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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10.06 23:55

LiTaNia 조회 수:496 추천:2

extra_vars1 20-B. 19, November & 20, November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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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충수업 때문에 학교에 다시 가자마자, 예상대로였다. 역시 희연이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장 펄쩍 뛸만한 녀석이 있지. 수환이녀석이 우리 반 교실에 와서 나의 멱살을 잡으면서 절규했다.


"네놈.. 네놈만 아니었더라도 희연이가 죽을 일이 없었을 것을. 희연이를 살려내애애!!!"
"미..안."


그 자리에서 솔직히 내가 할 말은 없었다. 희연이가 죽은게 나 때문인 것이 맞으니까.


정말 희연이가 나를 알게 되지만 않았어도 그 일에 말려들 일은 없었을텐데. 처음부터 그 일은 나랑 나래랑만 관계된 일이었다. 하지만 희연이는 나랑 나래가 잘 되기를 바라면서 희연이의 목숨을 바쳤다.


나 대신에 저 세상으로 간 희연이를 위해서라도, 나래를 지켜줘야지. 더이상 나래의 눈에 눈물이 나지 않도록 해야지.


그 뒤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가 됨과 동시에 출장가셨던 부모님이 돌아오셨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렸고, 그 때 크게 혼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래를 지켜주고 싶어서 그랬었다고 말씀드리니, '앞으로는 그렇게 무모한 행동은 하지 말고, 좀 더 침착해라'라는 말씀을 들었다.


소현이는 연예기획사에 캐스팅된 지는 좀 되었지만, 아직 TV같은데에 보이지는 않는다. 그 때 명희 일당들을 눕힌것이 퍼지진 않은 것 같은데. 그 일이 나랑 소현이만 알고 있는 비밀이고 딱히 그 현장을 목격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퍼질 일은 없겠지.


나래한테 들어보니, 희정이도 그 때 당시와는 달리 많이 진정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언니인 희연이를 잘 따랐던 희정이. 정말 희연이가 죽었을 때 그 누구보다도 가장 슬펐었겠지. 하지만 나래의 친구였던 재열이랑 서로 사귀게 되고, 재열이가 위로를 많이 해 준 덕분에 다시 원래의 모습에 가깝게 돌아가고 있다고 하지. 하지만 역시 희연이가 죽은 원인은 나한테 있으니, 희정이는 지금도 나를 많이 싫어하고 있을 것 같다.


여전히 게임과 만화에 파묻혀서 애인이 없는 현석이놈은 나한테 종종 이렇게 물어본다.


"호진아, 그 나래라는 애가,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나의 하나밖에 없는 완전소중 나래인걸."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래의 생일인 11월 19일이 점점 가까워져오고 있었다. 내 생일은 나래의 생일 바로 다음날. 그래서 내가 유일동으로 전학오기 전에는 나랑 나래랑 생일파티를 같이 했었다. 그때는 둘 다 어린아이였을 때였지. 전학오고 나서 자연스럽게 잊혀지긴 했는데, 나래는 몇일 전부터 나한테 계속 말했다.


"호진오빠. 그때처럼 나래랑 생일파티 같이 하자. 응?"


뭐 당연하지 않은가. 나도 나래를 다시 만나서 예전처럼 다시 서로랑 함께 할 수 있는것이 좋으니. 게다가 이제 더이상 나래를 괴롭히는 명희도 없고. 이제 우리를 가로막을 것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드디어 찾아온 11월 19일.


오늘은 나래의 생일이긴 하지만, 얼마 안 지나면 곧 내 생일도 찾아온다. 생일이 비슷한 것도 인연이니. 어렸을 적에는 동네 친구들들을 다 부르긴 했지만, 오늘은 나래랑 단둘이 있고 싶어서 딱히 다른 친구들들을 부르지는 않았다. 물론 내 생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랑 친한 사람들 뿐이니.


하지만 내일 학교에서 현석이한테 생일빵 맞을 준비는 해야겠지.


나래의 집에서, 커다란 케이크 한개를 두개로 잘라서 한 쪽에는 내 나이인 17살을 의미하는 큰 초 1개랑 작은 초 7개. 다른 한 쪽에는 나래의 나이인 16살을 의미하는 큰 초 1개랑 작은 초 6개를 꽂았다. 그리고 같이 부르는 생일축하 노래.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나래~♬"
"사랑하는 호진오빠~♬"
"생일 축하 합니다~♬"


노래가 끝나고 우리 둘은 동시에 촛불을 껐다.


"이렇게 같이 촛불 끄는것도 참 오랜만이네."
"응! 호진오빠랑 떨어져 있었을 때, 나래 생일날마다 정말 심심했었어."
"그때 친구들 많이 오지 않았어?"
"그래도 호진오빠가 없었으니까.. 뭔가 많이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었어. 나래는."


하긴 이전부터 나래는 나랑 많이 놀았고, 그 때 명희때문에 내가 없으니까 더더욱 그랬었겠지. 하지만, 지금 나는 나래 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해 줄 것이다.


"나래야. 나랑 다시 만났을 때, 얼마나 좋았어?"


그러자 나래는 팔을 있는 힘껏 뻗으며 말했다.


"음.. 이마안~~큼! 아니. 이마아아안~~~큼! 아니.. 미안, 호진오빠. 말로 못하겠어. 대신 하고싶은게 있는데."
"뭔데?"
"눈감아봐. 호진오빠."


도대체 뭘 하고싶다는 것일까. 감이 잡히긴 하지만. 얼마 뒤에, 내 입술에 뭔가 촉촉한 것이 느껴졌다. 역시.


"전에는 호진오빠랑 나래랑 이런건 안했었잖아?"
"헤헷."


이렇게 나래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래가 창밖을 가리켰다.


"호진오빠, 저거 봐!"


나래의 말을 듣고 밖을 보니, 창 밖에는 정말 놀라운 것이 보이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라서 별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하늘에 있는 별들은 그냥 여태 하늘에 가만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별들이 많이 보일뿐더러, 밑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게 바로 말로만 듣던 '유성우'라는건가. 나. 이런거, 정말 난생 처음 봤어. 정말 '장관'이라는 것은 이런걸 보고 말하는거구나. 이런 멋진 광경을 생일날. 정확히 말하면 내 생일 바로 전날에 보다니.


"와. 멋져!"
"그치? 하늘도 나래랑 호진오빠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나봐."


진짜 올해의 생일은 나한테나 나래한테나, 평생 못잊을 생일이 될 것이다. 저런 생각지도 못한 생일선물을 받게 되다니.


유성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나도 소원을 빌어야지.


앞으로도 나래랑 계속 함께하는 것.
그리고 나래도 내년에 우리 학교로 와줬으면 하는 것.


그리고.. 나래를 울리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호진오빠도, 저거 보고 소원 빌었어?"
"응, 나래랑 앞으로도 계속 우리가 함께하는 것과, 나래가 우리 학교에 입학했으면 하는 것."
"와. 호진오빠도 나래랑 같은 소원을 빌었네."
"헤헤."


그런데, 내가 소원을 빌자마자, 떨어지고 있는 유성우들 중에서 유난히 밝은 것이 2개 보인 것은 내 눈의 착각일까. 그 뿐이 아니다. 목소리까지 들렸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두명의 목소리가.


'호진아. 우리도 호진이가 나래랑 앞으로도 함께하기를 하늘에서 빌고 있어.'
'우리도 언제나 호진이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행복해야 해.'


분명히 희연이도 처음에는 나래랑 많이 싸웠지. 하지만 나래의 일을 알고 나니 나래랑 화해했고, 결국 나랑 나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게 되었지. 그리고 이 목소리대로라면, 지금도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일까.


"호진오빠, 무슨 목소리 안들렸어?"
"나래도.. 설마 들은거야?"
"응. 못들어본 목소리 하나랑.. 희연언니 목소리랑 이렇게 들린것 같았어."


역시, 나래도 그 두 목소리를 들었구나.


생각해보면 나랑 나래는 정말 여러가지로 인연이 있다.


생일이 하루 차이밖에 안 나는 것이라던가, 부모님끼리도 서로 친하다는 것이라던가, 내가 이곳으로 전학을 온 뒤에도 나래도 같은 동네로 온 것이라던가.. 정말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이라는 것은 이런 걸 보고 말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 인연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많은 상처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상처를 극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인연을 앞으로 계속 이어가야지. 저세상에서 희연이도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You and me we've come a long way you know, baby
너와 나, 우리는 너도 알고 있듯이 먼 길을 지나왔지.


But we've still got a long way to go, maybe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아마도.


Even if we don't have too much show for it
비록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아직 많은 것을 보진 못했지만 말야.


No matter what happens I'll always be here for you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걱정하지 마, 난 너를 위해 항상 여기에 있을거야


In the hard times I know love will see us through
힘든 시간에도 나는 사랑이 우리를 지켜본다는 것을 알아.


'Cause you know I will do whatever I have to go, girl
왜냐하면 너도 알다시피 난 내가 해야할 것은 무엇이든지 하기 때문이지. 


Depend on me
내게 기대.


I'll always be around
나는 항상 네 곁에 있어.


Depend on me
나를 믿어.


'cause I won't let you down
난 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Everything and every way
모든 길에 있는 모든 일들.


You know, the every time and every day
너는 알고 있지, 매시간, 매일.


I do it all for you
나는 모든 것을 너를 위해 할거야.


You can depend on me
너는 나를 믿으면 돼.


Every hour and every minute
매 시간, 매 분


In all I do, My heart is in it
내가 하는 모든 것들에는, 내 마음이 담겨 있어.


Give my life for you
내 삶을 너를 위해 바칠께.


You can depend on me
너는 내게 기대면 돼.


('Depend on me' - Thomas Howard Lichtenstein)


"호진오빠, 앞으로도 나래랑 계속 같이 있어줄거지?"
"물론이지!"


- Fin -


네. 어찌어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B분기가 끝났습니다. 어렸을 적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나래. 하지만 그 추억이 다시 다가왔을 때, 많은 상처가 뒤따랐죠. 또한 희생도 뒤따랐고.


나래는, 제가 생각한 '연하'형으로 생각하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나이는 한살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정신연령 또한 어려서 호진이한테 잘 달라붙고.. 외모도 귀엽고. 이른바 '로리의 정석'이랄까요. 하지만 역시 제 글재주가 없다보니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로리에다가 소꿉친구, 정혼자 속성까지 다 갖추고 있는.. 물론 정혼자라는 것은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말이죠.


실제로 저 리타니아한테도 어렸을 적에 1살 연하의 소꿉친구가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초등학교.. 아니, 그때는 국민학교 2학년때 제가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와서 헤어진 뒤에, 그 뒤로는 연락이 완전 두절되었지요.


나래의 이전 학교친구였던 '신재열'의 경우 실제 모델이 있습니다. 그분이 실제로 강동구에 살고 계시죠. 덕분에 호진이랑 나래의 이전 동네 또한 덤으로 강동구로 설정했고. 그분이랑 희정이랑 이어놓은 것은 B분기 스토리 전체 흐름과는 관계없이, 그분이 희정이의 일러스트를 보고 반하셨기 때문... 이라는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원래 나래의 성격대로라면 밝은 분위기로 나갔어야 할 B분기. 하지만 나래가 호진이한테 환상을 갖게 된 계기를 만들어야 했고. 마침 애쉬군님의 소설 '이상욱의 일기'가 송파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쪽에서 Tomorrow Perfume Radio를 이용한 관계로 저는 '이상욱의 일기'에서 등장인물 '안명희'를 빌어다 썼습니다. 물론 원래는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인, 누구를 좋아하는것 따위는 전혀 하지 않은 애였지만, '호진이의 페로몬은 어렸을때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설정으로, 이쪽에서는 호진이 때문에 삐뚤어져버린 얀데레(한사람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성격, 또는 그러한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A Tale That Wasn't Right'(엇나간 이야기)라는 이 소설의 제목에 A분기보다 더 충실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희연이도 이쪽 분기에서는 죽어버리고 말이죠.


소현이가 '보라폭풍'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역시 리듬게임 기타프릭스 & 드럼매니아 수록곡 중 'Purple Storm'이라는 곡에서 따왔습니다. 마침 칼라일러스트에서 소현이의 머리 색이 보라색이기도 하고.


에필로그 제목인 19, November & 20, November는, 나래의 생일이 호진이의 생일 전날인 11월 19일임과 동시에, 비트매니아 IIDX에서도 19, November랑 20, November라는 곡이 둘 다 존재합니다. 각각 다른 작곡자분의 곡들. 역시 리듬게임을 좋아한다는 티를 이쪽에서도 내는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있어서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누가 가장 좋냐? 고 여쭤보신다면, 저는 한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작가는 자기 소설 등장인물들 중 특정인물을 편애하지 않는다'


호진이도, 희연이도, 나래도, 수영이도 다 제가 설정한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그 중 누가 딱히 좋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죠. 특정인에게 편애가 되는 시점부터 소설 내용이 망가져버리니.


어쨌든, 지금까지 A Tale That Wasn't Right의 B분기를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희연이랑 나래라는 두 여자애한테 둘러쌓인 호진이.
하지만 호진이 곁에는 또 다른 인물이 있지요.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존재감이 없었던 그녀.
낯을 많이 가리는 그녀.
하지만 호진이가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순간 그녀는 어떻게 될까요.
또한 희연이랑 나래는 호진이가 둘 중 어느 누구도 선택하지 않는 것을 보고 또 어떻게 할까요.
그녀의 지갑을 찾아준 뒤로 생긴 인연. 호진이는 어떻게 이어나갈지.


중간고사 기간 완료 뒤에 연재 예정인 C분기도 많이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서 : 이봐요. 리타니아씨.
리타니아 : 왜?
민서 : 분명히 '자기 소설 등장인물 중 특정인물을 편애하지 않는다'고 하셨죠.
리타니아 : 응. 그랬지.
민서 : 그러면 특정한 인물을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거네요.
리타니아 : 그렇게 되지.
민서 :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개그콘서트 집중토론 버전)
리타니아 : 그걸 아는 사람은 이래.
민서 : 저 C분기에서도 안습되는건가요?
리타니아 : Of course. (물론이지)
민서 : (우이씨. 리타니아랑은 말을 말자.)


- 번외편 : 나래의 이야기 -


언니, 오빠들 안녕하세요! 호진오빠의 소꿉친구이자, 지금은 호진오빠의 애인인 윤나래라고 해요.


나래는 어렸을 때 상일동이라는 곳에 살고 살았었어요. 네? 지금도 나래가 어리지 않냐구요? 네. 나래는 아직 중3밖에 안되었으니.. 많이 어려요. 적어도 Tomorrow Perfume Radio를 진행하는 리타니아 아저씨보다는..


'이봐. 아저씨라니. 나 아직 24살밖에 안먹었다구.'


리타니아씨, 나래랑 8살이나 차이가 나잖아요. 아저씨 맞네요.


'..내가 설정했지만 얘 왜 이래.'


호진오빠랑은 유치원 다녔을때부터 친했었어요. 그런데 왜 그 많은 친구들을 놔두고 호진오빠냐구요?


호진오빠 부모님이랑 나래 부모님이랑도 많이 친하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때 호진오빠네 집으로도 자주 가서 호진오빠랑 놀았었고, 호진오빠가 나래네 집으로도 자주 놀러왔었어요. 그래서인지 호진오빠를 볼 기회가 많았고, 호진오빠도 나래랑 잘 놀아줬어요.


그리고 얼마 뒤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호진오빠랑 같은 학교로 간 것은 좋았는데.. '안명희'를 그 때 만난거예요. 그 애는, 나래가 호진오빠랑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나래를 자주 괴롭혔던 애예요.


하지만 그때마다 호진오빠는, 나래의 편을 들어줬어요.


"안명희. 또한번 나래 괴롭히면, 내가 가만 안 둘거야."


그래서 명희는 호진오빠가 있을 때는 나래를 괴롭히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호진오빠랑 조금 떨어져있기만 해도 명희는 항상 나래를 괴롭혔었지요.


그렇게 호진오빠랑 같이 잘 지내던 어느 날이었어요.


"나래야. 나, 유일동으로 이사가."


호진오빠가 이사간다는 말을 들었어요. 항상 나래 곁에 있어줄 줄만 알았던 호진오빠가 나래 곁을 떠난다니.


"호진오빠. 왜! 나래를 남겨두고.."
"미안.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나도 나래랑 떨어지게 되어서.. 슬픈데."
"호진오빠.. 언젠가.. 나래 곁으로 다시 와주는거지?"
"걱정마, 나래야."
"나래랑 약속하는거야!"
"약속할께."


그렇게 호진오빠는 나래를 남겨놓고 유일동으로 떠나가버렸어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언젠가 나래 곁으로 와주겠다고 약속을 한 호진오빠는, 그 뒤로 연락이 없었어요. 호진오빠의 바뀐 전화번호도 모르고 있고.. 명희는 이때다 싶어서 나래를 계속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이제 호진오빠도 나래 곁에 없어서.. 하루하루가 괴로웠어요.


그때마다 항상 호진오빠 생각만 났었어요. 나래, 호진오빠만 다시 나래 곁으로 돌아와준다면 정말 다른 소원이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어요.


다행히도 명희랑은 다른 학교가 되었고, 중학교에서 '재열'이라는 애를 알게 되었어요. 재열이가 다른 애들한테 잘해주고, 나래한테도 잘 해줘서 재열이랑은 쉽게 친해졌어요.


하지만, 뭔가가 허전했어요. 재열이랑도 같이 어울리긴 했지만, 호진오빠보다는 뭔가 많이 모자랐어요. 재열이도 좋은 애이긴 하지만, 호진오빠를 대신할 만한 애는 아니었어요.


그렇게 계속 호진오빠를 그리워하던 중에, 어느날 아빠가 나래를 불렀어요.


"나래야. 나래한테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게 하나 있어서 미안하다."
"네?"
"사실.. 호진이랑 나래랑, 정혼자로 짝지었어. 나랑 호진이아빠랑, 나래랑 호진이랑 잘 어울리기에 나중에 커서 결혼시켜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호진이가 전학갈 줄은 몰랐지."
"정..말이예요?"
"나래야. 마침 유일동에 집을 팔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거기로 가기로 했는데, 나래도 호진이를 많이 보고싶어하는것 같아서 나래한테 알려주려고."
"와아아! 아빠, 최고! 나래, 감격받았어!"


꿈만 꿔왔던 일이 일어나게 된 거예요. 나래랑 호진오빠랑 다시 만나게 된다니.. 그게 정말 꿈인가 생시인가 궁금해서 한동안 뺨을 꼬집어봤는데, 역시 꿈은 아니었어요. 드디어 호진오빠를 다시 보게 되는구나.. 호진오빠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렇게 나래도 유일동으로 오게 되었어요. 하지만 전학오고나서도 걸리는게 많았어요. 전학간 학교가 여중이라서 호진오빠를 볼 수가 없었고, 전학와서도 호진오빠가 정작 어디 사는지 몰랐어요. 유일동이라는것만 알았고.


그렇게 호진오빠를 못 본 채로, 1년이라는 시간이 또 지나갔어요.


친구들이랑 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떤 이상한 오빠들이 나래를 괴롭혔어요.


"꺄아아악!"
"이 오빠랑 같이 놀자니까."


그런데, 뒤에서 어떤 남자 목소리가 들렸어요.


"뭐하는 것들이야!"
"어쭈. 저 간뎅이가 부은 자식은 뭐지."


나래를 구하러 온 게 호진오빠였으면 좋겠지만, 호진오빠가 아니라도, 지금도 저렇게 멋있게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러 온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고, 감격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나래를 괴롭힌 이상한 오빠들한테 계속 맞고만 있었어요.


"으으으.."
"별것도 아닌게 감히 까불고 있어."


그 때, 사이렌 소리가 들렸어요.


"애애애앵~"


그래서 그 이상한 오빠들은 도망갔어요.


"짭새들이다. 튀어!"
"너, 운 좋은줄 알아!"


그리고 아까전까지 계속 맞고 있었던.. 누군지 모르는 오빠.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분명히 어디서 많이 봤어요.


그래요.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분명히 호진오빠였어요. 역시 호진오빠가 나래를 구하러 와준거였었다구요.


"괜찮으세요..? 앗. 혹시.. 호진오빠?"
"너.. 너는?"
"호진오빠, 나 기억안나?"
"너.. 나래 맞지."
"응! 나래 아직 기억하고 있었네~ 오빠 이사가면서 많이 울었었는데."


호진오빠를 못 본 사이에, 호진오빠는 엄청 멋있어졌어요.


"나래 많이 예뻐졌네. 나래도 그동안 잘 지냈어?"
"응! 나래는 호진오빠 많이 보고싶었어.."
"그런데.. 여기는 웬일이야?"
"응! 나래도 오빠 보고싶어서 여기로 전학왔어. 지금 유일여중 다녀."
"부모님께서 허락해주셨어?"
"작년에 우리 아빠가 나래한테 말씀하셨어. 어렸을때 호진오빠랑 나래랑 꽤 자주 붙어다녀서, 우리아빠랑 호진오빠네 아빠랑 커서 결혼시켜주기로 약속했었다구.."


하지만.. 나래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호진오빠는 자기 반에 '희연'이라는 언니가 전학왔고 그 언니가 자꾸 자기한테 달라붙는다고 말했어요.


희연언니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나래는 오랫동안 바라봐왔던 호진오빠를 하루아침에 그 알 수 없는 언니한테 빼앗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희연이라는 언니는 호진오빠를 알게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잖어. 나래는 호진오빠랑 하안~참 전부터 친했었다구. 그 희연이라는 언니가 나래한테서 호진오빠 못뺏아가게 지켜줄꺼야!!"


그리고 호진오빠는 수행평가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어요.


"나 지금 수행평가 해야 해서 들어가봐야 하거든. 나중에 만나~"
"응! 나래는 언제까지나 호진오빠를 생각할께~"


호진오빠. 이제 나래랑 다시 만났으니까, 나래한테서 떨어질 수 없어. 그 희연이라는 언니. 호진오빠를 빼앗아가는 모습을 절대로 못 보게 할거야.


하지만 그 때는 그 희연언니가 나래랑 호진오빠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줄.. 생각도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희연언니한테 너무 죄송했어요. 이미 희연언니는 지금 이 세상에 없어서.. 너무 늦어버린걸까요.


그래도 나래랑 호진오빠랑 잘 되게 빌고 있다고 하니까.. 고마워요, 희연언니.


그래도.


리타니아씨는 아저씨야.


- 번외편 끝 -


네. 나래의 얘기였는데. 전학오기 전의 나래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정을 하지 못한 관계로 나래 시점을 제대로 쓰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 역시 정신연령이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나래랄까요.


그리고 혹시나 나래의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기신 분들께. 저는 아저씨가 아닙니다(?) 24살밖에 안먹었으니.


시험 끝난 뒤에 연재되는 A Tale That Wasn't Right C분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