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가까운치킨

2005.12.23 10:34

비밀소년 조회 수:60

extra_vars1 17 
extra_vars2 17 
extra_vars3 100139-10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719마리!?
순식간에 숫자를 파악한 나는 새까맣게 몰려오는 셀로브 때거리에 경악했다.

"셀로~"

"우욱.. 된장.."

"고추장~"

저놈의 셀로브 녀석은 몹주제에 한국말을 나보다 더 잘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내 목숨을 챙기는게 훨씬 더 급했으므로,
나는 일단 마력검을 뽑아들었다.

"셀로!?"

셀로브들은 이게 뭔지 알고 순간 주춤거렸다.
후, 일생일대의 기회. 나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히아압!!"

- 퍼억!!!!(57dmg) 퍽- 퍽- 퍽- (60, 58, 59 dmg)

순식간에 셀로브의 수는 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셀로브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헤드셋을 잡아 뽑았다.


Log out....

..........

.......

.....

..


"학.. 학.. 학.."

비록 가상현실에서의 일이었지만, 내 몸에 직접 영향을 주었는지,
로그오프를 한 뒤에도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거 참 큰일날뻔했네."

우후훗. 일단 300마리정도는 베었으니, 이번엔 엄청난 폭랩을 기대해도 될지도 몰라.
마력의 검을 들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4초인데 말야,
그렇게 모여있으니 이거 엄청나게 유용한 걸?

나는 마음을 가다듬은 뒤 나의 래밸을 확인하기 위해 재접속했다.

"케릭터를 골라주세요."

"누나는 왜 맨날 똑같은 말만 해요?"

"그야, 이게 내 일인걸.."

"지겹지도 않아요?"

"난 지겨움을 느끼지 않아요."

어라? 운영자누나 아니었나?

"저 기억 못하세요?"

"당신은 정의진, 지난번에 드래곤이 될 수 있냐고 물으신 분이죠."

"어, 그럼 운영자누나 맞잖아."

"네? 운영자누나?"

"음, 아닌가? 그럼 그때 왜 저를 의진 왕자님이라고 불렀어요?"

"네? 네? 저.. 저는 드래곤에 대해 질문받은 후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 그런.."

"그럼 어서 케릭터를 골라주세요.."

저건 운영자 누나가 아닌게 틀림없었다.
더 이상 얘기가 길어져봤자 좋을게 없는 나는 그냥 타이의 손을 잡고 판타지 월드로 접속했다."

- 키이잉. 타아~

"후우.. 역시 또 여관 앞이군.. 그럼 경험치좀 보여줄래?"

[후후, 그럴줄 알았어요.]

뭘 알았단건지..
어째튼 경험창은 띄어졌다.

{Lv1 Exp 62%}

마.. 말도안돼!!

"어째서 래밸이 1 도 안오른거야!!"

[그거야 셀로브 한마리당 0.2%의 경험치밖에 안줬기 때문이죠~]

"그럴수가.."

래밸 1 올리기가 그렇게 힘든 거였단 말인가..

"래밸1이 랩1개 올리려고 셀로브 500 마리를 잡아야된단 말야?"

[훗.. 보통은 래밸1은 그렘린 1000 마리를 잡고 래밸업하죠.]

"그.. 그게 무슨소리야?"

[보통은 주인님처럼 맨날 몇마리 못잡고 로그아웃했다 접속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다들 피해를 최소화시켜가며 쉬지않고 적을 잡는데 초점을 맞춰요.]

"그.. 그럼 지금 오크를 잡는 사람들은??"

[래밸5.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죠.]

"그.. 그럴수가.. 어느새 그렇게 차이가 벌어진거지.."

[그야 널리고 널렸죠. 당신이 스텟찍으며 줄였다 늘였다 난리칠때부터,
초반부터 고블린잡겠다고 설치며 마을과 사냥터 왔다갔다 할때.
그리고 돈을 아낀답시고 여기저기서 교섭을 하고 돌아다닐때,
그래도 역시 가장 치명적인건 로그오프했다가 접속하는 시간일까나?]

"자.. 잠깐.. 너 내가 스텟찍을 때부터 붙어있던거야??"

[유저 하나당 도우미 한명이라구요. 나는 주인님이 첫 접속을 시도했을 때부터 함께였다구요.]

- 쿠구구궁...

나는 여러가지 충격을 받고 결국 주저앉아버렸다.

"하하하.."

망연자실한 웃음을 흘리며 한동안 절망해 있던 나는,
지나간 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일어났다.

"후후후. 뭐 상관없어. 난 먼치킨이 될꺼니까."

나는 이제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우선 나에게 최선의 방법으로 경험치를 올리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모색해보았다.

"역시.. 나의 장점은 마나통밖에 없구나. 근데 도우마."

[......]

"도우마?"

[......]

"도우미야, 왜 대답이 없니?"

[저는 도우마가 아니에요.]

"...... 농담이니?"

[하하하.. 재미없었나요?]

"하하하.. 누군 진지해져있는데 썰렁한 농담을 하면서 재미없냐니!!"

[하하하. 죄송해요. 근데 무슨 일?]

"혹시, 이 게임에는 직업같은거 없니?"

[후훗. 그걸 이제야 물어보는군요.]

- 빠직.

순간 혈관이 부풀어오르는걸 느꼈지만 괜히 화내면 시간낭비만 더 할뿐이라서 참았다.

"그래. 어째튼 마법사같은거 없는거야?"

[판타지 월드에서는 직업이 필요가 없어요. 그냥 마법을 익히면 마법사고 도적기술을 익히면 도둑이죠.]

"그.. 그래?"

[하지만 판타지 월드에는 천가지가 넘는 직업이 있어요.]

"그게 무슨뜻이야? 직업이 없다고 했다가 있다고 했다가."

[그러니까, 직업 자체는 필요가 없지만 존재는 하고 있다 이런얘기죠. 퀘스트를 받는다거나 이벤트가 일어나는건 다 직업 중심이거든

요.]

"그.. 그러냐. 뭐 좋아. 어째튼 마법을 쓰고 싶다. 어떻게 배워?"

[마법상에서 스크롤을 사서 사용하시면 되요.]

"으음.."

일단 마법상부터 가야 한다는것을 안 나는 지도를 켰다.

"맵 온! 스위치 마법상!"

[ㅡ.ㅡ;;]

나의 말을 알아들었다는듯이 도우미는 마법상이 표시된 지도창을 열어주었다.
마법상은 여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 금방 도착하게 되었다.

"어서오시오."

허허백발의 늙은 할아버지가 파랑색 옷을 입고 파랑색 꼬깔모자를 쓰고 나를 반겨주었다.
잠옷같기도 하고 사기꾼 마술사가 입는 옷같기도 했지만 어째튼 나는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스클롤북있나요?"

"아, 물론 있습죠. 저쪽으로 가세요."

할아버지는 스크롤북들이 잔뜩 진열되있는 쪽으로 나를 안내해주었다.
그곳에는 파이어볼이나 루나틱 애로우 같은 판타지소설에 익숙한 나에게,
친근한 단어들이 적혀있었다.

"으음.. 이중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마법은 어떤것들이지??"

"아, 그런거라면 저에게 당신의 능력치를 볼 수 있는 권한만 주시면 알아서 모셔드립죠."

{마법상 스쿠르네님께 능력치를 볼 권한을 주시겠습니까?}

나는 망설임없이 OK버튼을 눌렀고, 그는 내 능력치를 보고 경악하더니 쓸만한 스크롤북 몇개를 골라주었다.

"비록 대단한 마나통이오만, 지혜가 부족한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이런것들밖에 없소."

그가 내게 건네준 스크롤북은 이런것들이었다.

매직 애로우.
슬립.
라이트.
매직 미사일.

"...... 이거 완전 최하급마법들 뿐이잖아??"

"그래서 살꺼요?"

"얼만데요?"

그렇게 묻자 갑자기 투명창이 떳다.

{매직 애로우        100 Gold
슬립                100 Gold
라이트                100 Gold
매직 미사일        100 Gold}

"쿨럭.."

그러고 보니까 나는 돈이 땡전한푼 없다.

"이거 외상안되요?"

하하하. 그리고 결국 나는 가게에서 쫓겨나버린 것이다.

"우씨. 이거 무기상 아저씨처럼 착한 아저씨는 거의 없는거네.."

그렇게 돈에 대해 생각하고 있자, 문득 수많은 셀로브 사냥터가 떠올랐다.
그러고보니까 그곳에 아이템이 왕창 떨어져 있을 것이다.
위험할지도 모르니 일단 여관에서 외상으로 휴식을 취한 나는 사냥터를 향했다.

그곳에는 예상데로 수많은 아이템이 떨어져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파수꾼들도 같이 떨궈져있었다.

"셀로."

아까의 일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 셀로브도 있었고,
두려움에 떨고있는 셀로브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전투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날 칠 생각들이다.

"쳇! 다른 게임처럼 동료의식이 있을래면 있고 없을래면 없으라고!! 계다가 재접속해서 다시왔는데도 아직 이상태라니. 니들 대체 왜

그래?"

"셀로."

"말하기 싫은거냐?"

"셀로."

"좋다!! 모두들 또 죽여주마!!"

나는 다시한번 마력의검을 뽑아들고 달려갔다. 그러나 누구하나 공격하려는 녀석이 없었고, 달아나기만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달아나는것도 아니었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가까이 가면 멀리가고 멀리가면 가까이 왔다.

"아이씨 짜증나. 그렇게 시간을 끌겠다 이거지?"

그들의 작전을 눈치챈 나도 내 볼일만 끝내고 가기로 했다.

"이야아아압!!!"

- 사사삭!!

내 생각데로 가까이 가니 그들은 멀어져갔지만, 나는 그렇게 몇차례 빙빙 돌다가, 시간에 맞춰 검을 집었다.
나는 이미 포위되어 있었고, 셀로브들은 일제히 나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셀로~셀로~셀로~셀로~셀로~셀로~"

"훗.."


Log out....

........

.....

...



"이히히. 일단 모든 아이템 겟!"

거기에 덤으로 마을로 돌아가야 할 시간까지 단축한 것이었다.




------------------------------------------------------------------------------------------


로그아웃을 악용하는 자에게 정의로운 심판이 내려지길!!



작가는 코멘트를 먹고 살아요.


요새 너무 굶었더니 배가 너무 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