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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시노비(Shinobi)

2005.10.16 22:06

교타로 조회 수: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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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4일 금요일, 이곳은 경기도 성남시 어디에 위치한 옥상방.
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히,아니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소위 말하는 21살의 철없는 ‘백수’다.
집안이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과 따로 떨어져 생활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땐 아무런 생각도 미련도 들지 않았다. 혼자 있는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 일지도 모른다. 10평 남짓한 옥상 방은 간혹 출현하는 바퀴벌레를 제외하면 정말 아늑한 공간 이었다.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아 며칠 째 그냥 집안에서 뒹굴 거리다 보니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많아 졌는데 웹서핑 도중 나의 센세이션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신화의 세계! 판타지를 몸소 체험한다! 미스 사가!”
안그래도 만화 연재를 그만두고 무료하던 터라 ‘할 것’을 찾는 도중 이었는데 우연찮게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는 홈페이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찾기가 아주 애매한 곳에 있어서 그냥 지나쳐 버릴 정도였다.
“어떤 놈이 장난을 치는건지 귀여운데.”
가상 현실이 도입된지 3년, 최초로 가상현실을 게임에 도입한 한국은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한국을 경제만으로 세계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한 효자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초 가상현실 게임인 ‘미루’가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밸런스나 완성도 면에서도 볼때도 뛰어난 게임 이었다. 후에 몇몇 아류작이 나왔지만 미루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파산하여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광고 만큼은 여느 성대한 영화 광고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이 게임 미스 사가는 매스컴에 홍보는 커녕 웹서핑을 몇 시간 해 뒤져서야 찾을수 있었다.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는 광고, 아니 광고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어쨌건,안그래도 심심한 참에 잘 되었어. 속는 셈 치고.”
나는 말없이 민망한(?) 광고에 적힌 이메일 주소로 신청서를 보내었다. 신청서라고 해봤자 거주지와 연락처, 그리고 이름과 나이 뿐이었다. 솔직히 당첨되던 당첨이 되지 않던 상관없는 일 이었다. 누군가가 장난 치고 그러는 것이라면 ‘난 바보가 아니라 순진했다.’라고 얼버무리면 그만 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 안에서 백수 짓을 하며 뒹굴고 있었다.
꽃미남 우와∼정말이에요? Y대 32대 얼짱 퀸카라구요?
쌔끈녀 어머,부끄럽게 자꾸 말하지 마세요.
‘띵∼동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뭐야? 한창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나는 이미 베타 테스터 참가 신청서를 보낸 일은 까마득히 잊어먹고 있던 터라 새로 도착한 메일을 궁금해 하며 메일을 확인 하였다.
’훈 님은 미스 사가 클로즈 베타에 당첨 되셨습니다····.’
나는 여타 게임 회사에도 보내온 홍보 메일이라고 생각하고 창을 닫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뇌리를 스쳐가는 ‘그 것’이 있었다.
“미스...사가라면,판타지를 몸소 체험한다라는 그?”

“흠,이걸 누르면 된다 이거로군 .”
미스 사가에서 보내온 클로즈 베타 당첨 메일을 확인 한 나는 메일에 적힌 주소로 오라는 말에 채비를 하곤 주소에 적힌 그 장소로 갔다. 그 곳에는 30명 남짓,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곳에는 미스 사가의 운영진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은 당첨자들에게 이상한 고글 같이 생긴것과 어떤 상자같은 것을 주었는데 그것이 미스 사가를 즐기기 위한 게임 기기라고 말하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어리둥절 했고 운영진은 미스 사가를 외부로 알리지 말라는 협박아닌 협박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삐빅─ 미스 사가에····
“뭐,뭐야! 쓰벌! 깜짝 놀렀구먼!”
미스 사가의 접속 시스템은 여타 가상 게임과는 확연히 달랐다. 대표적인 예로 미루는 단순히 암호를 인식면서 게임에 접속하고 사용자의 신체에 일일히 센서를 부착시켜주어야만 했다. 하지만 미스 사가는 ‘가상 현실’ 안에서 아이디를 창조하고 단순히 고글식의 기계를 장착 하기만 하면 된다라는 점이었다.
접속완료.
사용자의 신체스캔,홍채인식,뇌파감지 실행하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게임 내에서 사용하실 아이디를 말해주십시오.
“그,그냥 말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
“아이디는... 연”
- 데이터 수신 완료. 라몬 대륙으로 이동합니다. -
접속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던 음성의 끝과 함께 흐릿했던 시야가 확 트이는 것을 알수 있었다. 갑자기 들어오는 빛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수 없었지만 아주 잠시 뿐이었다.
게임 기기 박스 안에 들어 있던 메뉴얼을 보면 라몬(Ramon)대륙에는 총 6개의 나라가 있다고 하였다. 라몬 대륙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대륙과 세계가 공존하지만 그것을 찾는 것은 유저의 몫이라고 했다. 유저의 몫이라고 하지만 난 그저 성의없는 제작진의 망발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라몬 대륙에는 루리아,빌랑드리,발어,보르샹,아르키모라,우쿠다라는 나라가 있다. 루리아는 ‘신의 정원’을 뜻하고, 빌랑드리는 ‘새벽의 이슬’,아르키모라는 그 어원을 알수없고,우쿠다는 ‘앙드르(라몬 대륙에만 서식하는 독성을 지닌 꽃) 사막‘을 뜻한다고 한다. 이 미스 사가는  특별히 ‘직업’과 ‘클래스’라는 기준이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만약 검사가 마법을 사용한다면 ‘마검사’ 식으로 된다라는 애기다.
“인체를 스캔한다니? 자신의 모습 그대로 캐릭터화가 되는건가?”
만약 플레이어의 외형이 그대로 게임에 적용된다면 반발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어찌됬든 상관 없었다,이래뵈도 꽤 잘생긴 편에 속하는 내가 아닌가? 내 주위를 빙빙돌던 오색빛도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처음 시작 한 곳은 여타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고 그저그런 도시였다.
그렇게 ’미스’를 베타 테스터로 처음 시작하게 된 나는 캐릭터를 만들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무기점,상점을 확인하는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아니,상당한 시간이 들었다라고 말하는 게 맞을것이다. 게임 내의 도시라고 얕보았다가 순식간에 미아가 될 뻔 했으니까 말이다. 베타 테스터는 총 30명 정도였는데 그나마도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참,회사에서 지급해준 무기가 있지.”
발뭉(Balmung) 글자 그대로 ‘큰 슬픔’이란 뜻의 발뭉은 지크프리트의 넓고 긴 검이다. 니벨룽겐(‘안개의 땅’)에서 드워프들에게 획득해서 그들을 죽이는데 사용했다. 글람과 같은 검이라고 메뉴얼에 적혀있다. 솔직히 이 검에 얽힌 이야기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검의 성능이 궁금했다. 하지만 메뉴얼에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만 적혀 있을 뿐 검의 공격력이라던지 내구력이라던지,하다못해 속성까지도 알수없었다. 혹시라도 ‘판타지 세계를 리얼하게 체험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이런 농간을 부린것이라면 가만두지 않으리.
그렇게 도시를 방황하다가 베타 테스터 모집일날 보았던 여자를 보았다. 입구 근처에서 두리번 거리는 것을 보니 사냥터를 찾고있는듯 보였다.
“저기,린님?”
“저 말인가요?”
그럼 여기에 당신말고 누가 있어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상대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 그것도 상당히 아름다운. 사람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미스 사가에서 처음 만난 유저,그것도 여자이기 때문에 나는 더욱 더 반가웠다.
“제가 토실토실한 오크가 서식하는 사냥터를 알고 있는데,같이 가실래요?”
린은 나의 제안에 선뜻 응하지 않고 얼굴을 붉혔고 난 그 모습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따라오라고 손짓했고 그제서야 린도 나의 뒤를 따랐다.

(완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귀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