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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8.18 22:21

LiTaNia 조회 수:380 추천:1

extra_vars1 15-A. 슬픔.. 그리고 외로움.. (Edited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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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ed Version인 이유는 제가 올리는 사이트들이 모든 연령이 다 활동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편집이 된 관계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
 
눈을 떠보니까. 뭐야.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던건가. 왜 빨간날에는 자연스럽게 늦잠을 자게 될까. 어제 희연이랑 너무 신나게 놀다보니까 눈 떠보니까 이 시간이라는건가.


그 때, 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현석이다.


"어. 웬일이냐."
"호진아, 시험도 끝났는데, 오늘도 우리 부모님 교회가셨는데 놀러올 수 있냐."
"좋지."


뭐 현석이녀석의 집에는 언제나 색다른 것으로 가득차있지. 시험도 끝나고 했으니, 한번 놀러가볼까나.


현석이네 집은 빌라 3층에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3층까지 걸어올라가고 난 뒤 현석이네 집에 도착. 벨을 눌러야지.


딩동.


"누구세요."
"나, 호진이."


현석이의 부모님은 교회에 가신 상태이기 때문에 집에는 현석이 혼자뿐이다. 오늘도 현석이의 방 안으로 들어가서 별천지를 감상해보실까.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험은 망쳤다."
"나는 이번에는 희연이하고 같이 공부하니까 잘 봤는데."
"부러운 놈."
"아차, 현석이 너는 이번에 음악시험 1번문제 답 몇번이라고 했냐."
"1234 1234 이렇게 나간다고 해서 1번문제부터 1234로 쭈욱 나갔는데."


저런. 예상했던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군.


"...어이. 그거 1번문제 답이 4번이고 2번부터 1234였다."


그러자 갑자기 절규하는 현석이.


"으아아아아악!! 내가 아무리 공부를 못해도 빵점은 안나왔었는데에에!!! 빌어먹을 감독선생!!"


그저 눈물만 날 뿐이다. 그러니까 첫문제부터 한번 천천히 풀어봐야지. 정말 이번 음악시험, 0점자 속출이려나.


현석이의 절규가 끝나고, 얘기는 이어졌다.


"그런데, 호진이 너는, 희연이랑은 잘 되어가고 있냐?"
"물론. 어제 조이플라자에서 같이 데이트도 했는데."


그 때 희연이의 동생인 희정이도 있어서 데이트 분위기가 살짝 반감되기도 했긴 하지만.


"조이플라자.. 역시 너답다. 희연이 걔도 그 리듬게임들 좋아해?"
"응. 나보다 훨씬 잘해. 눈돌아가."
"정말 희연이 걔가 너랑 잘 맞긴 맞나보다."


이제야 알았냐. 뭐 나도 그렇게 희연이랑 빨리 친해질 줄은 몰랐긴 하지만.


"거기서 태고의 달인 오락실용도 해봤는데, 너가 좋아하는 '맑게 맑게 유쾌하게'도 있더라."
"크헉..!! 그 노래가 언제 태고에!!"
"그런데 NDD용에는 없고, 오락실용 9에 있어."
"나.. 나도 해봐야지!!"


리듬게임에는 원래 관심이 없었던 현석이놈이 이런걸 계기로 리듬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려나.


현석이 방에서 PX2용 슈팅게임인 '벌레공주'를 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벨소리가 들렸다.


"잠깐. 누가 왔나봐. 나 잠깐 나가볼께. 벌써 부모님이 돌아오셨나."


도대체 이 시간에 누가 온걸까. 잠시 후, 현석이가 다시 들어왔는데, 현석이 옆에 있는 사람은..


"민서?"
"호..진씨?"


그렇다. 여장남자 민서였다. 이번에도 여장을 한 상태로. 그런데, 그때 '호진씨' 그거는 분명히 연기라고 하지 않았었나? 현석이가 뭔가 상황의 곤란함을 느꼈는지, 나한테 급히 다가와서 말했다.


"호진아. 미안하지만 나가봐야겠다. 그러고보니 민서가 집에 온다는 것을 깜빡했네."


도대체 민서랑 관련해서 무슨 말 못할 일이 있는거냐. 뭐.. 어쩔 수 없지. 보스를 깰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그리고 그자리에서 '호진씨'는 또 왜 나온거냐. 알수가 없다.


에이. 오락실에서 드럼매니아 V3 새로 들어온거나 해볼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락실에는 아는 사람은 없었다.


확실히 V3에는 노래는 많다. 하지만 덕분에 하고 싶은 노래를 하는것은 어려웠다. 이번에는 사쿠란보를 해볼까. 드럼매니아에서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노래지.


사쿠란보를 무난히 깨고, 그 다음에 고른 곡은 JJ-Road. 그냥 상큼하고 좋은 곡인데.. 마지막에 여자얼굴 제발 좀 어떻게 해봐.


마지막 곡은 鬼姬(오니히메). 난이도 95. 확실히 어려운 곡이다. 당연히 중간까지 갔다가 폭사. 뭐 언젠가는 깰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밖으로 나가보니까, 확실히 유일체육관 쪽에서 프레이아 콘서트를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돈도 없고 표도 없기 때문에 프레이아 콘서트는 볼 여유가 못되었다.


이제 다시 집으로 가야지. 집으로 돌아와보니까, 문 앞에, 낯익은 누군가가 서있었다.


"어. 호진아. 마침 돌아왔네."


희연이었다.
그런데, 희연이의 모습은 이전과 달리, 상당히 어두운 모습이었다.


"미안해, 희연아. 잠깐 집을 비우고 있었어."
"아니야.. 괜찮아."


그리고 희연이를 데리고 집에 들어왔다.


"그런데, 희연아. 오늘 웬일이야?"
"그냥.. 어저께.. 호진이한테는 밝히고 싶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이 드러나서.. 나.. 앞으로도 호진이를 좋아해도 될까.. 라고 생각을 많이 해봤어."


희연이가 이런 말을 하다니. 계속 나한테 달라붙었었던 희연이인데. 하지만 둘이 잘 맞는다는걸 서서히 알아가고 정말로 빨리 친해졌는데.


도대체 무슨 마음의 변화가 있었던 것인가.


"내가.. '이루나'였다는건.. 정말로 호진이한테는.. 말하기 싫었는데.."


그리고, 나는 희연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처음봤다. 정말로 나한테 밝히기 싫은 과거였던 것일까.


"희연이가 과거에 어땠든, 지금 현재의 희연이는, 내 곁에 있는. 나의 소중한 희연이일 뿐이잖아."


내 기억으로도, '이루나'라는 이름. Theme of EZ2DJ에서.. 많이 봤었다.
아마 그 뒤에 '이루나'라는 이름으로 내가 했었던 방송에 들어왔었던게 희연이였을수도 있다. 하마가 살아있었을 때. 그런데 그게 설마 희연이라고 해도, 그것때문에 희연이를 싫어할 일은 없는데.


"나.. 나쁜애지? 여자친구가 있었던.. 애를 좋아하고.."
"희연아. 무슨 소리야. 지금 내 여자친구는, 희연이 너잖아."
"아무것도.. 아냐."


그리고 희연이는 나한테 안겨왔다.


"나.. 정말.. 앞으로도.. 호진이 좋아해도 되는거..야?"
"당연하지.. 언제라도 희연이를 아껴주고 싶어."
"호진아.. 정말이지?"
"당연하지."


그리고, 희연이는 또다시 나랑 입을 맞췄다. 그리고 한동안 내 입술을 떼지 않았다. 희연이한테 무슨 마음의 변화가 있었는지 몰라도, 나는 그래도 희연이를 아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들은..


...
...
-Edited Version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편집되었습니다-
...
...


모든 것이 다 끝나고, 우리는 다시 벗었던 옷을 입었다.


"고마워, 호진아.. 이제야 좀 마음이 풀리는것 같아."
"마음이 풀렸다면.. 다행이네."


그리고 희연이는 화장실로 들어간 뒤에..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희연이가 나온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정말.. 희연이한테 무슨 변화가 생겼기에.


"호진아.. 고마워. 그래도.. 호진이가 있으니까. 용기가 나는 것 같아."
"뭘.. 나도 희연이가 좋은데."


그리고, 희연이는 집으로 돌아갔다.


"잘가, 희연아~"
"호진아, 오늘 고마웠어.."


도대체 오늘 왜 이렇게 희연이가 울적한 모습으로 있었지. 설마, 나랑 사귀는것 때문에 부모님한테 혼났다거나.. 이런거 아닐까.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앞으로 벌어질 일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날이 또다시 바뀌었는데..


"호진아.. 나야아.."
"헉.. 하마?"


또다시 하마의 혼령이 내 앞으로 나타났다.


"희연이랑.. 잘 되어가고.. 있는거야?"
"하마.. 너도 희연이를.. 알아?"
"응.. 죽기 전에 친한 친구였어. 희연이 걔.. 잘 부탁해줘."
"하마야!"


그리고 벌떡 일어나보니, 꿈이었다. 도대체 하마는 왜 내 꿈속에 나타난 것이었을까. 그리고 잠시 후에 바뀐 모닝콜 Make a Wish가 들렸다.


오늘도 어김없이 밥을 대충 먹고 교복을 입고 밖으로 나가보니.


없다.


없다..


없어...


아무리 둘러봐도 없어.


항상 나랑 학교를 같이 갔던 희연이가 없어.


무슨 일일까 싶어서 희연이의 번호로 전화해봤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오니..'


도대체 희연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혹시나 해서 우편함 쪽을 봤는데, 우편함에 뭔가 꽂혀 있었다.


'호진아.. 미안해.
나.. 나쁜 애지?
내가.. 호진이랑.. 호진이 주변의 애들한테..
너무 많은 상처를 준것 같아..
나.. 이제.. 더이상의 상처는 주기 싫어..
- 희연 -'


나는, 내 눈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희연이가 왜 이렇게 변했던 것일까. 그저께까지만 해도 나랑 함께 밝은 모습으로 있어줬던 희연이었는데, 어제 우리집에 와서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고.. 게다가.. 이런 알 수 없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졌으니.


찝찝한 기분으로, 혼자서 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반에는 어제 프레이아 콘서트 관련 얘기로 시끌벅적하다. 그 콘서트에 FT가 나왔는데, 프레이아의 윤지영이 FT는 예정에도 없는데 왜 나왔냐고 욕했고 윤지영이 FT 팬들한테 계란을 맞았고.. 이런 얘기였다. 지금 우리 반에도 프레이아 안티가 꽤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반장이 음악시험 답을 공개했다.


- 음악 -


4 1 2 3 4
1 2 3 4 1
2 3 4 1 2
3 4 1 2 3
4 1 2 3 4


그 답을 보자마자 몇몇 애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나.. 빵점이야. 엉엉.."
"나도.. 엉엉.."


그리고 갑자기 책상이 부서지는 소리, 의자가 벽에 부딪치는 소리, 시험지를 찢는 소리, 벽에 머리를 쿵쿵 박는 소리, 심지어 런닝셔츠를 찢는 소리까지 들렸다.


교실 분위기는, 완전히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뭐하나. 나는 그 광경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다만 내 옆에 항상 있어줬던 희연이가 지금 없다는 것이 슬플뿐.


그저, 희연이가 내 곁에 없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프레이아 콘서트랑 음악시험 때문에 교실분위기가 어떻게 되었든 말이다.


일단, 현석한테 따져야 할게 있기에, 현석의 자리에 갔다. 현석도 물론 답이 나온 뒤에 좌절한 녀석 중 하나지.


"나 빵점은 처음이란말야. 집에 가면 죽었다."
"현석아. 진짜 물어볼게 있다."
"뭔데."
"도대체, 어제 민서가 왔을 때, 그 '호진씨' 그건 뭐냐. 분명히 연기였다고 하지 않았냐."


그 말을 듣자, 현석은 잠시 말이 없더니.


"그..게, 연기 연습을 너무 시킨 나머지, 입에 말이 붙었나봐."
"그리고, 민서 그놈은 어제 너네집에 왜 온거냐."
"그냥.. 게임하러 왔다. 민서가 '역전판사' 게임을 꽤 좋아해서 말이지."


역전판사. 재미있는 게임이라는것 인정한다. 그런 게임이 휴대용으로만 나왔다는게 좀 아쉬운데. 일반 게임기로 풀 보이스로 나와줄 수는 없는거냐. 어차피 나는 일본어를 몰라서 보이스를 들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왜 현석이놈은 민서 얘기가 나오니까 저렇게 당황하는걸까.


그건 그렇다 치고, 또다시 간만에 노래를 신청해봐야지. 지금의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노래로.


신청하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복도에서 대화를 들었다.


"정말이야?"
"응. 수영이 전학갔대."
"아쉽네.. 눈에 띄지는 않아도, 좋은 애였는데."


그렇다. 수영이도 다른 학교로 전학간 상태였다. 내가 수영이한테 많은 오해만 불렀지. 그것을 사과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그리고, 복도에 서있는 수환이녀석이 보였다.


"크흑. 이번 영어시험에 밀려쓰지만 않았어도 이 승부에 이기는건데."
"너.. 희연이를 어떻게 한거야. 오늘 희연이가 왜 학교에 안나온거야!!"


혹시 수환이녀석이 희연이를 낚아채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수환이녀석의 멱살까지 잡고 따졌지만.


"그건 내가 할 소리다. 희연이 정말 어떻게 된거냐."
"너도 정말 모르고있냐."
"정말이다."


괜히 더 나섰다가는 싸움날것 같다. 희연이가 이녀석때문에 사라진 것은 아닌것같고. 에이, 교실로 가자.


수업시간에는 시험이 끝난 직후라서 시험지 풀이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희연이 때문에 틀린 문제는 얼마 없지만.. 그래도 별로 기쁘지가 않다. 희연이가 없는것 때문에.


점심시간. 언제나같으면 희연이와 같이 옥상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희연이가 내 곁에 없다. 매점행도 그러고보니 오랜만이네. 희연이가 처음 전학온 날에 희연이랑 같이 잡아버린 슈크림빵을 골라잡았다.


그 때 그 생각이 나지만.. 지금 현실에서는 희연이가 내 곁에 없다.


항상 희연이랑 함께했었던 옥상. 옆에 희연이가 항상 있어줬지만.. 지금 그 희연이는 없고 나는 혼자다. 그저.. 희연이 생각만 날 뿐이다.


"네. 첫번째 사연으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학생의 사연입니다. 뭡니까 이게. 음악선생님 나빠요. 덕분에 난생 처음 빵점이라는거 받았어요. 그래서 그 기분을 좀 위로할 수 있도록, Dead or Alive의 'You spin me round'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셨는데요. 참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Dead or Alive의 'You spin me round'. 보내드리겠습니다."
"You spin me right 'round baby right 'round~♬"


이봐요. 민애선배. 저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알고 트는겁니까. 옥상에서 밑을 바라보니까 벌써 남자애 몇명은 낄낄대는구나. 여자애들은 왜 웃는지 모르겠는 어리둥절한 표정들이고.


다소 난감했던 노래가 끝나자, 민애선배는 사연을 말했다. 얘기 들어보니까, 내가 신청한 사연이다.


"두번째 사연이네요. 역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학생의 사연입니다. 저에게는 사랑하는 그녀가 있습니다. 저에게 언제나 사랑스럽게 대해줬고, 저도 그런 그녀가 마냥 좋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녀는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신청곡으로 아르카나의 'Misty Blue' 부탁드립니다. 라는 사연이었는데요. 슬픈 일이네요. 잘 되다가 이렇게 헤어지다니.. 인디밴드 노래라서 찾기가 좀 어려웠는데, 겨우 이 노래를 찾아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보일듯 말듯 흐릿한 너의 미소에 애써 참던 눈물이 흘렀네
안녕이라고 말하는 눈빛에서 돌아올수 없는 길을 선택하는
너를 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아무런 말도 해 줄수 없었어
그 시간 이후로 모든건 무의미할 뿐이었기에


꿈이라 믿고 하염없이 달려보아도 바뀌는 것은 그 아무것도 없어
손에 닿을 듯한 너의 상냥한 미소도 허상속의 그림자일뿐
파란하늘에 맞닿아있는 그곳으로 가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흩어진 꽃을 하나둘씩 주어담으며 또 되뇌이고 또 다시 되뇌이고
수천번 불러보는 너의 이름속에서 느껴지는 건 영원한 세상에 맞닿아있는 슬픔과 외로움뿐
그래도 그곳에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sadness...and lonliness...


노래를 들으면서, 그저 눈물이 날 뿐이었다. 내 생애 17년동안, 노래를 듣고 울어보기는 처음이다. 희연아.. 정말 어디로 간 거니.


오후 수업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수업은 여전히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 수업이 끝나고.. 하교다. 계속 희연이랑 같이 집에 갔지만.. 희연이가 없는 지금, 혼자서 집에 가게 되었다. 확실히 허전하다. 지금 그 무엇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 때, 교문 앞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호진군..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민애선배였다.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호진군 표정도 안좋아보이고.. 호진군 신청곡도.. 조금 우울해보여서."
"그거.. 제 신청곡인거.. 눈치채셨군요."
"응. 호진군 신청곡들이 다른 애들 신청곡들하고 항상 뭔가 달라서. 아무리 이름을 안밝히고 워드프로세서로 써도 호진군 신청곡인게 티가 났는데, 이번에는 호진군이 직접 글씨까지 써서 눈치를 안 챌수가 없었어."


그러고보니 내가 꾸준히 신청함에 신청했지. 희연이가 있었을 동안 희연이랑 노느라 곡 신청을 별로 못하게 되었고.


"희연이가.. 사라졌어요. 편지 한장만 남기고요."


그리고 희연이가 남긴 편지를 민애선배한테 보여줬다.


"호진군, 희연이하고 무슨 일 있었어?"
"그냥.. 토요일날 같이 데이트 했는데 자기 옛날 닉네임을 들었나봐요. 그때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일요일날 우리 집에 오더니 애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리고 오늘 학교도 안나오고.. 휴대폰으로 전화해봤는데도 연락이 안돼요."


혹시나 해서 또다시 희연한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오니..'


이라는 말만 들릴 뿐이었다.


"호진군. 혹시 지금 시간이 나면, 누나가 과일빙수 사줄까?"
"고마워요.. 민애선배."


그리고 민애선배와 함께 생과일주스집 '깡통모아'로 들어갔다. 한때 수영이가 일했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수영이도 전학가고나서 없다. 가게가 어질럽혀져 있고 '사정상 휴업'이 한때 붙었었지만, 지금은 다 정리가 되었고 가게를 다시 열었다.


"희연이.. 정말 저한테 잘해줬고.. 저랑 잘 맞았던 애였는데 말이죠. 어떻게 그렇게 바뀔 수 있었을까요.."
"아마..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 집안에서 반대했다던가.. 아니면.."
"그렇기에는, 뭔가 석연치가 않아요. 희연이가 저보고 자기가 나쁜애가 아니냐고 하고.."
"뭐.. 희연이도 호진군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다면.. 마음이 정리된 뒤에.. 호진군한테 돌아와 줄 거야. 기다려보면."
"네.. 고마워요, 민애선배."
"호진군. 힘내. 희연이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다른 좋은 사람들도 많으니까."
"아니예요. 희연이는 돌아와줄 거예요."


그 때, 과일빙수 두개가 도착했다.


"사실.. 저는 학기 초에 다른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과일빙수를 먹으면서, 지금은 저 세상으로 간 하마의 일을 민애선배한테 말했다.


"그뒤로 음악방송도 안하고.. 여자애한테는 관심이 없었는데.. 희연이가 저한테 정말 잘해줘서.. 그런 희연이마저 떠나버리면.. 저..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잠깐, 음악방송이라면..?"
"네?"
"호진군, 혹시 그 때 '셀리스티안'이라는 아이디 쓰지 않았었어?"
"네. 맞아요."
"그 때 틀어주는 노래들이 마음에 들어서 자주 들었었는데.. 그게 호진군이였구나. 그래서 나도 2학년이 된 뒤로 방송실 옆에 신청함을 넣고.. 그랬는데."


세상 참 좁다. 알고보니 민애선배가 내가 이전에 했었던 음악방송을 들어주셨었다니.


"그 뒤로 호진군이 신청해주는 노래가 정말 마음에 들었었는데.. 어쩐지.."
"그 때 혹시 '이루나'라는 아이디도 보셨어요?"
"'이루나'.. 본것 같아."
"그게 희연이었다는데.. 희연이가 그 아이디를 듣고나서.. 그렇게 된거예요."
"혹시 그 닉네임으로 활동했을때 말 못할 상처가 있었다거나.. 그래도, 호진군이 희연이를 정말 좋아한다면, 희연이를.. 잘 보살펴줘. 희연이랑 재회하게 되면.."


그리고 둘은 과일빙수를 어느새 다 먹었고, 민애선배는 과일빙수 값을 계산한 뒤에, 둘은 과일주스집을 나갔다.


"민애선배. 선배 일도 아닌데..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여쭤볼 게 있어요."
"어떤건데, 호진군?"
"오늘 나간 노래 중에.. You spin me round 이거 왜 틀어주신거예요. 이거 심각하게 난감한 노래인데.."
"그런 노래였어? 나 그 노래 몰랐는데 그냥 복고풍 유로댄스라서 괜찮았는데.."
"이게 인터넷에서 어떤 낚시사이트에 들어가면 나오는 배경음악이라서 다들 낄낄거렸던데.. 아마 오늘 이거 파장이 좀 컸을거예요."


그러고보니 꽈당민정이었던가.. 라디오 DJ를 하던 중에 누군가가 이상한 사연을 올려서 꽈당민정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읽고..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고 하지. 민애선배도 그런 경우려나.


"그런 노래였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그럼, 호진군. 앞으로도 노래 신청해줘. 희연이랑 다시 잘 되길 바랄께."
"네. 민애선배, 오늘 고마웠어요."


그리고 민애선배랑 헤어졌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민애선배.. 정말 친절하신 분이다.


집에 돌아가보니, 역시 유머대학에는 예상대로의 글이 올라왔다.


"오늘 점심방송에 You spin me round 나왔어요~ 미트스핀 고고"


뭐 이 노래를 아무것도 모르고 튼 민애선배만 그저 안습이었지. 신청곡이라는 것, 이런 부작용도 있게 마련이다.


Theme of EZ2DJ에서도 돌아온 '이루나'에 대한 글이 많았었는데.. 정말 희연이는 이런게 싫었던 것일까. 밝혀지는 자신의 과거를 그렇게 감추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희연이의 소희월드 미니홈피도, 굳게 닫혀 있었다. 스킨도 사라지고, 방명록과 사진첩도 사라지고, '모두 안녕...' 이라는 제목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내 책상 위에는, 그때 수영이가 만들어줬던 팔찌랑, 그리고 하마랑 헤어지면서 남겼던, 지금은 하마의 유품이 되어버린 방울 휴대폰줄이 있다.


그저.. 모두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지금 모두들 사라졌으니 말이다.


일단, 내 휴대폰에 혹시나 해서 그 방울 휴대폰줄을 달아봤다. 이것이 속죄의 의미가 될 수 있으려나.. 그리고 하마가 희연이를 알고 있다면, 도움이 될 가능성이 혹시라도 있으려나..


모르겠다. 희연이가 없어진 지금, 내 머릿속은 그저 혼란스러울 뿐.


날은 다시 바뀌고, 기말고사 성적이 발표되었다. 내가 반에서 3등이고, 희연이가 2등이라고 했다. 뭐 1등인 반장은 역시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었지. 평소같았으면 내가 반에서 3등을 하는 것이 정말 미칠만큼 기뻤지만.. 희연이가 없는 지금, 그것이 무슨 소용일까.


오늘도 슈크림빵을 사먹으면서 아무도 없는 옥상으로 향했다. 항상 희연이랑 함께 했던 장소. 그러나 그러면 뭐하나. 내 곁에는 희연이가 없는데.


그리고 점심시간이 거의 다 되어갈 때 쯤, 혹시나 해서 Tomorrow Perfume Radio 전화연결에 전화해봤다.


"여보세요?"


오오. 연결이 되었다. 확실히 운이 좋았다.


"여보세요."
"어디 사는 누구십니까?"
"네. 유일동에 사는 이호진이라고 합니다."
"유일동의 이호진씨라면.. 혹시 지난주에 윤나래씨의 백마탄 왕자라는 그 분이십니까?"


리타니아 이사람 무섭네. 청취자들하고 상대를 많이 해야 할텐데, 어떻게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지.


"그랬...었는데, 저한테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그 다른나라 공주님이라는.. 그 분이요?"
"아마 그렇게 되겠죠. 저한테 잘 해줬고, 언제나 제 곁에 있었는데.. 어제부터.. 알 수 없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졌어요."
"저런.. 안타깝게 되었네요. 그러면 그 나래라는 분이 지금까지도 기다리고 계셨다니.. 돌아가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아니요."


나래한테는 미안하다. 하지만 내 마음은 지금 이미 굳어진 상태였다.


"희연아. 이 방송 듣고 있어? 나.. 희연이가 옛날에 어떻게 되었든 상관 없으니까.. 다시 이전의 밝은 모습의 희연이로 내 곁으로 돌아와줘. 나한테는.. 지금 희연이밖에 없는걸."
"정말로.. 그 희연이라는 분을 찾고 싶으세요?"
"네. 정말이예요."
"언젠가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시 신청곡 있으세요?"
"아르카나의 Misty Blue라는 노래, 틀어주세요."
"네. Misty Blue 틀어드리겠습니다. 다음 분 연결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어제 민애선배한테 신청했던 노래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어째 공중파로 내 기분이 전달되는거니까, 전국에서 들리게 되려나.


정말.. 희연이가 이 방송을 듣고 있었을까. 모르겠다.


뭐, 그런 이유로 오늘도 수업이 끝난 뒤에, 혼자서 하교하는건, 확정인데.. 그 때, 교문에서, 또다른 낯익은 소녀를 발견했다.


희연이의 동생, 희정이였다.


- 다음회에 계속 -


희연이가 무슨 심경의 변화를 겪은것인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서 호진이의 집에 왔었고.. 그 다음날에 결국 학교에 나타나지 않은 희연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호진이는 간만에 노래 신청을 했고, 민애는 호진이의 표정이 안좋은걸 눈치채고 호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그리고 Tomorrow Perfume Radio에도 나갔던 호진이의 사연. 그리고 교문 앞에 나타난 희정이. 과연 호진이와 희연이의 재회는 이루어질지.


지영 : 리타니아씨. 그런데 왜 갑자기 세계관이 바뀐거예요.
리타니아 : TSHF 연재 재개를 언제 다시 할지 몰라서..
지영 :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걸요. 여기 주인공인 호진이도 좋은 사람 같고..
리타니아 : 지영씨. 당신은 호진이의 페로몬에 말려들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예요.
지영 : 페로몬이라뇨?
리타니아 :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런 게 있어요.


* 지영이 누구인지 모르신다면 제가 이전에 썼던 '어느 여가수의 비극'이라는 단편을 읽어보시길.


네. 이번회에도 당연하겠지만 무삭제판 같은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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