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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8.07 04:35

LiTaNia 조회 수:545 추천:3

extra_vars1 8-A. 그녀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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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 진아, 여기는 웬일이야?"


옥상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수영이었다. 수영도 나랑 눈이 마주치자, 상당히 놀란 표정이다. 물론 나도 놀랄수밖에 없었고. 희연은 내가 왜 놀라는지 모르겠지.


하지만,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는 오히려 침착하게 대응을 하는게 맞다고 했던가.


"아.. 내 짝 희연이가 도시락 싸왔는데, 웬지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먹으면 눈치보일것 같아서 옥상으로 온거야."


...그리고, 수영이는 그 즉시 다시 돌아가버렸다.


"호진이.. 실망이야."


라는 소리가 얼핏 들린것 같기도 하지만. 내 귀의 착각일까.


"호진아. 방금 그 여자애, 전에 본것 같았는데. 누구야?"
"얼마전에 내가 지갑 찾아줬잖아. 그 지갑 주인이야."
"그런데.. 그애 왜 여기 온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짐작은 간다. 수영이가 낯을 가리는 애였지. 그래서, 아마 혼자 있고 싶어서 옥상으로 온 것 같은데, 거기서 누군가를. 게다가 그게 하필 희연이랑 같이 있는 나를 발견했으니.. 상심해서 돌아가버린 것 같다.


어쨌든, 밥을 다 먹고나서, 다시 희연이랑 같이 교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남은 수업들. 특히 시험에 '안나오면 사표'라고 한 부분들. 중점적으로 체크해야지. 프린트물이라던가. 희연이랑 같이 공부하니까 공부가 잘 되는걸까. 아니면 수환이녀석 때문에 불타오르는건가.


내 17년 인생에 분명히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적은 없었지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될 수 있으려나.


오늘도 수업이 어찌어찌 끝나고, 희연이랑 같이 시험공부를 하러 집으로 가는데.


"호.진.오.빠. 이제야 나왔네."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나래였다. 그러고보니 중학교는 고등학교보다 수업이 일찍 끝나지. 그런데 쟤네도 지금 시험기간일텐데.


"나래야.. 여긴 갑자기 웬일이야?"
"희연언니. 호진오빠랑. 둘이서 짝짜꿍하니까, 재미있어요?"


가만. 그렇다면, 설마 그 때 시험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이상한 살기는.. 설마 나래?


"나래야. 그게 아니라. 이제 기말고사 기간이니까. 집에서 같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던거야. 서로 모르는 문제도 같이 풀고."


일단 나래한테 해명(?)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래는 희연한테 말했다.


"그런데 왜 하필 호.진.오.빠랑 같이 한거예요? 호진오빠는 옛날부터 나.래.꺼.였.었.는.데."
"옛날에 호진이가 누구꺼였든. 지금 호진이는 내꺼니까. 호진이한테 뭐라고 하지 말아줄래?"


여자애들끼리 싸우는 것도 어찌보면 무섭다.
특히 그게 나를 놓고 싸우는거라면.


"나래야. 미안하지만 나 이제 희연이랑 같이 시험공부해야 하거든."
"호진오빠도 나빠! 나래는 전부터 호진오빠만을 바라봤었는데 만난지 얼마 안된 여자한테 빠져있고.. 두고봐. 나래는 호진오빠를 순순히 빼앗기지는 않을 테니까."


그리고, 나래는 뛰쳐나가버렸다.


도대체 요새 여자애들. 왜 이렇게 민감한거야. 나는 지금 벌어진 상황에 그냥 멍하니 서있을수밖에 없을뿐.


"저 애, 정말 왜 저럴까? 전에 호진이네 집에 갔을때도 그랬고,"
"분명히 내 기억속의 나래는 저런 애가 아니었는데.. 사춘기가 되어서 민감해졌나봐."
"나, 저런 애한테 호진이 안뺏겨. 누가 호진이한테 온다고 해도. 호진이는.. 나한테 찜당했으니까."


뭐 이제는 희연이의 이런 말들도 익숙해질때가 된거니까. 나도 희연이랑 같이 있으면 웬지 모르게 좋고.


오늘도 역시 집에서 테이블을 펴놓고 희연이랑 같이 공부했다. 수환이녀석 때문에 그런지, 아니면 희연이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요새 공부가 확실히 잘 되어간다. 내가 잘 몰랐던것도, 희연이가 잘 가르쳐주고. 처음에는 먼저 있었던 학교와 우리학교랑 진도가 달라서 희연이도 약간 익숙해지는데 애를 먹었던것 같은데, 익숙해진 뒤의 희연이는 오히려 나를 가르쳐주고 있으니. 정말 사람의 적응력은 무섭다.


그런데, 희연이랑 공부를 같이 하면서도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 그런걸까. 오늘도 그렇다. 우연이긴 했지만 점심시간에 수영이를 옥상에서 만났고, 학교에서 오는 중에도 나래가 상당히 위험한 말들을 했고.


"희연아. 나 잠깐 밖에서 바람 좀 쐬고 있을께."
"응. 호진아."


희연이가 열심히 참고서를 풀고 있는 사이 잠깐 마당에 나왔다.


희연이가 전학온지도 이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의 나의 일상은. 정말로 많이 바뀌었지. 전에는 전혀 못봤었던 여자애들이 나를 놓고 싸우는 것도 봤고.. 나는 그렇게 멋진 놈이 아닌데.. 다들 왜 그러는 것일까 모르겠다.


물론. 희연이는 좋은 애다. 집착이 좀 있는것만 빼면.


하지만 나래 역시 지금 뭔가에 집착하는것은 마찬가지인것 같은데. 나래가 나를 그냥 친한 오빠 정도로만 생각해줬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려나.


소현이도, 단지 희연이가 자기 자리를 빼앗을까봐 그런것일까.


지금은 저 세상으로 가버린 하마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하긴 희연이가 전학오고, 희연이랑 하루히루 있어갈수록 나도 희연이한테 잘 보이기 위해 예전과는 달리 좀 더 자기 관리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점점 희연이한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게다가 지금은 자기가 희연이를 갖고싶어하는 수환이녀석까지. 왜 희연이를 원하는지 몰라도, 덕분에 나마저도 희연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에이. 생각할수록 머리만 복잡해진다. 다시 들어가서 희연이랑 공부해야지. 어찌됐건, 지금 내 곁에는 희연이가 있잖아.


"호진아, 뭐하고 있었어?"
"아.. 잠깐 어지러워서, 바람 좀 쐬고 있었어."
"호진이가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핫."


희연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내가 어지러웠던 것은 공부때문이 아니었는데.


같이 공부하다 보니까, 오늘도 날은 어두워지고, 희연이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오늘도 희연이가 사는 유일아파트까지 같이 갔다.


"호진아. 고마워, 내일 학교에서 봐"
"뭘.. 고맙다고 할 필요는 없는데. 희연이도, 내일 학교에서 봐"


희연이를 바래다주고 나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길을 막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그때 그 치욕. 잊지 않고 있었다."


지난번에 나래를 건드리던 양아치들이랑 또 만난 것이다. 이번에는 나를 직접적으로 노린건가.


"그때는 짭새들 때문에 운 좋았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가만히 두지 않아."


손에 칼까지 들고 있는 양아치들. 하지만. 지금 나는 물불을 가릴 상황이 아니다.


퍽.


퍽.


퍽.


...맞으니까. 정말 많이 아프다. 이제는. 정신을 못 차리겠다.


"지옥으로 가서 '행운의 별' 만화책이나 실컷 봐라!"


양아치 한 명이, 칼을 나한테 휘두르려는 순간.


쿵.


그 양아치는, 뭔가를 맞고, 갑자기 자리에서 쓰러졌다. 도대체 왜 쓰러진 것일까.


"너희들. 또 이짓거리냐. 그리고, 우리학교 애를 건드리다니."
"너.. 너는."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너가 남자한테 친절히 대하는거, 못봤는데."
"그래서 너희들을 족치러 온거야."


믿지 못할 상황은 그 뒤에 계속 이어졌다. 양아치들이 다들 그 여자한테 맞고 쓰러졌던 것이다.


그 알 수 없는 여자는, 나한테 다가와서 말했다. 정신이 들자. 나는 이 여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사내자식이 이렇게 약하면 되나. 누군가 했더니.. 그 전학생의 짝이네."
"소.. 소현이?"


그렇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자애는. 분명히 우리학교 자타 공인 퀸카라고 알고 있었던 박소현.
그런데. 그런애가 왜 지금 내 앞에서 양아치를 다 눕힌거냐. 그것도. 칼까지 들고 있었는데도 말이지.


"용기는 대단한데. 하지만. 쟤네는 너가 건드리기에는. 너무 위험한 애들이야. 어쩌다가 쟤네들하고 마주친거야?"


그런데 그런 '위험한 애들'을 이렇게 눕혀버린건. 도대체 뭐하자는 플레이입니까. 박소현양 당신도 만만치 않게 위험해 보이는데 말이죠.


"지난주에.. 여자애 한명이 쟤들한테 당하고 있어서. 구해주려고 했는데. 그때는 경찰이 와서 다행히도 도망갔었지만.."


그리고 그 여자애가 바로 나래였지.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긴 했지만, 지금의 나래는 옛날에 내가 알던 나래랑은 뭔가 많이 달라져 있었으니.


"일주일이.. 지난 지금 다시 마주쳤는데. 이번에는 정말.. 죽는줄 알았는데. 고마워."
"밤길에서 너무 설치지 마. 결국 손해보는건 너 자신이니까. 7반 교실에서 얼굴은 많이 봤는데. 이름이 잘 기억 안나는데, 이호진 맞지?"
"응.. 맞아."


그리고 소현이는 나를 일으켜줬다.


"귀엽네, 호진이. 옷에 먼지 많이 묻은거 같으니까, 옷 털어."


소현이가 일으켜줘서 겨우 일어났으니.. 일단 소현이 말대로 옷은 털어야지.


"어딜.. 그냥 가게 둘 것 같냐. 우웁!"


양아치 한 명이, 겨우 일어나서 달려왔으나, 소현이의 한방에, 또다시 넘어졌다. 아까전엔 정신을 못 차리고 소리로만 들어서 몰랐는데, 저거. 확실히 맞으면 아파보인다.


"그 희연이라는 전학생, 이런 귀여운 애랑 친했었다니. 몰랐네. 이거. 뭔가 더 불타오르는걸. 밤길 다닐때는 조심해서 다녀. 호진이."


그리고 소현은 자기가 가던 길을 갔다. 일단 나도 어서 자리를 피해서 집으로 가야지. 정말 학교에서 못봤었던 소현이의 모습을 오늘 한번에 보게 되었다.


하지만. 소현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저는 지금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구요.


집에 도착한 뒤, 오늘 민애선배도 봤는데. 간만에 점심방송 노래 신청을 해봐야겠다. 내일 사연함에 넣을 것을 헌글97로 작성하고.. 인쇄해야지.


오늘은 깡패들한테 맞은 것 때문에 많이 아파서, 일찍 자야겠다.


자고 일어나니 또다시 아침이다. 아직도 머리가 띵하네. 역시 끼니를 대충 해결하고 집을 나서면..


"호진아, 좋은 아침!"


희연이가 날 반겨주고 있다. 이제는 이것도 일상이지. 희연이도 내 얼굴에 난 상처들을 본듯.


"호진아, 이 상처들.. 뭐야?"


하고 물어봤다.


"아.. 어제 희연이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깡패들 만나서.."
"그러니까. 나도 집에 혼자 갈 수 있으니까, 호진이가 바래다 줄 필요 없다고 했잖아."
"그래도 내가 안바래다주면 희연이가 많이 다칠까봐.. 그런거야."
"호진아, 많이 아팠지? 호~ 해줄께. 호~"


그나마 희연이가 있기에,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도착한 뒤에. 다른 애들한테 얘기를 들어보니, 수환이라는 녀석도 지금 승부욕이 대단한 모양이다. 매일 학교가 끝나고 동네에 있는 '자지마 독서실'에서 죽어라고 공부를 한다고 한다. 글쎄. 그런다고 희연이를 가질 수 있을까. 혹시라도 내가 시험성적이 안나온다고 해도 희연이가 순순히 수환이한테 갈 애는 절대 아니지만.


그리고 소현이는 왜 어제 나를 도와줬을까. 덕분에 어제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나긴 했지만. 분명히 내가 알기로 소현이는 남자에 관심 없었던 애로 알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여태 남자친구가 없지. 만약 소현이가 남자에 관심이 있었다면 벌써 남자친구는 생기고도 남았을 것이겠지만.


에이. 모르겠다. 공부나 해야지.


쉬는 시간에, 어제 열심히 써놓은 사연을 곡 신청함에 넣어놓고, 교실로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가 나를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시선을 느꼈다. 얼핏 보니 수영이같은데.


에이. 잘못 봤겠지. 어제 깡패들한테 맞은 것 때문에 아직도 어지러워서. 어쨌든 교실로 돌아와서 다음 시간 준비를 하자.


그리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도 역시 희연이랑 옥상에서 먹고 있었고,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방송이 들려왔다.


"첫번째 사연인데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학생의 사연입니다."


뭐 지난주에 이어서 또다시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번 그 유치한 사연이 심지어 유머대학에까지 올라갈 정도로 파장이 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는, 한 여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는, 한없이 부족한 저한테, 너무나 잘해줬고, 그래서, 그녀와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저도 그녀가 좋아졌습니다.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그녀가 제 곁에 있어서요. 신청곡으로 내귀에 도청장치의 'Magic Man' 부탁드립니다. 라는 사연이었는데요. 누구신지 몰라도, 둘이 오래오래 잘 지내시기를 빕니다. 그러면 내귀의 도청장치의 'Magic Man' 노래를 보내드리겠습니다."
"I love you magic man~♪ 마법을 보여줘~♬ 어제 난 너와 강물에 빠지는 꿈을 꿨어~♬"


아마 민애선배라면 내가 신청한 것을 눈치챘을것 같다. 어느덧 점심방송 단골손님이 되었으니 말이다. 희연이는 사연을 듣고 말했다.


"호진아. 혹시 방금 그 사연.. 호진이가 신청한거야?"
"어.. 어떻게 알았어?"
"웬지 호진이 얘기같아서. 그 사연에 '그녀'가, 나 말하는거 맞지?"
"응. 맞아."
"고마워~ 호진아. 아앙~"
"아앙~"


그렇다. 그 사연. 희연이를 생각하면서 쓴 사연이 맞았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좀 곤란하게 될 것 같아서.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말이다. 뭐, 덕분에 희연이 기분이 더 좋아진것 같아서 나도 덩달아 기분은 좋다.


그런 이유로, 오늘도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남은 수업시간이 지나간 뒤에. 종례시간 직전이었다. 현석이가 내 자리에 다가와서 말했다.


"그 수환이라는 녀석. 내가 알아보니까. 엄청 필사적이던데. 독서실 이름부터가 '자지마 독서실'이니. 호진이 너, 자신있어?"
"응. 나한테는 희연이가 있으니까. 같이 공부하니까. 공부가 더 잘 되는것 같더라."
"그래. 열심히 해봐라."


그리고 오늘도 종례 뒤에 학교 끝. 오늘은, 내가 청소당번이라서, 교실 청소를 해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린다.


"호진아. 기다리고 있을께. 청소 끝나고 나와"


희연이는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빗질을 이렇게 이렇게 하고.. 그런데 반 교실에 왜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거야. 제발 좀 쓰레기는 휴지통에다 잘 버리라구요. 조준을 잘 해서.


마포걸레 빨아와서 걸레질도 하고. 책상을 밀지 않고 마포질을 하는건, 힘들다.


교실 밖을 얼핏 보니까. 소현이. 우리반에는 또 왜 온거야. 그리고 지금 희연이랑 말싸움을 하고 있네.


"그런 귀여운 애가 우리학교에 있었다는것도 여태 몰랐고, 전학생이 그런 애를 벌써 낚아채다니. 능력은 좋은데. 내가 조금 늦었나."
"호진이는, 누가 뭐래도 내꺼야. 호진이를 뺏아갈 생각, 하지 말아줘."
"시험 끝나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한번 볼까. 그럼 나는 바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어."


이런 이야기가 들린 것 같았다.


이제 다시 마포걸레를 빨고, 원위치 시킨 뒤, 검사 받고. 모든 게 잘 끝났으니 집으로 가야지. 물론 집에서 희연이랑 같이 시험공부를 하기로 했으므로, 희연이랑 같이 가야 하고.


"호진아. 어제 깡패 만난거.. 저 소현이라는 애가 구해줬다는거, 사실이야?"
"응.. 맞아. 나도 얼떨결에 겪은 일이라서."
"설마, 호진이가 저런 여자같지도 않은 애한테 넘어가는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나도 성격 안좋은 애는, 안좋아해."


소현이는 겉보기에는 정말 많이 꾸미는 여자애같다. 다만 성격이 좀 그렇고 그럴 뿐이지. 어차피 소현이는 나 아니라도 다른 짝을 찾을 수 있어보이는 애다. 그 짝이 소현이의 성격을 극복해주기만 한다면.


소현이가 나를 구해준 것은 정말 고맙긴 하지만.. 소현이는, 내 마음에 드는 애는 아니다. 웬지 나중에 소현이가 짝을 찾는다 하더라도, 그 짝도 소현이한테 잡혀살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일까. 그래서 잘 꾸미고 다니는 것에 비해서 남자친구가 아직 없지.


일단 화제를 좀 돌려봐야지. 희연이랑 조이플라자에 같이 가보고 싶기는 한데. 희연이 마음에는 들려나.


"희연아. 혹시 '조이플라자'라는 곳 알아?"
"조이플라자?"
"압구정에 있는 오락실 이름이야. 거기 동네 오락실에 없는 리듬게임들 재미있는거 많아. 나도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는 한번도 못가봤는데. 이번에 한번 시험끝나고 가볼려고. 거기 비트매니아 IIDX도 있어."
"그, PX2로 있었던 EZ2DJ 비슷한 게임?"
"응. 맞아. 오락실에서 하면, 진짜 재미있어. 그거 말고 팝픈뮤직도 있고, 태고의 달인도 있고.. 그런데 그런 희귀한 게임들이 많으니까, 전국에서 고수들이 몰려와서 하는거 보기가 겁나."
"와. 뭔지는 몰라도, 해보고 싶어. 나도 같이 가면 안돼?"
"사실, 희연이랑 같이 가고 싶어서 얘기해본거였어. 희연이 마음에 들까 고민했는데."
"와~ 호진아. 이번 시험 끝나고, 조이플라자 꼭 같이 가보자. 재미있을것 같아."
"오케이!"


그런 이유로, 이번 기말고사가 끝나면, 제멋대로인 승부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조이플라자행 낙찰이다. 물론, 희연이랑 같이.


"호진이 덕분에 새로운 곳을 알게 되었네~"
"히힛."


내가 조이플라자에 전에 조금씩 들렀긴 하지만, 여자애랑 같이 가는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거다. 뭐 나중에 혹시라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같이 가게 될 생각은 해봤지만, 막상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게 되니, 벌써부터 설레인다.


하긴 조이플라자에서 리듬게임을 좋아하는 커플도 한번 본적이 있었다. 아마 WON님과 MINA님(주1)이셨던가. 그런데 문제는, 조이플라자에서 그렇게 커플로 있어봐야 어차피 리듬게임 고수분들 플레이에 썰리면 아무것도 아닌데. WON님이야 그분이 원래 고수니까 그렇다 쳐도. 나같은 하수들은 100% 썰린다에 한표다.


에이. 어차피 시험 끝난 뒤의 얘기인데. 그 때 가서 좀 더 생각하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 다음회에 계속 -


주1. WON님과 MINA님 : 실제로 Theme of EZ2DJ 회원분들. WON님은 인천의 EZ2DJ 고수분이시며, MINA님은 역시 EZ2DJ를 좋아하시는, WON님의 여친.


네. 사실 수영이 탈락 확정..은 이번회에서 적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나래는 아직도 호진이한테 집착을 하고 있고, 그래서 머릿속이 복잡해진 호진이. 희연이를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알 수 없는 양아치들한테 맞았고, 소현이 이렇게 동네 깡패들을 한큐에 눕혀버리다니. 수환은 희연을 차지하기 위해서 죽어라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호진은 간만에 신청곡을 점심방송에 신청했고, 시험 끝나고 나서 조이플라자에 같이 가자고 약속을 하게 되는데.


Q : 도대체 몇회째 가야 에필로그가 나오는겁니까.
A : 한 1x회쯤?
Q : 그러면, 시험이 끝날때까지의 얘기. 어떻게 수습하실겁니까.
A : 걱정마세요. 이제부터 전개가 빨라집니다(?) 같이 시험공부하는건 어차피 반복이니까.
Q : B분기에서는 호진이가 누구랑 맺어지는겁니까.
A : 역시 아직 모릅니다.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서 갈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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