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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단편]첫사랑

2008.12.21 15:27

Vermond 조회 수:76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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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5시간만에 쓴 날림작입니다 ㅋㅋㅋ


 


고로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을 겁니다만 양해해주시고


 


정 거슬리면 댓글로 지적을 해주세요


 


한글로 이어쓴거라 따로 줄띄우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를 처음 본 것은 어느 한적한 겨울 저녁... 찬바람이 매섭게 나를 감싸는 날이었다. 나는 한 카페의 알바생이였고,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시급을 위한 일을 하고 있었다.


처음 본 순간 너무 슬퍼 보였다. 내가 주문을 받으러 갔을 때 본 그의 미소는 너무나 가슴 아파서 나도 모르게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처음엔 단지 그 뿐이었다.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를 주시지 않겠어요?”


 


그 때의 그의 놀란 얼굴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뭐랄까, 처음 보는 여성에게서, 그것도 여성 쪽이 먼저 연락처를 달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이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비번인 날에 운 좋게 만날 수 있었고, 만남을 계속하면서 알게 되었다. 여느 연애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올법한 이야기. 그리고 주변에서도 흔한 이야기. 그는 이전 여자 친구에게 차였고 그 충격으로 슬펐던 것이었다. 남자에 무심한 내가 왜 그를 돌봐주고 싶어 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때는 그래야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 이였다.


 


취업준비에 알바까지 하면 남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쪼개서 그를 만났다. 때로는 친하게 놀고, 때로는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이 만남을 지속하면 필연적으로 가까워지겠지? 당시엔 그걸 몰랐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 때는 그 이유를 몰랐다. 그가 그 말을 했을 때에 느낀 감정을…….


 


“넌 정말 좋은 친구야.”


 


그가 카페에서 나에게 한 말이다. 표정이나 어투에서 확신을 가진 말이였기에 분명 그의 진심일 터였다. 그러나 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기쁘지만 기쁘지 않은 그런 느낌이…….


 


그와 만남을 지속한 지 3개월째……. 약간 절박한 느낌의 문자가 한 통 내게로 왔다.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너의 의견을 듣고


싶어 만날 수 있을까?


 


거절할 이유는 없었고 시간도 있었다.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그 날 오후에 만난 그는 내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너 예전에 내가 사귀었다는 여자를 알지?”


“응.”


“그 애가 다시 연락했어. 모든 것이 자신의 오해였다면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이야.”


“…….”


“난 어떻게 해야 좋을까?”


 


갑자기 마음이 시려왔다. 이유모를 슬픔이 나를 감싸왔다. 하지만 그의 앞에서 표시낼 수는 없었다. 고민을 상담하러 온 사람에게 오히려 걱정하게 만들다니……. 그런 건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직도……. 좋아하지?”


“응……. 하지만……. 이대로 다시 사귀어도 괜찮을지……. 나는 잘 모르겠어.”


 


순간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흘러갔다. 다시 사귄 커플은 얼마 가지 못한다고……. 한번 깨진 커플은 그 관계를 만회하기 힘들기 때문에 다시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렇게 말을 하려고 했다…….


 


“자신을 가져. 잘 될 거야.”


“그렇겠지……. 고마워.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아. 역시 넌 좋은 친구야.”


 


그는 연신 고마워했다. 그리고 그 길로 예전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만나러 나갔다.


 


사실 알고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조언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의 결정을 믿어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을……. 통계나 다른 사람의 경우 따윈 애초에 상관없었다. 그만큼 그녀를 좋아했다는 것이겠지…….


 


그 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애 칼럼을 우연하게 보았다. 친구처럼 지내던 한 여자가 남자의 결혼 소식을 듣고 뒤늦게 사랑한다는 감정을 깨닫고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한다는 내용이었다. 답변은 이런 내용이 씌여있었다.


 


“관계를 진전했다가 깨질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에 쉽사리 진전시키지 못하고 마음을 속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관계가 이제 깨질 사태가 오니 그 거짓이 깨져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 고백을 해라. 그리고 깨끗이 포기해라.”


 


왠지 공감이 갔다. 나도 이런 마음 이였겠구나…….


 


처음은 단순히 안타까운 마음 이였는데……. 언제부터 이런 마음이 생겨났을까? 잘 모르겠다…….


남들은 떠나보낼 때에 상대편의 행복을 바란다던데 난 왜 아직도 그가 헤어져서 나에게 달려오길 원할까……. 난 그렇게나 이기주의였던 것일까…….


 


아는 언니에게 살짝 심정을 말했다. 그러자 그 언니는 놀랐다.


 


“너희 사귀고 있던 것이 아니었어?”


 


그 언니는 이미 우리가 연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 남들이 보기엔 그 정도로 친하게 지냈던 걸까?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야. 되돌릴 수는 없겠지…….


 


 


그가 나를 불렀다. 정말 기뻤다. 몇 주 만인지 모르겠다. 이미 날짜를 세긴 포기했다. 너무 처참했으니까……. 그런 이유로 더 기뻤다. 오랜만에 몸치장을 하고 나갔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하지만 그 옆에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아마 그의 여자 친구겠지…….


 


“우리 □□□가 어려울 때 도와주셨다고 들었어요. 감사드려요.”


“아니에요. 뭘 그렇게까지…….”


“사실 저희 다시 결합하는데 큰 은인이시잖아요? 그래서 한번 보고 싶어서 부른 건데 혹시 폐가 된 것은 아니겠지요?”


“뭐 별로 할 일도 없었는데 괜찮아요.”


 


아르바이트를 사정사정해서 미루고 온 만남이었다. 그 만남에, 그러나 나의 자리는 없었다. 난 단지 이방인 이였고 그들의 이야기에 간간히 끼어드는 손님일 뿐이었다. 가슴은 점점 조여오고 더 이상 있을 수 없게 되었을 때에 양해를 구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왠지 주체 못 할 슬픔이 가슴을 감싸고 심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그 날 한없이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축하해 입사했다면


서 모든 게 잘 되길


빌어



취직에 성공했다. 좋은 직장이었고, 부모님도, 다른 친구들과 지인들 모두 나를 축하해주었다. 기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정작 내가 제일 만나고 싶어 한 그 사람은 결혼 준비로 한창 바빴다. 깨지기 쉽다는 속설 따윈 거짓이었나 보다. 바쁜 준비 때문에 만나지 못한다고 미안하다고 연락 온 것을 제외하면 그 어떤 축하도 그에게서 받을 수는 없었다.


남들 모두가 기뻐할 그 취직인데도 전혀 기쁘지 않은 것은 제일 중요한 것이 빠져서인 걸까?


 


지금 내가 있는 자리는 그 때의 카페, 며칠 뒤면 연인들의 날이라고 불리는 크리스마스다. 올해도 난 혼자 지내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 때와 달라진 점은 거리의 풍경과 나의 위치. 그리고 그에 대한 감정.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과정은 정말 길었었다. 힘들었지만 이겨내니 뭔가 달라진 기분도 든다. 한층 성숙해진 것은 이런 기분일까?


그렇기에 이제는 그 때의 기억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올 수 있게 된 것이겠지…….


추억과 함께 들이키는 한 모금의 커피는 너무나 즐거웠다.


 


“저…저기…….”


 


누군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보았다. 모르는 사람인데...?


 


“혹시 실례되지 않으면 연락처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왠지 웃음이 감돈다. 상대는 어쩔 줄 몰라 하지만 말이다. 왠지 기쁜데?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지금 이 기분을 느껴본다. 그 때의 그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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