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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12.06 08:04

LiTaNia 조회 수:611 추천:1

extra_vars1 17-C. 수영이가 예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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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우편함에 꽂힌 편지를 펴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글씨체가 뭔가 낯익어. 내용을 읽어보니까.


'호진이랑 수영이.. 둘이 같이 가고 있는 모습을 뒤에서 봤는데,
 정말 잘 어울려보이더라.
 그런데.. 왜 나는 자꾸,
 지금 호진이 곁에 수영이 대신에..
 내가 있었으면 하는걸까.
 왜 둘이 잘 되는게 그렇게 싫은걸까.
 궁금해. 나도 이유를 모르겠어.
 직접 말하지 못하고 이렇게 쪽지로만 전해서 미안.'


역시, 예상대로 희연이의 쪽지였다. 내가 수영이랑 같이 있었던게, 희연이한테는 확실히 슬픈 일이었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처음부터 희연이가 나의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이 나한테 붙었던 것이고, 현실은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 때 마침 폰으로 문자가 왔다. 희연이 번호로 왔네.


'호진아, 내가 뭔가 남긴거, 읽어 봤는지 모르겠어. 어디에 남겼는지는.. 그냥 안말할래.'


이봐. 그렇지 않아도 방금 전에 그거 읽었었다구. 우편함에 그런식으로 접혀진 쪽지로 있으면 당연히 눈에 띄지.


수영이는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애다. 왜 그런지 몰라도, 그래서 친구도 별로 없다. 그래서 그런 수영이한테는 내가 필요하다. 어느샌가 수영이랑도 많이 친해졌고, 수영이는 확실히 나한테 마음을 열고 있으니까.


아니, 이 쯤 되면 '마음을 연' 단계는 지났다고 봐야 하는게 맞지.


하지만 내가 수영이랑 함께하고 있는것 때문에 다른 한 쪽에서는 희연이가 슬퍼하고 있고.  희연이도 수영이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지만, 수영이한테나 희연이한테나 어려워보인다. 수영이 역시 희연이나 나래같은 애들한테 지지 않겠다고 말했었으니 말이다.


에이. 잡생각은 떨쳐두고, 시험공부나 해야겠다. 이상하게 요새는 인터넷에서 걸리는 떡밥이 없단 말이지. 왜 그럴까.


그리고 또다시 하루는 시작되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


집의 문을 나서자, 오늘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수영이.


"수영아, 좋은 아침!"


내가 수영이를 향해서 손을 흔들자, 수영이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는데, 수영이 손에 뭔가 반짝이는게 보인다.


자세히 보니까, 어제 수영이가 준 커플링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끼는거 잊어버렸네. 어서 껴야지. 다행히도 가지고 나오긴 했으니.


"수영아.. 미안. 손에 반지끼는거 깜빡했었어."
"아냐. 지금이라도 꼈으니까 괜찮아.."


그렇게 수영이랑 함께 오늘도 학교에 등교.


교실에 도착하자, 현석이녀석도 내 손에 뭔가 있는 것을 봤나보다.


"설마.. 손에 그거, 커.플.링이라는건 아니겠지."
"아니겠지가 아니라, 맞아."
"오오, 수영이랑 벌써 이렇게까지 된거냐."
"뭐 어느샌가 수영이랑 잘 되어가다보니까."
"누구는 여자친구랑 잘 되고, 누구는 잘못하면 마법사 되게 생겼고."
"마법사라니? 해리콥터가 다니는 허걱와트 마법학교라도 다니게 된거냐?"
"그런게 실제로 있을리가 있냐. 남자가 25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된다는 얘기 있잖아."
"어이. 25살까지는 아직 8년이나 남았잖아. 그 동안에 미연시를 멀리하고 애니메이션을 멀리하면 여자친구는 사귈 수 있을거야."
"...차라리 마법사가 되는게 낫겠다."


뭐 여자들 중에서도 현석이한테 맞는 여자가 있긴 있으려나. 하지만 현석이랑 아름이랑 둘이 비슷해보이면서도 그 둘은 뭔가 엄청 사이가 안좋단말이지.


그런데, 뒷쪽에서 희연이의 이런 목소리가 들린건 내가 잘못 들은 것일까.


"아냐.. 아닐거야. 내가 잘못 봤을거야.. 호진이가 다른 애랑 커플링이라니.."


요새 있었던 일들이 희연이한테는 여러가지로 치명타인가보다. 그러니까 희연이도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을텐데 말이지. 수환이녀석은 좋은 녀석인지 아닌지 모르겠고, 다만 수환이녀석을 희연이는 정말 싫어하는것 같으니까.


첫 수업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었다, 잠깐 효선이한테 가볼까나. 마침 효선이한테 하려던 얘기가 있었는데.


"호진이, 나한테는 웬일? 앗. 손에 그거 설마?"
"응. 커플링이야. 수영이랑 한거."
"수영이한테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보니까 수영이가 뭔가 부러워지는데."
"뭐 효선이도 언젠가 좋은 사람 찾을 수 있겠지, 그런데, 효선아."
"응?"


효선이가 수영이랑 친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이거 하나는 얘기하고 넘어가야겠다.


"아름이라는 애..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기분이 안좋아."
"아름이랑 또 무슨 일 있었어?"
"얘가 뭔가 너무 삐뚤어져 있다랄까. 자꾸 이상한 장난만 치고, 수영이가 있는 앞에서 나랑 수영이랑 잘되는건 재미없고, 라이벌끼리 사랑싸움하다가 결국 사랑으로 맺어지는게 재미있다느니 하는 얘기를 해서."
"뭐야, 그런 얘기를 수영이 앞에서 했단 말야?"


앗. 효선이 표정이 싹 바뀌었어. 역시 수영이랑 관련된 것 때문인가.


"아름이 얘가 원래 좀 그런 애긴 하지만.. 다른 애도 아니고 수영이 앞에서 그런 얘기들을 했다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효선이는 바로 벌떡 일어나서 교실 밖으로 나갔는데, 뭔가 너무 늦은것 아닐까. 바로 울려버린 수업종.


"어머낫!"


효선이, 바로 다시 들어왔네, 얘도 이렇게 시간이 가버린 것을 몰랐던 것일까.


당연히 오늘 수업은 일찍 끝났다. 그런데. 다음주에는.


...무려 내가 주번이다. 이럴수가. 이제 시계를 좀 더 일찍 맞춰놔야 하는건가. 생활패턴 또 꼬이겠는데.


효선이는 아름이한테 한마디 한다고 아름이네 반으로 가버렸고, 나는 당연히 수영이네 반으로. 그런데 아직도 다른 애들의 시선이 뭔가 무서워. 이봐요들, 내가 수영이랑 사귀고 있는게 그렇게 못할 짓이냐.


10반 교실로 가는 길에, 마침 이 쪽으로 오고 있었던 수영이랑 만났다.


"호진아, 효선이는?"
"아름이한테 한마디 한다고 아름이네 반으로 갔어. 아름이 걔가 수영이한테 그때 했던 말 때문에 효선이 기분도 상했나봐."
"그 애가 기분나쁜 애긴 하지만.. 효선이.. 나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아름이 걔가 가만히 놔두면 또 뭔 일 낼지 모르는 애니까."


그런 이유로 오늘은 수영이랑 단둘이 하교. 어느샌가 수영이도 나랑 꼬옥 붙어있다.


"맞다, 수영아. 나 다음주에 주번이라서 다음주에는 학교 일찍 가는데."
"일찍 일어나는 건 쉽지 않은데.. 그래도 호진이랑 같이 가는 거니까."


처음에 수영이를 알게된 뒤 수영이랑 친해지고 싶었을 때는 수영이랑 이런 사이로 발전할 줄은 생각도 못했지.


뭐 덕분에 잘 된 것이지. 수영이는 자기 자신에 자신없어 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수영이는 정말 좋은 애고, 수영이도 나같이 별 거 아닌 녀석을 이렇게 좋아하고 있으니.


또한 나랑 수영이랑 이렇게 맺어진 것을 도와준 효선이한테도 고맙다. 내가 수영이랑 알게 된 뒤, 효선이가 아니었다면 나랑 수영이랑 맺어지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쓸데없는 잡생각들을 하면서 수영이랑 걸어가고 있을 때, 낯선 목소리 하나가 들렸다.


"어, 수영아! 오랜만이네, 이런곳에서 수영이를 볼 줄은 몰랐는데."


목소리가 들린 쪽을 보니까, 못보던 여자애 하나가 이쪽을 보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얘가 입고 있는 옷도 교복같긴 한데, 내가 못보던 교복인 것으로 봐서 이쪽 동네에 사는 애는 아니다.


수영이도 그 여자애쪽을 보고 많이 놀란듯.


"앗! 한나..야? 정말 오랜.. 만이야."


수영이랑 같이 있으면서 수영이가 이런 애랑 알고 지냈다는건 여태 몰랐네.


"수영아, 누구야?"
"내가 전에 살았 던곳에서.. 사귀었던 애야."


그런데 수영이가 이 '한나'라는 애랑 무슨 일이 있었기에 수영이의 목소리가 풀이 죽어있지.


"수영이, 못보던 사이에 남자친구까지 사귀다니. 둘이 커플링까지 하고.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만들기를 좋아하더니.. 결국 남자친구한테 선물까지 하게 되었구나."


역시


"아.. '이호진'이야. 나한테는.. 말로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애야."
"이호진이라..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아보이는 것 같은데, 어떻게 수영이랑 사귀게 되었네? 반가워. 난 수영이가 전학가기 전에 같은 학교 친구였던 '임한나'라고 해."


이봐요.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떻게 벌써 나를 그렇게 보냐. 역시 내가 '뭔가'를 흘리고 다니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런데.. 한나야, 여긴.. 웬일이야?"
"이 동네에서 프레이아 콘서트 다음주에 한다고 해서, 사전답사 와 봤는데, 여기서 수영이를 보게 될 줄은 몰랐네. 내가 프레이아 노래를 좀 많이 좋아해서."


역시 프레이아가 인기가 좀 많은게 아니구나. 하긴 이번 노래인 GLIDE는 확실히 좋았지. 소몰이를 하던 시절의 프레이아랑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긴 하지만 오히려 나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랄까. 하지만 오히려 소몰이 때의 프레이아가 좋다는 사람도 많고.


"그런데 수영이, 못보던 사이에 애가 많이 바뀐것같다? 수영이 이렇게 조용한 애가 아니었잖아."


잠깐. 뭐라고? 수영이가 조용한 애가 아니었다니?


"아냐.. 나 전혀 안바뀌었는데."
"에이. 수영이 언제 이렇게 내숭쟁이로 바뀐거야. 역시.. '그 일' 때문인건가?"


뭐야. '그 일'이라니. 도대체 수영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리고 수영이.. 왜 이렇게 얼굴 표정이 안좋은걸까.


"수영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어?"
"자세한 건 좀 말하기 그러네. 수영이가 인터넷 모임에 나간다고 했었는데, 거기서 좀 안좋은 일을 당했나봐. 그 뒤에 애가 바뀌어버리고, 딴데로 전학을 가버려서 연락이 안되었는데, 이렇게 여기서 만나다니 의외네. 게다가 남자친구까지 있는 상태로."


역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수영이가 무슨 일을 당했었구나. 그래서 애가 이렇게 바뀌어버린 거였나.


"혹시.. 그 때 수영이가 아이디 어떤거 썼었어?"
"글쎄.. 잘 기억은 안나. c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그 뒤에는.."


가만. 생각해보니 내 아이디도 c로 시작하잖아. celestian1120.


"호진아, 나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께."
"수영아!!"


수영이는 그냥 뛰어가버렸다. 역시 내가 뭔가 큰 실수를 저지른건가.


아냐. 어쩌면 이 한나라는 여자애가 모든 일의 흑막?


"너.. 도대체 수영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혹시 너가 수영이를 괴롭힌다던가.. 그런거 아냐?"
"아냐아냐. 나도 수영이 3년만에 다시 본거야. 그런데 수영이를 못보던사이에 애가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은 몰랐어. 아차, 내가 여기서 뭐하고있는거지. 유일체육관 쪽으로 가야하는데. 그럼 이만."
"이봐!!"


한나라는 애도 가던 길을 계속 가버렸다.


쟤, 오늘 처음 보는데, 왜 이상하게 안좋은 느낌만 계속 드는 것일까. 마치 아름이같이. 그나마 아름이는 처음에는 애가 이런 앤줄 몰랐는데 저 한나라는 애는 뭔가 처음부터 저런 것을 보면..


정말 어떤 TV프로에 나오는 말 대로 '진실은 저 편에 있다'인 것일까. 진실이라는 것이 있긴 있는 것일까.


에이, 모르겠다. 집에나 가야지.


시험공부를 시도해봤지만, 딱히 공부가 잘 되지는 않고, 컴퓨터나 쳐야겠다.


그러고보니 전에 조공명 관련 글에서 뭔가 짚이는게 있었는데, 마침 즐겨찾기를 해놨으니 다시 그 글을 한번 볼까.


'코스플레이어 '조공명'이 한창 인터넷에 재미가 들린 '크레센티아'라는 중1 여자애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그 '크레센티아'라는 여자애를 집으로 끌고가서 #@%*#()%*!()한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그래서 '크레센티아'는 충격을 받아서 더 이상 인터넷 활동은 물론이요 연락이 완전 두절되었고, 다니는 학교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전학갔다고 한다. 그러나 마침 조공명은 군입대. 그리고 2년 뒤 제대를 하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활동하고 있으면서 추종자들도 많이 모았지만 조공명의 내막을 아는 사람은 절대 조공명을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다'


가만. 방금전 분명히 수영이의 아이디가 c로 시작한다고 했었지? '크레센티아'라면 알파벳으로 적으면 분명히 c나 k로 나갈것이고.


그냥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만약에 정말로 조공명이 수영이한테 손대서 수영이가 애가 바뀐 것이라면.. 조공명, 정말 용서가 안돼. 활발했던 애를 낯을 가리는 애로 바꿔버리다니.


그리고 그 글에 뭔가 트랙백(주1)이 되었다는 표시가 있네. 한번 따라가 볼까.


제목이.. '크레센티아로 추측되는 한 소녀의 근황'이네. 조공명 사건의 피해자인 크레센티아의 요새 근황이라.


'조공명 사건의 피해자인 크레센티아로 추측되는 한 소녀를 동대문 MMC 극장에서 최근에 봤는데, 사건 당시와는 달리 머리도 길게 길렀지만 그때 크레센티아가 중1이고 3년이 지난 지금 고1이 된 시점에서 여전히 평균 나이에 비해서 조숙한 모습에 그녀가 크레센티아로 보인다. 어떤 남학생이랑 MMC 극장에 같이 있었던 것을 봤는데, '시간을 뛰어간 소녀'가 나오는 상영관 쪽으로 둘이..'


가만.


동대문 MMC 극장.


'시간을 뛰어간 소녀'.


이거 나랑 수영이 얘기잖아. 분명히 수영이랑 MMC에서 '시간을 뛰어간 소녀'를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게 어떻게 이 사람의 눈에 띄인걸까.


하긴 MMC면 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어떻게 나랑 수영이를, 그것도 수영이가 크레센티아라고 추측되는가를 이렇게 글로 남긴 사람이 참 대단하다.


하지만 이 사람도 그냥 단순히 '추측'성 글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에 이른바 '카더라 통신'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한둘인가.


정말 그 조공명이 일을 저지른 대상이 수영이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그게 정말로 수영이라면 내 이성이 정말 그냥은 못넘어가. 아무리 조공명이 군대를 제대해서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다고 하더라도 말야.


그다음에 간만에 Theme of EZ2DJ나 가봐야겠다.


자유게시판에서는, 커플 하나가 깨진것때문에 지금 양쪽편에서 서로 시끄럽다. 두분이 정말 잘 어울리셨던데, 지금 대부분의 리플은 '둘이 그냥 해결하지 왜 여기서 이러느냐' 는 내용이 많지만, 그래도 싸울때마다 꼭 깽판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거 없어져야 하는데 말이지.


그리고 또다른 글.


'요새 유일오락실에서 펌프 하는 여자애 알고보니 여장남자라는데?'


...민서 얘기인가. 희연이에 이어서 민서도 어느샌가 이쪽에서 유명해진건가. 어휴. 동네망신이다. 그러길래 여장에는 왜 재미가 들렸는지 모르겠다.


'캐리어 가야죠' 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에이. 간만에 '썩은 어택'이나 해야지. 공부도 잘 안되고.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안하다보니까 옛날 실력이 안나온다. 역시 게임이라는 것은 오래 잡아야 실력이 오르는 것일까.


게임 좀 하고 있으니까, '유한도전'이 벌써 나올 시간이네. 봐야겠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가 흘러갔다. 조공명의 피해자가 정말 수영이인 것일까. 그리고 그것 때문에 수영이가 이렇게 사람이 바뀐 것일까.


날이 밝았다.


이상하게 빨간날에는 알아서 늦잠을 자게 된다. 이게 좋은 습관일까 나쁜 습관일까. 나중에 고3되면 일요일날에도 자습을 해야 한다는데. 그때가 되면 이 습관도 버려야겠지. 하지만, 습관을 버리기가 힘들다는데.


간만에 또다시 오락실에나 가볼까. 새로운 게임. 들어왔으려나.


오락실에 도착한 뒤에, 펌프가 있는 옆쪽을 보니 과연 지금까지는 못보던 게임이 있었다. 그 이름하여 파라파라 파라다이스 2nd. 오호. 정말로 들여놓으셨네. 주인아저씨.


그리고 이 게임이 들어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떤 여자애가 이미 하고 있네. 이 게임도 몇몇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하니까.


누군지 몰라도, 파라파라 댄스를 추고 있는 모습이 꽤 열정적이야.


하고 있는 곡들을 보니까, DEJA VU, MIKADO, 100... 다 이니셜D에 나온 적이 있는 곡들이었던가. 그런데 이니셜D의 그 고갯길 배틀레이싱 분위기의 저런 노래들이 저런 춤에  쓰일줄은 몰랐다.


"후아.. 힘드네. 이게 여기에 나오다니.."


그리고 게임을 끝낸 그 여자애는, 절대 낯선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얘를 이곳에서 본 게 엄청 의외였다랄까.


"어라, 호진이도 여기 온거야?"
"박소현.. 너도 이거 하러 온거였어?"
"응. 나도 파라파라 엄청 좋아하는데 이게 여기에 나왔다는 얘기 듣고 와봤는데, 정말이네."
"소현이 몰랐는데 이거 꽤 잘하던데."
"고맙네, 호진이. 그런데.. 손에 그거, 설마 커플링?"


역시 수영이랑 맞춘 커플링이 소현이 눈에도 안 들어올리가 없었다.


"응. 맞아."
"그거.. 희연이인가 걔랑 한거야?"
"아니. 다른 애야."
"어쩐지.. 요새 희연이 좀 풀이 죽어있던데. 그런데 호진이도 의외로 능력있네. 누군지는 몰라도 커플링을 맞출 정도까지 되다니. 뭔가 아쉽다."


도대체 뭐가 아쉬운거냐. 난 정말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 때, 오락실 문이 활짝 열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리고 들어온 것은..


"와~ 혹시나 했는데 파라파라 정말 나왔네!!"


정말 어딜 가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유아름이었다. 아름이 얘도 쪼르르 달려와서 돈을 넣고 플레이를 하네.


방금 소현이가 한 노래들이 남자노래들이었다면, 아름이가 한 노래들은 여자노래들이었다. 아름이의 성격이 맘에 안들어서 그렇지 얘가 생긴거는 귀여워. 그래서랄까. 파라파라 댄스를 추는것도 뭔가 귀여워보인다랄까.


지금 하고있는 모습, 확실히 처음 하는 모습이 절대 아냐. 뭔가 대단히 능숙해. 그리고 뭔가 심하게 잘 어울려. 나같은 몸치는 절대 저렇게 못해. 아까전 소현이가 힘찬 모습으로 하고 있었다면 아름이의 모습은 귀엽다랄까.


아름이의 선곡도 I WANNA DANCE나 Deluxe같은, 뭔가 적절한 곡들이었고. 아름이도 정말 성격만 좀 고치면 인기 많을것같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휴. 답이 안나온다.


아름이는 파라파라 플레이를 마치고 이제야 나를 봤나보다.


"어, 호진이 아냐? 호진이도 이거 하러 온거야?"
"그건 아니고, 그냥 시험공부하다가 심심해서 와봤는데.. 이게 정말로 여기 나올줄은 몰랐네."
"와, 잘됐다. 파라파라하러 대학로까지 가기가 그랬는데(주2), 이제 여기서 하면 되겠다. 파라모임도 이제 여기서도 할 수 있겠네!"


잠깐, 파라모임이라는 건, 설마?


"파라모임이라는게 혹시.. 그 요염한 조공명?"
"응. 맞아. 파라파라 1st도 아니고 2nd니까, 이번에는 여기서 하게 해달라고 건의해야지!"


이봐. 이거 뭔가 상황이 너무 위험해지는거 아냐, 그 막장짓을 저지른 조공명이 이쪽으로 온다니.


"그런데, 호진이 벌써 커플링같은것도 한거야?"


역시 내 손에 반지 하나가 있는게 그렇게 눈에 잘 띄인단 말인가. 아까 소현이도 그렇고, 지금 아름이도 그렇고.


"응. 수영이가 나한테 준거야."
"오호. 재미없지만, 호진이랑 수영이랑 정말 잘 되는것 같아."
"이봐. 재미없지만이라는 건 좀 빼."


그런데, 그 때, 오락실에 들어오면 안 될 사람이 또 한명 들어왔다.


"호진..씨?"


어이, 여장남자 조민서군. 너는 또 왜 왔냐. 아름이도 민서녀석이 나를 부르는 걸 보고,


"호진아, 저 여자애는 도대체 누군데 호진이 알아?"
"쟤, 여자애 아냐. 남자인데 저렇게 여장하고 다니는거야. 그런데 도대체 왜 나를 호진씨라고 하는가 궁금해. 랄까, 저거 분명 연기였다는데?"
"여장..남자?"


뭐야. 아름이 뭔가 표정이 싹 바뀌었어. 이거 뭔가 일이 일어나도 확실히 일어날듯한 예감이 제대로 드는데. 생각해보니, 현석이녀석이 분명히 민서랑 아름이랑 붙이지 말라고 했지. 그런데 그 둘이 만나버렸다.


도대체 왜 이렇게 저한테는 시련만 생기는 건가요. 누가 좀 알려주세요.



주1. 트랙백 : 블로그에서, 원격 댓글을 쓰고 이를 알려주는 기능. 기존의 답글과 덧글은 해당 게시판에 독자가 게시물을 읽고 난 뒤 답변이나 감상문을 적는 기능이다. 따라서 덧글은 해당 게시물 밑에만 남겨진다. 트랙백은 이보다 좀더 개선된 기능으로 다른 곳에 댓글을 남기는 기능이다. 즉 해당 게시물에 대해 댓글이나 덧글을 달되 다른 사이트에서 원격으로 덧글을 다는 행위이다.


주2. 파라파라하러 대학로까지 가기가 그랬는데 : 현재 서울에 실제로 파라파라 파라다이스 게임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오락실이 대학로에 있음.


19. 임한나 : 17살. 여자. 서서울생활과학고 재학중. 수영이가 전학오기 전에 같은 학교 친구였음. 프레이아의 팬이라 프레이아 콘서트에 가려고 프레이아 콘서트가 열리는 유일동의 유일체육관을 답사하러 오는 중에 호진&수영 커플을 만남.


네. 자신의 현실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호진이를 부러워하는 현석이. 그리고 아름이랑도 친하지만 수영이랑 관계된 일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 효선이. 그리고 한나를 통해서 수영이가 이전과 지금이 상당히 많이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 호진이. 그런데 수영이는 무슨 일이 있었는듯 후다닥 뛰어가버렸는데.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되면서 혹시 조공명 사건 피해자가 수영이가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이는 호진이. 그리고 오락실에 나온 파라파라. 소현이랑 아름이가 한번씩 플레이를 했고, 그 때 민서가 하필 오락실에 오게 됨으로서 여장남자 민서랑 동인녀 아름이가 만나게 되었는데, 과연?


현석이녀석은 마법사가 될 날이 8년이나 남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이제 한달도 안되어서 마법사가 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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