 세상에 없지만, 대신 나를 희연이라는 좋은 짝이랑 맺어줬다. 아마 저 세상에서 하마도 우리가 잘 되는것을 기뻐하고 있겠지.


우리들의 과거가 어떻든,
지금까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앞을 향해 계속 함께 걸어가야 한다.
지금 우리의 앞에는,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가 있기 때문에.


어제는 묻어두고,
오늘에 충실하며,
내일을 향해 한발한발 같이 걸어가자.


앞으로의 미래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거니까.


그리고, 그 미래는 분명히 희망이 가득한 미래일테니까!


"저녁놀, 많이 아름답네."
"그리고 희연이도 아름답고."
"헤헷."
"호진오빠. 너무 닭살이예요. 언니도."
"그런가?"
"하긴, 희정아. 우리가 쫌~"


나는, 이 세상에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신한테 가장 감사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희연이를 나한테 보내주신 것.
그리고 내가 희연이를 알게 하신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둘은 함께 할 것이다. 죽는 날까지. 아니, 저세상까지도, 쭈욱.


"호진아, 우리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함께 할거지?"
"당연하지!"


- Fin -


네. 드디어 A분기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호진이랑 희연이. 앞으로도, 어른이 되어서도 쭈욱 함께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 A Tale That Wasn't Right의 가제는 The Story였습니다. 맨 처음에 프롤로그를 썼을 때, 얘기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기 때문이죠. 평범한 고교생 호진이. 그리고 호진이한테 접근하는 의문의 전학생 희연이. 사실 희연이가 특수능력을 갖고 있고 호진이가 과거가 있다는 식의 얘기로도 나가볼까 했지만.. 그런식으로 잡기에는, 흑막 관련 설정에서 수습이 정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히로인들도 하나둘씩 설정했고, 결국 이렇게 미연시스러운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얘기가 많이 엇나가서 결국 엇나가는 이야기에 적당한 제목인 'A Tale That Wasn't Right'이 된 것이지요. 이것도 노래제목에서 딴 것입니다. 전에 적은 습작인 The Unforgiven도 노래제목이었고, 지금 연중상태인 The System Has Failed는 노래제목은 아니지만 메가데스의 음반 제목에서 따왔죠.


호진이는, 그냥 제가 생각하는 '미연시 주인공' 스러운 면에(평범+둔감+페로몬) 리듬게임을 좋아한다는 취미까지 추가해서(실제 제 취미임) 반영을 한 것이지요. 호진이의 리듬게임 실력들. 제 실력을 그대로 반영한겁니다. 펌프에서 해골 1개까지 깼다던가.. EZ2DJ에서 토이워 겨우 깬다던가. 그게 다 실제 제 실력이죠.


더불어 호진이가 CJ였을때의 아이디인 '셀리스티안'은, 저의 던전앤파이터 캐릭터 아이디인 '셀리스티아'를 살짝 변형한겁니다. 영어로 적으면 Celestia랄까.


그리고, 희연이는, 제가 생각한 제 '이상형'으로 생각하고 적어봤습니다. 물론 심하게 달라붙는건 빼고. 호진이한테 잘해준다던가.. 리듬게임을 좋아한다던가. A분기 중간에 언급된 WON님과 MINA님의 경우가 많이 부러웠죠. 남친 따라 역시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여친은 보기가 힘든데. 그래서 저는 한 술 더 떠서 희연이에게 상당한 리듬게임 실력까지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잘 맞는다는' 것이라던가. 저도 이런 짝을 만나고 싶습니다(?)


희연이의 동생인 희정이의 경우는, 원래 설정에는 없었던 인물이지만, 한명 정도의 서브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래서 급조되어서 설정했었죠. 언니의 데레데레와는 달리 동생인 희정이는 츤데레쪽으로 나가보려고 했지만, 역시 희연이가 주가 되는 얘기라서 희정이는 자주 드러나지는 않은듯. 그래도 중간중간에 중요한 부분에서는 나와줘서, 희정이도 설마 '주 캐릭터 못지 않은 인기를 끄는 서브캐릭터' 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니려나.


그리고 수환이의 경우는, 희연이가 정히로인이다보니까 라이벌 하나정도는 있는게 좋을것 같아서 넣어본 인물입니다만, 뭐 주인공 불패의 법칙에 의해(?) 많이 안습이 되어버린 인물이죠.


뭐 그래서 정히로인 루트이니만큼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적어보려고 했지만, 역시 중간중간에 나오는 리듬게임 얘기는 리듬게임에 관심없으신 분이라면 이해하기가 힘드셨던것 같아서 그 점에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희연이의 비밀을 밝히는 부분이 역시 조금 많이 허접(?)했죠.. 제가 글을 많이 안 써봤다는 티가 그대로 나는듯.


더불어, 에필로그 제목인 Tomorrow Perfume은 제 주제가나 다름없는 곡이다보니까 결국 정히로인 루트에서 이렇게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A Tale That Wasn't Right에서 등장시켜보려고 했는데 탈락한 인물이 두명 있었습니다.


현석이의 누나인 '최현주'랑, 호진이의 피 안섞인 여동생(또는 누나)인 '이혜진'인데. 현주의 경우에는 완전히 모 게임에 나오는 코x사카 타x키가 될 것 같아서 탈락이고(게다가 현석의 오덕전선에 이상이 생기므로), 혜진의 경우에는 나왔다가는 호진이가 다른 애들을 만나게 되는 여유가 너무 없어지게 되어서 역시 탈락했습니다.


어쨌든, 지금까지 A Tale That Wasn't Right의 A분기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명 중복표는 각각 0.5표 처리, 3명이상 중복표는 무효처리)


GameSection - 구수영 3표 윤나래 4표 기타 1표
개인 블로그 - 박소현 0.5표 한민애 0.5표
타입문넷 - 윤나래 1.5표 기타 3.5표
조아라 - 윤나래 2표 박소현 3표 한민애 3표 기타 1표
귀차니즘 & 미연시연방 - 윤나래 1표


총 합계 - 구수영 3표 (4위) 윤나래 8.5표 (1위) 박소현 3.5표 (공동2위) 한민애 3.5표 (공동2위) 기타 5.5표


그런 이유로, B분기는 이 설문조사를 반영해서 적어볼 예정이니, 앞으로 올라오게 될 B분기도 모두들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번외편 : 전학오기 전의 희연이 -


나의 이름은 김희연.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는 학생이다.
내가 입학하게 되는 학교는 소명여고.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라고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리아님은 안보고계셔' 소설같은 일은 실제로는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다.


여학교라는 곳에서는,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난다.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여학교 환상깨기'라는 글들. 다 사실이다. 학교 안에서는 체육복으로 복장이 바뀌어있다던가, 점심을 먹으면서 힘찬 젓가락질과 숟가락질을 하면서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던가, 덮치기 놀이라던가, 분식집을 많이 애용한다던가..


뭐 나도 역시 친구들과 그렇게 놀고 있으니 말이다. 재미있는걸. 다만 분식집을 자주 들르면서도 살이 안 찌는 애들은 왜 그런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나는 노래를 좋아한다. 그러나 나랑 노래방에 같이 간 애들은 전부..


"잔인한~♬ 여자라~♬ 나를 욕하지는마~♬"
"누구야. 누가 희연이 노래방에 데려왔어."
"정말 노래 가사대로 잔인한 여자애야. 희연이는."


이런 반응이다. 노래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노래는 정말 못한다. 내 동생인 희정이는 노래를 잘하는데.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 때 노래방에 가게 되면 나는 그냥 탬버린이나 쳐야 한다. 나한테 마이크를 쥐어줬다가는 친구들의 표정이 다들 이상해지기에.


나는 리듬게임도 좋아한다. 그래서 한때 '이루나'라는 아이디로 리듬게임 사이트에서 활동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어떤 스토커 한명이 자꾸 내 글마다 장난을 쳤고, 그 장난의 정도는 너무 심해져서 성희롱의 수준까지 가게 되었다.


'ㅂㅈㄷㄱ - 님 그런데 나랑 만나줄 생각은 없으3'
'ㅂㅈㄷㄱ - 그런거 없고 나랑 만나'
'ㅂㅈㄷㄱ - 님 사진보니 은근히 꼴리는데 내 스탈이라능'
'ㅂㅈㄷㄱ - 하앍 성과도 꼴리네 님은 나랑 만날수밖에 없어'
'ㅂㅈㄷㄱ - 만나줄때까지 꾸준플'
'ㅂㅈㄷㄱ - 나는 이루나 니가 어떤 학교 다니는지 알고 있다'


나는 스토커 때문에 너무나도 화나고 분해서, 자유게시판에 결국 제대로 미친 글을 하나 남겼고.


'야. 이 미친 ㅂㅈㄷㄱ야. 니네 엄마가 너 그렇게 살라고 가르쳤니? 정말 나 정신차리고 활동하려고 해도 너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쌓였다. 너는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니? 도대체 내가 참다참다보니 너같은놈은 못참겠다. 나 이 사이트에서 짤리는 한이 있어도 너같은 놈이랑은 정말 같은 사이트에서 보기가 싫다. 할말 다 할거야. 이 #*$()#@$*()#*!@_$*(@!*#$_@ 같은 #$(#야!!'


물론 내 사정을 모르고 괜히 나서는 사람들이 많았지. 사이트 물을 흐리게 된 내 잘못도 있긴 하지만, 저 스토커를 정말 가만히 놔고 싶지가 않았다.


'그냥 이루나님이 좀만 참으시면 안돼요?'
'둘다 그만합시다. 사이트 물만 흐려져요'
'이 테오이라는 곳은 언제나 잊을만하면 시끄러워지는 곳이네요'
'제발 자중합시다'
'그래서 여자애들이 이런곳에서 놀면 안되는거야'


결과는 둘 다 Theme of EZ2DJ에서 강퇴. 나는 그 때 정말 내가 여자라는 것이 너무 슬펐다.


그 뒤로 인터넷에 있는 모든 '이루나'라는 아이디는 해지했다. '이루나'라는 흔적을 인터넷에 남기고 싶지가 않았다. 내가 자주 들어가는 '셀리스티안'의 음악방송도 그 뒤로 들어가지를 않았고.


그 뒤에도 오락실에서 EZ2DJ는 자주 했지만, 동네에 있던 오락실이 없어진 뒤로, EZ2DJ를 할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컴퓨터를 치는 것도 좋아한다. 나중에 커서 웹디자이너가 되어서 멋진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어서 관리하고 싶다. 그래서 그것을 위한 준비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전에 안녕홈이라는 무료계정에 내 홈페이지도 만들었었지만 그 안녕홈이 유료화되고나서 홈페이지는 닫을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이 나한테 유료계정 신청해주실 분들은 아니시니.


나한테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한하마'. 사실 걔도 나랑 같이 놀던 친구 중 하나였지만, 지난 달에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이라는 진단을 받고 결국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한 애였다.


내가 소명여고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희연아. 나 하마인데."
"응.. 웬일이야?"
"나.. 죽기 전에 소원 하나 이루게 되었어."
"무슨.. 소원?"
"호진이랑 만나는 거."
"호진이라면.. 그 음악방송 하는 '셀리스티안'?"
"응. 걔 맞아. 희연이 너도 걔 방송 자주 들었잖아.. 이번 일요일날에 같이 데이트하기로 했어."
"걔랑은.. 처음 만나는거야?"
"응. 혹시, 내가 죽게 되면.. 호진이를 부탁해줘. 걔는.. 내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거, 몰라. 어차피 이번에 만날때 말할거지만."
"하마야!"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하마가 정말 그 '셀리스티안'이라는 애를 많이 좋아했었지. 그리고 그 애를 난생 처음 만난다는데, 하마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호진이라는 애도 많이 슬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얼마 뒤 일요일. 내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하마다.


'희연아. 지금 송내역 둘리의거리 쪽으로 좀 와줘. 좀있다 갈께'


지금 그 호진이라는 애랑 잘 놀고 있을 것 같은 하마. 도대체 무슨 일일까. 내가 나가려고 하니까, 희정이가 불렀다.


"언니, 어디 가는거야?"
"잠깐, 친구가 불러서. 나가볼께."


밖에 나가서, 버스를 타고, 송내역으로 도착해보니까, 저 멀리에, 하마가 보인다. 그리고 그 하마를 꼬옥 안고있는 남자애랑. 설마.. 쟤가 호진이? 멀리 있으니까, 잘 안보이긴 하지만, 저 남자애. 호진이가 확실하다.


하마가 이 쪽으로 오고있다. 호진이라는 애도 아마 하마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얘기를 들었나보다.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하고 있으니.


"하마야.. 방금 너 안아줬던 애가.. 호진이야?"
"응. 호진이.. 맞아. 나.. 오늘을 넘기기는 힘들 것 같으니까.. 호진이를 잘 부탁해. 여기 호진이 사진들이 있어."


그리고 하마는 디카를 나한테 넘겨줬다. 디카에서 호진이 사진을 보니까.. 얘.. 뭔가 맘에 드는걸. 딱 내가 좋아할만한 애다. 그렇다고 해도.. 남의 애인을 가로채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


"하마야.. 정말 내가.. 호진이를 부탁해도.. 되는거야?"
"응.. 호진이랑 희연이.. 둘이 잘 어울릴것 같아. 나.. 가볼께."
"그래.."


그것이 내가 하마를 살아서 마지막으로 봤을 때였다.


그 다음날, 하마는 결국 저 세상으로 떠나버리고 말았다. 죽기 전에.. 호진이를 잘 부탁해달라고 말한 하마. 하지만, 호진이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겠고.. 호진이를 내가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나 해서, 새로 만든 아이디로 세이클럽 음악방송방에 들어갔지만, '셀리스티안'의 음악방송방을 찾을 수는 없었고, 그 '셀리스티안'이라는 아이디도 지난 일요일 이후로 들어오지 않았으니. 그 호진이에 대한 행방을 찾을 날은 없었다.


그렇다고 Theme of EZ2DJ에 새로 가입을 하기에는, 그 때의 시선이 너무 두렵다. 오락실이 없어진 뒤로 EZ2DJ를 그만둔지도 꽤 되었고.


뭐 호진이랑 언젠가 인연이 되면 만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인연이라는 것이 나한테 찾아오게 될까. 내가 여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남자애들을 만날 기회도 없고.


내 머리속에서 '호진'이라는 애가 잊혀질 때 즈음, 중간고사 기간은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첫 시험이긴 하지만, 고등학교 시험이라고 별 거 있겠어. 그냥 하던대로 잘 보면 되지.


그러나, 나온 결과는. 의외였다. 내가 이렇게 잘 나올 줄이야. 반에서 5등이라니. 이건 그냥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서 언제나와 같이 친구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같이 놀다가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날 밤에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나타난 것은.. 다름아닌 하마였다.


"앗.. 하마야."
"희연아.. 호진이랑.. 맺어질 거야.. 아마도.."
"정말..이야? 어떻게.."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께.."


그러나 내가 대답하자마자 하마는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깨어나보니 꿈. 도대체 하마가 어떻게 나랑 호진이를 맺어지게 한다는걸까.


그 꿈을 꾼 뒤 며칠 뒤, 아빠한테서


"우리. 이사가야 할 것 같아."
"네?"
"이번에 인사 발령이, 상월곡쪽으로 났어."
"하지만 거기에 집이 지금 있을까요?"
"유일동에 매물이 하나 있대. 저층이긴 하지만, 이 집하고 평수는 비슷해."


전학을 가게 되는 것이구나..
지금까지 나랑 함께했던 친구들이랑, 헤어지게 되는구나.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불러서 신나게 놀까나.


"에엣. 희연이 전학간다는게, 사실이야?"
"응. 이번에 아빠가 서울쪽으로 인사발령이 나셔서."
"그래. 떠나는 희연이를 위해서. 송별회다!"
"오늘은 노래방에서도 아무말도 안할께."


그렇게 이사가기 전날은 친구들하고 말그대로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백화점에 들어가서 아이쇼핑도 해보고. 노래방에도 갔었고.


"날아올라~♬ 저 하늘~♬ 멋진 달이 될래요~♬"
"..아무리 희연이 송별회라고 해도, 희연이 데리고 노래방 온건, 실수 아냐?"


그리고 모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그 다음 날, 이삿짐을 다 싸고 이사갈 집에 도착했다.


이사온 집은 유일동에 있는 유일아파트. 먼저 살던 곳에 비해서 층이 낮아서 엘리베이터는 없었지만, 평수는 비슷하다고 했다. 내가 먼저 살던곳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


한번, 이 동네를 한바퀴 돌아볼까. 이리저리 걷고 있었는데, 저 쪽에서 낯익은 애 한명이 보였다. 틀림없다. 하마가 준 디카에 있었던 사진으로 봤다.


저 애가. 호진이다.


역시 실물로 보니까, 더 맘에 들어. 딱 내 스타일이야. 호진이. 넌 이제 나한테 찍혔어.


호진이를 향해서 미소를 지어봤지만, 당연히 호진이는 나를 모르지. 그래서 호진이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그냥 지나갔었는데. 조만간 나를 보여줄께, 호진아.


집에 도착해서도 내가 여전히 싱글벙글이라서, 희정이가 나한테 물어봤다.


"언니, 기분좋은 일 있었어?"
"응. 호진이라는 애.. 봤어."
"언니 맘에 들어?"
"응. 딱 내 짝인걸."


희정이는 왜 내가 호진이가 맘에 드는지 어리둥절한 상태로 희정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새로운 학교의, 새로운 교실로 가게 되었다. 이 유일고라는 곳은, 남녀공학이네. 남자애들은 과연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괜히 설레인다.


벌써 몇몇 남자애들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는것이 느껴졌다.


"와.. 쟤가 전학생이구나."
"전학생인데, 꽤 예쁘네."
"과연 몇반으로 들어올것인가."
"제발 우리반!!"


하지만, 별로 관심은 없다. 어제 호진이를 봤고, 호진이가 이 동네에 살고 있는게 맞다면, 이 학교에도 호진이가 다니고 있으려나. 괜히 설렌다. 만약 호진이가 이 학교에 안다니고 있다면, 한번 방과후에 직접 찾아봐야지.


내가 배정된 반은, 1학년 7반이었다. 담임선생님은, 나를 7반 교실로 안내해 주셨다.


"아, 조용조용. 오늘 우리반에 새로 전학온 학생이 있다. 희연아. 들어와라."
"김희연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반에 있는 학생들을 쭈욱 둘러봤는데. 다른 애들은 다 처음 보지만, 낯익은 애가 딱 보였다.


호진이.


호진이랑 같은 반이 된것도 기쁜데, 마침 호진이의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설마 저 옆에 내가 앉는걸까?


"호진이 옆이 비었네. 호진이 옆에 앉거라."
"네, 선생님"


호진이 옆에 앉게 되니까, 웬지 많이 설렌다. 호진이도 아마 하마의 일때문에 상처가 컸었을테니까, 내가 하마의 친구였었다는건, 그리고 내가 '이루나'였다는 건, 비밀로 해야지.


"호진..이라고 했지? 혹시 어제 나 못봤어?"


역시, 호진이는 당황하는 얼굴표정을 지었다.


"누군가 봤던것 같은데.. 그게 희연이었어?"
"응. 호진이 그때 봤을때부터 뭔가 마음에 들었어. 그런데 이렇게 같은 반에, 그리고 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이런것도 인연이라는걸까?"


호진이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일단, 밝히지 말고, 호진이한테는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있어야지. 그것이 지금은 저 세상으로 간 하마를 위한 일이 될테니까.


지금은, 그저 호진이한테 잘 보이는 일만이 남았을 뿐.


- 번외편 끝 -


네. 희연의 시선에서 적어본 번외편입니다. 이런걸 '프리퀄'이라고 하던가요. 그런데 역시 제가 여자애들의 심리를 잘 모르다보니 희연이 시점으로 적는게 좀 어려웠네요. 하지만 그냥 희연이가 '이런 애다' 라는 것을 보여준 회랄까요.


다음주부터 연재되는 A Tale That Wasn't Right B분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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