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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단편 - 연인들의 약속

2008.10.12 05:17

늘보군 조회 수: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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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찬 바람이,
원효대교 위에 나란히 서있는 한 소년과 소녀의 볼을 스쳐지나갔다.


 


“진혁아, 우리 약속 하나 하자”


 


“음~ 무슨 약속?”


 


“만약에 말이야,, 우리 헤어지게 되더라도 말야..”


 


진혁이는 윤진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
그리고 그녀가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도록,
난간에 기댄 채로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가깝게~ 그리고 편하게 잘 지내자구..
물론 헤어지지 않을꺼지만~”


 


“뭐야 그게~”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까...?”


 


“바보~ 혼난다?!”


 


그들은 서로를 머쓱하게 한 번 쳐다보고는,
무엇이 재밌는지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렇게 함께 웃는 그 시간이 행복할 뿐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르고,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서로 갈라지게 되었다.


 


사랑을 시작할 때의 풋풋함이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기에..


 


항상 그 사랑이 활활 타오를 때에는,
어떤 고통이든, 죽음이든,
절대로 그 사랑을 깨뜨릴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고작 '시간' 앞에 무너지곤 한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잔치로 거리가 떠들썩할 때에,,
그들은 다시 원효대교 위의 난간 앞에 마주섰다.


 


그리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보고 싶진 않았는지,,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억나? 그때,, 우리 여기서 약속 했던거-”


 


“기억나지,, 그때 그,, 너의 엉뚱한 약속을 어떻게 잊겠어”


 


“뭐가 엉뚱해~! 그래도,, 너가 연락 안해줬으면,,
그 약속도 못지킬뻔 했네~ 다행이다..”


 


그들이 서로를 기억하고 만나고 싶어 한 것이,
비록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야하는 쓸쓸함이 가져다 준
일시적인 비겁한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머릿속에서 그런 경우에 대한 생각 자체를 지워버렸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즐거웠던 순간, 슬펐던 순간,, 많은 것을 나누었다.


 


“진혁아”


 


한 참 이야기를 늘어놓던 윤진이가,
장난끼가 모두 사라진 진지한 음성으로 그를 불렀다.


 


“응?”


 


“우리,, 이번에도 약속하자”


 


“약속? 하하, 이번에는 무슨 약속인데?”


 


“음.. 또 시간이 흐르고,, 만약 너나 내가,,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되더라도 말이야...”


 


“....”


 


“그래도,, 우리 서로 잊지 말자.
우리 행복했던 기억, 즐거웠던 순간,, 지워버리지 말고,
연락도 계속 하고, 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진심이야..?”


 


“응..! 그러면 안되나?.. 난 그러고 싶은데, 넌 싫구나?”


 


“아니, 아니~ 그래, 그러자. 너 그 약속 꼭 지켜라?”


 


“당연하지~!”


 


그들은 그렇게, 그곳에서 두 번째 약속을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또 다시 6개월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들이 그 약속을 할 때에는 분명,
어떤 사람을 만나, 연인사이가 되더라도,
서로를 잊지 않고, 연락도 계속 할수 있을것이라 확신했다...


 


그들에게 모두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


 


하지만,, 서로간에 오가는 연락은 없었다.


 


새로 시작하는 사랑의 감정이 워낙 크기에,
지나간 사랑 따위는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누구 하나가 그런것이 아닌,, 그들 모두에게 그랬다.


물론, 서로를 전혀 기억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은,,
현재의 자라나는 사랑에 방해가 될 뿐이었다.


 


‘뭐 어차피 그애도....’


 


그것이 그들이 원효대교 위에서 다짐한 약속을 깨어버리는,,


아주 짧은 생각이었다.


 


...


 


진혁이의 새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슬픔에 잠겨 힘들어하고 있을 때,
문득 그녀와 나누었던 약속이 떠올랐다.


 


그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진혁이..?”


 


“응, 나야. 잘 지내고있어..? 연애하느라 바쁘지?”


 


“뭐야~ 오랜만이네.. 너도 보니까 연애중이던데??”


 


“아,, 그랬지.. 근데 얼마 전에 헤어졌어”


 


“아, 그랬구나..”


 


진혁이는 그때의 그 약속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지만,
단지 몇 번 오간 그녀와의 대화 속에서,
그녀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진혁아 미안한데. 나중에 또 연락하자.


내가 지금 나가봐야해서- 미안!”


 


“아,,, 그래..”


 


진혁이는 더 이상 그녀에게 전화할 용기를 갖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은, 약속과 전혀 관련 없는,


각자 각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진혁이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쯔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낮익은 전화번호였다.


 


"여보세요?"


 


"진혁아, 나야 윤진이.. 잘 지내니?"


 


"아?,,윤진이? 야,, 진짜 오랜만이네-"


 


"응,, 나 그저께 헤어졌다...?"


 


"...."


 


 


 



함께 있고, 부족한 것이 없고,
서로의 마음속이 풍족할 때에는,,


 


무슨 약속이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다 지킬 수 있을 것만 같기에..


 


하지만,,,
‘연인들의 약속’...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진 그 약속은..


 


그들의 마음속 울타리 안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유효하다.


 


그리고, 그 울타리에서


그 누군가가 또 다시 벗어나버리면,,


그 약속을 찾기 시작한다.


 


참, 이기적이지.


 


By. 나무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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