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10.24 09:19

LiTaNia 조회 수:470 추천:1

extra_vars1 4-C. 오늘은 날이 아니었다. 
extra_vars2 36 
extra_vars3 127490-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일단 3회까지는 분기가 갈리기 전이고, 4회부터 분기가 갈리므로 4회부터 연재합니다.


이번에는 A나 B랑 공통되는 부분 표시는 생략하겠습니다.


-----------------------------------------------------------------------


혼자 오락실에 와보는것도 너무 오랜만이다. 지금 학교들이 끝난 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사람은 없다.


에이. EZ2DJ나 한판 더 해봐야지. Y-Gate 하드를 도대체 언제쯤 깨려나.


그런데 돈을 넣은 뒤에 보니. 게임기계가 돈을 먹었네.


"아저씨. EZ2DJ 이거 돈 먹었어요!"


그 말이 들린 즉시 뛰어오는 오락실 주인 아저씨. 열쇠로 EZ2DJ 기계를 열어서 걸린 돈을 빼내주셨다. 그리고 그 돈을 나한테 돌려주셨다.


그 즉시 기계에 붙어있는 '수리중' 스티커.


에이. 게임도 못하게 되었으니, 집에 일찍 갈까?


아니야. 이 오락실에는 EZ2DJ만 있는게 아냐. 펌프도 있고, 한쪽 구석에 있는 드럼 치는 게임인 '드럼매니아' 게임도 있으며, 또 '킹 오브 파이터즈 XI'나 '도돈파치 대왕생' 같은 스틱게임도 있잖아.


일단 '도돈파치 대왕생'부터 해볼까. 이런 슈팅게임을 해보는것도 오랜만이다. 내가 슈팅게임을 하면서 100원 넣고 가장 많이 가본게 1945-2에서 6판까지 겨우 가본거다. 그것도 완전히 운빨이었지. 5판 왕을 폭탄 다 써가면서 깨니까 6판에서는 당연히 죽었었던가.


역시. 첫판부터 어렵다. 이건 1945-2랑은 또 차원이 달라. 첫판은 겨우겨우 폭탄을 써 가면서 깼긴 했지만, 그 다음판에서 죽어버렸다. 도대체 요새 게임들은 왜 이렇게 어렵게들 나오는거냐구요.


하긴 이렇게 어렵게 나와도 깰 사람들은 다 깬다는게 더 무섭지. 얼마전에 희연이가 EZ2DJ 하는것도 그랬었고. 어떻게 펠하운드3 하드에 레벨레이션 노멀을 깰 수 있는거지. 그것도 그 노래들을 '처음 해봤다는' 희연이가.


나도 게임을 계속 하다보면 실력이 늘어날 수 있으려나. 드럼매니아도 한번 해볼까. 뭐 드럼매니아도 잘 하는건 아니지만. 이 오락실에 있는 드럼매니아 버전은 10th라서 각종 일본노래들이 많다.


동전을 넣고 우선 고른 곡은 '다이세츠나모노(大切なもの)'. 어째 이 노래를 사람들이 많이 하더라. 난이도 40인데도 불구하고 곡이 꽤 빨라서 중간중간에 체력을 꽤 요구하는 곡.


휴. 어찌어찌 S는 나왔는데 미스가 너무 많이 나와. 하다보면 좀 되려나.


그 다음에는 뭐가 좋을까. 그래. MONSTER TREE가 좋겠다. 난이도 59짜리. 페달을 계속 밟아야 해서 하고 나면 힘이 쫙 빠지는 곡. 역시 그 베이스들을 다 밟는건 힘들다. 결국 후반에 많이 놓쳤다.


그래도 S는 나오네. 운이 좋았다. 아슬아슬하게 퍼펙트+그레이트 합해서 95%.


S가 2번 나왔으니까 A만 나와도 엑스트라 스테이지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어려운 곡을 골라야지. 그래. '수정 ~눈동자 속의 미래~(水晶 ~瞳の中の未來~)'로 낙찰이다. 난이도가 67이나 되는 살떨리는 곡이다. 난이도 8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가 하니. 직접 해봐야 한다. 표기난이도가 숫자로 써있는거 생각보다 믿을게 못된다.


이럴수가. 어쩐지 좀 많이 말아먹었다 싶었는데 A도 아니고 B가 나왔네. 엑스트라 스테이지는 물 건너갔다.


에이. 오늘은 확실히 나보고 게임을 하지 말라는 날인것 같다. 그냥 집에 가야지. 아마 지금쯤이면 희연이도 청소 끝나고 집에 갔겠지.


집으로 가는 길에, 현석이를 만났다.


"여어. 호진이 이런곳에서 만나는군."
"그런데 현석이 너는 지금 어디가냐."
"NDD용 게임 사러 간다."


NDD라. 요새 인기 탤런트가 광고를 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지. 두뇌트레이닝에 애완견 키우는 게임에..


"그래. 게임 사서 재미있 해라. 나는 집에 간다."


저 현석이라는 놈이 예전부터 게임이랑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했었지. 그래서 집에 PX2 게임기랑, YBOX 180 게임기가 둘 다 있기도 하고. 그것때문에 집에서는 욕을 오질라게 먹기도 하지만. 그것에 빠져 사느라 온라인게임은 안하는 놈이지. 나도 온라인게임은 잘 안하지만.


그리고 집으로 가면서, 또 한명의 낯익은 인물과 마주쳤다.
저 안경은.. 틀림없는 민애선배다.


"어머나. 호진군이네. 지금 집에 가는거야?"
"민애선배. 안녕하세요."
"하교시간이 조금 늦네, 무슨 일 있었어?"
"아뇨. 단지 오락실에서 게임 좀 하다가.."
"호진군. 노는것도 좋지만, 너무 TV나 컴퓨터나 오락기로 많이 놀다가, 건강 해쳐. 그리고 그 때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학생'이 쓴 사연, 호진군 맞지?"


역시. 민애선배가 내가 쓴 글을 모를리가 없었던 건가. 그런데 내가 평소랑은 달리 헌글97로 쓴 거라서 쓴 사람을 눈치채기가 쉽지 않을텐데.


"어떻게.. 아셨어요?"
"호진군이 자주 점심방송에 신청하니까, 호진군이 쓰는 글. 모를리가 없잖아. 정말이라면, 호진군 다시 봤는데. 그런데, 누나는 정말 호진이한테 궁금한게 있는데 말야."
"어떤.. 거예요?"
"그 사연에 있는 얘기 중에서, '3류 미연시'라는거, 뭐야?"


이런. 역시 민애선배가 '미연시'가 뭔지 알 리가 없지.


민애선배도 여자이니, 미연시에 대해서 그대로 얘기하면 민애선배가 분명히 나를 이상한 놈으로 보겠지? 이거 어떻게 돌려서 얘기해야하나, 고민이다.


"말하기 어려운가봐. 그래. 호진군 마음 이해해. 호진군도 남자애인걸. 그래. 잘가. 학교에서 봐~"
"네.. 민애선배, 안녕히 가세요."


좀 많이 난처한 상황이었다. 하긴 길에서 민애선배를 마주칠 일이 평소에 없었으니. 그런데 민애선배는 그 사연이 내가 쓴 사연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나서 나를 도대체 어떻게 봤으려나.


민애선배도 지나갔고.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우리 집이다.


뭐 부모님이 해외출장가신 현재의 시점에서, 당연히 나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면, 지금 집 안 상황은 말이 아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폐인의 방 사진'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가. 내 방 상태가 완전히 그 상태이다. 부모님 계셨을때 이랬다가는 초죽음이지. 그런데 역시 부모님이 안 계셔서 치우는게 귀찮아서 내 방 상태가 이런 것 같다.


다음주 월요일날에는 희연이랑 같이 공부하게 되는데, 그 전에 방을 대충 치워야 하지 않을까나.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지. 지금 이 모습을 희연이가 보면 실망할 것이 뻔할것이다. 희연이가 오기 전에 방을 제대로 치워야지.


내가 이렇게 큰 맘먹고 방을 치워본 적이 언제였던가. 적어도 부모님이 해외출장 가시고 나서는 내가 이래본적이 없었지. 참 어떤 '계기'라는것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가보다.


방을 치우면서, 어제 수영이가 만들었던 자수정 팔찌가 눈에 띄었다.


수영이는 분명히 '많이 어색'했다고 하지만, 이거 정말 고1 여자애가 만든 솜씨가 맞단 말인가. 내가 이런 것을 잘 볼 줄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이거, 정말 잘 만들었다. 이런걸 직접 만들었다니. 일단 수영이한테 문자 한번 보내볼까.


'늦게 문자보내서 미안해, 수영아. 팔찌 정말 예뻐. 고마워.'


하지만, 수영이한테 답문자는 오지 않았다. 혹시 어제 나래때문에 기분이 상해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수영이도 많이 바쁜 것일까. 그래도 일단 수영이한테 고맙다는 말은 전해줬으니까. 다음주에 학교에서 한번 잘 말해 봐야지.


지금은 하던거나 계속 해야겠다. 지금 내 방을 치우고 있었지 아마.


그러기를 얼마 후.
내 방은 처음보다는 많이 깨끗해졌다.
아직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모자라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희연이가 보기에 기분이 상하지는 않겠지. 아니. 기분이 상하지 않기를 바래야지. 일단 내가 할 수 있는대로 치웠으니까.


이제 식사를 좀 해야지. 어쩌다보니까, 완전 간식시간에 식사를 하게 되네. 제 때 식사를 안하고 아무때나 하게 되면 살이 찐다는데. 뭔가 큰일났다. 하지만 나는 아까전까지 바빴었다구.


대충 밥을 먹고 나서, 컴퓨터나 좀 켜볼까. 인터넷에서 한번 요새 좋은 노래가 뭐 있나 찾아봐야지.


그나마 프레이아가 GLIDE로 선전하고 있긴 하지만, 프레이아는 이전에 분명히 소몰이 곡들을 불렀던 그룹이었고, 만약 프레이아가 처음부터 GLIDE 같은 곡을 불렀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바뀐 프레이아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하지만 사람들 중에서는 분명히 프레이아가 다시 소몰이를 하기를 원하는 사람, 분명히 있을거다. 윤지영이 있는 한 죽어도 그렇게는 안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대형신인 페어리테일(FT)? 도대체 신인이 대형이라는건 또 뭔 얘기일까. '꽃미남 아이돌 밴드이지만 실력까지 겸비했습니다'? 글쎄. 그런 고정멘트를 하는 애들 치고 실력이 좋은거 별로 못봤으니까. 타이틀곡인 '사랑앓이'를 한번 들어볼까나.


윽.


귀 배렸다.


니들 밴드라고 나온 애들 맞냐. 뭔 소몰이 발라드를 그대로 하고있어. 단지 밴드반주만 입혀진 채로.


게다가 리플을 보니까 이런것까지 보인다.


'FT 얘네들 음반도 직접 연주 안하고 세션 썼어요. 음반을 사면 유명한 세션맨들 이름이..'


너네. 밴드로서 자격 미달이야. 밴드라면 적어도 자기 음반은 직접 연주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분명히 얘네들 얼굴보고 좋아할 애들 많다에 한표다.


정화시킬 노래가 어디 또 없을까. 그래. 이거 딱 좋다. Cymbals의 Show Business. 일본의 시부야계 밴드라고 하는데, 지금은 해체된 상태지. 여성보컬 목소리도 참 좋은데. 드럼매니아에서도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동네 오락실에 있는 10th에는 이 노래는 없다. 연예계라는 것이 '쇼를 위한 비즈니스'라는 것을 경쾌한 리듬 속에 잘 꼬집는 노래랄까.


Only a few seconds of lips
몇초만 보이는 입술


(Worthes 10 thousand of words)
(만 단어보다 가치있지)


Only a bit piece of my wink
아주 짤막한 나의 윙크


(Worthes 10 thousand of flashes)
(만 번의 플래쉬보다 가치있지)


Everyone wants to see my face
모든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기 원하지


(Check your payment of TV)
(TV에서의 출연료를 검토해 봐)


Everyone listens to what I sing
모든 사람들이 내가 노래한 것을 듣지


(You can get it at record shops)
(레코드 가게에서 그걸 살 수 있어)


Riding on a wave, she will show up
물결을 타고, 그녀는 나타나겠지.


Like a dream, she will go
꿈처럼, 그녀는 가버리겠지.


Gettin' into a big black taxi
큰 검은 택시에 타고 있어.


(You know how busy she is)
(그녀가 얼마나 바쁜지 알지?)


"Let it faster, would you please?"
"빨리 달려주실래요?"


(You know what does she mean)
(무슨 의미인지 알지?)


Riding on a wave, she will show up
물결을 타고, 그녀는 나타나겠지.


Like a dream, she will go
꿈처럼, 그녀는 가버리겠지.


Will you recall it, this funny incident?
이 웃긴 상황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니?


Everyone wants to be like me
모든 사람이 나처럼 되고 싶어하지.


(Comes soon the end of her days)
(그녀의 끝은 빨리 찾아오지)


Everyone knows me as a dream
모든 사람이 나를 꿈으로 알지.


(What is the next to come?)
(다음에 올 것은 뭘까?)


With her, the world seemed to be rounding, ahh...
그녀와 함께, 세상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네, 아...


Will you recall it? This funny incident!
다시 떠올릴 수 있니? 이 웃긴 상황을!


Everyone wants to be like me...
모든 사람이 나처럼 되고 싶어해...


휴. 들을 만한 노래를 이렇게 들으니까 귀가 정화되는 느낌이다. 밴드라면 이래야 하는거다. FT같이 밴드란답시고 나오면서 소몰이나 부르는 그런 애들은 확실히 자격미달이다.


앗. TV에서 '별 금종' 할 시간이다. TV봐야지. 오늘 금종을 울릴 사람은 누구려나.


TV를 트니까 마침 시작되는 '별 금종'. 뭐 오늘도 항상 하던대로 각종 인기스타들이 나온다. 뭐 이번에도 어김없이 곧 음반을 내는 가수들, 곧 영화가 나오는 영화배우들이 보인다.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음반이나 영화가 나올때가 되면 그 음반을 새로 내는 가수들이랑 영화가 곧 나오는 영화배우들이 꼭 있더라. 그래서 홍보를 위해서 했던얘기 또하고 했던얘기 또해서 쇼프로 여러 개 보면 '쟤네들 무슨 얘기 하겠구나'라는게 짐작이 간다.


뭐 스타들이 웃고 떠들고 하는게 재미있긴 하지만. 같은 얘기도 여러군데서 보면 질린다고나 할까. 그래도 재미있긴 재미있다.


'별 금종'이 끝났으니 이제 다시 컴퓨터나 쳐볼까. EZ2DJ 커뮤니티 사이트인 Theme of EZ2DJ에는 글이 또 올라왔다.


'정말 그때 그 유일게임프라자에서 EZ2DJ 하는 여자애 아시는분 없으세요?
유일고 교복을 입고 있었고.. 짧은 반머리였고.
남자랑 같이 있었는데 여자가 위어드웨이브 하드까지 깼고..'


그리고 그 밑에 어느샌가 달린 리플.


'반머리에 위어드라면.. 기억나네요. 우주오락실 없어지기 전에 거기에 해성여중 교복 입은 여자애가 EZ2DJ 하고 있었던거. 걔도 반머리였던것 같은데 그때 교복입은 여자애가 프란틱 슈퍼하드 깨는거 처음 봤어요.'


역시. 희연이. 얘 분명히 전학오기 전에도 유명했었던 게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그 여자애가 지금 학교에서 내 짝이 되어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밑에는 더 비범한 글이 올라왔다.


'충격. 인터넷 얼짱 조민서. 알고보니 남자였다?!'


역시 내가 굳이 안퍼뜨려도 이런건 알아서 퍼지는구나. 보니까 민서가 인터넷에서도 엄청 유명했었던것 같은데.


인터넷에서 얼짱으로 뜬 뒤에 결국 연예계에 데뷔를 하는 스타들이 많지. 요새 구리더로 전락해버린 구선혜라던가. 민서도 만약 여장남자가 아닌 처음부터 진짜 여자였다면 연예계에 데뷔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는데.


역시. 본모습과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이 연달아 걸렸구나. 민서놈. 저게 걸리고도 과연 여장을 하고 돌아다닐 수 있을까. 그런데 도대체 저녀석 우리학교 여자교복은 어떻게 맞췄을까.


그리고 그 밑에 있는 글.


'안습 - 나미혜 안티 카페, 폐인들에 의해 호나우징요 팬카페로 변하다'


그렇지. '거침없이 로우킥'에 나왔던 나미혜. 얘 안티카페가 최근에 축구선수 팬카페로 변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읽어보니.. 정말 눈물난다.
도대체 그 안티카페 운영자라는 놈. 단지 키보드만 쳐대는 그런 폐인들의 협박에 못이겨서 카페 운영자자리를 넘겨주냐. 그래서 당연히 회원들은 다 빠져나가버리고..


정말 이 사이트. 단순히 EZ2DJ 얘기만이 아니더라도. 볼만한 게 굉장히 많다.


어느덧 글을 보다보니 '유한도전' 할 시간이네. 회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재미가 더 늘어나는 유한도전. 몸으로 웃기는 MC들이 진짜 눈물나게 웃긴다.


내일은 어디가서 놀까나. 일단 현석이한테 전화를 해 봤다.


"여보세요. 호진이 웬일이냐."
"나 내일 할 게 없는데, 혹시 현석이 너네집에서 게임 같이 해도 되냐."
"11시쯤 되면 부모님 교회 가시거든. 그때 잠깐 놀러와라."
"오케이."


겉보기에는 전혀 안 그래보여도, 현석이네 가족은 교회를 다니고 있다.
얼마 못놀긴 하겠지만 그래도 현석이네 집에 가보면 정말 완전 딴세계다. 휴대용 게임기 NDD도 있고, PX2에 YBOX 180 게임기도 있는데다가, 현석이 컴퓨터에는 각종 애니메이션들이 잔뜩 있다.


이래서, 친구는 잘 둬야 하나보다. 현석이가,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여기 전학온 뒤부터 친해진 놈이지.


그리고 혹시나 해서 희연이 미니홈피에도 놀러가봤다.


희연이 미니홈피는, 다시 봐도 정말 잘 꾸며져 있다. 다시 생각해도 이런 애가 어떻게 나의 짝이 되었는지 신기하다.


그냥 오늘 하루는 '썩은 어택'으로 마무리해야겠다. 딱히 아는 사람도 없는데 어째 이게임은 잘 되더라.


썩은어택을 하고 공부를 좀 하고 그러다보니 벌써 잘 시간이 되었네. 희연이가 공부를 잘하니까, 웬지 희연이랑 공부할때 창피 안당하려면 나도 뭔가를 좀 봐야지.


눈이 감긴다. 졸린다.


날이 밝아서 깨어나 보니, 나는 책상에 앉아있었고, 내 앞에는 '개념정리 - 수학 10-가' 책이 펼쳐져 있다. 공부하다가 잠들어버린건가. 왜 이렇게 우리나라의 학습지들은 다 수면제들일까.


깨어난 뒤에 보니까 이전보다는 그나마 집이 조금 깨끗해졌지만, 여전히 '폐인의 집' 이라는 흔적은 남아있다. 이거 여전히 뭔가 불안한데. 내일 희연이랑 같이 공부할 때 제발 희연이가 화를 안냈으면.


그런데 내 휴대폰이 왜 이렇게 수시로 울려대냐. 전화가 온 건 아닌데. 역시 새로운 문자가 와 있었군. 수영이한테서 왔네.


'나도 답장 늦게 보내서 미안해. 일하느라 바빠서. 그래도 당연한 보답인걸.'


문제는 수영이가 만든 그 팔찌가 '당연한 보답'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잘 만들었단 말이지. 누가 이걸 보고 고1 여자애가 직접 만들었다고 믿겠는가. 그리고 수영이가 일을 한다라..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뭔가 더 궁금해진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 뒤에 보니까, 현석이랑 약속한 시간이 점점 다가와간다. 현석이네 집에 놀러가야지.


수영이가 만든 팔찌를 팔에다 하고 가야지. 이 팔찌 보면 볼수록 계속 마음에 들어.


현석이네 집은 나랑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중간에 오르막길도 넘어야 한다. 그래서 현석이네 집에 갔다 오는건 힘들지만, 가서 얻는 것은 굉장히 많다.


집을 나서는데, 웬 포스터들이 붙었다.


'인기가수 프레이아 콘서트 - 유일체육관에서 열립니다. 게스트 - 스몰마마, 에픽로우'


오호. 프레이아 콘서트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리는건가. 윤지영, 안혜련, 조윤경. 얘네들을 볼 수 있다는건데. 프레이아가 윤지영 하나로 굴러가는 그룹이라고는 해도, 안혜련과 조윤경도 뒤에서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옛날에 엔넷미디어 시절 소몰이 노래들은 안불렀으면 좋겠지만 그 노래들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웬지 부를것 같긴 하다. 윤지영이 그런 노래들을 싫어해서 한때 프레이아를 뛰쳐나갔었다는 얘기가 들리긴 했어도.


그리고. 나는 계속 걸어가다가 의외의 인물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제 본모습을 봐버렸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때 EZ2DJ 잘했던 여자애, 혹시 소개좀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자기 정체가 이미 뽀록날대로 뽀록난 민서였던 것이다. 게다가, 여장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런데, 너도 희연한테 관심있었냐. 몰랐는걸.


게다가 정체가 뽀록나도 애써 높은 목소리로 말하는게 애처롭다. 아니, 이녀석 원래 목소리가 이런건가.


- 다음회에 계속 -


네. 또다시 새로운 분기가 시작됩니다. A나 B랑은 달리 이번에는 호진이가 희연이나 나래 어느 쪽과도 함께하지 않았죠. 그래서 집안을 혼자 치웠지만 역시 호진이 혼자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게임을 할 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버린 호진이. 수영이랑 일단 문자는 주고받는데. 역시 수영이는 적극적인 애는 아니라서 아직은 딱히 눈에 띌만한 전개가 안나오죠. 뭐 이번에는 오히려 민애선배가 무서웠다랄까요?


5명의 분기를 다 적기에는 중복되는 부분도 많고 하나하나 분기를 쓰기도 쉽지 않아서 본편은 C분기까지만 적을 예정입니다. 탈락한 소현이랑 민애한테는 애도를(?)


요새 제가 니코니코동화에 상당히 중독되어있습니다. 이거 중독성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