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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가까운치킨

2006.01.04 17:24

비밀소년 조회 수: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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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우리는 주인공에게서 살짝 벗어나 매우 중요한 인물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매우 푹신하고 검으며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과거에는 사장들도 사용했다는 어떤 고급의자에
조금은 괴팍해보이지만 능력있고 우수해보이는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의 이름은 김준수.
이미 세계순위권 5위안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한 명문대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회장 바로 아래에서 모든것을 관리하는 최고의 직위라는 CEO까지 일직선으로 타고 올라갔다.
아직 30대의 젊은 나이였지만 이미 온갖 더러운 모반들을 무찌르고 올라온 그는 철저한 실력파로,
지금은 CEO겸하며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가상세계 시뮬레이션의 게임, 판타지 월드의 최고
운영자의 직분으로 게임을 관리하고 있었다.

"후아암.."

그의 앞에는 사람 키 높이의 서류가 쌓여있었으나 그는 지루한듯이 하품만 해뎄다.

"너무 심심한걸. 오랫만에 모니터링이나 해볼까?"

그는 책상앞에 놓여있는 리모컨을 집어들었고 이윽고 그의 앞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나타났다!
그가 손을 한번 휘졌자 책상위의 서류들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싹 사라졌으며,
그 빈 공간에 자연스럽게 두다리를 쭉 펼친 그는 팔을 괴고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으음.. 지루하군. 다들 지루하게 래밸업이나 하고 있군. 좀 독특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녀석
어디 없을까?"

그가 한 약간의 손조작으로 스크린은 갑자기 수백개의 화면으로 분리되어 떨어졌고, 각각의
화면에는 다 다른 케릭터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모두들 지루해보였지만 그의 눈에 띄는
케릭터가 딱 하나 있었다.

"푸하하핫. 저녀석은 좀 재밌군. 아직까지 스텟도 다 못찍다니. 저녀석에게 포커스 좀 맞춰줘."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마치 스크린은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이 한 케릭터의 모습이 화면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커졌고 나머지는 더더욱 쪼글아들어서 우측과 아랫측의 빙공간을 매꿨다.

"푸하하핫!! 저녀석 정말 끝까지 재밌게 굴잖아~"

그가 관심있어 하는 케릭터는 역시 우리의 주인공, 타이였다. 타이는 뚱뚱해졌다가 해골이되는둥
계속해서 외형이 바뀌었다. 이윽고 눈이 퉁퉁 붓고 풍선처럼 부푸러 오른 장면에서 그는 폭소를
참지 못하고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었다.

"베헤헤헤!! 베헤헤헤!! 미치.. 베헤헤헤!!"

한참 후에나 정신을 차린 그는 아직도 배가 아픈듯 배를 움켜쥐고는 겨우 겨우 일어났다. 어찌나
웃었는지 그의 눈에는 눈물이 배어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거지옷을 나눠주는 NPC가 다가오고 있을때, 고블린을 잡는답시고 나체로 사냥터로 달려갔으며,
운좋게 얻은 마력검을 과시하고 다니다가 수없이 많은 위기를 맞았지만 그것을 모두 운으로 받아
넘기는 것은 정말 스릴이 넘쳤고 특히 넘쳐나는 셀로브들을 HP바닥의 상태로 한번에 300마리나
멸절시킬때는 스릴이 극에 다해 그의 얼굴에는 땀까지 맺혀있었다.

"후우.. 너무 재밌는 녀석이었어.. 그런데 저녀석 아까부터 로그아웃을 너무 많이하는거 아냐?"

가상세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기능을 악용해서 플레이 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버그 플레이로 가정하고 벌칙을 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그가 할 일을 생각하면
일단은 뭘 하든 상관않고 놔두고 싶기도 했다.

"음.. 그런데 저녀석 지금 뭘 하려는거지?"

타이는 지금 200개나 되는 셀로브의 다리를 들고 잡화상 아저씨에게 갔다가 옷가게 아줌마에게
갔다가를 반복하고 있는것이었다.

"음.. 아마도 저녀석이 원하는건 마법 스크롤북을 하나 사는거겠지? 그건 틀림없이 100골드로
책정되있었고.. 저 셀로 다리는 원가가 27실버였던가? 그래. 스크롤북을 사기에는 터무늬없이
부족하니까 또 수 쓰고 있는거로군? 하하하하. 역시 당분간은 더 지켜봐야겠어!"



                   *                        *                        *



"후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될것같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냐고?
보다시피 셀로 다리를 사랑의 다리로 바꾸려고 하고있는 중이야.
사실 난 지금 딱 100골드가 필요한데, 지금 수중에는 셀로 다리 207개밖에 없거든.
잡화상아저씨에게 팔려고 했지만 이건 아무리 값을 올려도 50골드 이상은 못올리겠더라구.
그래서 사랑의 다리로 업그레이드 해서 100골드를 받으려고 하고있는거지. 히힛.
어떻게 사랑의 다리로 업그레이드 할 거냐고?
그건, 지켜보면 알아~!

"누나~"

"음, 그래. 그래서 잡화상 아저씨가 뭐라던?"

"글쎄 말이에요, 누나보다 좋은 여자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콧대 좀 낮추라던데요?"

"으으.. 이녀석 정말 끝까지 열받게 하네! 생각같에서는 그냥 콱 쳐들어가고 싶지만, 가게 때문에
그럴수도 없구.."

"그래서 말인데요, 아저씨한테 한가지 비밀이 있는데요, 아저씨는 거미의 다리를 싫어해요~"

"뭐? 푸하하핫. 남자가 되가지고 그런걸 싫어한단 말야?"

"후훗. 저도 처음에 그걸 알고는 너무 웃겼어요."

"좋아! 그럼 복수도 할 겸 거미의 다리 좀 사올래?"

"네? 그거야 뭐 어려운건 아니지만.. 몇개나요?"

"자, 받아."

옷가게 주인은 나에게 어떤 주머니를 하나 주었다. 아마 손수 짠 듯 했다.
하긴 누나 실력이라면 이런거 하나 만드는것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겠지.

"거기에 꽉 채워서 가져와!"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그래. 휴~ 이제 좀 있으면 통쾌하게 복수를 할 수 있겠군."

나는 그렇게 주머니를 받아들고는 기쁜 마음으로 잡화점으로 향했다.
잡화점 아저씨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급히 반겨주었다.

"그래, 어떻게 됐니? 그 애 약점은 뭐래?"

"아, 그게요, 옷집 누나는 꽃이 너무 싫데요."

"뭐라고? 꽃을 싫어하는 여자가 어딨냐?"

"누나는 어렸을때 꽃밭에서 놀고있었는데요, 꽃의 향기를 맡으려는 순간 그 속에서 벌이 나와서
쏴서 매주코가 된 적이 있거든요."

"푸하하하. 그렇구나. 어쩐지 코가 너무 동그랗다 했어. 후후. 잡화점인 우리집이라면 꽃 따윈
널렸지. 드디어 복수의 시간이 왔구나."

"그런데 누나는 그중에서도 하얀 백합꽃이 가장 싫뎄어요."

"그래그래, 우리집에는 백합꽃도 많으니까 상관없어."

"그런데요 아저씨."

"응?"

"셀로 다리 하나에 얼마에요?"

"아, 글쎄. 셀로 다리는 절대 안판다니까. 나 먹을 것도 부족하다구."

"그러니까 원래 팔면 얼마죠?"

"그거야 45실버에 팔지."

"우와.. 치사하다. 나한테서 사갈땐 처음에 개당 10실버 부르더니 팔땐 45실버래."

"하하하. 그거야 장사꾼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 그런데 닌 24실버까지 올려불렀잖아." (-_-;)

"하하하. 그걸로 쎔쎔이죠 뭐. 그럼 화려한 복수극 기대할께요~"

"아, 그래. 그럼 그 계집애하고 약속 좀 잡아주라."

"몇시가 좋을까요?"

"이따 한 1시간 쯤 후에. 그때는 모두가 저녘을 먹기위해 잠시 가게문을 닫으니까 괜찮을꺼야."

"네, 그럼 그때."


.........

.....

..



"누나!"

"그래, 어떻게 됐니?"

"거미의 다리를 왕창 사왔죠. 히히. 보세요. 꽉 채웠죠? 자그마치 207개에요!!"

"호호호. 정말 잘했어. 그래 얼마주면 돼?"

"으음.. 원래 하나 당 45실버인데요, 심부름값도 쳐서 50실버 주시면 안될까요?"

"좋아, 좋아. 뭐 그쯤이야. 그럼 100골드쯤 되나?"

"아니에요!! 정확히 103골드 50실버라구요."

"우웃.. 너 수학 잘하는구나?"

"하하하.."

- 돈하고 관련됐을때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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