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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09.15 20:32

LiTaNia 조회 수:530 추천:2

extra_vars1 14-B. 슬프지만 진실 (Edited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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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ed Version인 이유는 제가 올리는 사이트들이 모든 연령이 다 활동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편집이 된 관계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


"오늘.. 호진오빠네 집으로 놀러가고 싶은데, 괜찮아?"


뭐 시험공부는 해야 하지만, 나래가 우리집에 놀러오는것을 거절할 이유는 없지. 그런데 문제는 뭐하고 놀면 되려나.


"응. 괜찮아. 그런데 뭐하고 놀까?"
"글쎄. 나래는 호진오빠랑 뭐하고 놀아도 재미있으니까."


역시, 나래한테 너무 많은걸 바라지 말자. 여튼, 그런 이유로 나래랑 함께 집에 도착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귀찮아서 안먹은 먹을것들이 냉장고에 좀 남아있었다는 것일까. 나래한테 쿨피스라도 따라줘야지.


"나래야, 쿨피스라도 마실래?"
"응!"


다행히도 유통기한은 안지났다. 쿨피스 두 잔을 따른뒤, 나래한테 가지고 갔다.


"호진오빠, 잘먹을께~ 그런데, 뭐하고 놀까?"
"글쎄.."


그런데 뭘 하고 놀지를 또 생각해봐야하네. 아. 마침 집에 전에 홈쇼핑 이벤트기간에 사은품으로 받은 '젠가'가 있다. 쌓여있는 나무블럭을 하나씩 빼서 점점 위로 쌓아가는 게임인데, 쌓다가 무너진 사람이 지게 되지. 진 사람은 지정된 벌칙을 하게 되고.


"나래야. 젠가 같이 할래?"
"젠가? 그냥 하면 재미없는데. 벌칙이 있어야 재미있어."


저런. 나래 너도 뭔가를 알고 있군.


"그러면, 벌칙은 어떤걸로 할까?"
"글쎄.. 아! 진실게임. 나래는, 호진오빠가 나래 못 본 사이에, 호진오빠가 어떻게 지냈나 궁금해."


저런. 역시 나래도 무섭다. 벌칙으로 진실게임을 생각하다니. 뭐 상관없지. 내가 이겼을때는 오히려 나래에 대해서 알 수 있으니까 오히려 잘 된 것이려나.


"그러면 벌칙은 진실게임으로 하고. 잠깐만 기다려. 젠가 가져올께."


서랍 한쪽 구석에 있는 젠가를 꺼냈다. 이렇게 빈틈없이 쌓여있는 것에서 하나씩 빼서 위로 올려야 한단 말이지.


"누가 먼저 시작할까?"
"나래가 먼저 해볼래!"


그런 이유로 나래가 먼저 시작했다. 뭐 어차피 번갈아가면서 하는거니까. 나무블럭을 점점 쌓아가면 쌓아갈수록 손은 더 떨려간다. 그러다가..


"아앗!"


내가 올려놓자마자, 나무블럭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저런. 꼼짝없이 나래한테 뭔가 말해줘야겠네.


"호진오빠. 여기로 전학오고 나서, 혹시 애인 한번이라도 사귄 적 있었어?"
"애인이라.."


역시 나래답다. 이런걸 물어보다니. 진실게임이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하마 이야기를 해야겠네.


"내가 작년부터 세이클럽에서 음악방송을 했었어."
"와. 나래가 못들어본게 아쉽네~"
"그런데 나래가 들을만한건 아니었어. 그냥 노래 틀고 멘트 하고 이런 방송이니까.."
"그래도, 호진오빠 멋있네."
"어쨌든, 그 때 그 방송을 자주 들어주던 애가 있었어. '한하마'라고. 나랑 동갑이었는데."


이 말을 하자마자 나래의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그 애랑 친해지고, 결국 만났었어. 하지만.. 그 애는.. 시한부 인생이었던거야. 나랑 만났을때야 그걸 밝혔어. 그리고 그 다음날.. 하마.. 결국 죽었어. 그 뒤로 내가 더이상 음악방송도 안하고, 세이클럽도 안들어가고, 우리학교가 남녀공학인데도 불구하고.. 우리학교 여자애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이었어. 애인을 사귈 생각도 안했었고."
"호진오빠.. 그때 많이 슬펐었겠네. 하지만 지금은 나래가 호진오빠 곁에 있잖아."


저런. 결국 그게 그렇게 이어지는건가. 나래의 표정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제 얘기했으니까, 젠가 한번 더 하자!"
"응."


아까전에 무너진 나무블럭을 다시 원래대로 쌓아놓고, 또다시 젠가를 시작했다. 이번엔 넘어뜨리지 않게 조심조심. 그런데 오히려 이럴때 더 잘 넘어지더라. 하지만 이번에는..


"아아.."


나래가 무너뜨리고 말았다. 나래가 당황하는 표정이 눈에 선하네. 나래한테 뭘 물어봐야 할까나. 아. 그렇지.


"나래야."
"응?"
"나래는 안변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예전의 나래랑은 정말 달라져있어. 혹시 내가 전학가고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


이렇게 말하자, 나래의 표정이 또다시 확 바뀌었다. 역시 아무리 진실게임이라고 해도, 말하면 안될 것을 말해버린건가.


"호진오빠한테는.. 말하고 싶지 않았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더 궁금해진다.


"호진오빠가 전학가고 나서.. 그뒤로 명희 그x이.. 계속 우리반에 와서 나래를 괴롭혔어. 호진오빠가 있었을때는 그나마 덜했는데.. 호진오빠가 전학가고 나서, 계속 의자 다리 부러진걸 나래 자리에 넣고, 고무줄을 나래한테 튕기고, 나래 교과서를 숨겨놓고.. 그래서 학교를 그만 다닐까도 생각했었어. 호진오빠 생각나서 많이 울기도 했었고."


안명희.. 역시, 내가 전학을 가고 나니까 잘됐다고 생각한건가. 이거. 안되겠네. 말하고 있는 나래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다.


"다행인게.. 중학교는 다른 학교로 배정되었어. 나래는 고덕중학교로 갔는데, 그x 은 문정중학교로 빠졌어. 알아보니까 우리학교에서 그x 혼자만 송파구쪽으로 갔다는거야. 그리고 고덕중학교에서 재열이를 만났는데, 재열이도 좋은 애였지만.. 그래도 재열이 걔는 호진오빠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었어."


그랬었던건가. 하긴 안명희 걔가 정말 답이 없었던 애였지. 중학교는 나래랑 다른 중학교로 갔다니 다행이네.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나래한테 말한거야. 나래랑 호진오빠를 서로 정혼자로 짝지어놨다고. 호진오빠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호진오빠가 알고 있었는지도 몰랐었지만. 나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기뻤어. 그리고 호진오빠가 전학왔다는 유일동으로 전학보내주신다고 했었는데, 전학오고 나서, 유일동에 오긴 했지만 호진오빠가 어디 있는지는 몰랐었어. 그런데 드디어 호진오빠랑 다시 만났을 때, 나래랑 호진오빠가 다시 함께할 수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었지만 희연언니.. 때문에 잘 안되었었던거야.. 나래. 정말 많이 슬펐었어.."
"그랬었구나."


나래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미 울고 있었다. 나래한테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정말 나래가 왜 변할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것 같다. 내가 없었을 때의 나래, 명희한테 그동안 시달리다보니 나한테 환상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언젠가 나래를 구하러 올 '백마탄 왕자'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려나.


울고 있는 나래를 꼬옥 안아줘야지.


"걱정마, 나래야. 지금의 나래 곁에는, 내가 있잖아. 나래한테서 안떨어질거니까."
"호진오빠.. 품.. 따뜻해."


정말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을 나래. 그런 나래를 지켜줄 수 있는것은 지금 나밖에 없는 것일까.


"나래.. 호진오빠한테 이대로 계속 파묻히고 싶어.."


그리고 또다시 나래한테 살짝 입맞춤을 했다.


"으응.."


나래는 지긋이 눈을 감고 있었다. 나래의 얼굴이 빨개진 것이 보인다.


"호진오빠.. 이대로.. 계속 나래곁에 있어줘."
"걱정마."


그리고, 우리들은..


...
...
-Edited Version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편집되었습니다-
...
...


모든 것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벗었던 옷을 입었다.


"호진오빠.. 나래, 이런 기분 처음이야."
"나도 처음인데."
"헤헷."


이렇게 나래랑 있다보니, 날은 벌써 어두워졌다. 나래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지.


"호진오빠. 재미있었어. 시험 끝나고 나서, 나래랑 많이 놀아줄꺼지?"
"당연하지. 나도 나래랑 많이많이 놀고싶은데."


요새 10대들의 비행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지. 특히 그게 안명희랑 관계된 것이라면 나래한테는 더더욱 위험하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나래를 집으로 데려다줘야지.


물론 팔짱까지 끼고 나래네 집에 같이 갔다.


"히힛. 나래는 호진오빠가 같이 있어줘서 정말 좋아~"


그리고 나래네 집에 도착.


"호진오빠. 내일도 나래 데리러 와주는거지?"
"물론이지. 그럼 내일 봐~"
"응. 호진오빠도 잘가~"


이렇게 나래를 바래다주고 다시 집에 돌아왔는데, 집의 문 앞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이 있었다.


"희.. 연아?"
"다 들었어. 나래라는 애가 호진이한테 했던 말."


가만. 그렇다면 여태 나랑 나래랑 진실게임을 하면서 나래가 나한테 했던 안명희 얘기를 희연이가 고스란히 들었었던 것인가. 희연이. 정말 무섭다.


"희연아.."
"나래가.. 왜 호진이한테 그렇게 붙었었는지, 알겠어. 그리고.. 호진이가 왜 내가 아닌 나래한테 마음이 기울어졌는지도 알겠고. 하지만.."


희연이의 표정. 뭔가 심상치 않다. 그렇게 나래가 한 얘기가 희연이에게는 충격적이었던 것일까.


"나..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원래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빌어야 하는데.. 호진이랑 나래랑.. 둘이 잘 되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기 싫은게, 왜 그럴까? 나도 모르겠어.."
"희연아.."
"지금 나래가 있는 호진이 옆에.. 나래가 아닌 내가 있었으면.. 나래가.. 호진이랑 멀어졌으면.. 하는 생각만 자꾸 들어.. 나.. 왜 그런지 모르겠어.."


희연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한테는 이미 나래가 있는걸. 모두와 잘 지내는것,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희연아. 나도.. 희연이랑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어. 그냥 모두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을까?"
"지금 나도 마음이 복잡해. 내가.. 정말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 호진아. 미안해.."
"아니야, 희연아."
"나.. 가볼께. 괜히 헛소리해서 미안해."


그리고, 희연은 돌아가버렸다. 희연의 뒷모습은 정말 쓸쓸했다. 내가 뭔가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일로 사과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나래를 지켜줘야 한다. 내가 유일동으로 전학오고나서 명희한테 많이 시달렸던 나래. 그런 나래한테는 내가 필요하다. 물론 나래가 말했던 '백마탄 왕자님'은 못되더라도, 나래라는 공주님을 지켜주는 근위기사 정도는 되어야겠지.


하지만 내가 나래랑 함께하고 있는것 때문에 다른 한 쪽에서는 희연이가 슬퍼하고 있고. 나는 설마 오늘 나래가 나한테 한 말들을 희연이가 다 듣고 있었을 줄은 정말로 몰랐었다. 희연이가 정말 무서워지는 순간이었다. 희연이도 나래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지만, 역시 어려운 것일까?


나래한테는 오늘 희연이가 우리 몰래 얘기들을 들었던것, 말하지 말아야지. 희정이한테 또 불똥튈라.


에이. 잡생각은 떨쳐두고, 시험공부나 해야겠다. 이상하게 요새는 인터넷에서 걸리는 떡밥이 없단 말이지. 왜 그럴까.


그리고 또다시 하루는 시작되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


집의 문을 나서자, 희연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께와 어제와는 달리 희연의 기분이 풀린것 같았지만, 여전히 무표정으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호진아, 미안해.. 나, 호진이랑 나래랑 잘 되게 해 줄 자신이.. 없어."


이렇게 학교를 가고 있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나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까, 수영이였다. 수영이의 모습은, 상당히 어두워보였다.


뭐.. 수영이가 나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아서 미안할 뿐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당연히 오늘 수업은 일찍 끝났다. 그런데. 다음주에는.


...무려 내가 주번이다. 이럴수가. 이제 시계를 좀 더 일찍 맞춰놔야 하는건가. 생활패턴 또 꼬이겠는데.


그리고 역시 오늘도 유일여중으로 가야지. 나래랑 같이 가기 위해서. 오늘은 우리학교가 3교시만 해서 그런가 도착해보니 아직 유일여중 애들이 나오는것은 안보인다.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교문 안에서 쪼르르 달려오는 나래가 보인다.


"호진오빠~ 오늘은 일찍왔네!"
"오늘은 우리학교가 살짝 일찍 끝났나봐."
"헤헷."


간만에 나래한테 먹을거라도 사줄까나. 어제 나래가 우리집에 놀러왔을때 제대로 대접을 못해준게 미안하네.


"나래야. 혹시 먹고싶은거 있어?"
"글쎄.. 그냥 아무거나!"


그런 이유로 또다시 타르트를 사 줘야지. 나래의 벨소리랑 관련이 있기도 하고, 나래가 정말 좋아하는것 같으니.


"호진오빠. 나래는 호진오빠가 마냥 좋더라!"
"그런가?"


지금 이렇게 웃고있는 나래의 미소를 빼앗길 수는 없다. 나래도 확실히 웃는얼굴이 어울리니까.


"호진오빠. 잘가~ 타르트 잘먹었어!"
"그래. 나중에 봐~"


시험공부를 시도해봤지만, 딱히 공부가 잘 되지는 않고, 컴퓨터나 쳐야겠다.


포털사이트 '네버'의 첫화면에는 역시 뉴스가 보인다.


'막나가는 10대들. 도대체 누가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나'


역시 10대들의 범죄 얘기로군. 단지 학원폭력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제 10대들이 어른들한테까지, 심지어 경찰을 상대로까지 범죄를 저지르는 현실. 에휴. 답이 안나온다. 도대체 쟤네들 왜 저런대.


그다음에 간만에 Theme of EZ2DJ나 가봐야겠다.


자유게시판에서는, 커플 하나가 깨진것때문에 지금 양쪽편에서 서로 시끄럽다. 두분이 정말 잘 어울리셨던데, 지금 대부분의 리플은 '둘이 그냥 해결하지 왜 여기서 이러느냐' 는 내용이 많지만, 그래도 싸울때마다 꼭 깽판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거 없어져야 하는데 말이지.


그리고 또다른 글.


'요새 유일오락실에서 펌프 하는 여자애 알고보니 여장남자라는데?'


...민서 얘기인가. 희연이에 이어서 민서도 어느샌가 이쪽에서 유명해진건가. 어휴. 동네망신이다. 그러길래 여장에는 왜 재미가 들렸는지 모르겠다.


'캐리어 가야죠' 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에이. 간만에 '썩은 어택'이나 해야지. 공부도 잘 안되고.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안하다보니까 옛날 실력이 안나온다. 역시 게임이라는 것은 오래 잡아야 실력이 오르는 것일까.


게임 좀 하고 있으니까, '유한도전'이 벌써 나올 시간이네. 봐야겠다.


그렇게,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이 하루가 흘러갔다.


날이 밝았다.


이상하게 빨간날에는 알아서 늦잠을 자게 된다. 이게 좋은 습관일까 나쁜 습관일까. 나중에 고3되면 일요일날에도 자습을 해야 한다는데. 그때가 되면 이 습관도 버려야겠지. 하지만, 습관을 버리기가 힘들다는데.


간만에 또다시 오락실에나 가볼까. 새로운 게임. 들어왔으려나.


오락실에 도착한 뒤에, 이니셜D가 있는 옆쪽을 보니 과연 지금까지는 못보던 게임이 있었다. 그 이름하여 팝픈뮤직 피버. 오호. 정말로 들여놓으셨네. 주인아저씨.


이미 누군가가 팝픈뮤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팝픈뮤직을 하고 있었던 사람은 전혀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


"앗. 나래야!"


하지만, 나래도 열심히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나래가 하고 있는 노래, '춋토'라는 느린 노래였다. 난이도도 별로 어렵지 않은것 같은데, 폭사해버렸네.


"호진오빠.. 나래,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해봤는데, 너무 어려워."
"한번 보여줄까?"
"응! 호진오빠가 어떻게 할지, 기대돼."


일단 시작하고, 챌린지 모드를 고른뒤에, 9버튼으로 해야지.


처음에 고른 노래는 '코타츠토 미캉' 하이퍼. 그냥 부담없이 할 수 있는 노래다. 장르가 NYORO ROCK인데, from GF&DM이라고 써있는걸로 봐서 기타프릭스랑 드럼매니아에서 건너온 노래라는 얘긴데. 드럼매니아를 하면서 이 노래는 한번도 못봤다.


어쨌든, 무난히 클리어.


"와. 호진오빠. 멋져!"
"별로."


그리고 그 다음에 고른 곡은 '슈퍼마리오 메들리'. 게임 제작사가 다른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것까지 팝픈뮤직에 들어가는거야. 어떤 의미로 무섭다. 물론 무난히 깼고.


마지막에 고른 곡은, '시즈쿠'. 'LAMENTO' 장르라고 써있는 곡인데, 하이퍼인데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꽤 높다. 당연히 폭사.


"호진오빠. 그래도 대단해."
"뭐.. 그렇게 대단한건 아닌데."


옛날에 인터넷에 팝픈뮤직 동영상이 올라와있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팝픈뮤직으로 클래식곡들이 나오고 있었는데, 정말 손이 전혀 안보이게 멋지게 연주를 하고 있었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런 실력이 나오는것일까.


하긴 희연이의 EZ2DJ 실력 또한 나에게는 굉장해보였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옆에서 또 낯익은 인물 등장.


"어, 희정아!"
"안녕하세요, 호진오빠, 나래언니. 여기에 팝픈뮤직 있다고 해서, 하러왔어요."


오호. 희정이가 리듬게임 하는 모습은 처음보는데. 희정이도 언니인 희연이같이 리듬게임을 잘 하려나.


우선 희정이가 처음에 고른 곡은 '愛と誠'(사랑과 진실)이라는 곡이다. 하이퍼 난이도로 골랐네. 장르가 ALI PRO라고 써있는걸 보면, 이 노래 혹시 ALI PROJECT(주1)의 노래였던가? 희정이가 하는 것을 보니 목소리가 확실히 걔네들 목소리 맞긴 하다.


역시. 희정이쪽도 대단하네. 이런것까지 유전이었던거냐.


"와. 희정이. 다시봤네."


그 다음에 고른 곡은, TV/ANIME 카테고리로 가는걸 보니 만화주제가로 고르려는건가. 앗. 에반게리온 주제가 '잔혹한 천사의 테제'도 팝픈뮤직에 있었어? 여태 몰랐네.


물론 노래가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희정이는 당연히 쉽게 깼고.


마지막 곡은, 'Votum stellarum'이라는 곡이다. 이거 비트매니아 IIDX에 있었던 곡인데. 물론 희정이는 중간중간에 나오는 계단부분도 멋지게 하고 있었다. 나는 EZ2DJ나 비트매니아면 몰라도 팝픈뮤직에서는 계단부분이 나오면 도대체 어떻게 처리할까 심하게 고민이 되었는데.


이미 옆에서 나래도 눈이 돌아가버린 것이 보인다.


"희정이.. 잘하네."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라서요. 이 오락실에 나왔으니 앞으로 자주 해야겠어요."


역시 그 언니에 그 여동생. 뭔가 무섭다.


"호진오빠. 나래 지금 부모님 안계신 사이에 몰래 나왔는데, 지금 집에 안가면 아무래도 걸릴것같아. 가볼께~"


저런. 몰래 나온것이었나. 하긴 지금은 시험기간이니까. 죽어라고 뛰어가고있네. 나래가 갔으니, 희정이한테 희연이한테는 뭐하나, 물어봐야지.


"희정아. 희연이 요새도 집에서 울어?"
"아니요. 언니 요새는 안울어요. 그런데 계속 말없이 뭔가 고민하고 있었어요. 시험공부를 한다고 앉아있었는데 시험공부를 하는것 같지는 않아보이고.. 무슨 일 있었어요?"


당연히 있었지. 설마 나래가 나한테 한 얘기를 엿듣고 있을 줄 누가 알았냐고. 희연이는 정말 무서운 애다. 하지만 이런걸 희정이한테 말하지는 못하겠지.


"아니. 별 일 없었어."
"저도.. 모두들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언니랑 나래언니.. 둘 다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을텐데 말이예요. 호진오빠. 저도 가볼께요.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희정이도 가버렸다. 하긴 희정이가 희연이랑 나래 사이에서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지. 정말 희정이의 바램대로 모두들 친하게 지냈으면 좋을텐데 말이지.


이왕 여기 온 김에, EZ2DJ도 해볼까. 나도 언젠가 희연이처럼 EZ2DJ를 잘 할 날이 왔으면 좋겠는데. G.O.A.의 롱노트. 정말 누르고 있으니까 뭔가 짜릿하다. 7th 신곡에서는 롱노트에서 계속 콤보수가 올라가니 말이다.


그리고 200억 하드를 건드렸지만, 역시 죽었다. 희연이는 왜 이렇게 잘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테리다.


이제 집에 가야지. 내 휴대폰의 알람을 확인해보니, 월요일날 것, 알고보니 다른 걸로 바꾼다는 것이 아예 설정을 안해놓은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날에 늦잠을 자버렸지.


노래를 뭘로 바꿀까나.. 그래. 엘르가든의 Good Morning Kids. 이 노래가 좋겠다. 나래한테 컬러링으로도 선물한 노래. 그리고 지금의 나래랑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 그런데 나래도 이 노래를 알고 있으려나.


그리고 컬러링을 바꾸고 고개를 들어 보니, 내 앞길을 어떤 여자애가 막고 있었다. 분명히 여자애인데, 머리는 짧은 편이고, 얼굴에는 반창고가 붙어있고, 반팔 옷을 입어서 드러난 피부에도 긁힌 자국이 많이 보인다. 분명히 여자애가 맞긴 하지만, 확실히 '여자다움'은 별로 안 보이는 애다.


그리고, 이 애. 분명히 처음 보는 애는 아니었다. 다만 나의 기억과는 역시 많이 달라져 있을 뿐이지. 내 생각이 맞다면, 설마..


"오랜만이야, 호진오빠."


- 다음회에 계속 -


주1. ALI PROJECT : 작곡/연주를 맡은 '기타쿠라 미키야'와 보컬/작사를 맡은 '다카라노 아리카'로 이루어진 그룹, 로젠메이든의 OST를 불렀으며, 결성된 지 어언 20년이 다 되어간다고 함. 이들의 노래들의 분위기가 많이 독특하며, 이들이 공연을 할 때 의상도 상당히 화려하며 특이하다. 팝픈뮤직에 수록된 愛と誠라는 곡은 2005년에 나온 Dilettante 앨범 수록곡. 'ALI PROJECT'라는 이름은 보컬 '다카라노 아리카'에서 땄다. 흔히 '아리프로'라고도 불림.


호진이네 집에 놀러온 나래. 둘은 젠가를 했고.. 그 벌칙으로 진실게임을 통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나래를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집 앞에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나래가 호진이한테 했던 말은 다 들어버린 희연이. 하지만 희연이는 아직도 호진이한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팝픈뮤직 피버가 들어왔는데, 역시 언니를 닮아서 상당한 리듬게임 실력을 보여주는 희정이. 그리고 희정이의 바램도 모두들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것. 그리고 호진이 앞에 새로 등장한 소녀. 과연 누구이기에 호진이를 알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호진이를 모 애니에 나오는 마코토같이 만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제 자신도 그 마코토를 심하게 증오하고 있기 때문이죠. 정말 그놈이 막장이니까 히로인들이 다 불쌍합니다.


이쪽 분기에도 당연하겠지만 무삭제판 같은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