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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10.31 09:19

LiTaNia 조회 수:588 추천:2

extra_vars1 7-C. 실망할지 안할지는 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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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산을 우산걸이에 넣고, 집에 들어왔지만, 내 방 상태는 내가 조금 치우긴 했지만 여전히 심각하긴 마찬가지였다. 희연이가 내 방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역시 방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광경에, 희연이도 말이 없었다.


"희연아.. 실망했지?"
"..쬐끔. 호진아. 내가 깨끗이 치워줄께. 걱정마."


그리고.. 희연은 무려 내 방을 치워주고 있었다.
희연이 혼자 치우고 있기에는 너무 미안해서. 나도 거들었다. 사실 원래 내가 다 해야 하는건데 그동안 귀차니즘에 빠져서 못하고 있었을뿐.


그러기를 얼마 후.
내 방은 완전히 깨끗해졌다.
이제야 뭔가 '사람이 사는 공간' 다워졌다고 할까.


"희연아. 고마워.."
"뭘. 이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지."


이봐요. 이건 '당연히'가 아니라구요. 뭔가 부담되는것도 이정도면 너무 심한거 아닐까.


내 방을 다 치우고 나서, 테이블 하나를 펼쳤다. 내 책상은 둘이 앉기는 그렇기에. 그리고 참고서와 교과서, 공책을 꺼내서 테이블에다 넣었다.


희연이도 가방에서 교과서, 공책, 참고서를 꺼냈다.


"호진아. 내가 먼저 있었던 학교에서는 화학이랑 생물 배웠었는데 여기에서는 물리랑 생물 배우네? 물리 좀 가르쳐줘."


저런. 내가 제일 자신없는 부분이 물리인데.
어쩔 수 없지. 안되는 실력에라도 가르쳐줘야겠다.


"응.. 계속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등속도 운동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그래프로 그리면.."
"아. 알것같아. 호진아."


그런데. 왜 과학쪽 과목을 가지고 온것인가. 희연이도 설마 이과지망? 나야 원래 이과 지망이긴 하지만.


뭐 결국 수업들이 다 이어지긴 하니, 희연이 얘. 조금만 봐도 금방 이해하네. 정말 내 짝이 이렇게 무서운 여자애라는것이 안믿긴다.


이건. 마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수준이잖아. 그나마 물리는 희연이가 먼저 학교에서 안배웠던거라 내가 약간 가르쳐줬다고 해도. 생물쪽은 진짜 답이 안나오네.


"희연아. 이 문제.. 모르겠어."
"호진아. 이거는.. 삼투압 조절로 이렇게 되는거잖아."


정말 이공계쪽에 인재 하나 나오겠네.


일단 물리랑 생물은 어느정도 마무리 짓고, 이제 수학을 꺼내봐야지.


"이 식에서 두 근이 모두 양일 조건이 뭐였더라.."
"호진아. 우선 여기서 b²-4ac를 구하면 이렇게 되니까."


맞다. 그거였지. 역시 수학은 공식들이 많아. 이걸 다 외우려고 했다가는 미친 짓이고 이해를 해야 한다지만..


그런데. 보통 여자애들은 수학이나 과학쪽에는 약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역시, 희연이는 보통 애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애가 왜 나한테 부담스럽게 붙는 것인지 모르겠다.


희연이랑 공부를 같이 하고 있는데, 마침 문자가 왔다. 수영이한테서 온 문자였다.


'호진아. 오늘 저녁에 공원에서 만나기로 한거 잊지 않았지? 기다리고 있을께. - 수영이가'


...이런 문자. 도대체 왜 하필 희연이가 있을때 왔냐구요.


"호진아. 그 문자, 뭐야?"


희연이가 물어봤다. 뭐라고 이럴때는 둘러대야 하나.


"아.. 그냥 친구한테서 온거야."
"설마, 그 지갑 찾아줬다는 그 애 아냐? 아니면 나래라던가.."
"에이, 설마."


희연이가 전학온 이후로 희연이 뿐 아니라 여자애들하고의 대화가 많아지니까, 희연이가 유난히 신경쓰고 있는 모양이다. 희연이가 다 좋지만, 부담스러운 면은 좀 아니다.


뭐.. 어쩔 수 없다. 이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서, 과일이나 좀 가져와야지.


다행히도, 집안에는 딸기가 조금 있었다. 약간 시기가 늦긴 했지만. 그냥 먹기는 그렇고, 부엌에서 딸기를 씻어서 꼭지를 뺀 뒤에 접시에 담아서 포크 두개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가야지.


딸기를 가지러 가면서 수영이한테 답장문자 보내야지.


'응. 좀있다 만나'


그리고 딸기를 가지고 방 문을 열었다.


"자~ 좀 늦긴 했지만. 딸기를 가져왔습니다."
"와와~ 호진아, 잘먹을께~"


사실. 지금 부모님이 안계신 시점에서. 내가 갖다먹기 귀찮아서 딸기가 여태 남았다고는 절대 말 못하겠다. 이제 여름이니. 나중에 희연이가 올 때는, 여름에 알맞은 다른 과일을 사야지.


지금 희연이가 있어서 수영이한테 답장을 제대로 못한건 아쉽다. 하긴 이 세상에 나보다 좋은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호진아. 아앙~"


희연이는 나한테 딸기를 먹여줬다.


"냠냠"


그런데, 이상하게 별로 딸기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게다가, 이상하게 창밖에서 뭔가 살기가 느껴져. 살기를 느끼고 움찔하고 있는걸 희연이도 봤나보다.


"호진아, 왜그래?"
"아.. 오래 앉아있었더니 몸이 약간 뻐근해서."
"호진아, 잠깐 컴퓨터에서 내 미니홈피 들어가도 돼?"
"물론이지."


뭐 희연이가 여기 온 것은 공부하러 왔다고는 하지만.. 설마 incoming 폴더 건드리는건 아니겠지. 희연이 돌아가고 난 다음에 비밀번호 걸어놔야지.


희연이의 미니홈피는 여전히 예뻤다. 정말 희연이라는 애. 도대체 못하는게 있기나 하는걸까. 아직 희연이가 전학온지 얼마 안 되어서 우리학교에서는 친한 사람이 없는것 같지만. 먼저번 학교에서는 친구가 정말 많았던것 같다. 소희월드 미니홈피 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놀고 싶어도 조금 참고, 시험 끝나고 나서 정말 재미있게 놀아야지.


이렇게 같이 있다보니, 어느덧. 날이 깜깜해졌다. 더이상 밖에 비는 안오는것같다.


"앗. 날이 어두워졌네. 호진아. 나 이제 나가볼께. 내일도 같이 공부하자~"
"응, 내일 학교에서 봐~"


그렇게, 희연이는 여자가 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런 어두운 길을 여자애가 혼자 걷게 만드는 것은 매너가 아니지. 일단 희연이를 바래다줘야겠다. 비도 그쳤겠다.


"호진아. 이럴 필요는 없는데.."
"아니야. 요새 밤길이 위험해서 바래다주는거야."


뭐 그래도 조금만 걸어가니 희연이네 집이 나왔다. 유일아파트네. 저층 아파트라서, 엘리베이터는 없는 곳이지.


"호진아. 바래다줘서 고마워."
"뭘.. 이정도는 해줘야지."


그리고 다시 혼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 공원으로 들러봤다.


역시 공원에는 어린애들이 신나게 놀고 있고, 산책하는 사람도 보이고.. 별의별 사람들이 다 보인다. 뭐 언제나의 풍경이지. 나도 어렸을 때는 공원에 있었던 놀이터에서 참 신나게 놀았고 말이지.


그리고, 그 언제나의 풍경 속에는.


"호진이, 와줬구나."


언제나가 아닌 풍경도 섞여있기도 하다. 아니, 내가 공원에 요새는 잘 안와서 못봤을지도 모르겠지. 공원에 있는 수영이를.


"수영아, 안녕."
"호진아,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불렀어."


그래. 생각해보니 수영이가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지.


"그 때 호진이랑 같이 들어왔던 여자애.. 전에 공원에서도 봤던것 같은데, 어떤 애인지 정말 궁금해."


나래 말이구나. 생각해보니 그 때 수영이가 공원에 왔을때도 나래 때문에 살짝 오해가 생겼었고, 내가 나래랑 들어갔던 생과일주스집 깡통모아가 수영이가 알바하고 있었던 곳이었으니, 수영이가 나래를 궁금해했던 건 당연하겠지.


"그 애.. 내가 어렸을 적에 친했던 동생이야. 내가 여기로 전학오고 나서 한동안 못봤는데, 얼마전에 다시 만나게 된 거였어."
"그렇구나.. 호진이 나가고 나서, 여자애 두명이랑 같이 있었던 거. 봤어."


그렇다면, 어제 희연이랑 나래가 서로 나를 놓고 자기꺼라고 했었다가 둘 다 삐져버린 것을 봤었단 말인가. 수영이 얘도 뭔가 무섭네.


"호진이, 여자애들한테 인기 정말 많은가봐."
"아냐. 전혀."


나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이 이해가 안된다니까. 나 정말 그런 애 아니었는데. 희연이가 전학오고 나서 나한테 달라붙더니, 얼마 안되어서 나래랑 재회하고..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나도 모르겠어.


"호진아, 효선이한테 얘기 들었는데.."


효선이한테 들었던 얘기라면, 내가 효선이한테 수영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했었지. 친구가 하나 더 생기는건 좋은거지만..


"나랑.. 친해지고 싶어? 나.. 호진이한테 실망밖에 안 줄텐데.."


하지만 수영이가 그럴 애로는 안보여. 오히려 나야말로 수영이한테 실망을 주고 있는게 아닐까.


"괜찮아. 실망같은거 안할거야. 하게 될지 안될지는 나중에 봐야 알겠지."
"아냐. 그래도 호진이는 나한테 실망하고 말거야.. 호진이 곁에는 나보다 더 좋은 애들이 있는것 같은데.."


역시 수영이는 낯을 가리는듯 하다. 도대체 실망할 일이 뭐가 있다는 것일까.


"호진이도 착한 애같은데.. 나같은 애가 호진이한테 실망을 주기는 싫어."
"아냐. 수영이가 그럴 일은 없을거야."
"그럼.. 나 집에 가볼께."


지금은 날이 어둡다. 요새 세상이 많이 무서워서 이 어두운 저녁에 여자애 혼자 걷게 하는건 좀 아니다.


"수영아. 혹시 집이 가까우면, 내가 바래다줄까?"
"그럴 필요, 없는데.."
"아냐. 수영이같은 애가 밤에 혼자 집에 가다가 무슨 일을 당하면 어떡해."
"괜찮아.. 나 혼자서 잘 다녔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결국 수영이는 어쩔 수 없이 나랑 집에 같이 갔다. 그런데, 기분탓인가. 아까 공원에서부터 어떤 단발머리 여자애가 계속 나랑 수영이를 지켜봤던것 같은데.


에이, 설마. 잘못 봤겠지. 그런데, 수영이를 따라서 온 곳은.


유일아파트?


여기 희연이가 사는곳 아니었나. 수영이도 여기 살고 있었단 말인가.


"수영이.. 여기 살아?"
"응.. 왜?"
"아냐. 내 친구 중에 여기 사는 애 있어서."


그게 차마 희연이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그래, 그럼 잘가.. 나중에 봐."
"응.. 잘있어."


그렇게 수영이랑 어색한 인사를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설마 희연이가 나랑 수영이를 발견한건 아니겠지. 아니길 바래야지.


에이. 오늘도 저녁을 먹고. 희연이가 가르쳐준거를 좀 더 잘 봐야겠다.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된다.


날은 또다시 지나고. 오늘은 어제와는 달리 맑은 날씨다. 물론 밥을 먹고 나서면


"호진아, 좋은 아침!"


희연이가 반겨주는 것도 이제 익숙해졌다. 하지만 희연이가 좋아서 익숙해졌다기보다는, 이제 희연이를 너무 많이 봐서 어쩔 수 없이 눈에 익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희연이가 웬지 신경이 많이 쓰인다. 희연이 때문에 다른 애들과 얘기하기도 어려워지고. 정말 이렇게 계속 희연이랑 같이 등하교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희연아."
"응?"
"시험 끝나고 나서는.. 그냥 집에 따로 가면 안될까?"
"갑자기 왜, 호진아?"
"그냥.. 계속 같이 가니까, 뭔가 좀 부담스러워서.. 학교에서도 안좋은 얘기가 들리는것 같구."
"호진이가 그러고 싶다면.. 생각 좀 해볼께.'


그리고 도대체 어제 느꼈던 살기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진다.


교문을 지나서 학교 건물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건물에 있는 문에 이런 종이가 붙어있었다.


'공고. 1학년 11반 조민서. 위 학생을 교칙 위반으로 정학 처리합니다. -유일고등학교-'


역시. 조민서. 결국 저렇게 되었구나. 그러기에 여장 하고싶으면 학교 밖에서 하란말야. 미스 유일 같은데서 말이지.


뭐 오늘도 시험범위 천천히 체크하고 넘어가야지. 희연이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역시 점심을 내 것까지 싸왔고. 너무 힘들지 않을까나.


희연이랑 점심을 먹고 돌아와보니, 누군가가 우리반 교실로 들어왔다. 그것도 한명이 아닌, 두명이 같이.


"어, 김수환. 네가 여긴 웬일이야."
"그러는 박소현. 너야말로 여기는 또 왜 왔어."
"난 단지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어서인데."
"나도 여기에 내가 관심있는 애가 있어서."
"오호라. 박소현. 너가 남자에 관심있을때도 있었어?"
"그러는 김수환. 너도 여자에 관심있었냐?"


수환과 소현 둘이 아웅다웅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려고 하니, 수환이 녀석이랑 눈이 마주쳤다.


"희연이는 지금 속고있어. 너같은 녀석이 도대체 희연이한테 어떤 콩깍지를 씌워놨는지 몰라도. 네놈하고는 승부를 봐야겠어."
"스.. 승부라니."
"이번 기말고사 때, 네 녀석이 성적이 잘 나오면, 나는 희연이를 깨끗이 포기하도록 하지. 대신에. 내가 성적이 잘 나오면, 희연이를 순순히 나한테 넘겨줘라."


그리고 수환이는 자기 할 말만 다 하고 사라졌다. 그런데 문제는 소현이까지.


"야!! 저..녀석. 어째 내가 하려는 대사를 그대~로 하고있었냐."


그렇게 말해놓고 돌아갔던 것이다. 도대체 소현이의 목적은 뭐였기에.


"호진아. 나 절대 저런 애한테 안뺏기니까, 걱정마."


처음부터 나를 멋대로 자기꺼라고 한게 희연이 아니었었나. 역시 나랑 희연이랑 학교에서는 계속 같이 있다보니까, 벌써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


내가 이번 기말고사 성적은 만회해야 하겠지만.. 수환아. 제발 희연이 좀 가져가줘라. 그러면 다른 애들 눈치가 안보이잖어.


수영이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졌네. 어쩔수없이 화장실에 들러야지.


"호진아, 어디 가?"
"잠깐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데, 저기 있는 애, 분명히 수영이다. 그런데..


"구수영! 애가 너무 건방져."
"미..안."


누군지는 몰라도, 수영이가 다른 애한테 쩔쩔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인거지. 그런데 그 애도 분명히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 생각이 안나네.


그래도 일단 한마디 해야 하는거 아닐까. 앞뒤 상황을 알아야 하긴 했지만.


"누군지 몰라도, 너무 심한거 아냐?"


그러더니 수영이를 괴롭히던 애가 이쪽을 바라보고 나서, 교실로 바로 돌아갔다. 저 여자애. 분명 어디서 많이 봤어.


"호진아.. 이럴 필요는 없었는데."
"그런데, 무슨 일이야?"
"아.. 무것도 아니야."


수영이도 다시 교실로 돌아갔다. 나도 우리반 교실로 돌아가야지. 자리에 돌아가자마자, 희연이가 물어봤다.


"호진이, 왜 이렇게 늦었어?"
"조금 볼 일 보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리고 남은 수업은 어김없이 이어졌다.


잠시 쉬는시간. 여전히 희연이는 피곤했던지 잠깐 잠이 들었다. 희연이가 잠든 틈을 타서, 효선이한테 뭔가 물어봐야지.


"어, 호진이네."
"효선아. 물어볼게 있어. 혹시 수영이를 괴롭히는 애.. 있어? 아까전에 복도에서 누가 수영이를 괴롭히고 있었던 걸 봐서서."


효선이는 잠시 말이 없다가, 잠시 후에 입을 열었다.


"응. 정혜림이라고, 수영이가 얘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해. 이유도 모른채로 수영이를 괴롭히고 있는데."


가만, '정혜림'이라는 이름. 분명히 어디서 많이 들었어. 하지만 얘가 어떤 앤지 기억은 안나는데, 이건 뭔가 아니잖아. 마음을 잘 열지 않는 애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괴롭힌다니. 이건 마음을 더 안 열 수 있는거잖아.


방과 후에 그 혜림이라는 애한테, 한마디 해줘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효선아, 나 왔어! 어라? 호진이도 같이 있었네."


별로 반갑지 않은 손님 역시 우리반 교실로 들어왔다.


"앗. 아름이 왔구나."


물론 효선이랑 아름이랑 친해서 효선이 또한 아름이를 반갑게 맞아줬다. 하지만 아름이라는 애. 내가 보기에는 뭔가 확실히 아냐.


"효선이랑 호진이,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하긴 효선이랑 아름이가 친해서 물어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웬지 아름이가 끼어들었다가는 뭔가 더 골치아파질 것 같은 분위기인데.


"아, 호진이가 수영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해서 수영이 얘기하고 있었어."
"수영이면.. 10반에 있는 그 가슴 큰 애?"


어이어이. 이봐요. 아름양. 수영이에 대해서 그런 쪽으로만 보는건 좀 아니지 않나.


"오호, 호진이가 그 애랑 친해지고 싶다니. 뭔가 재미있을 뻔 했는데."
"재미있을 '뻔'은 뭐야?"
"평범한 사랑얘기같은건, 뭔가 재미가 없어서 말이지."


역시 이 아름이라는 애는, 이런 일에 끼어들만한 애는 절대 아니다.


"아름이 너 요새도 파라파라인가 그거 해?"
"응. 이번 토요일에도 파라모임 있어서 거기 가기로 했어."


파라파라라면 분명히 빠른 댄스곡을 틀어놓고 팔동작을 이용한 춤인데. 파라모임이라는건 또 뭐야. 파라파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건가.


"그럼, 나 가볼께."
"응. 잘가. 나중에 봐."


아름이는 그렇게 돌아갔다. 그리고 아름이가 돌아가고 나서..


"아름이가 내 친구이긴 하지만, 가끔 저럴땐 내 친구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설마 내가 현석이를 보는 시각이랑 효선이가 아름이를 보는 시각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현석이 또한 아름이는 자기랑은 다르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뭔가 거기서 거기 같은데.


쉬는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수영이네 반인 10반에 한번 가볼까. 저런. 복도에 마침 혜림이가 오고 있네. 한번 한마디 말 해야지.


"이봐. 도대체 왜 그렇게 수영이를 괴롭히는거야?"


그러더니 혜림이라는 애, 나한테 큰소리를 치며.


"너가 무슨 상관이야!!"


도대체 무슨 일인걸까. 더 물어봐야겠지만 마침 수업종이 쳤다. 어서 교실로 돌아가야지.


그리고 남은 수업은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거 뭔가 기분이 묘하네. 수환녀석. 제멋대로 희연이를 갖니 마니 하고 있는데. 글쎄. 희연이는 보나마나 싫다고 할 것이 뻔하고. 어찌되었건 이번 기말고사에는 중간고사때의 그 안습을 만회하기도 해야 하니까 열심히 해봐야겠다.


이제 마지막 수업도 끝나고, 종례가 시작되기 전인데. 현석이가 MP3플레이어로 뭔가를 듣고 있네.


"지금 MP3 플레이어로 뭐듣고있냐."
"니코니코 조곡이라는거다. 애니곡들과 게임 배경음악을 메들리로 만들어놓은거. 너도 들어볼래?"


약간 들어봤는데, 일본어를 모르니까 뭐가 뭔지 모르겠다. 뭔가 빠른 노래 같긴 한데.


"난 무슨 노래인지 모르겠다. 현석이 너는 여기 노래들 다 아냐?"
"중간에 모르는 것도 있는데, 대부분은 아는 노래들이지. 이게 원래 보컬버전 없었다가 나중에 보컬버전 나오고, 또 5명이 같이 부르는 버전이 나오고.."
"선생님 오신다!"


에이. 좀 더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다. 자리로 돌아가야지.


도대체 집에 빨리 가고 싶은데 뭔놈의 종례는 그렇게 기냐구요. 어쨌든, 긴 종례가 끝나고 집으로 가려는데, 문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박소현양. 당신 또 왜 왔습니까.


"아까전에는 수환이 녀석이 내가 하려던 말을 그대로 말해서 말을 못했었는데. 희연이라고 했나. 너. 이번 기말고사에 나보다 성적이 안 나오면 내 자리를 넘볼 생각은 포기해야 할거야. 그리고 너랑 붙어다니는 애도 포기하고."


그리고는 또 제멋대로 사라져버리네. 도대체 요새 왜 이렇게 제멋대로인 애들이 많은걸까. 쟤 정말 퀸카 맞긴 맞아?


"걱정마. 호진이는 내꺼고, 나는 호진이꺼니까."
"그랬었나?"
"응!"


글쎄. 소현이까지 왜 그럴까나. 내가 언제부터 희연이꺼였으며, 도대체 왜 나를 뺏네 마네 하는 것일까. 왜 다들 제멋대로인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왜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것인가.


지금 내 상황을 수영이랑 효선이도 알고 있으려나. 뭔가 상당히 난처한데.


어쨌든, 오늘도 희연이랑 같이 집에 가서 시험공부를 해야지.
희연이가 오늘 가져온 참고서들은, 도덕, 국사, 일반사회. 이번에는 문과쪽 과목들이네. 희연이는 도대체 어떤 것을 지망하고 있는것일까.


...라고 해도 막상 같이 공부를 해보니 희연이는 이쪽 과목들은 어제 했던 과목들에 비해서는 잘 안되는것같네. 뭐 그렇다고 해도 나보다는 잘하고 있지만. 희연이 얘. 확실히 이과지망 맞나보다. 깜박잊고 어제는 과일을 안사와서, 오늘은 오렌지주스라도 따라줘야지. 도대체 집에 남아있는 식자재들이 왜 이렇게 많은걸까.


"자~ 주스 따라왔습니다."
"와, 호진아! 잘먹을께~"


주스를 마시면서, 오늘 자기들끼리 멋대로 나랑 희연이한테 기말고사 성적 승부를 건 애들에 대해서 희연이랑 얘기해봤다.


"그런데, 도대체 걔네들. 왜 제멋대로 승부를 걸어온걸까. 나한테나 희연이한테나."
"호진아. 나 그런애한테 호진이를 뺏기지는 않을거야. 이번에 열심히 해보자."
"그리고 제멋대로인 사람은 또 있고 말이지."
"호진이가 진다고 해도 나는 그 수환이라는 애한테 절대 안갈거야. 호진이는 내가 찜했으니까."


그리고 희연이는 자신도 그 '제멋대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다들 오해를 하고 있고.


그러니까, 수환군. 제발 희연이 좀 가져가 주세요. 네?


주스를 다 먹고 나서, 희연이는 또다시 나를 불렀다.


"호진아."
"응?"
"다른 애 만나는 거, 정말 아니지?"


설마 어제 수영이랑 공원에서 얘기했던 거, 희연이도 눈치챘으려나. 그 단발머리 여자애가 희연이랑 관계가 있었던 것일까.


일단 그래도 모르는척 해봐야겠지.


"아니야. 다른 애 안만나."
"정말이지."
"응."


조금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희연이랑 같이 하는 공부는 이어졌다.


이렇게 같이 공부를 하고나니 날이 또 어두워졌네. 오늘도 희연이를 바래다주고 와야지. 일단 이런것이 매너니까.


"호진아.. 이럴 필요는 없는데. 고마워~"
"요새 밤길 무서우니까.. 조심해야지."


이렇게 유일아파트로 희연이를 바래다주고 나서, 내일 희연이랑 같이 공부할때 먹을 과일을 미리 사러 할인마트로 가야지. 집에 반찬도 떨어져서 장도 볼겸.


동네 할인마트에서 반찬거리라던가 과일이라던가 다 사고, 양손을 무겁게 하고 집에 가는 도중이었다.


공원에는 오늘도 딱히 특별한 것은 없지만.. 벤치에 앉아있는 저 여자애. 분명히 수영이다. 저 긴머리에 헤어밴드인데 내가 아는 애면.. 수영이밖에 없다.


"앗. 수영이 여기에 웬일이야?"
"호진..이야?"


내가 수영이한테 말을 거니까, 수영이도 이쪽을 바라봤다.


"그 혜림이라는 애.. 왜 수영이를 그렇게 괴롭히는거야?"
"별일.. 아냐. 그런데.. 왜?"


수영이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것. 수영이의 표정에서 확실히 티가 나.


"수영이가 힘들어 하는것 같아서.. 수영이를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


수영이는 잠시 말이 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면서 말했는데..


"호진이는.. 착해. 그런 호진이한테, 나같은 애는 정말 안 어울리는데..."
"아니야. 수영이도 좋은 애인걸. 그런데.. 궁금한게 있어."
"어떤.. 건데?"
"그때 생과일 주스 집에서 나왔던 'LOVE♡SHINE'이라는 노래, 아는 노래야?"


그러더니 수영이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


"호진이도.. 그 노래 알아?"
"응. 내가 비트매니아 IIDX 게임에서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데."
"그게 거기꺼였구나.. 난 효선이가 들어보라고 해서 들어봤는데, 그냥 내 마음에 들기에.. 틀어봤어."


효선이가 수영이한테 그 노래파일 하나만 준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 노래가 담긴 BeForU 앨범을 통째로 준 것이었을까. 한번 나중에 물어봐야지.


지금 양손에는 장을 보고 와서 손이 무겁긴 하지만, 그래도 수영이를 데려다줘야겠지.


"이럴 필요.. 없다니까."
"그래도.. 밤에는 위험해서 그래."


그리고 수영이는 집으로 돌아가고, 나도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내 앞에 있는 단발머리 여자애. 분명히 어저께 그 애다.


"당신이.. 언니가 좋아한다는.. 그 사람이군요."


이 소녀의 언니가 나를 좋아한다라. 도대체 누구지.


"누..구신데 저를 아는거죠."
"당신한테 제 이름을 알려주고 싶지는 않군요. 언니가 왜 당신같은 사람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소녀는 반대방향으로 가버렸다. 도대체 저런 동생이 있는 애가 누구일까. 동생도 꽤 예쁜걸로 봐서. 언니도 예쁠 것 같긴 한데.


그런 이유로 오늘도 희연이랑 같이 공부한 것들을 복습하고, 자야지. 그 수환이라는 녀석. 도대체 어떻게 희연이를 뺏는다는건지. 나로서는 도저히 모르겠지만.


뭐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대충 아침식사를 하고 문을 나섰다. 나같은 사람을 '대충형 인간'이라고 하는 것인가. 매사에 인생을 단순하게 살아가니.


문을 나서면 오늘도 어김없이.


"호진아, 좋은 아침!"


희연이는 나를 맞아줬고. 이제 이것도 익숙해졌다. 이제는 희연이랑 같이 등하교를 하는게 완전히 일상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게 지금 내 생각이다. 희연이 혼자만 나한테 붙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희연이 말고 나래라던가, 소현이라던가.. 게다가 걔네들이 마주쳐서 서로 토라지기도 하고.


이호진. 17년 인생에 이렇게 물건짝으로 전락하는건가.


어제 만났던 여자애가 혹시 희연이 동생이 아니었나.. 물어봐야지.


"희연아, 혹시 희연이한테 동생.. 있어?"
"응. 있어."
"혹시.. 그 동생이 단발머리 아냐?"
"맞아!"
"어제 길에서 만났는데.. 희연이랑 많이 닮아 보여서 혹시나.. 해서."


역시 그 애는 희연이의 동생인게 확실하다.


가만. 그렇게 되면. 나랑 수영이랑 얘기했던 것을 희연이도 다 알고 있다는건데. 그 동생이라는 애가 희연이한테 다 말했다면.


큰일났다. 나 진짜 큰 실수 했어. 역시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3교시가 끝나고 나서, 잠깐 볼 일을 보러 화장실로 가던 중, 민애선배랑 마주쳤다.


"호진군. 오랜만이네."
"네.. 안녕하세요. 민애선배."
"호진군. 전에는 신청곡을 많이 올리더니, 요새는 신청곡 올리는 것이 뜸하네. 무슨 일 생긴거야?"
"아니요. 그냥 시험기간이라서 시험공부 하다보니까.."
"그래. 앞으로도 신청곡 있으면 방송실 사연함을 자주 이용해 줘."


그리고 민애선배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시험 끝나고 나서 다시 노래를 신청해볼까. 요새 노래 신청에 대해서 딱히 생각해보지는 않아서.


교실로 돌아가보니, 희연이는 아직 엎드려서 자고 있다. 효선이한테 그 수영이가 틀었던 노래에 대해서 물어봐야지.


"아.. 그 BeForU 1집 말하는거구나."


역시 BeForU 1집을 수영이한테 통째로 줬다는 것이군.


"그런데 효선이는 그거 어떻게 알았어? 그거 리듬게임 안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아.. 그거 아름이가 전에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CD 잘못 샀다고 해서 나 준거였어. 그런데 내가 듣기에는 아니라서 수영이 줬는데, 수영이는 좋아하는거 같더라."
"수영이가 알바하는 생과일주스집에서 그 노래 틀기에 깜짝 놀라서."
"아.. 거기서 그거 틀었었구나."


역시 악의 근원 유아름. 하지만 이 애가 의외로 도움이 될 때 도 있구나.


4교시가 끝나고 오늘도 찾아온 점심시간.


이제는 희연이랑 같이 옥상에서 희연이의 도시락을 먹는것도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오늘도 옥상을 향하는 도중, 점심방송을 준비하는 민애선배랑 또다시 만났다.


"어. 호진군, 또 만났네. 그리고, 옆에는 그 전학생?"
"민애선배. 안녕하세요."


그러고보니 희연이는 민애선배를 모르지. 희연이한테 민애선배 소개해야겠다.


"이분은 방송부에 계시는 선배야. 점심방송은 이분이 하고 계셔."
"안녕하세요~ 호진이의 짝인 김희연이라고 해요."
"둘이 사이가 정말 좋은가봐. 그래. 희연이도 혹시 노래 좋아하는거 있으면 방송실 사연함에 신청해줘."
"호진이는 제꺼니까요. 노래도 한번 나중에 신청해볼께요."


그런데 언제부터 내가 희연이것이 되었단 말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물건짝이 아니라구.


"그래, 둘다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고, 잘가~"
"안녕히가세요, 민애선배."


그리고 옥상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또다시 우리의 대화는 이어진다.


"희연아. 한가지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응?"
"나.. 희연이 때문에, 웬지 많이 불편해. 희연이가 나한테 잘해주고 싶은건 알겠는데.. 다른 애들도 많이 불편해하고 있는것 같아.. 도시락 같은건 안싸줘도 돼. 그냥 식당에서 먹어도 되니까."
"하지만.. 나는 호진이한테 해주고 싶은게 많단 말야. 이거 말고도."


이거 말고도라면, 도대체 뭘 더 해주고 싶단 말입니까. 정말 이런 상황을 보고 '막장'이라고 하는것입니까.


"그래도.. 나는 이렇게 부담스러운 애는.. 내 이상형이 아니라서."
"그런가.. 호진이 이상형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 나는 호진이가 좋기만 한데.."
"그 수환이라는 애가, 희연이를 엄청 좋아하고 있는것 같은데. 걔는 왜 싫어?"
"호진이에 비해서. 모~든 것이 딸려. 죄다. 전부. 그러니까, 호진이가 시험 잘 보든 못 보든, 나, 호진이한테서 떨어지기 싫어."


나. 벗어나고 싶어요. 희연이한테서. 누가 나를 좀 구해주세요. 그런데 누가 나를 구해주려나. 희연이 때문에 나래라던가, 수영이라던가.. 다 많은 상처를 받았지.


오늘은, 한번 수영이랑 같이 가야겠다. 수영이가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물론, 희연이한테는 비밀이고.


이렇게 옥상에서 희연의 도시락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옥상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
"호.. 진아, 여기는 웬일이야?"


옥상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수영이었다. 수영도 나랑 눈이 마주치자, 상당히 놀란 표정이다. 물론 나도 놀랄수밖에 없었고. 희연은 내가 왜 놀라는지 모르겠지.


...하지만, 내가 말을 할 틈도 없이, 수영이는 그 즉시 다시 돌아가버렸다.


"호진이.. 실망이야."


라는 말을 남기고.


이거 뭔가 큰일이다. 희연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수영이한테 오해를 풀어야 돼. 이 상황이 수영이가 보기에 딱 오해할만한 상황으로 보였어.


"희연아, 미안. 나 잠시 급한 일이 생겨서."
"야, 이호진!!"


그리고 즉시 계단으로 뛰어갔다. 희연이한테는 나중에 사과해야지.


- 다음회에 계속 -


18. 정혜림 : 17살. 여자. 수영이랑 같은 반. 이유를 모른 채로 수영이를 괴롭히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호진이가 많이 봤다고 하는 것을 보면 호진이랑도 관계가 있을지도?


네. 이번 회는 수영이랑 친해지려고 시도하는 호진이입니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수영이. 자기한테 실망할 것이라고 호진이한테 말하는데, 호진이가 과연 수영이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희연이를 또 어떻게 피할것인지. 역시 마음을 쉽사리 열지 않는 수영이였습니다. 게다가 희연이랑 같이 식사하는 상황 때문에 수영이한테는 제대로 오해가 생겼었겠죠. 그래서 오해를 풀려고 희연이를 남겨두고 수영이한테 달려가는 호진이. 과연 어떻게 될지.


공원에 있었던 단발머리 여자애는 A분기와 B분기 보신 분이라면 누군지 다 아시겠죠?


그리고 뒷이야기 하나.


사실 A Tale That Wasn't Right는 처음에 쓸 때 라이트노벨로 쓸까도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희연이는 뭔가 특수능력이 있는 애였고, 호진이가 그런 희연이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이상한 일들에 휩싸이는 이야기가 되겠죠. 하지만 그런 쪽으로 가면 오히려 더 수습불가가 될 것 같아서 그냥 학원물로 나가게 된 것입니다(?)


나중에 번외편에 관련 이야기를 적어봐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