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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8.01.12 00:07

LiTaNia 조회 수:690 추천:1

extra_vars1 번외편. 누구와도 맺어지지 못한 그 & 어떤 엇나간 커플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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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와도 맺어지지 못한 그 -


언제나와 같이 희연이랑 학교에 같이 가는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이었다.


오늘은 희연이가 늦잠을 자서 점심은 희연이 혼자 먹게 되었다고 하지만, 나보고 할 말이 있다며, 희연이가 점심먹고 난 뒤에 학교 벤치로 나오라고 했다.


도대체 평소에 같이 앉는 짝인데 굳이 벤치까지 불러내서 할 얘기가 있었을까.


그런 이유로 학교 벤치쪽으로 갔는데, 희연이는 이미 나와 있었고, 희연이가 나한테 따라오라고 했다. 희연이가 서 있는곳은 커다란 나무그늘. 나도 그 그늘 속으로 들어갔는데.


"내가.. 호진이한테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불렀어."
"무슨 얘긴데."
"사실.. 나, 호진이를.."
"응?"


희연이의 말투가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 도대체 어떻게 말하려는 것이었을까. 희연이는 갑자기 뭔가를 결심한 듯이 크게 외쳤다.


"싫어해!"


...
그리고 희연이는 뛰어가버렸다.


뭐야. 이게 무슨 정신줄을 놓아버린 상황이야.


도대체 자기가 나 싫어하는게, 어쩌라구.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거야.


그 뒤 점심시간이 지나도 희연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나한테 멋대로 붙었던게 희연이 아니었었나. 그런데, 지금 나도 희연이랑 꽤 친해진 상태인데 갑자기 희연이가 나를 싫어한다고 할 줄은 몰랐네.


뭔가 마음속이 텅 비어버린듯한 느낌이 드는데. 사실 그러고보면 희연이 때문에 내 일상이 많이 바뀌었고, 나도 희연이랑 사귄다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많이 친해졌던 상황인데, 도대체 희연이의 갑작스런 태도변화. 무슨 일일까.


그런 이유로 그 다음시간 수업이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한번 쉬는 시간에 수영이한테 가봐야지...라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수영이가 우리반 교실에 들어오고 있었다.


"어, 수영아! 웬일이야?"
"그냥.. 효선이랑 얘기하려고 왔어."
"수영아. 혹시 얘기 다 끝나고 잠깐 복도에서 하고싶은 얘기가 있는데.."
"응.. 그래."


수영이가 오늘 유난히 효선이랑 할 얘기가 많았는지, 효선이랑 하는 얘기는 쉬는시간이 다 되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저 둘의 개인적인 얘기에 내가 끼는것은 매너가 아니지.


다행히도 수업종 치기 전에 얘기는 끝나고, 수영이랑 함께 복도에 나갔다.


"수영아. 나.. 수영이한테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응..?"
"나, 수영이 좋아해. 우리, 서로 사귀자."


희연이한테 깨끗이 차여버린(?) 이후로 뭔가 좀 불안한데. 내가 여태 수영이한테는 별로 잘해주지 못했었으니..


"미안. 생각 없어."
"뭐?"
"나. 호진이는 뭔가 좀 다른 애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호진이도 다른 남자들과 똑같은 것 같아."


그리고 수영이는 말없이 그대로 올라가버리고, 얼마 뒤에 친 수업종.


뭐랄까. 지금 상황. 할말이 없다. 뭔가 딱히 여자애들이랑 사귀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희연이랑 수영이한테 연달아 내가 싫다는 말을 들어버렸으니, 이거 뭔가 오기가 생겨버리는데.


그 다음 시간이 끝나고 종례 직전에, 혹시나 해서 방송실 근처에 가니까, 민애선배가 있었다.


"민애선배, 안녕하세요."
"호진군, 요새 별로 안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런데, 민애선배.. 드릴 말씀이 있는데."
"무슨 얘기니?"
"다소 실례되는 말씀이긴 해도.. 저.. 민애선배.. 좋아해요."


뭔가 불안하긴 해도.. 일단 저질러놓고는 봐야겠지. 지금 나도 누군가를 확실히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리니.. 찬밥 더운밥 가릴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민애선배가 평소와는 다른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뭔가 불안해.


"하하하.."
"민애선배, 왜 그러세요?"
"하하하하.. 호진군, 날 이렇게 웃길줄은 몰랐네. 나를 좋아한다구? 미안. 나 호진이같은 애 이상형 아냐. 이제 종례 시작하니까 나중에 봐!"


...


민애선배, 죄송해요.


그리고 다시 교실로 돌아가서 종례가 끝나고, 집 밖으로 나섰는데, 마침 소현이가 있었다. 오늘은 스케줄이 없는 모양이네.


"소현아, 오랜만이야."
"어.. 호진이?"
"소현이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무슨 말인데."
"나.. 소현이가 좋아. 우리.. 사귀자."


그 뒤에 내 뺨에 날라온 소현이의 따귀.


"누가 호진이 너같은 애랑 놀아줄 시간 있대? 나 바쁜 몸이야."


정말 내가 이렇게 비참하다고 생각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지금까지 나한테 관심있었느니 하는 애들이 도대체 왜 오늘 하루 이렇게 되어버린거야.


하지만, 나한테는 마지막 희망인 나래가 남아있다. 나랑 어렸을 때 함께 했었던 나래. 내가 이곳으로 전학와서 많이 슬퍼했었던 나래. 이젠 그런 나래한테 한눈팔지 말고, 간만에 나래랑 놀아줘야지.


그런데, 유일여중쪽으로 가보니까, 나래가 나오긴 나오는데, 웬 못보던 남자 한명이랑 나왔다. 도대체 이녀석은 누구야. 누군지 몰라도, 어딘가에서 꽤 많이 놀았을것 같은데, 머리가 긴 걸 보니까 고등학생은 절대 아닌것 같고.


"어, 나래야!"
"호진오빠. 오랜만이야. 호진오빠 못본지 오래됐네."
"그런데.. 나래 옆에 있는 남자, 누구야?"
"아, 맞다. 나래의 새 남자친구인, 승현오빠야. 대학생이야. 승현오빠, 이쪽이 그때 나래가 말했던, 호진오빠예요."


...뭐야. 못 본 사이에 새 남친이었단 말인가. 게다가 또 대학생?


"안녕하세요.."
"얘기는 많이 들었다. 내 귀여운 나래랑 예전에 소꿉친구였다니, 살짝 부럽기도 한걸."
"승현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오빠였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다른 언니들하고 많이 놀아서 요새 나래랑은 안놀아줬어요. 누구 때문에 여기 전학왔는데. 소꿉친구도 잘 둬야 하나봐요."
"..짐승이군."
"승현오빠는 고x 아니었나요."
"그 얘긴 하지 말자고 했잖아!"


그렇지않아도 내가 그 '다른 언니들'한테 죄다 차여버린 지금 이 시점이란 말이다. 게다가 나래마저 새 남자친구가 있다니.


"호진오빠, 왜?"
"아.. 아뇨. 실례했습니다. 그럼!"


이 자리를 어서 떠야지. 잘못하다가는 맞아 죽을지도 몰라. 도망치면서 뒤를 보니까 나래가 혀를 내밀고 있었다.


뭐냐.


정말 이 장난같은 시츄에이션은 뭐냐.


나 다시 보고싶다고 다시 전학온거 아니었냐.


그런데 도대체 나래가 저런 대학생을 어떻게 알았던 거야. 게다가 은근슬쩍 고x 아니였냐는 말도 신경쓰이는데. 내가 어느새 고x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해버린 시점인가.


자리를 피한 뒤에 보니까 마침 희정이가 있었지만, 희정이가 나한테 한 말 또한 심하게 가혹한 말이었다.


"그렇지않아도 방금 언니가 학교에 왔었는데, 호진오빠같은 사람이랑 놀지 말랬어요."


...


할말없다.


희망이 없다.


신데렐라가 12시가 지나고 무도회장에서 마법이 풀렸을 때의 기분이 이런 기분이었나. 자신이 한때나마 예쁘게 갖춰진 모습. 하지만 마법이 풀려버리면 다시 원래의 재투성이 아가씨로 돌아가버리는..


나 이호진, 17년 인생동안 이렇게까지 비참한 적은 없었다.


에이. 모르겠다. 원래 나한테는 이런게 정상인가보다, 간만에 현석이놈이랑 같이 놀아야지.


"여어, 호진이. 웬일이냐."
"나 오늘 여자애들한테 연달아 차였다. 희연이, 수영이, 민애선배, 소현이.. 게다가 나래마저 새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고."
"저런. 불쌍한 놈. 어느새 부러운 놈에서 저렇게 위치가 떨어져버린거냐. 진짜 이런 상황을 보고 안습이라는 말밖에 못하겠는데."
"혹시 너네 집에서 게임 좀 할 수 있냐."
"다행히도 지금 부모님 외출중이라서 가능하다."


그래서 현석이네 집으로 당장 가서 현석이녀석과 하루종일 애니메이션을 보고 게임기 게임을 하면서 밤을 새운다. 마침 현석이녀석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시니.


'행운의 별'인가 뭔가 하는 만화도 1회에서 26회까지 다 몰아서 봤고, 남은 시간동안 헤링로 3을 하고 있으니 어느샌가 밖은 어두워졌다.


"덕분에 오늘 재미있게 놀았다."
"그래. 혹시 심심하면 불러라. 애니메이션들은 쌓였으니까 외장하드 갖고 가마."


현석이네 집에 나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희연이가 전학오기 전에는 그냥 여자애에는 관심없이 지냈던게 일상이었지.


하지만 희연이가 전학오고 나래도 다시 전학오고 나서 나랑 가까이 있어줬던 여자애들. 다 좋은 애들이었고.. 어느샌가 나는 그쪽으로 적응이 되어버렸으니. 하지만 지금 여자애들은 다 떠나가버렸다.


그냥 몇일동안 긴 꿈을 꾼 것 정도로만 생각해야겠다. 그런데?


"호진씨.."


어디서 많이 들어본 위화감이 짙은 목소리가 들리네.


"너.. 설마?"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가 예상한대로, 여장남자 민서였다. 여전히 여장을 한 모습이네.


"호진씨.. 오늘 여자애들한테 차였다면서요."
"너.. 어떻게 알았어?"
"현석이한테 들었어요."


아차. 생각해보니 이 녀석과 현석이 둘이 친하다는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민서가 솔직히 '성별만' 남자라는것만 빼고는 여자애들하고 비교해봐도 매력적이긴 하다.


다만 그놈의 성별이 문제일 뿐이지.


"호진씨.. 다른 사람들이.. 다 호진씨를 버려도, 저 조민서는 지금까지 호진씨만을 바라봐왔고, 앞으로도 호진씨만을 바라볼거예요."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고x보다 못한 놈 취급을 받아야 되고 결국 민서같은 놈 이외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게 되었는지 심하게 미스테리다.


"호진씨.. 사랑해요. 호진씨는.. 저.. 어때요?"


BL이 Bad Love라고 하지만, 지금 이런것마저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상황까지 가버릴줄 누가 알았냐. 어쩔 수 없지. 이런 녀석이라도.. 나를 좋아해 준다면.


"나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잖아."
"호진씨.. 고마워요."


평소같았으면 이런 상황은 정말 상상도 못하겠지. 민서를 살포시 안아줘야지.


그리고 민서가 나한테 키스를 하려고 하는 순간, '유일 나이트클럽'의 차들이 You spin me round 노래를 크게 틀고 나이트클럽 홍보를 하고 있었다.


"You spin me right round, baby right round~♬"


왜 하필 이 노래를 이런 상황에 트냐구. 이렇게 민서의 입술이 나의 입에 닿는 순간. 나는 감긴 눈을 뜰 수밖에 없었는데.


...응?


...여긴 내 방 침대?


그리고.. 여긴 우리 집?


그렇다는건..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이.


'꿈'?


휴. 다행이다. 민서같은 놈이랑 맺어지는 것이 현실일리가 없지. 그런데 설마 정말로 희연이가 나 싫어졌으면 어떡하지?


걱정속에 아침을 대충 챙겨먹고 밖으로 나가자, 희연이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인사를 해 줬다.


"호진아, 좋은 아침!"


이런 평소와 변함없는 희연이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호진아, 왜?"
"희연아.. 혹시 내가 싫어진다던가, 이런거 아니지?"
"내가 호진이 싫어할리가 있어?"
"휴.. 다행이다."
"호진아, 왜?"
"아.. 아무것도 아냐."


이렇게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희연이랑 함께 팔짱을 끼고 걸어가면 아마 오늘도 평소와 마찬가지인 일상은 이어지겠지.


그런데 진짜 그 꿈은 너무 심각했다. 아무리 꿈이라도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갈 수 있는거냐.


- THE END -


네. 호진군의 페로몬이 완전히 풀려버리는 상황을 가정하고 썼습니다. 제가 써놓고도 호진군 참 비참하군요(?) 다른것도 아니고, 하필 민서군이랑 맺어지는 상황이 되니.


하지만 민서군이랑 정말로 맺어질리는 없으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호진이는 언제나와 같은 일상속에 다시.


이번에 GameSection이라는 사이트의 나난야님이 은근슬쩍 나래의 새 남자친구로 특별출연했습니다.


- 어떤 엇나간 커플의 데이트 -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안녕!


저는,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고 따분한 것은 싫어하는, 호기심과 순진무구함으로 가득찬 청순가련 소녀, 유아름이라고 해요. 네? 어딜 봐서냐구요? 이봐요들. 거기 태클금지!


오늘은, 제 남자친구인 민서랑 데이트를 하기로 했어요.


민서는 처음에는 저한테 존댓말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솔직히 부담스럽잖아요? 어차피 같은 고등학교 1학년인데. 아, 민서 그러고보니 학교 지금 못다니고 있다고 했지. 우리학교도 이상해요. 민서같은 애가 학교에 다니는게 도대체 어디가 어때서 그런걸까요.


그래서, 민서도 저랑 한동안 어울려다니다보니 저랑 말 놓고, 지금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아, 저쪽에서 민서가 오고있네요.


"민서야! 여기야."


민서는 오늘도 예쁘게 꾸미고 나왔네요. 저 아름이는, 민서가 이렇게 예쁘게 꾸민게 왜 이렇게 보기좋은지 모르겠어요. 남자도 이렇게 예뻐질 수 있는걸, 사람들은 왜 모를까요? 그래서 저도 남자의 아름다움을 살려보고자 지금까지 BL커플링을 꾸미고 있었던.. 이봐요들. 왜 제가 말하는데 태클이 이렇게 많은거예요!


"어, 아름이구나."


민서는 착한 애예요.
제가 옷을 입힐 때 보통 남자애들은 싫어하던데, 민서는 제가 입히는 옷도 잘 입고, 결정적으로 민서가 이 옷들을 입은 모습이, 잘 어울려요.


민서랑 팔짱끼면서 걸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이 수근거리는거죠?


'쟤네 여자끼리 뭐하는거야?'
'저게 바로 말로만 듣던.. 레즈비언이라는 건가?'


이봐요. 제가 백합물도 좋아하긴 하지만, 우리는 백합같은거 아니라구요. 저랑 민서, 엄연히 정상적인 남녀 커플이라구요. 그렇게 안보인다구요? 우이씨..


민서랑 같이 오락실에 들어갔어요. 원래 여기 오락실에는 별로 안갔었는데 얼마전부터 제가 좋아하는 파라파라 파라다이스가 여기에 들어와서 가끔 여기서 파라파라 춤을 춰요.


어? 그런데 저기에 어디서 많이 보던 애들이 있네요.


"어머, 호진이구나!"


민서가 한때 호진이라면 미쳐 죽었었죠. 뭐 둘이 어울린다면 어울린다고도 하겠지만, 호진이도 지금 이미 희연이라는 짝이 있고, 민서한테도 제가 있잖아요?


"유아름, 여긴 웬일이냐."
"민서랑 같이 데이트하는 중이야."
"뭐 남녀가 이어진건 다행이지만.. 뭔가 좀 이상하지 않냐."


도대체 왜 사람들이 저희보고 이상하다고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희가 어디가 어때서! 그런데 호진이의 여자친구인 희연이가 EZ2DJ라는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눈이 돌아가요. 저게 인간이, 그것도 여자애가 저렇게 게임을 잘 할 수 있는건가요.


하지만 저희한테는 '파라파라 파라다이스'가 있는걸요.


처음엔 민서가 이 게임을 할 때 엄청 헤맸는데 제가 민서한테 많이 시켰고, 민서도 좋아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신나게 췄죠. 물론 펌프같이 2인용은 안되는 게임이지만, 옆에서 할 수도 있잖아요?


"와, 민서도 많이 늘었네."
"고마워.. 아름아."


이렇게 오락실에서 놀고 나니까 시간이 어느덧 지나가서 배가 고파졌어요. 그래서 근처 맥도날드에 들러서 간단히 뭔가 먹기로 했죠.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를 보고 속삭이더라구요.


'저거.. 여자애랑 여자애가 너무 사이가 좋다.'
'아냐.. 내가 잘못보지 않았다면 쟤 분명 그 남자인게 뽀록났다는 '조민서'인데.'
'그럼 그렇지, 그런데 몰랐다면 레즈커플인 줄 제대로 착각했겠다'


민서가 한때 인터넷에서 얘기가 많았나봐요. 하긴 아는 사람 아니면 민서를 여자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얘, 여자랑은 뭔가 다르잖아요? 네? 생물학적 성별 말고 어딜 봐서냐구요? 도대체 왜 이렇게 태클이 많아!!


"아름아.. 왜 그래?"
"아니, 그냥 우리가 사귀는 것에 사람들이 태클이 많아서. 그런데, 민서는 내가 좋아?"
"응. 사람들이 내가 이렇게 여장하는거 이해를 잘 못하는데.. 아름이는 그걸 이해해줬잖아."
"고마워. 나도 민서가 좋아!"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먹을 것을 다 먹고 같이 노래방에 갔어요.


노래방에서 제가 부르는 노래들이 민서한테는 낯설었나봐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많이 부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아요.


"Come on let's dance, come on let's dance, baby♬"


민서가 부르는 노래들을 보면 역시 민서가 여장한것같이 여자노래를 많이 부르고 있네요. Tears같이 파워풀한 곡도 불렀고, 원더걸스의 Tell Me도 불렀고, 스몰마마의 '배반' 같은것도 불렀어요. 그냥 여자로 성전환하면 어떨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러면 정말로 둘이 레즈비언이 되게 되어서 좀 아니겠죠?


그래서 한번 장난으로 김동률, 이소은의 '기적'이라는 노래를 예약해봤어요. 원래 남녀가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인데, 둘이 부르면 어떻게 될까.


"난 그대에 눈을 바라보면 이 모든게 꿈인거 같아요.. 이세상 많은 사람중에 어쩌면 우리둘이였는지 기적이었는지도 몰라요"


민서도 이 노래를 알았는지 남자파트를 불렀는데, 민서가 목소리도 여자목소리스러워서 좀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목소리로 남자파트를 불러도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네요. 이 부분이 끝나자 제가 여자파트를 불렀어요.


"그대의 품에 안길때면 새로운 나를 깨달아요.. 그대를 알기전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요 죽어있었는지도 몰라요."


어찌보면 저도 민서 앞에서는 한명의 '여자'일 수밖에 없고,
민서도 겉모습이랑 목소리가 저렇지만 제 앞에서는 한명의 '남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네? 누가 여자역할이고 누가 남자역할인지 헷갈린다구요?


이렇게 노래를 다 부르고 나서 함께 나왔어요.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지, 밖은 어둡네요. 하지만, 민서랑 함께 있으면, 웬지 어둡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오늘.. 재밌었어?"
"응. 재밌었어! 민서는?"
"나도.. 아름이랑 같이 노니까 재밌었어."
"고마워! 민서한테 하고 싶은 말 있는데, 말해도 될까?"
"..뭔데, 아름아?"


전에부터 민서한테 하고싶은 말이긴 했는데, 일단 이 기회에 말해야겠죠?


"나, 사실 다른 애들한테 여자같지 않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나도 민서 앞에서는 그냥 어쩔 수 없는 여자애인가봐.. 나도, 민서가 좋아."
"정말이야.. 아름아?"
"응. 민서는 내가 어떤 앤지 알면서도 나랑 많이 놀아줬잖아. 선물로.. 이거 줄께."


그리고 민서한테 은근슬쩍 입맞춤을 했어요. 민서도 당황했는지 많이 놀라더라구요. 제가 남자한테 입맞춤해본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민서, 얼굴 빨개졌다!"
"..."


가끔은 휴대폰이 없었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너의 목소리 없는 하루를 보내야만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이란 걸 알기에..


때로는 인터넷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생각 할 때가 있어
하루를 네게 줄 편지 쓰려 예쁜 우표 찾으며
거리를 휘젓고 다니겠지..


어디든...너 어디든 어디든 네 옆에 있을께.
어디든...너 어디든 어디든 네 옆에 있을께.


('네 옆에 있을께' - 위칭데이)


"이번 토요일하고 일요일이 코믹인데, 민서도 같이 가는거지?"
"응.. 이번엔 어떤 옷 입고 갈까?"
"걱정마. 입을 옷은 집에 많아. 이번에 하츠네 미쿠 후속 프로그램인 '카가미네 린'이 나온다는데, 민서가 키가 크니까 하츠네 미쿠 옷은 그냥 민서가 입고, 나는 린 옷을 새로 만들어서 입어야지."
"나같은 애한테.. 어울릴까?"
"응. 잘 어울릴꺼야!"


그리고 저랑 민서는 헤어졌어요.


"코믹가기 전에 연락할께!"


오늘따라 저를 보면서 태클을 거는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저랑 민서가 느끼고 있는 이런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 맞죠?


- THE END -


네. 이번엔 민서&아름 커플이었습니다.
모 게임의 여장남자를 연상하게 하는 민서, 그리고 동인녀 아름. 그렇게 뭔가 엇나간 커플이 데이트를 했는데, 예상외로 결과는 훈훈하게 흘러가게 되었죠.


이제 번외편도 한 편만 남아있습니다. 번외편이라기보다는 전체의 에필로그격이 될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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