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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게임 reviver

2006.08.28 05:55

최병일 조회 수:64

extra_vars1 마비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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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 숲 유적에 친구인 라스잔이랑 갈때였다. 라스잔이라 하면 오프라인에서 나랑 친하게 노는 친구중 한명인데.. 물론 친한 사람은 별로없어서 유니크 템(?)이지만, 그와 아이템을 목적으로 유적을 돌려고 한다. 물론 나는 마비라는 것이 재미없고 지겹고, 쓸데없는 상처를 입어서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락(내가 부르는 애칭), 포기할까?"
"아, 앑튀님(애칭). 포기할꺼면 확 포기해버려요. 귀찮게 하지말고."
뭔가 상처를 주는 말이지만, 나를 배려해주는 듯한 말이었다. 알고 있다. 이 녀석은 지도 모르는 새에 배려깊은 말을 한다는 것을. 그렇게 안보이는가?
마비노기에 접속한지 2분.. 벌써 지겨워진다. 마우스커서가 왼쪽 하단에 있는 종료버튼을 누르고 싶어진다. 또는 alt+f4키를 누르고 싶어 안달난 모양이다. 지금 내 심경이 점점 뒤틀려 질 즈음, 유적에 도착했다. "일단 이거 끝나고 포기해야지." 라고 말한다음, 락이랑 같이 들어갔다. 마지막 모험이니, 최대한 재밌게 해야지.
"락, 마지막 마포내놔."
"매너좀."
이러한 시시껄렁한 거래를 한다음, 첫번째 방에 들어섰다. 여러가지 몬스터들이 나온다. 이름은 마스크 고블린이라고 뜬다. 작명센스 참 죽이네. 라스잔이 첫 킬을 시작하였다. 한방에 죽이는 저 괴력. 나도 질수는없지. f7칸에 등록되어있는 라이트닝 볼트를 지그시 누른후, 문 앞쪽에 있는 마스크 고블린을 공격했다.
쾅!
한방에 죽지 않았다. 달려온다. 무섭다. 그런데 라스잔이 언제 시전했는지도 모르는 아이스볼트로 내게 달려오는 마스크 고블린에게 후려 갈겼다. 그런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샤샷.' 라스잔이 나에게 말한다.
아마 내가 콤보맞추려고 일부로 멈춰준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아, 이 쓸모없는 놈. 모니터 안에 있는 아바타를 보며 말하였다. 그게 나구나.
"앑튀님 콤보!"
나는 그말에 반사적으로 f7을 눌렀다.
"저가 먼저!" 벌써 시전했는지 라스잔이 먼저 다른 마스크 고블린에게 공격을 가했다. 난 그 뒤로 바로 시전이 완료되어 발사하자, 짜릿할 정도로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
"아~! 이래서 내가 앑튀님이랑 사냥하는게 재밌다니까!"
라스잔이 격려해준다. 알고있다. 이것은 그냥 위로일 뿐일것이다. 왜냐면 왠지 좀 모순되어 있는 듯한 말투였으니까. 남은 마스크 고블린은 2마리. 각각 한마리씩 칼과 마법으로 보내버렸다. 쓸데없이 죽었다는 표현은 쓰지않겠다. 정서에도 좋지 않으니 말이다.

두번째 방에 도달했을 무렵이었다. 가운데에 기둥. 아마 두번치면 될것이다. 난 쌍검-브로드소드 2개-을 들고 후려치자 연속으로 두번 갈기며, 몬스터가 등장하였다. 항아리 거미라는 이름을 단 그 몬스터. 내가 제일 껄끄러워 하는 몬스터였다. 왜냐면, 제일 단순한 몬스터였기때문이다. 마법쓰면 다른데로 새지않고 바로 나에게 달려오는 이 접근형 몬스터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렇기에 첫공격을 칼로 시작하였다. 두 방을 고스란히 맞아준 항아리 거미에게 도박이라도 걸듯 라이트닝 볼트를 날렸다. 한방에 끝났다. 다행이었다.. 하아.. 라스잔은 날 기다려준 모양이었다. 하긴, 스매시 한방이면 보내버릴테니 말이다. 이렇게 계속 방을 진행시키고 내려가는 문이 나왔다. 벌써 지겨워진다. 내가 왜 마비노기를 시작했지? 어째서 여태까지 재밌게 했었을까? 이런것은 상관없다. 일단 마지막이다. 장식은 내가 해주겠다. 기다려라 보스. 라스잔이 먼저 내려가자, 나도 따라 내려갔다.
"여기 몇층이지?"
"삼층일...걸요."
쓸데없이 길다. 아무래도 보스는 내가 3층을 다 내려갈때까지 목을 씻어둬야 할거다. 내 칼은 비싼거니 말이다. 물론 마비에선 싸구려 템이지만 말이다. 내 정신이 담겨져 있는 칼이 비싸단 거다. 2층도 쓸렸다. 3층을 내려가고, 여기도 지겹도록 같은 몬스터들이 등장해, 한번 죽고, 다음층으로 내려갔.. 뭐? 다음층? 제기랄.. 아무래도 5층까지 있나보다. 중간에 포기해야되겠다. 하지만 그런 다짐은 지켜지지 않았고, 5층보스룸 앞까지 와버렸다.
"앑튀님 썬더요."
그래. 난 어쩔수없이 '받아서 익힌' 스킬을 사용할수 밖에 없는 존재다. 내 스스로 키운 것은 이 라이트닝 볼트. 나머지는 다른놈들이 대신 키워줬다고 생각하면 될것이다. 썬더란 라이트닝볼트의 중급마법으로 속한다. 초기에 나왔을때 조금 비싸게 사야했으므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샀다. 정확히는 친구의 돈-60만원-으로 산 스킬이었기에, 제일 쓰고 싶지 않은 스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써야했다. 라스잔이 인정하는 거라곤 이거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이거 없으면 난 개허접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놈이 될것이다.
원드를 끄내들었다. 이녀석.. 참 오랜만에 쓰지. 아, 그리고 말해둘게 있다. 내가 지금 마비노기하는 것은 2개월만이다. 보스룸 방이 열렸다. 라스잔이 연것이겠지. 거대한 항아리 거미가 존재했고, 근처엔 조그마한 항아리 거미만 있었다. 시전했다. 난 그 순간 내 캐릭만 클로즈업하여, 내 캐릭 주위는 시간이 멈춰있는 드한 느낌을 받았다.
차칵!
시전이 종료되었다. 이제 발사만 하면 된다. 어? 라스잔이 쓰러져있다. 분노했다. 감히 내 친구를 건들다니, 난 내 분노의 정신을 담아 썬더를 날렸다. 물론 게임상에서 그런것은 불가능하지만, 내 정성을 느꼇는지, 5번 떨어지는 번개줄기는 모두 크리티컬이 터졌다. 그리고... 끝났다.
"라스잔."
"왜염."
게임이다보니 언어를 제대로 안쓰는 놈이지만, 그래도 글은 잘쓰는 놈이라고는 확인해두자.
"나 아무래도 포기는 하되, 다시 시작해야겠다."
"뭔 개소리에염."
이해 좀 해라, 이 자식아. 이런 말 내뱉고 싶지만 참으며
"다시 시작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만들던 게임 주인공 있지? 직업이 리버(liver)잖아. 심장이상 사냥꾼, 하지만 난 이 마비노기에서 '새로 시작하는 자(re viver)'로 다시 탄생할 거야."
"맘대로 해염."
그리고 보상을 열었다.

"다시 시작해볼게. 락"
"넴."

왜 다시시작하는 지는 모른다. 그냥 그러고 싶은것이다. 왜냐면 얼핏, 다시 마비노기의 즐거움을 알아차린 것 같으니까, 아직 직접적으로 말할순 없지만, 다시 그때 그 즐거움으로 내 친구들과 함께, 마비노기를 즐길수 있을거란 생각을 한 것 뿐이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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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이 적당히 섞인 소설이었습니다.